@yahweh_1971 깜짝이야. 3초만 더 대답이 늦었어도 날아갈 뻔 했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반사적으로 지팡이 빼들고는 당신을 겨눈 채로 대답한다.) 그러게, 오랜만이다!
@2VERGREEN_
(슬그머니 다른 손의 지팡이를 내려 주머니에 꽂았다. 겁도 없이 당신 지팡이 끝을 덥썩 잡곤 톡톡 두드린다.) 뭐가 날아갈 뻔 했는데? 주문이? ...... 아니면 내가?
@yahweh_1971 음, 두 쪽 다. (살벌한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한다...) 물론 네가 내 주문에 날아갔을 것 같지는 않긴 하다만... 그런 일이 벌어졌다가는 많이 슬펐을 거야.
@2VERGREEN_
미안하지만, 난 널 너무 사랑해서 반격하지 못했을걸. (태연히 놓아주었다.) 넌 학기 첫날부터 내가 실려가는 꼴을 봐야 했을 거야. 좋아하는 애들은 제법 있었을 것 같네......
@yahweh_1971 ...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것 같잖아. 애초에 나도 너인 줄 알았으면 지팡이를 들지도 않았을 거라고. (... 이상한 포인트에 꽂혀서 입 삐죽 내밀고 투덜거리다가, 이어지는 말에는 한참 침묵한다.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그러니까 기숙사 점수 감점은 적당히 해야 한다고 했잖아. (언제나 그랬듯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2VERGREEN_
그러게. 감점도 감점이지만...... 내가 깎아먹은 점수가 없었더라면 레번클로가 분명 전회 우승했다니까. (말마따나 제법 얌전한 애들이 포진한 편이었으니. 침묵을 자연스레 넘기며 조그만 과자를 입에 넣었다. 몇 번 씹자 사라진다.) 명예 그리핀도르로 임명해주는 건 어때?
@yahweh_1971 뭐, 그리핀도르는 워낙 내가 아니여도... (알잖아? 작게 중얼거린다. 사고뭉치들의 기숙사...) 우승은 못 했겠지만, 내가 거기서 한몫 하기는 했으니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 이런, 그랬다간 래번클로의 네 친구들이 슬퍼할 걸? 같이 논쟁할 가장 좋은 상대가 사라졌다면서.
@2VERGREEN_
하하. 내 가장 큰 가치가 논쟁 상대라면...... 레번클로는 참 안타깝게 됐군. 중요한 걸 잃어버렸잖아? (과자를 두어 개 더 오독거린다.) 그리핀도르에겐 여전히 다정하고 멋들어진 사자가 있지만. 난 네가 그리핀도르 제일가는 말썽꾼일 줄 알았는데, 몇년 들어 판단하기론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더라.
@yahweh_1971 그것 말고도 많지. 넌 적당히 따뜻한 사람이고 - 지나치면 사람은 타버리고 마니까. - 영리하기도 하니까. (당신과 과자를 몇 번 번갈아 살펴보다 제 입에도 하나 쏙 집어넣는다.) 다정하고 멋들어졌다니, 최고의 칭찬이네. 고마워! ... 여전히 장난치는 건 좋아해. 하지만... 말썽도 이제는 졸업할 때가 된 거지. (눈을 내리깐다. 한참 바닥을 쳐다볼 뿐.)
@2VERGREEN_
난 내 작은 말썽쟁이 친구가 좋았는데, 졸업을 준비하다니...... 아쉬운걸.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시선은 잠시 한뼘 아래의 눈 위로 머무른다. 이내 괜히 입매를 만지며 웃고.) 원한다면 평생을 장난치며 살아도 돼, 힐데. 당장 네가 지팡이를 겨누고 몇몇 바보들의 모자를 똥 폭탄으로 만들어버린대서 누가 널 미워하겠어?
@yahweh_1971 헨, 알고 있잖아. 시간의 흐름은 붙잡을 수가 없다는 거. (내리깔았던 눈을 들어서, 당신을 응시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눈.) 그렇게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미움 받는 세상이야. 아니, 원래 세상은 그런 거였지.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가, 이내 다시 웃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뭐, 그건 그렇고! 말썽꾼으로 살아봤으니, 이제는 좀 얌전한 모범생으로 살아보고 싶더라고.
@2VERGREEN_
네 말이 맞아. 이 난세의 미움은 존재에서 기인하지.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거야...... (또한 그것을 사랑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이 세계에선 모든 것은 정해져있으므로!) ...... 뭐, 모범생의 삶도 나쁘진 않지만. 원한다면 내가 기꺼이 네 롤 모델이 되어주지. 어때?
@yahweh_1971 ... 그런 관점은 또 처음이네. 하지만 그것마저도 헨 홉킨스 같아. 어차피 무엇을 해도 미움받을 거라면,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뜻이지? (... 하지만 말이야, 마음 깊은 곳에서는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들려와. 모든 게 정해져있다는 걸 알면서도.) 좋지. 너랑 내가 모범생이 되다니, 로즈워드 교수님께서 눈물을 쏟으실 지도 모르겠네...
@2VERGREEN_
너무 주눅들지 말란 뜻이기도 하지. 어째서 네가 변해야 해? 바뀌어야 하는 건 세상이야. (손끝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무언가 짓이기듯 허공을 가볍게 누르곤 웃었다.) 그리고 네가 뭘 하든 네 친구들은- 난 널 미워하지 않을 것이기도 하고. 심지어 네가 날 미워하더라도 말야. (손이 뚝 떨어지고.) ...... 그런데, 내가 모범생이 되겠다고 했었나? 그냥 날 닮으란 말야. 6년간의 날.
@yahweh_1971 하지만 알잖아, 헨. 세상은 너무 느리게 바뀌어서... 짧은 시간을 살다 사라지는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바꾸는 편이 훨씬 더 쉽다는 거. (느릿느릿 이야기하며 허공을 맴도는 당신의 손을 바라본다. 손이 떨어지면, 다시 눈을 돌려 당신을 바라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을 짓는다.) 젠장, 이제 와서 네 성적을 닮으려면... 학교를 다시 다녀도 모자랄 거야.
@2VERGREEN_
그걸 권장하고 싶진 않네. 재입학한다고 내 성적을 훔칠 수 있겠어? (짐짓 재수없는 태로 턱을 살짝 치켜들다 결국엔 웃었다. 손을 건네듯 펼쳐 내민다.) 달라지지 마, 힐데. 세상에 굴복하지 마. 네가 그러지 않아도 되도록......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게. ...... 그러나 어렸을 적만 해도 서슴없이 뱉어져나오던 확신은 잠시 혀끝을 매암돈다.)
@yahweh_1971 그래, 7년의 시간이 다시 주어져도 내가 변신술에서 특출함을 맞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슬쩍 그 손 위에 제 손을 겹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함께 보낸 시간이 있는 만큼 너무나도 선명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렇다고 내 말이, 곧 세상에 굴복하겠다는 뜻은 아니야. 세상 전부가 욕해도 내가 날 포기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지. — 너야말로 너무 변해버리지 마. 아쉬울 것 같거든... (느릿하게 말한다. 당신이 으례 그랬던 것처럼.)
@2VERGREEN_
그거라면 충분히 만족스럽네...... 내 자랑스러운 친구는 하늘을 떠받칠 만큼도 강하지. 네게 티탄이 짊어질 것만큼의 무게를 얹어주고 싶진 않지만. (생각에 잠겨 손을 만지작거리듯 쥐었다. 말은 부드럽게 이어진다.) 부디 부조리에 대해선 무릎꿇지 말아줘. (사이.) 나도 그건 약속할게. 이 정도는 어때?
@yahweh_1971 ... 너한테 내가 자랑스러운 친구라니, 그거 되게 듣기 좋은 말이다. (말갛게 웃는다. 여전히 손은 겹쳐잡은 채로, 느릿하게 무언가를 약조하는 당신을 바라본다.) 좋아, 그 정도면 만족해. ... 방금 잠깐 거대한 부조리에 무릎 꿇고 완전히 바뀌어버린 헨 홉킨스를 생각해보았는데, 정말이지... 끔찍했거든. (또 장난이다, 이 순간까지도.) 우리한테는 맞서는 게 어울리지, 안 그래?
@2VERGREEN_
멋진걸. 네 상상 속 내가 어땠을진 모르겠지만...... 내가 무릎 꿇어야 하는 부조리는 이 학교에선 모래시계 벌점밖에 없다고. (징하게도 깎아먹은 그 벌점. 생각이 무엇으로 이어졌는지, 손끝이 희미하게 굳다가도 웃음과 함께 풀린다.) ...... 으. 친애하는- 자랑스러운 힐데가르트 마치...... 부디 우리가 맞서야 하는 것이 이번 학기에서의 기숙사 우승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yahweh_1971 응. 네가 새로운 세상 따위는 의미 없다고, 강한 사람한테 붙는 것이 이기는 거라고 하면서 죽음을 먹는 자가 되어있는 상상을 해버렸어. 모욕적인 것 같아서 차마 자세한 내용은 안 말하려고 했는데, 네가 물어봐서 이야기해주는 거야. (끔찍한 듯한 표정 지으며 빠르게 말 뱉고는 입 꾹 다문다. 결국 이어지는 말에는 실실 웃음이 나오지만...) 난 이미 포기했어. 슬리데린 깃발이 휘날리는 것만 막을 생각이야... ...
@2VERGREEN_
...... 뭐? (표정이 파삭 구겨진다. 못 들을 걸 들었다는 양 귀를 문지르는 시늉을 해 보인다.) 강한 사람한테 붙...... 사상도 불온할뿐더러 멍청하기까지 하군. 폐기해줘서 고맙다. 그건 모로 봐도 내가 아니잖아? (그러나 말과는 달리 제법 재미있는 양 한 번 더 곱씹어보았다.) ...... 걔는 분명 슬리데린일 거야. 우승컵의 도태자들 말야. 아, 난 슬리데린을 사랑하지만...... 알지? (눈가가 장난스레 찡긋인다.)
@yahweh_1971 나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끔찍한 걸 생각해낸 건지는 모르겠어... 별 말씀을. 지금도 이걸 분리수거라도 해줘야 하나, 가연성 쓰레기에 그냥 집어넣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긴 하지만... (턱 괸 채로 다시 실실 웃는다.) 야훼는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이의 아버지인데, 강한 자들에게 붙는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간극.) 무슨 뜻인 줄 알아. 아무리 사랑해도... 기숙사 우승컵이랑 퀴디치 우승컵, 이 둘은 넘겨줄 수 없지! 이 참에 권력을 사용해서 래번클로에 100점 정도를 줘버리면 이번 학년 우승은 너희가 하지 않을까?
@2VERGREEN_
기왕이면 가연성으로 분류해줬으면 좋겠군. 타오르는 동안만큼은 빛날 테니까. ("아니면 검게 쪼그라들어 사라져버리려나? 그것도 나쁘진 않아." 대꾸해다가도 손을 휙 내저었다.) 야훼의 성자성에 대해 토론하고 싶진 않지만, 이럴 때만큼은 이름을 내세우는 것도 아주 나쁘진 않지. 우승컵은 걱정 마. 학기 마지막쯤에 살짝 조정에 들어가볼 예정이니까...... (이런다.) 슬리데린 반장도 좋아할걸.
@yahweh_1971 좋아. 젠장, 사라질 때까지 공기를 검게 물들이며 사라지겠네. 끈질긴 것까지 너를 닮은 것 같다. ... 아, 맞다. 너도 반장이었지? ('조정'이라는 단어를 듣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눈빛을 한 채로,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박수 한 번 쳐본다.) 한번씩 잊어버릴 때가 있어. 갑자기 생각난 건데, 호그와트에 처음 온 열한 살의 병아리-홉킨스한테 '넌 래번클로의 반장이 될 거란다.' 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졌지 뭐야. 합법적으로 시간 여행을 할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2VERGREEN_
제발, 힐데...... 그건 좀 비방처럼 들린단 말야. (볼멘소리와는 달리 웃고 있다. 어깨에 가벼이 팔을 두르고.) "레번클로 반장이라니, 왜 그런 귀찮은 걸? 직접 선거에 나간 건 아니겠지?" 쯤으로 대답하고 싶은데. 나야말로 열한 살의 힐데가르트 마치를 만난다면 알려주고 싶군. 멋쟁이 꼬마 말썽꾼께서 먼 훗날 다른 꼬마들의 말썽을 머리가 폴폴 날리도록 말리는 반장이 되실 거라고 말야...... (말은 살짝 흐려진다. 그것은 돌아가지 못할 시간이다.)
@yahweh_1971 인정하자, 헨. 우리 둘 다 반장다운 반장은 아니잖아. (따라 실실 웃으며 팔을 들어보지만... 짧다. 마주 팔을 두르려던 계획은 장렬하게 실패한다.) 네 말을 들은 나는 이렇게 반응했겠지. "반장? 내가?! 그건 공부 잘 하고 얌전한 애들이 하는 거 아냐? 그래도 돼?!" ... 정말,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니. 아무 것도, 생각대로 된 게 없어... (돌아간다고 해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왜 나는 과거 그 자체에 이리 애상함을 느끼는 것인지.)
@2VERGREEN_
그러게. (말은 짧게 이어진다. 그저 웃다가도 팔을 가볍게 쥐었다. 허리에 둘러주곤 손등을 덮는다.) 그래도 재미있었지? 난 마음에 들어. 어차피 비극이 예정되어있었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했던 시절들을 남겨두는 편이 좋지. (사이.) 그래도...... 언젠가 돌아보면 이 해도 우리에겐 낙원이 될 거야. 물론 사자 반장께선 골머리를 꽤나 썩게 되겠지만...... 뭐, 그런 건 익숙하잖아?
@yahweh_1971 (고맙다. 고맙긴 한데 좀 자존심이 상한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높이가 그리 차이나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 괜히 좀 심술 부리고 싶어지고... 하여튼, 그렇다.) 즐거웠지.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다시 말 안 듣는 사자들을 잡으러 뛰어다녀야 한다고 해도.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침묵하더니, 질문을 던진다.) 넌 운명이 예정되어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비극도, 다 예견된 일이었다고 생각하냐는 뜻이야.
@2VERGREEN_
글쎄, 돌아간다면 네가 말 안 듣는 사자가 될걸. 널 잡으러 뛰어다녔던 당시의 반장들에게 미안해지지는 않아? (통통 튀어다니던 꼬마 힐데를 생각하자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비열함이라곤 없는 장난꾸러기이자 모험가! 이윽고 시선은 당신에게로 돌아간다.)
그건-..... 꽤 비약적인 질문으로 들리는데. 운명이란 건 없어. 바뀌지 않을 일이란 존재하지만. (손을 펼쳐보였다.) 우리가 그 어느 시간으로 회귀하든 막을 수 없는 일들이 있지. 모르가나의 등장, 전쟁의 발발, 더 거슬러서는...... 마법사 사회의 갖은 죄악들과, 거기서 촉발되어온 비극들 말야. 우리가 겪는 시대의 흐름도 막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어. 하지만, 우리는 자라나고 있고...... 앞으로의 일은 *운명*이 아닌 우리의 몫이 아니겠어? (사이.) 악. 너무 오랜만에 떠들었더니 목 아파.
@yahweh_1971 ... 음, 사실 지금 이것도 전부 다... 선배들이나 교수님들 이야기라면 다 어기고 다녔던 과거의 나에 대한 속죄 아닌 속죄라고 생각하고 있어.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얌전하게 살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끼어들지 않고 당신의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다가, 주변에서 주스 한 잔 따라와서는 당신 앞에 내민다.) 그래, 너 이렇게 오랫동안 떠드는 거 오랜만에 본다. 좀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 같고, 보기 좋기는 한데... 목 아플 만도 하지. 하지만 가끔, 손쓸 새 없이 다가오는 비극들도 있잖아. 아무리 발버둥쳐도 '원래 정해졌던 것' 마냥 다가오는 것들. 그런 건 다소 운명처럼 느껴지지 않아? ... 네 말이 틀렸다는 건 아냐. 하지만, 모든 순간순간이 우리의 선택임을 직시하며 살아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
@2VERGREEN_
(정말 목이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잠자코 잔을 받아들었다. 시원한 음료로 목을 축이며 이어지는 말을 듣는다. 이것은 그리 내키는 대화는 아니지만, 또한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아니, 이것은 해야 할 말일지도 모르지......) '원래 정해진 비극'의 존재를 무시하는 게 아냐. (제 목울대를 가볍게 쓸었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가 개입할 여지는 어디에든 있지. 그걸 부정해선 안돼. 나아가려면, 괴롭더라도 직시하는 법을 익혀야지...... (사이. 그러나 이러한 뻑뻑한 기준은 그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 하지만 직시하는 것이 네게 편하다면...... 그렇게 살아도 돼. 비꼬는 말이 아니야. 모두에게 높은 기준을 강제하지 않아. 각자에겐 알맞은 방식과 자리가 있으니까. 네가 운명의 존재를 믿는다면- 적어도 네겐 운명이 존재하게 되겠지.
@yahweh_1971 (삐뚤하게 테이블에 몸을 기댄 채로 듣는다. 당신이 내키지 않아한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지만, 제게는 이 주제에 대해 떠들어줄 - 자신의 생각을 말해줄 - 사람이 간절하게 필요했다. 그야, 혼자서는 도무지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였으므로.) 고마워, 헨. 난 사실 운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거든. 얼마 전부터는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려고 정말로,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고. 그런데,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고난이 생길 때마다 '사실 우리는 정해진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건 아닐까.' ...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 무력함에 대해 정면으로 부정해줄 사람이 필요했어. 그리고 그 적임자가 너고. (장난스레 웃는다.) 이용해먹어서 미안. 수업료는 얼마인가요, 헨 교수님?
@2VERGREEN_
그야말로 내게 적합한 역할인걸. 더 윽박질러줄 걸 그랬나? (조금 안도한 목소리. 파헤침에 대해선 그리 달갑지 않지만, 이것은 헨 홉킨스의 올바른 사용법이라...... 괜히 망설였던 것이 우스워 입매를 가볍게 쓸었다.) 수업료는 머글 재화로 받지. 50파운드(*2024년 기준 한화 약 8만 7천원......) 정도? (터무니없는 가격이다.) 무력해하는 건 너랑은 안 어울려, 마치.
@yahweh_1971 윽박질러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또 부탁하도록 할게.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 이상 더 나가면 수업이나 훈계가 아니라 잔소리처럼 들릴 것 같거든... (터무니 없는 가격을 듣자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가늘게 뜬다.) 50파운드? 미안, 먹고 죽을래도 없어. 너 언제부터 이렇게 자본주의에 경도된 거야? (잠시간의 간극. 여전히 낯에는 장난스러움이 가득하다.) 내가 무력감 같은 걸 느낄 사람으로 보여? (모든 순간 끔찍하게 발목을 붙잡히고 있었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