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호울러라면 부디 신속하게 개봉해줘. 이미 소란 탓에 연회장 뚜껑이 뽑혀나갈 지경이라.
@yahweh_1971 이럴 수가, 그런 건 아니에요. 그건 저희 어머니 스타일이 아니라고요. (자신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이 봉투를 열자 떨어져 나오는 것은... 평범한 편지지. 찡그리면서 펼친다.) 이것 보세요. "쥘, 네가 사춘기라는 건 알고 있단다"... 제가 사춘기로 보여요?
@jules_diluti
그런 건 보통 이해와 책임 전가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어른들의 술책이지. (비꼬는 기색 없이 대꾸하곤 의자 위로 몸을 늘인다. 편지를 힐끗 읽으려다 관뒀다.) 안타깝게도 사춘기라기에 넌 너무 멀쩡해보인다, 쥘. 너무 간편한 언어를 선택하면 십중팔구 이런 오류가 발생하긴 해.
@yahweh_1971 오, 그 말 멋지네요. 기억해 둬야겠어요. ('이해와 책임 전가를'... 당신의 말을 암송하듯 되풀이하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종이를 두 번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저도 사춘기라는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해서 주먹으로 유명세를 날려볼까봐요. 주문으로 유명세를 날리기엔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 턱걸이 합격점이라. 단점이 있다면, 다들 친절해서 누구를 공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jules_diluti
사용할 땐 꼭 각주로 출처를 표시해줬으면 좋겠군. (대꾸하다가도 미간이 살포시 찌푸려진다. 장난스레 몸을 슬쩍 숙인다.) 그건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 친애하는 아기 오소리? 원한다면 '불친절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자연발생한단 말야. (눈이 휘어지며 웃었다.) 내가 곧 자연이니까! (아니다!)
@yahweh_1971 그럼요, 걱정 마세요. 부모님과 면대면으로 이야기할 때 활용할 생각이었는데 각주도 잊지 않고 덧붙일게요. "아버지, 어머니, 실례지만 이해해주시는 척 책임 전가를 하고 계십니다. 1번 각주, 헨 홉킨스." 이렇게요. 완벽하죠? (빙긋 웃는다.) 이런, 어디서 그렇게 불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나 했더니. 직접 만들어내시는 거였군요? 요즘은 헨 자신과 싸우느라 바쁘셔서 만날 일이 없는 거고요.
@jules_diluti
...... 오. 졸업한 이후론 린드버그 저택은 피해다녀야겠어. 마주치는 날에야말로 제대로 미움받을지도 모르겠는걸. (그러나 장난스러운 어투. 손을 가벼이 내젓곤 몸을 바로 세웠다.) 그런 악담은 관두자고. 헤니는 싸우기에 너무 피곤한 상대인데다- 지금으로선 화해했단 말야. 물론 '자연적으로 발생한 머저리들'과도 화해했고. 앞으로 일 년은 널 본받아보려는데, 어때?
@yahweh_1971 입학 전에 만났던 기억으로는 좋게 생각하실 걸요. 어쩌면 헨에게 부탁하실지도 몰라요. 우리 쥘 좀 정신 차리게 해달라~ 이런 느낌으로요. 제가 각주를 달기 전의 이야기지만. 학교 사람이 아니고서야 제가 헨에게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단 걸 알 길이 없죠. 당신에게서 "깊고 복잡한 생각"이란 병을 옮았다고요. (팔짱을 끼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그래서 알게 된 게 하나 있죠. 당신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은 평화롭게 살기 어렵다는 걸요. 고생하실 게 훤히 보이지만, 원한다면 충고 몇 개 정도는 해드릴 수 있어요.
@jules_diluti
그것 미안해지네. 보기보다 끔찍한 질병이거든...... 너희 어머니가 내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리려 할 정돈 되지. (농조로 흘려넘기려다가도......) 그러니 내 탓으로만 돌리진 마. 정말 죄책감이라도 들 것 같단 말야. (사이. 웃었다. 주제는 직후 넘어간다.)
평화로운 삶을 열망한 적은 없었다만...... 그래, 이번 한 해만큼은 새겨듣는 것도 좋겠지. 부디 조언해주겠어, 린드버그 교수?
@yahweh_1971 마법 세계에 발모 마법약이 있다는 게 다행이네요. 어쨌든,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마냥 티 없이 밝고 무지했던 시절이 편했던 건 맞아요.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아요.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최소한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해야 하니까요. (등을 곧게 피고 턱을 든다.) 평화롭게 살기 위해선 상대의 입장을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게 좋아요. 예컨대 "아무나 불행하게 만들고 싶어"는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말이죠.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소중한 이를 잃고 울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게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는 일은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그럴 땐 그냥 공감해 주시면 돼요. 모든 거짓은 누군가에겐 진실이고, 모든 진실은 누군가에겐 거짓이니까요.
@jules_diluti
(가르침을 부탁한 주제에 첫째 말을 듣자마자 눈이 껌벅하게 흐려진다.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되 결론만은 흡수하는 것이다. 기실 그는 근래에 들어 그렇게 쭝얼대는 불행들에 대하여 반박하지 않기 시작했으므로, 이는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것 멋지네. 내가 훌륭히 실천할 수 있는 일로 들려. 공감이라면 내 장기잖아? (그러나 뻔히 보이는 거짓이다. 그가 *머저리들에게* 반박하지 않는 이유란: 쓸모없고 귀찮은 대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니까.) ...... 그래, 네가 내게 다년간 실천해온 공감도 이런 맥락이었어?
@yahweh_1971 거짓말은 하지 않을게요. 헨은 제가 가장 친애하는 친구 중 하나고, 당신과 이야기를 하는 건 언제나 즐거웠어요. 하지만 당신이 누군가에게 디핀도를 날리거나 싸움박질을 하고 돌아왔을 때 잘 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다 이유가 있었겠지," 이게 제 최선이었어요. 그리고 그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건 누구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면 굳이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뜸.) 안 그래도 살얼음판 위 사람처럼 힘들어하는데. 그냥, 그렇다고요.
@jules_diluti
그래. (그러나 그것이 잘못되었다 여긴 적이 있었던가? 있었더라도 아주 먼- 수 년 전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웃음이 나오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였다. 웃음을 미소로 포장하며 그는 생각하길, 이것은 온난함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눈을 깜박였다.) ...... 차라리 다행이야. 그래도 이젠, 글쎄...... 네게 더 공감을 요구할 일은 없을 거야. 정말 회개했다니까. (손을 펼쳐보이고.) 그래도 역시 네 가르침이 '가르침'인 이유는 있는 것 같다. 배우려면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겠어.
@yahweh_1971 (당신의 속내를 헤아리지 못한 채로 어깨를 으쓱인다.) 회개할 필요까지야. 그냥, 적당히 사리시겠다고 하니 꺼내보는 얘기죠. 못 참겠으면 그냥 적당히 발 거는 수준에서 타협하세요. 맞기 전에 도망치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손을 뻗어 커피 두 잔을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긴다. 하나의 잔에 우유를 잔뜩 붓고, 각설탕 다섯 개를 넣고, 크림도 한 스푼 넣어 더는 커피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휘휘 젓는다. 당신을 바라본다.) 헨도 커피에 우유나 설탕 넣어드려요?
@jules_diluti
발을 건다니, 그런 물리적 충돌을 촉발하는 영웅적 행위를 시도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괜히 비죽이며 말꼬투리를 잡다가도 관두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를 뚫어져라 지켜보고, 커다란 설탕이 세 개를 넘어갈 쯤 조금 당혹스런 표정을 짓는다. ...... 이거 맞아?) ...... 넣어준다면 고맙겠지만...... 각설탕은 두 개만 부탁해. (우선은 받았다.)
@yahweh_1971 (당신의 시선을 의식하고 손을 멈추더니.) .....미, 미국식 커피예요. (되도 않는 변명을 한다. 당신의 커피잔에 얌전히 각설탕 두 개를 떨어뜨리고 건네준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 중에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란 게 있는데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복용자의 키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마법의 설탕이 나왔었죠...
@jules_diluti
미국인들은 미각이 없구나. (그러나 무례하게 납득했다. 각설탕이 빠진 커피를 작은 숟갈로 휘휘 젓곤 다 녹기 전 입가로 옮긴다. 홀짝였다.) 마법 세계엔 정말 기묘한 동화들이 많군...... 내게 그 설탕이 있다면 전교생을 손바닥만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텐데. 무릎 절반까지도 못 오는 학생들이 자박거리면 귀여울 것 같지 않아?
@yahweh_1971 으-음, 그 이야기의 교훈은 '헨은 시커먼 속셈의 소유자니 헨의 말을 잘 듣자'가 되겠네요. (영국인이 미국인에게 미각으로 무어라 할 입장이 되는가? 음료에 한해선 그럴 지도 몰랐다... 납득하고 넘어가려다 문득 잔을 입으로 가져가던 손을 멈추고 찌푸린다.) ...그거 결국 이런 커피를 마시는 저도 이상하단 소리 아닌가요?! 마셔 보세요. 정신이 번쩍 드는 밀크티 같은 맛이고 좋아요... (강요하며 잔을 당신에게 들이밀기 시작한다...)
@jules_diluti
시커먼...... 속셈? (모욕적이지만 제법 마음에 드는 평가다. 말을 곱씹곤 실쭉 웃으려다가도...... 입가로 들이밀어지는 커피를 인식하자마자 일자로 다물었다. 절대 먹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슥 돌린다. 입을 가리고......) 설마 내가 너더러 이상하다고 하겠어? 네 말마따나 난 속이 시커멓지만, 시커멓더라도 네게 그런 *심한* 말을 하진 않아. 속셈이 시커먼 거랑은 별개의 일이니까. 속이 시커먼 사람이래서 전부 시커먼 의도만 가질 거라고 생각하진 말아줄래!
@yahweh_1971 (당신이 입까지 가리며 저항하자 울상이 되어 도로 자리에 앉는다. 커피-였던 것-을 홀짝이며 마시기 시작하고.) 좋아요, 그건 그렇다 치고. 헨에게 상대방의 키를 반으로 줄이는 마법 설탕이 손에 들어오면 저한테 먹이지 않을 거란 것도 약속해 주세요! ...그리고 속이 시커먼 사람이 시커먼 의도만 가지지 않을 거란 말, 전혀 안심이 되지 않거든요?!
@jules_diluti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괴식과 과식은 그에게 변함없는 몰이해의 대상이다...... 다시 당신이 타준 설탕 커피를 홀짝였다.) 애초에 내게 그런 끔찍한 수식어를 붙인 건 너란 말야, 쥘 린드버그. 어린아이는 원래 이름붙이는 방향으로 자라나는 법이라고. 안심은 무슨! 실컷 경계하시지. (대답하다가도...... 이건 진심으로.) 그리고......, 당연히 너한테 먹일 거야. 말이라고 해? (뜸.) 네게 먹이고 먹이고 먹여서 손바닥만하게 만든 다음 주머니에 넣어다닐 거야...... 걱정 마. 유다가 잡아먹진 않도록 잘 보호해줄게.
@yahweh_1971 어린아이도 아니면서, 뻔뻔하시긴! 원래부터 속이 시커맸던 거면서. 이거 그거죠? 아까 헨이 얘기했던... 책임... 책임 전가. (잔을 내려놓는다. 눈을 가늘게 뜨며 검지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킨다. 이제 나름 상대를 의심하는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흥... 두고 보세요. 헨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얌전히 복종해서, 반항하면 몸이 작아지는 설탕을 먹어도 무사한 모습을 보여드리죠. 유다, 넌 나를 한 입도 먹지 못할 거야. (대단한 음모를 꾸미는 것처럼 키득키득...)
@jules_diluti
그래, 이 사춘기 작명가야. (눈썹을 들어보인다. 당신이 학습한 '의심하는 표정'은 인상 나쁜 누군가-이를테면 Henn Yahweh Hopkins-에겐 숨쉬듯 자연스러운 것이다...... 외려 친절한 얼굴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내 말을 모두 따른다고? 부디 한 입으로 두말하진 말길. 나는 네게 이곳의 모든 푸딩을 터뜨려버리라고도, 저 불쌍한 신입생을- (차별적 발언을 줄줄이 뱉는 어느 꼬마를 가리킨다-) 거꾸로 매달아버리라고도, 네 재능을 살려 죽음을 먹는 자들을 위한 글을 쓰라고도 명령할 수 있거든.
@yahweh_1971 오, 그것 참 무섭네요. 뭐라고 써야 할까요? "죽음과 감자튀김과 맥주 세트, 축구 경기 기념 50% 세일! 절대 놓치지 마세요!" ...하지만 가급적 후배들에게 손대는 일은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푸딩을 터뜨리는 일도요. 푸딩처럼 머리가 물렁물렁한 후배와... 푸딩은, 보호해야 한다고요. 쟤도 잘 타이르면 정신을 차릴 거예요. (어깨를 으쓱한다. 의미심장하게 들리려고 노력하며 말을 잇는다.) 그러니까 헨, 소원을 빌 땐 아주 신중히 정하셔야 해요... ...
@jules_diluti
축구라니, 펄펄 날뛰겠는걸...... 그래봤자 감자튀김과 맥주는 못 이기겠지만. (킥킥 웃곤 손을 저었다.) '푸딩처럼 머리가 물렁물렁한' 후배......? 내가 보기에 지금 후배들을 공격하는 건 너 같은데...... 문학적 표현이야, 실제로 주물러본 거야? (......) 뭐, 상관없지.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부디 잘 보호해주길. 난 신중을 기하는 걸 어려워하는 종류의 인간이라. (아니다.)
@yahweh_1971 좋은 의미예요, 좋은 의미! 아직 머리가 굳어지지 않아서 어느 쪽으로든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구요. 헨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모두 푸딩처럼 물렁물렁할 때가 있었으니 말이죠. (참고로 문학적 표현이에요, 덧붙인다.) 왜, 호그와트 교가에도 그런 말이 있잖아요? "우리 머리는 지금 텅 비어 있어요, 파리 시체와 솜털만 조금 있을 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