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by (세실보다 한 발 먼저 복도에 나가 있다가 세실이 오는 것을 보고 후다닥 태피스트리 뒤 벽감으로 몸을 숨긴다.)
@Ccby ..... 알면 모른 척해줄 수는 없나. (태피스트리 뒤에서 원망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Ccby 나는, ... (스르르 쪼그려앉아서 세실의 시선을 피하고) ... ... 그런 걸 구별하고 있을 여유가 없어. (들릴락말락한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Ccby ... ... 사람들이 쫓아오지 못하게 해주기? (본인도 불확실한 듯한 주저하는 기색.) ... 모르겠어.
@Ccby (?? 영문도 모르고 태피스트리 뒤에 웅크린 채로 들려오는 소리들 듣고 있다가 세실이 돌아오면 황당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벙찐 나머지 경계심을 잠깐 잊었다!) 반장이 들으면 기함하겠다.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이면 어쩌려고?
@Ccby (이야기를 듣자 다시 겁에 질린 듯 움츠러든다. 그렇지만 세실이 가까이 와서 앉는 것은 막지 않는다... ... 벽감 안에 쪼그린 두 구의 장신. 해산물이 썩어가는 악취가 벽감 안을 채운다.) ... 동생은, 잘 지내... ? (어색한 정적에 떠밀려 억지로 생각해낸 티가 역력한 질문.)
@Ccby 농담도... (상상만으로도 몸을 부르르 떨곤, 이내 세차게 고개를 젓는다.) ... 이런 꼴로 누구를 만나.
@Ccby 네 '괜찮다'의 기준이 뭔지 알려주면 대답을 생각해볼게. (스르르 벽에 기대 퍼질러앉으며) ... 산 채로 부패하고 있는 꼴이 '멋있다'고 하는 걸 봐서는 아마 '괜찮다'도 통과할 것 같지만. ... 그래도 말은 고맙다. (고민조차 없는 시원하고 힘있는 격려에 약간은 마음에 여유를 되찾은 듯, 자조적이나마 농담까지 치면서 아주 오래간만에 작게 웃음짓는다.)
@Ccby ('그런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게 왜 이렇게 말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예전의 그라면 몰랐을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게 된 것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스스로도 알 수 없어서 잠시 시선을 내리깐 채 말이 없다.) ... 봤잖아. 나는 도망다닐 뿐인 거. (고작 그런 말이나 웅얼거리고.)
@Ccby (세실의 손끝이 닿으면 움찔하며 몸을 피한다. 차가운 피부는 체액으로 축축하고 미끌거린다.) 손에 묻어... ... (세실의 말을 다 듣자,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무릎을 세우고 두 팔로 끌어안아 고개를 묻으며) ... 그러면 죽어. 내가 싸우면... ... '위험한 것'에서 '없애야 할 것'이 될 거야.
@Finnghal 묻어도 되는데. (손에 묻은 물기 툭 털고 어깨 으쓱한다.) 네가 정확히 무엇을 겪고 느꼈는지는 모르겠어. 무서울 수 있겠지, 싸워서 질까 봐, ‘없애야 할 것’이 될까봐. 하지만 넌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잖아. 하나 확실하게 아는 게 있다면, 어떻게 되든간에 싸우지 않는 걸 선택했을 때의 결과가 훨씬 나쁠 거야. 맞서 싸운다면 최소한… 좋아질 기회가 있어. 마땅하게 가져야 할 것들을 지킬 기회가. 내가 아는 너는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야.
@Ccby 순서가 반대야, 브라이언트... '없애야 할 것'이 되면 이길 수 없는 싸움으로 떠밀려가게 돼. 모든 가능성 중에 그게 최악이야... 나는 뭍의 세계 전체와 전쟁을 해서 살아남을 만한 힘이 없어. (고개를 들지 않은 채로 떠듬거린다. 느리게 시선을 들어 세실을 보고) ... 지금의 내가 마땅하게 가져야 할 것이 뭐 하나 남아있기는 할까?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듯이 공허하고 회의적인 어조로 자문했다.)
@Ccby ... 그거라면 어떻게 해도 글렀어.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으며 신음한다.) 져도, 이겨도... ... 이런 상태론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어. 존재하지도 않는 가능성에 '친구' 전부의 안녕을 걸 수는 없어. (이 때에 그의 입에서 '친구'라는 발음은 친숙한 듯 생경한 소리로 울린다) 그건 미친 짓이야, 브라이언트.
@Ccby ... 이렇게 말해보자. (머리를 싸쥐고 한동안 침묵하더니, 고개를 번쩍 들고 태피스트리 뒷면에 손가락으로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원을 그리고 테두리를 따라 세로선을 긋는다.) 그러니까, 네 고향이 엄청나게 깊은 숲 속이야. 숲 속에는 그러니까, 마법부식으로 치면, XXXX 등급 이상의 생명체가 우글거려. (손가락으로 원을 문질러 칠하는 시늉.) ... 그런데 누가 여기 불씨를 잘못 흘려서 이 마을이 불에 타버렸어.
(조금 떨어진 곳에 엉성한 손놀림으로 킹스크로스역 역사를 모사한다.) ... 여기는 도시야. 공기가 무지하게 나빠. 그래서 폐에 병이 걸렸어. (간단하게 사람을 그리고.) 병이 옮을까봐 모두가 기피하고, 다들 쫓아버리고 싶어해. 고향의 숲에 가서 살아야 낫는대.
(보이지 않는 킹스크로스역 낙서를 톡톡 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이 상황에... ... 도시 사람들을 두들겨패서 태도를 고친다고 병이 낫거나 공기가 좋아지겠어?
@Finnghal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태피스트리에 엉성하게 그려지는 이야기를 보고 듣는다.) 그 병은 고칠 수 없는 거야? 고향에 가서 사는 것 말고는 전혀 방법이 없는 거야? 만약 내가… 그러니까, 이 가상 상황의 내가, 병 때문에 고통받고 제대로 숨쉬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그럼에도 도시에 남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무언가 방법이 있을 거야. …사실은 병 하나만이 문제가 아니잖아. 옮는다느니 하며 기피하고 쫓아내야 하는 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쳐다보는 시선들이 그만큼, 때로는 더 아플 것 같아.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야… (태피스트리를 향하던 눈이 다시 핀갈을 본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아야겠지. 도시 사람들을 패서 태도를 고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고, 그렇게 모두가 포용하게 된다면 함께 치료하는 법을 찾을 수도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미래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을지도 몰라.
@Ccby ... ... ... 도시에, 남고 싶지 않으면? (세실의 말을 유심히 듣다가, 마지막 권유가 끝나자 잠시 침묵한다. 무릎을 감싼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면서 손톱이 살을 파고든다.) ... 어쩌면, 그렇게 하면... ... 아주 운이 좋으면, 이 세계에 받아들여진 인간으로서 죽을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 ... 나라는 존재의 절반 정도는, 그렇게 안식할 수 있을지도 몰라. ... ... 하지만 바다에 돌아가고 싶으면? (문장은 어느새 1인칭이 되어 비유는 숫제 내던진 채로, 가물어 갈라지는 바닥처럼 타들어가는 듯한 눈이 세실을 돌아본다.) ... 절반만인 채로 죽고 싶지 않으면, ... ... 온전해지는 게 내가 원하는 거면 어떡해?
@Finnghal (핀갈의 눈을 빤히 바라본다. 항상 자신의 경험과 논리 밖에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 눈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핀갈이 겪어온 것들의 깊이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생각해 본다, ‘온전해진다’는 건 모두에게 어려운 일일지도. 특히 핀갈 모레이에게는…) …모르겠어. 그냥 네가 바라는 걸 마음대로 해버릴 수는 없는 건가. 방해하는 게 있다면 전부 싸워서 이겨 버리고.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도시에 정착하거나, 바다에 돌아가거나, 혹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어떤 길을 고르든 너의 결정이니까. 장애물을 치우는 건 내가 꼭 도와줄게. 네가 너답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
@Ccby (도시에 정착하고 싶었다. 바다에 돌아가고 싶었다. 아가미와 두 다리를 모두 가진 그에게는 두 세계 모두가 필요했다. 햇볕 아래를 걸으며 바람을 마시고 싶다. 심해의 어둠을 가르며 헤엄치고 싶다. 산더미같은 활자 속을 유영하고 싶다. 사방의 수중을 가득 메우는 영원과도 같은 노래에 싸여 눈 감고 싶다.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 그것은 감히 상상하기조차 버거운, 허무맹랑한 욕심이었다. 그는 두 손에 이마를 묻는다.) ... ... 육지는 마법사들이, 바다는 머글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너는 그 둘을 다 적으로 돌리겠어?
@Ccby 너는 바다 사람Merperson이어도 잘 해냈겠다. 네가 원하고 착수한 일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엇 하나 전과 같이 있지는 않게 되겠지. (잠깐 말을 잃은 얼굴로 세실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얼굴선이 단단하게 여며져 마치 깎아 놓은 수석만 같다. 수척해진 제 뺨을 괜히 쓸어보며) ... 나에게는 두 가지가 다 있고, 잘라낼 수 없으니까. 한때는 그렇게도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