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신입생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힐끗 보고는) 아직 애들이 다 먹기까진 시간이 조금 남았어요. 디저트가 나오면 다들 거기 정신이 팔릴 텐데, 저 꼬마 먹보들이 황금 접시를 거울보다 깨끗이 해치우기 전에 다녀올 수 있으니까 충분해요. -더구나 병아리들을 인솔하는 데엔 암탉 한 마리면 충분하지 않아요?
@yahweh_1971 ...가끔 하는 생각인데, '야훼'의 심부름꾼 이름을 유다로 지은 건 정말 나쁜 선택이었어요. 필요할 때 말을 듣지 않잖아요.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뭐, 따라와도 좋아요.
@yahweh_1971 그럼 지금이 첫 번째인 거죠? (대답해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고, 대수롭지 않은 양. 편지를 쥐지 않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다가 등 뒤에 둔다. 이쪽이야말로 말을 신경써야 해서 부러 앞선 화제에서 말을 끌었던 것이다. 레아는 그가 진심으로 멋쩍어서 하는 말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 -당신이 메브를 얼마나 생각하는지는 잘 알죠. 아마 제가 가장 잘 알 것 같은데. (어두운 창 너머로 흰 무언가가 휙 날아간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부엉이겠지. 머잖아 부엉이장이 멀리 보인다. 레아의 걸음이 느려진다.)
@yahweh_1971 음... 암탉이 부엉이 발톱에 또 물려갈 뻔했네요. 제법 커졌는데 잘못하다가는 목에 큰 무리가 가지 않을까요? (하고... 가족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넘기며 느릿느릿 자신의 부엉이를 찾았다. 이번 방학에 들인 커다란 헛간올빼미다. 우편을 바로 그 동물의 발목에 붙들어 매는 대신 비늘진 발을 쓰다듬는다.)
@yahweh_1971 (레아는 한참 새의 눈을 바라보는 듯했다. 조금 비켜서면, 번들거리는 검은 유리알 같은 눈에 기대어 서 있는 헨의 모습이 미세하게 비쳤다.) 그건 무의미한 죽음 아닌가요? '대단한 혁명가'에게는 걸맞지 않는데.
@yahweh_1971 글쎄... 그렇게 진지한 말은 아니었어요. 무거운 부엉이도 세 번의 부정도 그 주인을 죽이진 못하니까. (결국 레아는 자신의 새에게 우편을 들려보내지 않았다. 헨을 바라보던 올빼미가 몇 번 홰를 치더니 고개를 정반대로 돌린다.) 볼일 끝났어요. 이제 돌아갈 거예요. (편지는 여전히 손에 쥔 채다.)
@yahweh_1971 (자연스럽게 헨이 열어준 문을 지나친다.) 가끔은 낭만적으로 굴 수도 있는 거죠, 저도.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부엉이장을 돌아보고는) 이름은 토마스예요. 줄여서 톰. 원래는 학교 부엉이를 빌렸는데 마법사로 살자니 영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아서. ...사람을 따르는 고양이 같은 녀석이에요. 그리고 인간들을 자기 어미인 줄 알죠. 유다가 보면 병아리로 여기려나.
@yahweh_1971 유다의 게으른 면을 닮아버리면 제가 곤란하니까 뭐라고 언질이라도 좀 해 두세요. 유다의 주인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시덥지 않은 말들과 대화가 이어진다. 계단을 내려가고 복도를 걸어서.) ...그런데 말이죠, (낭만을 이야기하니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요즈음 들어 당신, 정말 얌전해졌잖아요. 그런 불이 금방 식을 것 같지는 않은데.
@yahweh_1971 (물론 헨의 대처가 예전보다는 고분고분해졌다는 점에서 더는 그에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다. '일단은.' 하지만-) 철이 든다고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진 않죠.
...세실의 메이를 자주 보시죠? 얼마 전 그 녀석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공터 바닥에 앉은 지빠귀를 덮치기 전에 몸을 웅크리더라고요. 잘 보이지 않게... 그 다음에는 용수철처럼 높이 튀어올라서 목을 물어뜯더라고요. 그런데 그 녀석은 더 큰 사냥감을 노리지 않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아는 거죠.
@yahweh_1971 화술이 늘었어요, 헨. 전 암탉을 구경하는 취미도 있어서요. (그가 부엉이와 고양이를 언급하는 것을 화제를 바꾸려는 행동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슬슬 래번클로 기숙사 입구까지 왔다.) 요컨대 재미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네요. 그건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독수리 문고리를 바로 앞에 두고서 헨을 돌아본다.) 제 말은, 지금 당신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냐는 뜻이에요.
@yahweh_1971 (헨을 바라보던 레아는 몸을 틀어 방향을 바꾼다. 다시 연회장으로. 일종의 수긍이다. 레아는 헨이 얌전해진 건 길을 바꾸고 생각을 바꾼 거라고 아주 조금쯤은... 아주 조금쯤은 그렇게 생각했던 걸지도 몰랐다.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라 믿었던 걸수도 있고.
하지만 열차가 목적지에 결국 다다르듯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금세 대연회장에 왔다. 학생들이 슬슬 식사를 끝마친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