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2일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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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

2024년 08월 02일 20:47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연회장을 나선다. 손에는 편지봉투를 쥐고 있다.)

Ludwik

2024년 08월 02일 21:31

@LSW (지나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듯 그 앞을 막아선다.) 아직 한참인데 혼자서 어디 가냐. 기숙사?… 아, 부엉이한테 가는 건가.

LSW

2024년 08월 02일 21:56

@Ludwik 이번에 새 부엉이를 들였거든요, 톰이라고. 잘 있나 구경하러 가요. (하고는... 한참 루드비크의 얼굴을 보다가 까치발 든다. 눈높이가 비슷해진다.)

Ludwik

2024년 08월 03일 15:43

@LSW 그리고 편지도 부칠 겸이겠지. 그 편지봉투, 너희 아버지… 판(Pan) 윈필드에게 보내려는 거 맞지? 무슨 내용인지 물어봐도… (말끝을 흐린 것은 순식간에 눈높이가 비슷해진 까닭이다.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 …뭐, 뭐야. 지금 사람 놀려?! 네 아빠한테 다 말한다! (뭘 임마…)

LSW

2024년 08월 03일 20:43

맨박스...?

@Ludwik (안 그래도 루드비크에게는 들키면 매우 곤란할 내용의 편지라 일종의 '화제 전환'이 일어나자 매우 반가웠다.) 안 놀렸는데요? 그나저나 나폴레옹도 키가 이만했다고 들었는데. (다시 발뒤꿈치 내렸다.) ...나폴레옹에 못 미치나봐요. 제가 까치발을 든 것보다는 조금 컸다고 들었거든요. 그래도 얼추 비슷하니 자랑스러워해도 좋아요.

Ludwik

2024년 08월 04일 14:39

맨박스

@LSW (편지에 대해서는 간단히 까먹고 성낸다.) …시끄러워! 놀리는 거잖아! 나… 나도 180까지는 크고 싶었는데… 물론 지금도 충분히 남자답다고 생각하지만… 네 말대로 나폴레옹도 키는 나랑 비슷했고, 호네커나 레닌도 그렇고… 제길, 그치만 내가 그냥 백인이었으면 더 컸을 텐데… (궁시렁궁시렁… 하다가 뒤늦게 정신차리고 제 품에서도 편지봉투를 꺼낸다.) 어쨌든 내 용건은 이런 게 아니야!… 나도 부칠 편지가 있었어. … …키 갖고 안 놀리겠다고 하면 같이 가 줄게.

LSW

2024년 08월 04일 15:39

@Ludwik (단순하군... 하는 감상을 하며 루드비크가 꺼낸 편지봉투를 흘깃 본다.) 그러니까 안 놀렸다니까요, 대령님. (놀린 거 맞다.) 그런데 누구에게 부쳐요? 어머니께? 아니면 아버지?

Ludwik

2024년 08월 04일 15:58

@LSW (단순하다.) 놀린 거 맞으면서…! 아, 됐어. 같이 가기나 해. (부엉이장으로 먼저 향했다. 뒤를 흘끔흘끔 보는 게, 레아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려는 모양…) 부치는 대상은… 음. 헬렌.

LSW

2024년 08월 04일 16:00

@Ludwik (루드비크의 뒤에서 잘 따라오고 있다.) ...다시 만나요? 그때 그렇게 헤어져 놓고.

Ludwik

2024년 08월 04일 16:10

@LSW (그제야 앞만 보고 걷는다.) 아니, 다시 만나는 건 아니고… (이내 물음에 물음으로 답했다.) …있잖아. 윈필드. 넌 졸업하면… 언제 결혼할 거야?

LSW

2024년 08월 04일 17:16

@Ludwik 글쎄요. (복도에 발소리가 울린다. 계단을 오른다.) 루드비크 당신이니까 솔직히 말하는 거지만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요. 자녀를 보고 싶지도 않고. 그건 내가 다른 사람을 책임지는 일이잖아요.

Ludwik

2024년 08월 04일 21:29

@LSW 남자랑 결혼하기 싫으면, 그럼 여자랑… 아니… 됐다. (한참 뒤 말을 이었다.) 헬렌이 나랑 결혼하고 싶대. 졸업하고 나면 같이 가정을 꾸리자더라. … …남편과 아버지가 된 내 모습이 상상이나 가?

LSW

2024년 08월 04일 21:34

@Ludwik ... ...(누가 보아도 '헬렌이 대체 왜? 어째서? 뭐가 아쉽다고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와?' 하고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Ludwik

2024년 08월 04일 23:24

@LSW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뒤돌아보았다가 그 눈빛과 마주쳤다…) …너도 의문이지? 나도 그래… 대체 왜 헬렌이 나랑 결혼하고 싶어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 같은 게 남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 없는데. (다시 앞만 보고 걷는다.) ‘같은 래번클로’로서 뭐 아는 거 없어?

LSW

2024년 08월 05일 00:08

@Ludwik 음. ...모르겠어요. 가설을 세워보죠.

첫째, 그때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당신을 사랑한다. 글쎄요.
둘째, 당신이 헬렌에게 어떤 식으로든 가치가 있다. 솔직히 이건 아닐 것 같아요. 제가 헬렌이었으면 이건 손해보는 장사거든요.
셋째,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사기결혼의 피해자가 될 예정이다. 제가 알 바 아니에요.
넷째... (이쯤에서 레아의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루드비크는, 보편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되려 눈길 가는 면이 있었지만... 그 눈길 가는 면을 서술하자면, 아집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이 때때로 거울을 보는 듯하여 불쾌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데다 몇 년 안에 죽음을 먹는 자의 주문에 맞아 세상을 뜰 것 같다는 것이 레아의 판단이었다.)

...당신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껴서 남편 노릇을 제대로 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부인이 되고 싶어한다. 첫 번째와는 조금 달라요.

Ludwik

2024년 08월 05일 09:14

@LSW (레아의 가설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어느샌가 도착한 부엉이장의 문을 열며 대답했다.) 네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잘 알겠다… 너의 가설에 대한 내 생각도 말해 줄게.

첫째, 헬렌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 …로신에 관한 걸 아는 눈치였거든. 물론 이젠 관뒀지만.
둘째, 나도 아닐 것 같다는 데 동의해. 난 그냥 쓰레기고 빈대 같은 놈이지. 표도르 카라마조프 알아? 딱 그거라고. 적어도 사적인 면에서는… 그리고 여자들한테는.
셋째, 이게 제일 가능성 있겠네.
넷째, … …헬렌 성격에 안 맞지 않아? …그리고 내가 왜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는 거냐.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몇 년 안에 죽음을 먹는 자와의 전쟁 중 전사할 것이다. 알지만 멈추지 않을 뿐이다. 물가의 어린애가 파도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짓에 불과하다.) …종합하자면 나는 세 번째 가설이 옳다고 생각해. 근데, 그래도… 청혼은 수락할 거야.

…편지나 보내자. 네 것은 누구한테 보내는 거야?

LSW

2024년 08월 05일 22:00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언급

@Ludwik 물론 보통은 결혼을 하는 게 맞죠. 서른이 되기 전에 자식을 봐서 잘 키우는 것도요. 그런데... 스스로가 쓰레기고 빈대 같은 놈인 걸 알고 헬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는데 대체 왜죠? 루드비크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가 될 생각이에요? (그렇게 반문하며 편지를 슬쩍 주머니에 집어넣음으로써... 누구에게 보내는 것이냐는 질문을 은근슬쩍 넘겼다. 반쯤은 이유를 묻고 싶은 것도 있었고. 그런 한편... 러시아의 이름 체계를 전혀 모르는 영국인의 발언이다.)

Ludwik

2024년 08월 06일 00:42

@LSW (‘전쟁 중에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어.’ 그러나 입을 열고 말았다. 왜, ‘대체 왜’인지 스스로가 가장 알고 싶었다.) 다 아는데 나랑 결혼해 줄 여자가 몇이나 되겠어?

… …그게 다야. 어차피 사랑으로 결혼할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결혼하고 몇 년 지나면 사랑이 식는 경우도 많댔으니 다를 거 없고… 하지만… 그렇다 쳐도 내가 쓰레기인 건 맞아. (‘난 결국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청혼을 받아들였다. 남편이 될 거고, 아이를 가질 거다. 전선에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에도. 그리고 어쩌면 평생 스스로를 고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도.’) 하-하. (건조한 웃음소리 다음에 이어진 것은,) … …여담이지만, 기왕 그 소설 속 쓰레기 부친에 빗댈 거면 블라디미르 유리예비치 카라마조프라고 불러 줄래. (자조적인 농담이다. …그는 여전히 자기 자신을 제일 싫어한다.) 그만두자. 편지나 부치자니까… …

LSW

2024년 08월 06일 02:43

@Ludwik ... (레아는 대답 대신 자신의 부엉이에게 다가가며 그의 말에 수긍한다. 하지만 부엉이에게 우편을 맡기지는 않았다. 그저 몸집만 커다란 헛간올빼미의 목을 몇 번 쓰다듬고는 떨어져서- 벽에 기대어 루드비크를 바라본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러시아식 이름 말이에요. 어떤 식으로 짓는 거예요? 러시아인들은 미들네임이 다 비슷해서. 똑같은 걸 돌려쓰나 싶고.

Ludwik

2024년 08월 06일 06:50

@LSW (화제가 일시적으로나마 바뀐 것에 내심 안도했다. 자기 편지에 관해선 줄곧 입을 다무는 레아가 의문스러웠으나.) 이걸 폴란드인에게 물어보는 건 뭔가 싶지만… 너희 영국인은 부칭을 미들네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으니 말해 주자면, 그건 미들네임 같은 게 아니라 아버지의 이름이야. 내 아버지의 이름은 유리니까 난 유리의 아들이란 의미로 ‘유리예비치’가 되는 거지. 유리의 딸은 ‘유리예브나’가 되고. 이걸 너한테도 적용해 보자면… (우뚝 입을 다문다. ‘여자 아니라고 했는데. 그럼 뭐라고 불러야 돼?’)

LSW

2024년 08월 06일 17:41

@Ludwik (루드비크가 말하다 멈추자 그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당신이 여자아이로 태어났더라면 루드비카 유리예브나 칼리노프스키가 되는 거고요? 제 부칭은 이사코비치나 이사코브나가 되려나요. 어감은 전자가 좀더 마음에 드는데 이름과 성까지 보면 역시 후자가... 그보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이름은 윈필드 하나면 족한데. (하며 중얼거린다.) ...어쨌든 편지 보내면 유리 씨 이야기나 다시 해줘요. 오랜만에 듣고 싶네요.

Ludwik

2024년 08월 06일 21:29

성 이분법, 정상성 이데올로기

@LSW 정확히는 칼리노프스카가 됐을 거야. 폴란드에는 부칭 개념이 없으니, 아버지가 붙여 준 러시아식 이름에만 붙고. (대답은 자연스러웠지만 속내는 기묘했다. ‘내가 여자아이로 태어났더라면?… 상상도 안 되고 기분이 이상하다. …그럼 모든 게 지금보다 나았을까, 오히려 별로였을까?’)

…아니, 음. 윈필드.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어. (‘아냐. 사라질 때까지 묻어두어야 하는데. 괜히 헬렌 얘기를 꺼내버려서 파헤치고 싶어졌잖아!… 나는 왜 레아 앞에선 항상 이렇게 굴게 되는 거지?’) … …넌 이사코비치와 이사코브나 중 하나만 고를 수는 없는 거야? 아이작의 아들 혹은 딸이 될 순 없는 거냐고. …다들 그러고 살잖아. 여자는 남자랑 결혼하고, 남자는 여자랑 결혼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그러다가… 죽겠지.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그게 왜 싫다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아.

LSW

2024년 08월 07일 17:03

성 이분법, 정상성 이데올로기

@Ludwik 저도 루드비크에게 말하기 전까지는 그게 당연했어요. 지금도 그게 맞다는 생각이 있고요. 그런데 그냥... 그러고 싶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세상 모든 게 이지선다가 아닌 것처럼요. 이게 오답이라고 해도. (팔짱을 낀다.)

당신이 헬렌과 결혼하려는 걸 나무라는 게 아니에요. 그건 제 알 바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루드비크 당신이 제 아버지의 동료로서 하는 일을 생각해서... 그래서 하는 이야기예요. 사랑해서 결혼해도 몇 년 뒤면 식는다고 했죠. 그렇지 않은 결혼이면 그게 잘 흘러갈 것 같아요?

Ludwik

2024년 08월 08일 11:31

@LSW 그러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림자를 밟듯 레아의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렇지만… 남들 시선은? 엄마가 나한테 실망하면?…’ 헬렌의 청혼에 수락하는 내용이 담긴 제 편지를 바라보았다. ‘내겐 이 길이 최선이다. 난 레아처럼은 할 수 없어.’) …몇 년 뒤의 일은 잘 모르겠어. 지금이 내 개인사가 중요한 시대는 아니기도 하고. 결혼생활이 결국 파탄나더라도… 글쎄, 뭐, 이혼하면 되겠지. 헬렌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는 어떻게든 기르면 될 거고. (안일한 말이다.)

…중요한 건 내가 결혼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야. 결혼하면 어머니도 아버지도 기뻐할 거야, 나한테 실망할 일 없을 거라고. (헛헛한 웃음을 터뜨린다.) 난 그거면 족해… … 무슨 기분인지 알지? 너도 네 아버지를 사랑하잖아. 그러니까… 이해해?

LSW

2024년 08월 08일 17:23

@Ludwik 알죠. 어른들은 자식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말해두자면 저는... 루드비크 당신을 말리려던 게 아니라 좀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란 뜻에서 묻던 거였어요. 그러니까 이해해요.

(루드비크가 그가 말한 방식대로 살아간다면 어쨌든 큰 문제는 없을 테다. 멀리서 본다면 평범한 삶을 사는 시민들 중 하나로 보일 것이다. 스스로가 무리를 겉돈다는 느낌을 받지도 않은 채 맹렬히 앞만을 바라보면서... 그걸 상상하니 어쩐지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 가만 보면 당신은 몸집도 자그마하면서 투우(황소) 같은 면이 있단 말이죠.

편지나 부쳐요, 엘 토로. 슬슬 내려가고 싶거든요. 새똥 맞기도 싫고.

Ludwik

2024년 08월 09일 02:06

@LSW …키 얘기 하지 말자고 했잖아. (허탈해져서 공용 부엉이에게 편지를 건넨다. 부엉이가 날아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 이윽고 아주 조그맣고 억눌린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 …

이사코비치, 넌 편지 부쳤어? …네 말대로 이젠 내려가자.

LSW

2024년 08월 09일 02:10

@Ludwik ('이사코비치'는 편지를 부치지 않았다. 하지만 옷 주머니에 편지를 넣었던지라 빈 손을 들어보이고는, 함께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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