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포크와 손을 한 번 봤다가,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다. 그제야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조금 민망한 것 같다.) 나 혼자서도 포크질은 할 수 있는데. 음, 이 책이 너무 재밌어서 그쪽 테이블까지 돌아볼 정신이 없었네. 내 방학은 늘 그렇듯 끝내줬지. 너는... (아주 짧은 간격.) 잘 지냈고?
@yahweh_1971 그냥 시집인데... 너 시도 읽던가? (고기 요리에 곁들여진 아스파라거스를 쿡 찌른다.) 그래... 머리 스타일도 바꾸고 말야. 헤어 패션은 심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단서지. (짐짓 진지한 척 말을 맺는다.) 푹 쉬었다면 다행이고. 포토푀 먹을래?
@yahweh_1971 '활자가 부족할 때'라, 그 표현 정말 시적이고 진성 책벌레처럼 들리는군. (칭찬이야. 덧붙인다. 수프 그릇에서 야채를 덜어내 당신 앞에 놓는다.) 약간 더 엉킨 정도지. 하지만 이건 가벼운 심심풀이용이라, 머리카락만큼 결정적인 단서는 못 될 걸. (짧은 간격.) 무슨 일 있었어?
@yahweh_1971 최근 들어 몇 시간씩 활자와 춤 연습을 하는 못된 버릇이 들어서. (가이식 농담의 표현은 해가 갈수록 난해해져만 간다. 당신의 대답을 듣고, 역시나 한 번 더 묻지 않는다. 대신 다시 책으로 화제를 돌린다.) 잘 지냈다면 다행이고. 이봐, 유명한 작가는 괜히 유명해진 게 아니더라. 호그와트의 만찬을 마다하게 만들 정도면 아주 훌륭한 심심풀이 아냐?
@yahweh_1971 그러는 너야말로, 도서관 대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결투장을 선택하곤 했으면서? 그건 가이의 방식이지. (고개를 젓는다.) T.S.엘리엇. 호수 물결이 찰싹이는 소리는 호그와트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으니까.(*같은 시 인용) 호수는 있지만 포도와 평화가 없는 곳에서는 이 작가도 나쁘지 않아.
@yahweh_1971 그럼. 쥘이 비극적인 왕이 될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내가 시집을 읽다가 마음이 황폐해져서 라일락 구근처럼 묻힐 일도 없겠지. (감자 요리를 해체하기 시작한다.) 따지자면, 나는 문학을 깊이 좋아하거나 심취한 사람도 아니고 말야. 독서광은 나랑 그다지 어울리는 별명은 아니지, 안 그래?
@HeyGuys
모를 일이지. 쥘의 목소리로 《오셀로》의 대사라면 들어보고 싶은걸. "오, 주인님, 질투를 조심하세요...... 질투는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놀다 맛있게 먹어치우는 잎사귀 빛깔 눈의 괴물이니까요." (애정을 곁들여 가벼이 흉내내곤 웃었다. 식사라면 마쳤다.) 나도 문학광은 아니지만...... 읽을 것이 없으면 문학만큼 좋은 것이 없지. ...... 이런. 정말 독서광처럼 들리네.
*《이아고》인용, 원문: 오, 주인이시여, 질투를 조심하시옵소서. 질투는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며 먹이로 삼는 녹색 눈의 괴물이니까요.
O, beware, my lord, of jealousy;
It is the green-ey’d monster which doth mock
The meat it feeds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