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2일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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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8월 02일 20:54

(식사를 마칠즈음엔 신입생들이 뒤를 졸졸 따른다. 설렁설렁 결원을 확인하곤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 한 명이 비는데? 이봐, (시끄럽게 떠들던 신입생 하나를 가리키고.) 네가 책임지고 찾아와.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1:10

@yahweh_1971 (한 시간쯤 뒤 망토를 깊이 눌러쓴 건장한 몸집의 누군가가 신입생들 두 명을 앞장세우고 천문탑으로 가는 복도에 들어선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2일 21:30

@Finnghal
(남아있는 학생들을 전부 인솔하고- 사라진 둘을 챙기려 다시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걸린 시계를 확인하며 천천히 걷다 셋을 마주치면 눈을 크게 뜬다.) 이봐, 지금이 몇 시인 줄 알아? (뒤늦게 힐끗 보고.) 핀, 고마워. 만나자마자 봉사하는 모습부터 보여주는군.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1:38

@yahweh_1971 길을 모르는 애를 찾으라고 똑같이 길을 모르는 애를 보내면 어떡해. 적어도 고학년을 보냈어야지. (오랜만에도 들어보는, 한순간은 예전 같은 명석한 말씨.) 그리핀도르 4학년들이 지하 감옥에 만들어놓은 휴대용 늪에 피브스가 얘를 던지려고 해서 구속 주문을 썼는데 힘조절이 잘못된 건지 너무 오랜만에 써서인지 뭔가 돌 같은 것처럼 됐어. 나중에 관리인이나 교수가 봐줘야 할 것 같아.

yahweh_1971

2024년 08월 02일 22:16

@Finnghal
아, 상관없어. 평생 돌처럼 떠다니라지. 나였다면 추를 달아 늪에 담가버렸을 거야. (고생했을 신입생들을 툭툭 두드려주곤 기숙사로 들어가는 벽을 눈짓했다. "노크하면 방법을 알려줄 거야. 알아서 들어가.") ...... 어쨌거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네. 지하 감옥은 어쩌다 갔던 거야, 그런 곳엔 학기 첫날이면 소란스러운 것들이 우글거린다고.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2:23

@yahweh_1971 걔 말고 다른 한 명을 먼저 마주쳤는데 친구를 찾아야 한대서 같이 찾아다녔지... (우물쭈물하다) ... 그럼 난 이제 가볼게.

yahweh_1971

2024년 08월 02일 22:58

@Finnghal
(고전하고 있는 학생들을 힐끗 보곤 웃었다. 당신을 향해 가벼운 걸음을 뗀다.) 어디 갈 건데? 곧 밤이잖아. (태연한 투.) 바람이라도 쐬는 거면 가볍게 같이 다녀오자. 오랜만인데, 이봐. 안 반가워?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3:12

@yahweh_1971 ... (뒷걸음질로 몇 걸음 물러나며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젓는다.) ... 넌 더 이상 나 때문에 벌점을 받으면 안 돼, 헨. 그리고 싸움도 하면 안 돼... ...

yahweh_1971

2024년 08월 02일 23:45

욕설

@Finnghal
...... 젠장, 핀. 내가 너 때문에 받은 벌점을 모두 합쳐도 줄리 탓에 작년에 받은 징계완 비교도 안 될걸. (여전히 어조는 장난스럽다. 망설임 없이 이어지던 걸음이 눈앞 몇 걸음 앞에서 멈추면 빤히 보는 대신 자연스레 고개를 돌린다.) ...... 산책이나 다녀오자고. 어때?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3:55

@yahweh_1971 ... ... 어디로? (망설이는 듯 불확실한 목소리로,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 이런 채로 누구에게 '보이는' 건 싫어... ... (그렇게 말하며 마치 그 안으로 사라지고 싶은 듯이 벽에 바싹 붙는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3일 01:10

@Finnghal
눈에 띄지 않길 원한다면 서쪽 탑도 있어. 그림자 속에 숨어서 학교를 구경하는 거야...... 날이 맑으니 호수 너머까지 전부 보일지도 모르지. (몸이 따라 기운다. 벽에 어깨가 탁 닿으면 허물없이 웃었다.) 가자, 핀. 넌 아닐지도 모르지만...... 난 오랜만에 널 만나니 아주 반가워.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01:28

@yahweh_1971 ... ... ... (한참이나 우물쭈물하다가, 주춤거리며 헨을 따라나선다.) 저기, 이건 정말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 ...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런 말이나 웅얼거리고)

yahweh_1971

2024년 08월 03일 14:50

@Finnghal
(걸음이 이어지는 동안엔 입을 다문다. 간간이 손가락 사이로 지팡이를 휙휙 돌리며 익숙한 복도들을 돌아 탑 위로 오른다. 비로소 탁 트인 꼭대기에 다다르면 바람이 밀어닥치고. 자연스레 뒤따르는 이에게 손을 내민다.) 봐. 호수가 다 보일 거라고 했잖아. (잡지 않아도 된다는 양 까닥였다.)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23:39

@yahweh_1971 (거세게 불어닥치는 바람에 망토가 뒤로 젖혀지고,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여기저기 변색된 피부와 아가미가 드러난다. 바람을 막기라도 하려는 듯이 양팔을 교차해 이마를 가리고.) 달이 밝아... ... 다 보일 거야. (고개를 떨군 채로, 바람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4일 03:13

@Finnghal
달이 밝으면 좋은 거지. 경치가 잘 보일 거야. (망토를 훌쩍 벗었다. 까맣게 흘러내리는 천을 바람을 빌려 펼치곤 당신의 머리 위로 둘러덮는다. 그림자가 머리를 푹 덮도록 이마 위로 팔 부분을 감아 매듭을 꽉 조였다.) 그림자를 원한다면...... 그래, 이제 편안해? (셔츠만 덜렁 걸친 팔을 가볍게 쓸어내리곤 물러선다. 뒤론 이어져 펼쳐지는 학교의 전경.)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03:19

@yahweh_1971 ....... (입을 다문 것인지 바람에 묻힌 것인지 대답은 들려오지 않지만, 헨이 씌워준 망토를 손으로 꼭 잡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다. 금지된 숲의 우듬지를 하얗게 달빛이 덮고, 검은 호수는 조각난 윤슬에 덮여 있다. 몸을 조금 움츠리며, 조그맣게) ... 이러면 네 옷에서 냄새가 날 텐데.

yahweh_1971

2024년 08월 04일 18:36

@Finnghal
상관없어. 바람이 불잖아. (그러나 불지 않아도 상관없긴 매한가지다. 시선은 그제야 부드럽게 어두운 풍광을 향한다. 그러나 진실로 달빛이 밝은가?) ...... 이봐, 핀. 이제 널 리버풀의 바다로 초대하는 건 힘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년이 남았잖아. (사이.) 부디 우리 친애가 건재했으면 좋겠어. ...... 어려울까?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19:11

@yahweh_1971 ... 말이 나와... ... (시선을 떨구고 고개를 숙인 채 우물거린다.) ... 반장이잖아. 나랑 다니고, 애들하고 싸우고, ... ... ... 가 평판이 나쁘면 성적이 좋아도 문제될 수 있댔어. (바람 소리 탓인지 발음 탓인지 주어가 불분명하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5일 02:34

@Finnghal
어쩌라고? 내 평판이 너보다 좋을 것 같진 않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등을 걸친다.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자 발끝에서부터 섬뜩한 감각이 내달렸다. 그러나 이것은 즐길 만한 정도라.) ...... 뭐하러 날 걱정해? 아무래도 상관없어. 이곳은 내가 사랑하는 학교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일년뿐이고...... 어쩌면 우정의 시효도 비슷할지도 모르는데. (말은 무겁지 않게 떨어진다.) ...... 어울려줘. 자, 옷값으로 부탁할게.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2:46

@yahweh_1971 ... 꼭 일 년 후에는 어디로 떠날 사람처럼 말하네. (물끄러미, 금방이라도 아래로 추락할 것만 같이 위태롭게 몸을 걸친 헨을 넘겨다본다.) 넌 이 세계를 개혁하려던 게 아니었냐.

yahweh_1971

2024년 08월 05일 04:27

@Finnghal
굳이 떠난다면 전쟁의 눈으로겠지. (바람에 셔츠깃이 팔락인다. 상상하듯 고개를 든 곳엔 하늘이 있다.) 무슨 소린지...... 하하. 난 아무 데도 안 가. 하지만- 일 년 뒤에 우릴 학생으로 묶던 구속이 사라진다면, 넌 얼마나 많은 우정들이 영속할 수 있을 것 같아? (뜸.) 난 모르겠는걸.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5:57

@yahweh_1971 (교복 셔츠가 펄럭거리는 모양이 꼭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려갈 종이연 같다고 생각한다. 헨 홉킨스는 언제나 가벼웠지, 바람이 불면 훌쩍 날아갈 것처럼. 사실은 부서져도 끊지 못할 것으로 단단히 속박되어 있으면서. 몰아치는 바람으로부터 한 눈을 가린다.) '그들'은... (그 발음은 어딘가 쓸쓸하다, 사실은 '우리'라고 하고 싶었던 사람처럼) ... 전투에서 등 뒤를 맡기고, 식솔의 목숨을 의탁할 수 있는 상대만을 '친구'라고 불렀어. 나는 그래서 어디서나 그런 줄만 알았어... ... (이 곳의 '우정'은 쉽게 맺어지고, 쉽게 깨어진다. 하얀 물거품처럼 부드럽고 허망하게. 혹시 그 연약함을 '영혼'이라 부르던가.) 여기에 처음 왔을 무렵엔. ... ... 우습지. (일그러진 입가는 본래의 뒤틀림이 더해져 우는지, 웃는지를 알기 어렵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5일 19:48

@Finnghal
(당신의 말은 그가 영영 이해하지도 가지지도 못할 것을 그린다. 영원한 우정, 서로를 기꺼이 속박하는 관계. 그네들의 것이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교인이 아닌 마법사라서인지, 그저 믿음이 부족한 어느 개인에 불과해서인지.) 이곳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지. 영원불멸한 우군이 되어주고, 뒤를 내어주는 우정도 이 사회 어딘가엔 존재할 거야. 네가 말하는 존재들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그건 멸족되지 않았어...... 그들의 죽음이 그들이 사랑하던 가치에 대한 소멸은 아니야. (그러나 그는 확신을 더욱이 실을 수 없다. 내가 당신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지 못할 걸 알아. 그러니 이것은 증빙될 수 없지만.) ...... 네게서 전해듣는 '그들'을 존중했어. (하늘에 몸을 걸쳐, 처음으로 진중하게 내어두는 말.) 유감이야, 핀.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20:01

@yahweh_1971 (창문틈으로 새어들어온 달빛에 하얗게 물기가 반들거린다. 당신이 만들어준 두 겹의 그림자와 바람이 만들어준 소리의 장막 아래서, 그는 조용하게 울고 있다.) ... 모두가 그렇게 말해줬다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나는 누구에게 화를 내면 좋은 걸까. ... ... 이제 어디로 가야 해? (그 막막하고 애처로운 반문은, 거의 토로에 더 가깝게 들린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6일 01:39

@Finnghal
화낼 대상을 정하는 건 너야. 네가 갈 곳을 정해야 하는 것도 네 몫이지. 난, 친애하는 네 친구들은- 다만...... 그저 네가 가는 곳을 지켜보는 거야. (말은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난간에서 훌쩍 몸을 떨치자 무게 중심이 어지럽게 쏠린다. 언젠가 무도회에서의 동작마냥 손을 내밀곤 웃었다. -잡아주리라 기대하진 않지만.) 우리가 아주 가까우며 애틋한 사이라 거짓말하진 않겠어. 하지만 난 인간의 우정으로 널 친애해...... 그러니 원하는대로 해. 오래 절망하고 고민하곤 일어나는 거야. 뭘 하든 비난하진 않을게. (숨을 얕게 들이마신다.) 이게 내가 사랑하는 우정이야.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03:33

@yahweh_1971 (머뭇거리지만, 차마 그 손을 잡지 못한다. 당신의 말, 당신의 생각 그대로... ... 어쩌면 지난 6년 내내 그래왔듯이. 당신들은 서로에 대해 짐작하면서도 거리를 두었고 그 거리에 존중이라는 이름을 부여했고 그러므로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손을 잡는 상대가 될 수 없었고... ... ... 그렇지만, 정말로 그럴까.)

... 비난은 좀 해... ... (헨 홉킨스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그는 어딘가 먹먹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개혁'이라는 낱말을 볼 때마다 발길, 눈길을 멈추고 당신의 악몽 속 닫히지 않는 어떤 입술을 떠올릴 것이다. 흐린 하늘이 유난히 광활하게 펼쳐진 정오마다 구름 아래 하얗게 활공하며 나부끼는 연을 그려볼 것이다... ... 한없이 가벼운 듯 숨막히게 무거운 어떤 오연함을, 톡 쏘는 듯한 건조한 농담들을 생각하며 문득문득 속절없어질 것이다.)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03:33

@yahweh_1971
... 비난해. 화를 내. 아예 한 대 후려패. ... 내가 이 몸으로 뭔 재주를 부렸는진 몰라도 비난씩이나 받을 만한 뭐라도 해낸다면... 두들겨패서라도 정신이 들게 해. (그러니 그에게 남은 것은 우군도, 보루도 아닌 풀 수 없이 뒤엉킨 실뭉치 같은 마음 한 구석의 상흔뿐이라.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문질러 닦으며, 애를 써서 웃어보인다.) ... 내가 아는 '우정'은 그래. (이 모르는 세계에서 말하는 '친구'란... ... '사랑'이란, 때로는 그런 것이었으므로...)

yahweh_1971

2024년 08월 06일 21:14

@Finnghal
원한다면. (손은 또다시 허공을 움킨다. 그러나 이것은 무의미한 지표에 불과하다. 그는 당신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말이 맺어짐에 따라 웃을 뿐이다. 터져나온 숨은 흩어진다.) 하지만, 네가 원하는 우정이 올곧음이라면- 그렇게 귀한 가치라면...... 어울려주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넌 좋은 애야. 네 정의를 따르고, 가치를 관철하며 절망하더라도 널 해하지. (그것은 나와 전혀 다르다. 너무나도 대척의 모습에 동경하지조차 못할 만큼. 당신이 따르는 기준은 물아래 존재들의 것일지 몰라도, 그것은 인간의 것과 달리 숭고하며 물처럼 맑으므로......) 난 네게 *교인의 친구*가 되어줄 수 없을 거야...... 난 널 곤죽이 되도록 떳떳하게 두들겨 팰 인간으로 자라진 못할 것 같거든. (아마 시도한다면 배로 얻어맞게 될 것을 자처하더라도.) ...... 그래도, 반대는 허락할게. 네가 내게 네 우정을 가져준다면.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넌 불멸하는 내 친우일 테니까.

Finnghal

2024년 08월 07일 02:04

@yahweh_1971 뭐야, 그게... (그 자신조차 생각한 적 없던 경칭은 한참이나 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이해할 수 있었고, 이해한 순간엔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아, 정말이지, 그것이 이 세계에서 그들의 이름이었더라면, 만인이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면.) ... 그건 너 자신에 대한 설명이잖아. 나는 정의나, 가치 같은 건 몰라. 하지만 넌... ... (그랬다면 적어도 그들의 죽음이 이토록 무가치하지는 않았으련만. 표정을 가다듬고 젖은 얼굴을 손으로 두어 번 쓸어내렸다. 애써 만든 웃음과도 같은 가벼운 농담조로.) ... 말하자면, 세상을 쳐부수고 새로 만들겠다는 녀석 아니냐. 그런데 나 따위한테부터 얻어맞아서 어떡할 거야.

yahweh_1971

2024년 08월 07일 14:19

@Finnghal
(그런 것을 모른다는 것까지가 당신의 완성인 것이다. 그는 생각하되 내뱉지 않고. 그저 표방과 진실의 차이에 대하여 사유하며......) ...... 날 얼마나 납작하게 두들길 생각이길래 그런 걱정부터 하는 거야? 목표가 원대하다면 당연히 '원대하게' 엇나가기도 하겠지. 원망받을 일도 많아질지도 모르고. 그런 날이 온다면...... 네 외면보단 원망을 받고 싶긴 해. (그래도 괜히 아파오는지 뒷목을 쓸어만진다. 경칭에 대하여선 어떤 감상조차 가지지 못했으므로 당신의 허망함을 알 리 없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그것은 그저 한 종족을 존중하는 당연이라.) ...... 그래도 네 손은 좀 매운 편이라...... 기왕이면- 내가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만 아니라면- 부디 지팡이로 대화해주겠어?

Finnghal

2024년 08월 07일 17:53

@yahweh_1971 너는 항상 포부에 비해 몸이 약했지. ... ... 하지만 그런 문제라면 넌 아주 먼지가 될 때까지 두들겨도 절대 굽히지 않을 거잖아. (다시금 웃음을 터뜨린다, 가볍고 허망하게. 함께 건너온 시간들이 이제는 아득히 멀게도 느껴지는 까닭이다. 심해에 가라앉은 장소들처럼... ... 콧등이 시큰거렸다.) 내게 원망받을 일을 할 거야, 헨?

yahweh_1971

2024년 08월 07일 18:11

@Finnghal
널 마주 두드리려 들 지도 모르지...... 난 종종 오만해지기도 하니까. (말은 이어지는 물음에 멎는다. 그러나 대화를 이곳까지 끌어온 것은 그였다. 내가 감히 널 파헤쳤으니.)
...... ...... 그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흘러가듯 답했다. 잠시 입매를 매만지고, 지독하게 청연한 청색으로 당신을 보았다가.) 그래도 널 친애할 거야. 어쩌면 이건 영원이 될 수도 있겠어.

Finnghal

2024년 08월 07일 18:41

@yahweh_1971 (세계를 관통할 것만 같은 빛깔이다. 종종 그 눈이 불러일으키던 상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선연하게 떠올랐다. 아직 어깨가 굽지 않았던 그였다면 또 혼자 손해 보는 짓은 그만두라고 일갈했을 터인데. 그는 이미 취약했고, 고독했고, 절벽 끝에 몰린 기분이어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 그러지 않아도 너를 비난하지 않을게. (그래서 그가 끌어낼 수 있는 최선, 최대는 고작, 사실은 성립하지도 못할 서약이다. 어떻게 그가 그럴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스스로의 주박으로 업고 있는 요령없고 미련한 그의 친우는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고, 그를 상처입힌 것 이상으로 상처입어 있을 텐데. 그러니까 이것은 기만적인 몸짓이다. 놓아주는 척하면서 놓지 못한다.)

yahweh_1971

2024년 08월 07일 21:32

@Finnghal
(*그럼 우리는 영영 네가 생각하는 우정이 되지 못하겠네.* 그는 생각하되, 발화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쩌면 당신의 호의 앞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비비틀렸으며 음울한 사람이라. 이러한 감상을 가지고야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우정은 내 친애의 방식으로 남겠구나. 그러나 그것은 슬퍼할 일만은 아니므로.) 그럼 약속해주는 거지? 더 이상 피하지 않는 거야. (사이. 시선은 자연스레 거두어진다. 언젠가부터 당신이 또렷한 시선을 무서워하고 있음을 짐작한다. 내가 예외가 되리라- 그것까지 자신할 수는 없지.) ...... 외로웠단 말야. 넌 내 몇 안 되는 룸메이트잖아. (장난스레 투덜거리고,) 같이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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