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2일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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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0:31

(입학식이 끝나고 연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일어나 연회장을 벗어난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2일 21:12

@Finnghal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잠시만요, 다녀올 곳이 있어서요"- 당신의 뒤를 후다닥 따라간다. 어디를 가는 걸까? 검은 호수? 혹은 기숙사 휴게실?)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1:15

@jules_diluti (금지된 숲으로 진입하기 한 발 전, 아슬아슬한 언저리에서 멈춰섰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2일 22:39

@Finnghal (나의 인기척을 알아차렸을까. 아무래도 그랬겠지. 전투에 익숙한 쪽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다.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 발짝 내딛으며 부드럽게 부른다.) 이 시간의 숲은 위험해요, 핀갈.

Finnghal

2024년 08월 02일 22:49

@jules_diluti ... 너에게는. (어둠 속에서 망토를 쓴 형체가 대꾸한다.) 이 정도면 주위는 문제 없이 보여... ... 나는. (고개를 숙이고)

jules_diluti

2024년 08월 03일 00:16

@Finnghal (아, 시선이 문제인가. 일부러 고개를 돌려 하늘을 응시한다. 별들이 무심하게 빛나고 있는 밤의 장막. 발끝으로 땅을 톡, 건드리고.) 네, 아무것도 안 보여요. 그러니까 편하게 계셔도 돼요. ... 아직 방법은 못 찾으신 거죠? 검은 호수의 물은 도움이 되지 않나요?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00:26

@jules_diluti 도움, 돼... (그로서는 짐승이 보이면 피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쥘이 시선을 피해주면 숨소리가 약간 편해진다.) ... 호수가 없었으면 죽었을 것 같아. ... 아마도 그랬을지도 모르지.

jules_diluti

2024년 08월 03일 00:44

@Finnghal 으음, 그렇구나. 하지만 민물이라 그런지 해수만큼은 못한가 봐요. 핀갈이 머무를 수 있는 바다가 생기면 좋을 텐데. (당신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역시 어렵겠죠, 거의 모든 바다는 머글 정부의 관리 아래 있으니까. 그래도 핀갈 한 사람 정도면 어떻게 가능할지도 몰라요...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01:00

@jules_diluti ... 그건, ... ... (고개를 세게 저으며, 조금 빠른 말씨.) ... 의미없어. 고향이 고산이라고... ... 홀홀단신으로 산에 올라가서... 살 수 있는 게, ... 아니잖아. (무릎에 얼굴을 푹 파묻는다.) 아무리 강해도 바다에서 혼자서는 못 살아... ... 그 정도로 강한 녀석은 없어. (그것이야말로, 이 사납고 호전적인 존재들이 기어이 무리를 짓는 이유였으니)

jules_diluti

2024년 08월 03일 01:44

@Finnghal ...그러면. (날리던 꽃비, 기름띠에 뒤덮인 바다. 애도의 노래와 죽어서 떠다니던 동물들을 떠올린다. 당신이 무릎에 얼굴을 파묻어서 자신을 보지 못하게 되자 비로소 시선을 당신에게로 돌린다. 부드럽게 채근하는 목소리는 당신에게 남은 선택지를, 갈림길에서 택할 수 있는 골목을 탐색하라는 듯 하다.) 남은 일족은 없어요? 하나도?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01:55

@jules_diluti ... ... 모르겠어. (가까스로 눈물을 참는 듯한 목메인 음성. 그 날 거기에서 함께 묵념해주었음이, 아마 그가 드물게도 이 다정한 후플푸프만은 피하지 않고 의지하는 이유일 것이다.) 원정을 갔다거나... ... 이런저런 이유에서, 군락을 떠나있었다면 살았을지도... ...

jules_diluti

2024년 08월 03일 12:15

@Finnghal 아, 아이고. 울지 마세요. 핀갈이 울면 제가 슬퍼요. 피부를 상하게 할까 걱정만 안 되었더라면 등이라도 토닥여 드리거나 안아드렸을 텐데... (안타까운 음성이다. 사실 살갗의 상태보다 큰 이유는, 당신이 그런 접촉 시도에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지만.) 괜찮아요. 그건 핀갈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일단 한숨 돌리고 생각해 보면 되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좀, 화가 나는 것 같아요.

Finnghal

2024년 08월 03일 23:36

@jules_diluti ... ...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감싸안은 팔에 핏줄이 서도록 힘을 주고, 있는 힘껏 눈물을 참고 울음을 삼키듯이 잠깐 몸을 떤다. 지금도 나고 있을 냄새에 대해, 쥘도 그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이길 수 없는 것은, 화내도 소용없어... ... (중얼거리며, 쥘의 말을 다소 잘못 해석한 듯한 대답을 흘린다. 아마도 예언자일보의 기사, 혹은 그 전후로 두드러지기 시작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한 것 같은.)

jules_diluti

2024년 08월 04일 11:57

@Finnghal 하지만 핀갈, (목소리가 융단처럼 부드럽다. 당신은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 같이 몸을 떨고 있어서. 손가락 하나라도 댔다간 그대로 붕괴해버릴 것 같아서. 그것은 기반을 빼앗기고, 존엄을 박탈당하고, 갈 길을 잃은 자의 울음인지라. 그는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히 선택해 말에 힘을 준다.) ...화내지 않으면 안 돼요. 당신도 이제는 알겠지만, 인간이란 결국에 사회적인 동물이라... 늘상 무리 안에서 찍어누를 약자를 찾고 있어요. 얕잡고, 무시하고, 배척할 수 있는 존재를. *그래도 되는* 존재를. 화내지 않는다면 그래도 된다고 허락하는 꼴밖에 안 된다고요. 그럼 상황이 악화될 거예요... 그걸 바라는 건 아니잖아요. (눈을 감았다 뜬다.) 저는 화내는 일이 몹시 드물지만, 그건... 제가 자리를 위협받은 적 없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전 필요하면 화낼 거예요.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18:39

@jules_diluti ... 화내면, ... (두려움이 엄습하자 떨림은 오히려 얼어붙었다. 캄캄하고 싸늘한 구덩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목소리.) ... 화내면, *죽여도 되는* 것이 될 거야. ... 나는 알아... (무리사냥은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보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은 그가 사냥감이다.) ... *이렇게는* 죽고 싶지 않아. 쥘, 나는... ... (말을 맺지 못하고, 끌어안은 몸을 힘껏 웅크렸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4일 20:02

@Finnghal 아뇨, 그렇지 않을 거예요. 당신을 보호하려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수많은 시선, 수많은 손가락질과 수많은 목소리, 지금은 그게 두렵겠지만, 그리고 당신의 살갗과 냄새와 아가미 어느 것 하나 신경쓰이지 않는 게 없겠지만. (목소리에 차차 힘이 들어간다.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쪼그려 앉는다. *시선*. 한 쌍의 금색 눈이 당신을 곧게 마주한다.) 우리 학년에, 당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은, 정말 많아요. 당신은 유능하고 강한데다 우리의 친구고, 또, 무엇보다... 사람이잖아요. 사람이라면 그렇게 홀로 죽어가게 둘 순 없는 거예요. (숨을 들이마신다.) 그런 자들이 있다면 그건 사람으로 볼 수 없겠죠. 결론은, 당신을 보호할 방법을 찾을게요.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20:17

@jules_diluti (‘하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인간만이* 하는 짓인데.’ 한 쌍의 금빛을 바로 마주보지 못하고 곁눈질하는 노란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다.) ... 무리야... ...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에서조차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은 한없이 약했다. 하물며 그것이 타인이라면... ... 타자라면.) 불사조 기사단과 그들의 친구들이 전부 나서도 무리야, 그런 거. (‘심지어 마법부가 그들 편이어도, 머글 태생 마법사 전체의 문제가 되어도 전쟁을 지네, 이기네 하는데... ...’) ... 너희가 (‘우리가’,)... 마법 세계 전체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어. (그런데 그를 징그러운 이물로 여기는 것은 죽음을 먹는 자들만도, 심지어 혈통주의자들만도 아니었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4일 21:58

@Finnghal 당신을... 지금의 상태 그대로, 마법 세계의 평범한 구성원으로 삼는 일은 어려울지 몰라요. 백 명이 존중해도 한 명이 돌을 던지면 아픈 게 차별이니까. 하지만 목표치를 줄여서, 한 발짝씩 나아간다면... 살아갈 방법은 분명히 존재해요. (시선을 당신의 이마에서 뺨으로, 뺨에서 아가미로 미끄러뜨린다.) 폴리주스 약을 마셔서 타인으로 살아가는 방법도 있어요. 혹은, 당신이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땅과 바다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죠. 그것도 싫다면 권력과 상징을 줘서 사람들 위에 높이 세울 수도 있을 거예요. 당신이 존중받지는 못하더라도 경멸당하진 않도록. 사람들이 당신을 이렇게 대하지 못하게. (눈을 감는다. 숨을 소리내어 내쉰다.) ...죄송해요. 제가 감정적이었네요. 그냥... 어떻게 협상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Finnghal

2024년 08월 04일 23:16

@jules_diluti ... ... 의미 없어, 나 혼자를 어떻게 해도... ... (떨릴 듯이 호흡이 흐트러진 목소리에, 물끄러미 뒤돌아보며 저도 목소리가 한풀 낮아졌다.) ... 내가 세상에서 가장 권세 있는 사람으로 행세하고 모든 사람이 나를 떠받든대도, 내게 세상 모든 바다를 준대도 나는... ... (다시 떨리기 시작한 제 한쪽 팔목을 다른 쪽으로 붙잡는다.) ... 나는 거기에 들어가지조차 못할 텐데. (고개를 돌리고, 잠깐 감정을 가다듬는 듯 숨만 느리게 쉰다.) ... ... 미안해, 쥘. 마음써주고 있는 거 알아. 아는데... ... (아가미 없는 생물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해로 가라앉아간다면 이런 기분일까. 터무니없이 거대한 무언가에 깔아뭉개져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01:25

@Finnghal (당신을 물끄럼 바라본다. 이 순간 두 사람의 눈은 그리 다르지 않다. 인간의 눈은 짐승의 눈이고, 짐승의 눈은 인간의 눈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엄중한 목소리.) 나는 당신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몰라요. 미처 다 헤아릴 수 없죠. 그렇게 살아본 적 없으니까. 그런 육신에 갇혀본 적 없으니까. 의아한 건 이거예요. 감정이란 소용없다 해서 참아야 하는 게 아닌데, (숨소리.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왜 화조차 내지 않지? 왜 억울하지 않지? 울면서 발이라도 구를 텐데. 그렇게 분노할 힘도, 용서할 여력도 없이 살 셈인가. 죽을 용기도 살 용기도 없는 채로 언제까지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린다.) 분하지도 않아요, 핀갈 모이레 모레이?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1:57

@jules_diluti ... ... '누구에게' 분하란 건데, 쥘 린드버그? (어둠 속에 웅크린 인형이 그를 향해 홱 돌아앉는다. 노랗게 빛나는 두 눈이 불타오르는 것만 같다.) 머글들에게? 여기서 그러면 모르가나 가민의 추종자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잘 알았어. 마법사들에게? 마법사들 틈바구니에서 홀홀단신으로 그것 참 제정신인 짓이군. 인간 종 전체에? 그렇게 말하는 너도 인간이잖나. 아니면 '착한 인간들만 빼고 책임이 있는 인간들에게만 분노해라'라고 말할 셈이냐? 애초에, 젠장, 아무도 책임을 지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없는 일로 누구한테 책임을 물으란 거야! (그는 실제로 발을 구르고 있지 않지만, 높아질 대로 높아진 언성은 거의 그러는 것처럼 들린다.) 대답해봐! 내가 '미워해도 되는' 상대가 지금 여기에 누가 있냐고!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09:21

@Finnghal (아, 처음이다. 처음으로 당신이 눈을 마주하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느끼는 것은 일종의 안도감. 턱을 치켜들며 말을 잇는다.) *세계에!* 인간 종 전체에. 절 포함해도 좋으니 모든 이에게. 그들에게 실제로 책임이 있든 없든, 책임지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죄를 물으세요! 이대로면 당신은 허공에 녹아서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고요. 그러길 바라는 것처럼 보이고요.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에요! 누가 자신에게 침을 뱉으면 생존을 위해 참고 참을지언정 속에 타오르는 일말의 분노는 있어야 해요. 그래야 살 수 있어요. 우리는 기쁨만큼이나 분노로 살아가는데... ... (그는 비로소 슬픈 낯이 된다. 목소리가 사그라든다.) 당신은 필요한 사람이고, 화낼 자격이 있어요, 핀갈. 나에겐 지금 여기서 화내는 당신이 올해 중 제일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 ...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9:50

@jules_diluti ... ... 아, 아하, 아하하하.... 하하하하하! (쥘의 열변을 지켜보며 눈이 휘둥그레해져 있다가, 잠시의 숨죽인 정적이 지나가자 갑자기 손톱으로 철판을 긁는 듯한 듣기 싫은 소리로 낄낄대고 웃기 시작한다.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앞으로 반쯤 엎어져, 한 팔로 지면을 짚고 다른 팔로 비스듬하게 몸을 지탱하고는 호흡을 고른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조금도 웃지 않는 얼굴로.) ... 분노가 없다고, 내가. 농담하는 거겠지. 허공에 녹아 사라져? 정말, 그게 사실이었으면 내가... ... 내가 이 고생을... ...

(몸을 일으키며 더듬더듬 지팡이를 꺼내들고, 허공을 향해 치켜올린다.) 버밀리우스.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09:51

@jules_diluti
(작은 불꽃을 쏘아보낼 뿐이었을 터인 소소하기 짝이 없는 주문이 떨어진 순간, 지팡이 끝에서 거의 불화살처럼 보이는 위협적인 불기둥이 밤하늘을 향해 발사되어 날아간다. 꺼지지 않는 피 같은 붉은빛이 작아지고 작아지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팡이를 머리 위로 꼿꼿하게 들어올린 채 그것을 응시하며 미동하지 않는다. 마법의 여진마저 가라앉을 때에야, 아주 천천히 팔을 내리며 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봤지, 이게 지금... ... 이게 지금의 나야. 내가 화를 내면, ... ... 화를, 내기 시작하면. (그 말만으로도 목이 턱 막히는지, 이를 악물고 목울대가 일렁이도록 무언가 내려삼킨다.) ... ... 나는 그 화에 깔려서 죽어.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13:59

@Finnghal (단신으로 낼 수 없을 법한 화력의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 마법은 공기를 떨리게 하는 지진에 가깝다. 겁을 먹었는가? 아니다. 몹시도 아름답고 찬란한 것, 그래서 매료될 수밖에 없는 존재를 목도한 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어 인간의 아들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깔려서 죽는다고요? 아뇨, 아뇨, 아뇨. 당신은 눈부시게 빛날 거예요. 마법사 십수 명이 달려들어도 낼 수 없는 위력을 단신으로 내고 계시잖아요. 핀갈, 핀갈... ... 답이 있어요. 협상의 카드를 찾았다고요. (당신에게 달려들더니 두 손으로 당신 손을 붙잡는다. 얼굴을 가까이 하고 웃는다.) 방금 그 마법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르시는 거예요? 사람들은 당신을 *필요로* 할 거예요. 결국엔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걸 이용해요. (뜸.) 그 방법 외엔 무엇도 당신을 구해줄 수 없을 거예요.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18:14

@jules_diluti (쥘의 눈빛은, 그의 흥분은, 거의 환희에 찬 만면의 웃음은 핀갈 모이레가 상정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사실 그것은 그가 *이해할 수 있는* 반응조차 아니었다. 당황해서 더듬거리며) 뭐, 뭐야, 왜 이래.

힘 쓰는 일이라면 벌써 찾아봤어. 샅샅이. 온갖 가지로. 오러, 경호, 심지어는 괴수 퇴치나 용사냥까지 알아봤다고. 내가 지금 이 상태로, 이런 몸에 이런 마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데도 없어. 아니, 애초에 채용이 금지된 일이 태반이라고.

너, 너 아무래도 지금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내가 갑자기 너무 화내고 무섭게 굴어서... ... 안 그럴 테니까 진정 좀 해봐. (본인이야말로 혼란에 가득차 쥘에게서 몸을 빼면서, 제 축축하고 차가운 손을 붙잡은 열기를 띤 두 손을 떼어내보려 애쓴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22:13

@Finnghal 그런 곳에서 일할 생각을 하시면 어떡해요. 그 사람들은 당신의 가치를 몰라요. 당신을 약자라고 생각하고, 설령 일자리를 주더라도 가장 험한 사지로 밀어넣기 일쑤일 거예요. 당신이 받아 마땅한 인정이나 존경 없이.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낸다. 당신이 손을 빼내려 한다면 그렇게 하게끔 놓아준다. 숨을 고르고, 흥분을 가라앉힌다. 이어진 말은 보다 침착하다.)

저는 완벽하게 제정신이고, 단지 약간 들떴을 뿐이에요. 제 말 들으세요, 핀갈. 믿을 만한 친구를 알고 있어요. 그 사람에게 말해볼 테니까, 한 번 일자리를 주선만 받아 보시는 거예요. 네? 대신에 만남이 성사되면 그렇게 위축되는 대신 동등한 거래를 하는 자세여야 해요. 당당하게. 왕의 자손처럼. 그리고 당신이 요구할 걸 정해두도록 해요. 저를 위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 한 번만요. 부탁이에요.

Finnghal

2024년 08월 05일 23:50

@jules_diluti 그야 나로서는 뭐라도,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보겠지만, 해봤지만... ... (쥘의 말은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게 좋았기 때문에 그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한두 걸음 더 뒷걸음질친 채로, 이 갑작스러운 흐름의 전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당혹스러워하며 몇 번이고 쥘의 상기된 얼굴을 뜯어본다. 그러나 거기에는 도피적인 허위도, 기만적인 격려의 기색도 없고, 단지 순전한 확신이 빛나고 있어... ... ‘너는 알고 있다는 말을 하는 거야? 이 가차없이 메마른 세계에서, 누구도 모르는... ... 해로운 괴물이,’)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 ... 너는, ... ... 여기에 그런 게 존재한다는 거야? (어순도 격도 죄 엉망진창으로, 차라리 비아냥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6일 11:20

@Finnghal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마법 정부는 사고를 수습하고 인어 군락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줄 여력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건 '만약'에 불과한 문제죠. 제가 아는 건 이거예요: 전쟁이 일어났기에, 바다와 땅의 경계가 뒤섞이는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희망이 필요하고, 힘이 필요해요. 그걸 이용하면 당신의 설 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이번엔 억지로 당신의 손을 부여잡으려 들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내민다. 당신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제안처럼. 시선은 여전히 곧게 당신을 헤집는다.) 네, 확신을 담아 약속합니다. 제가 당신이 갈 수 있는 곳을 알려드릴게요. 그건 분명 존재하니까요.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21:35

@jules_diluti 그러니까, 오러는 진작 알아봤대도... ... (미심쩍은 듯 웅얼거리면서도, 그는 이번에는 그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물에 빠진 사람이 내밀어진 밧줄을 잡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그 반대도― ‘절박해서 앞뒤도 수단 방법도 못 가리는 지경에 떨어진 사람에게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지나칠 정도로 반가운 소리를 해오면,’ 그의 마음속에서 이 모든 붕괴와 파란 속에서도 변함없이 명철하게 남은 일부가 경고한다. ‘그건 십중팔구 재앙으로 가는 문이야. 멀쩡하고 건실했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어둠의 마법에 빠져드는 거야.’ 아, 하지만 지혜로운 옛이야기 속의 어리석은 인물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지금의 그에게 현자들의 가르침은 너무 멀고, 모호하고, 추상적이었던 반면 그의 곤경은 당장 여기서 구체적으로 그의 살갗을 잠식하며 그를 갉아먹고 있었다.)

Finnghal

2024년 08월 06일 21:36

@jules_diluti (더군다나, 그 쥘 린드버그였다. 쥘 린드버그. 그는 상냥하고, 다정하고, 오러인 누이를 두었으며... ... 인간들이 그렇게도 상찬하는 애정과 공감의 미덕을 학교의 누구보다도 넘치게 가지고 있었다. 부고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 존재들을 기꺼이 함께 애도해줄 정도로― 그가 간교한 유혹자 역할을 하는 상상은 너무 터무니없어서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그건 지금, 이 곳과는 다른 세상에서 벌어진 이야기야.’ 그는 머리속의 자신에게 반론했다. ‘그가 설령 의도치 않게 무슨 나쁜 것의 영향권에 들더라도, 그에겐 어둠의 마법사와 싸우는 전사인 보호자가 있어.’ 무엇보다, 뭐가 잘못되더라도 지금보다 나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 ... 어느 정도 요구까지 할 수 있을까?

(그는 머뭇거리다 내밀어진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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