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주워먹으며 기숙사 배정식을 보고 있다. 지금 먹어둬야 한다. 왜냐하면, 곧 있으면 이 평화는 깨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핀도르에 온 걸 환영해! 우리 기숙사는 동쪽 탑에 — 오, 거기 안경 낀 친구는 벌써부터 왜 우니? 어...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알겠어, 그... 초콜릿이라도 먹을래? (설명해야 할 것은 태산이고,) 우리 기숙사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아니, 테오? 시어도어 밀러! 학기 첫날부터 지팡이 빼들고 싸우지 마! 지금 멈추지 않으면 10점 감점할 거야! 니콜, 너도야. 얼른 그 반짝이 폭탄 집어넣지 못해?! (지팡이를 겨누고 장난감을 꺼내드는 후배들을 말리다 보면, 저녁 식사를 즐기지 못하게 된 것이 벌써 올해로 3년째! 전쟁 속에서도 어린아이들은 여전하고,
힐데가르트는 이것이 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9월이라는 감상에 잠길 새도 없다.)
@2VERGREEN_ (당신 옆으로 터벅터벅 걸어와서는 소매를 당긴다.) 도와드릴까요?
@callme_esmail 에시, 너 진짜 잘 왔다. 도와줄 것까지는 없고, 잠시만... 소노루스! 새 학기에 처음으로 사고 치다 걸리는 사람은 30점 감점이야! (제법 살벌한 이야기를 해놓고는... 그리고는 휙 돌아보면서 산뜻한 표정 짓는다.) 방학은 잘 보냈어?
@2VERGREEN_ ...정말...로요? 도와드릴 수 있는데. (의구심과 시무룩함이 반반 섞인 투로 말하고는 아직도 코끝에 크림이 묻은 채로 끄덕인다.) 네. 당신한테 해 드릴 말이 엄청 많아요! 편지로 하기엔 약간 어려운 이야기들이라. (즉 불사조 기사단 얘기다.)
@callme_esmail ... 너 얼굴에 묻은 크림이나 닦고 얘기해. 내 걱정하지 말구. (으이구, 작게 소리 내며 옷소매로 코 문지르기... 편지로 하기는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에 대충 사정 눈치채고는 눈 가늘게 떴다가...) 밖에 나갈까? 편지로 하기 어려우면 그럼 연회장에서도 하기 좀... (받아, 하고는 테이블에 있던 사과 하나 휙 던진다.)
@2VERGREEN_ (불평하는 소리 내며 깨끗해진다...) (마지막 말을 제대로 못 들었는지 맹하게 보다가, 그런 것치고는 상당한 반사신경으로 사과를 잡아채곤) ...앗, 나가는 것 좋은데, 신입생들은 안 돌보셔도 괜찮아요? 전 이거 먹으면서 좀 기다려도 되는데. (와삭.)
@callme_esmail 응, ... 30점을 감점시켜버릴 거라고 경고해두기도 했고... 나도 반장이기 전에 평범한 학생이라고. 오랜만에, 몇달 만에 만난 친구랑 근황 얘기할 시간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이야기하면서 사과 하나 더 들고는 교복 소매로 슥슥 문질러 닦는다.) 나가자! (방긋 웃고는 등 툭툭 떠밀기...)
@2VERGREEN_ (킥킥 웃으며 떠밀려 나간다.) 정말이죠? 아까는 학생이기 이전에 평범한 반장인 느낌이던데. 늘 생각하지만 당신한테 뭐라 하는 사람들은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게 틀림없어요... (복도를 조금 걸어가다, 자연스럽게 근처에 머플리아토 주문을 걸고.) 저번 달 초에 처음으로 "진짜" 임무를 하나 성공했거든요. (잔뜩 뿌듯한 투다.) 제가 어디 들어갔는지 맞춰보실래요?
@callme_esmail 최소한의 할 일은 해야하는 거니까. 애실 교수님이 또 곤란한 얼굴로 나를 불러서 혼을 내시기 전에 말이야. (어느 순간 잠시 당신을 따라가던 발을 멈추고, 우뚝 선 채로 가만 바라본다.) ... 글쎄? 예전에 했던 것처럼... 로즈웰 가문의 파티에 잠입하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고는 어깨 으쓱한다.) 난 기사단이 아니잖아. 가능한 답변의 범위가 너무 넓지 않아?
@2VERGREEN_ (애실 교수님이 혼도 내실 수 있구나? 신기하다.) 아, 맞아. 당신은 기사단이 아니었죠. 가끔 잊어버린다니까요... 우선은, 땡. 힌트를 드릴게요. (주머니를 뒤지더니 크넛 하나를 꺼내 당신에게 보여준다. 참고로 뭔가 있지는 않은 그냥 평범한 크넛이다.) (반짝이는 눈.)
@callme_esmail (뭐, 혼을 낸다기보다는 '그리핀도르 반장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들려오는데, 나도 조금 곤란하다...'고 이야기한 게 전부이기는 하지만.) ...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너 그린고트에라도 다녀온 거야? (당신이 들고 있던 크넛을 달라는 듯, 손바닥 펴놓은 채로 손짓한다.)
@2VERGREEN_ (하지만 그리핀도르란 원래 그런 기숙사 아닌가? 편견 가득한 래번클로...) 와, 빙고! (하지만 이건 제 크넛인데... 순순히 하찮은 삥(?) 뜯긴다. 손바닥에 동전 내려놓고) 어떤 단원이 은행에 맡겨뒀던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단원이 지금 좀 오래 실종 상태라. (이쯤에서 어조가 좀 진지해진다.)
...뭔가 절차가 복잡한데, 아무튼 고블린 분들이 그걸 안 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분 얼굴이랑 지팡이를 빌려서 대신 다녀왔어요. 엄청 떨리더라고요?
@callme_esmail (장난스레 던진 말이 진짜 정답이었다고? 조금 놀라서 입 벌리고 얼떨떨한 표정 짓다가, 크넛 받아들고는,) 원래 은행은 그래. 머글 은행도 예치해뒀던 돈 찾으려면 온갖 절차를 다 거치라고 하는데, 마법 세계라면 더 그렇겠지. 그래서, 그 분을 흉내내고 그린고트에 갔어. 엄청 떨렸는데? ("아, 뭐야. 마법이라도 걸린 줄 알았는데, 그냥 크넛이네." 덧붙이며 다시 당신의 손에 동전 돌려준다.) ... 그나저나, 그 단원분이 누구인지나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 뭐였는지는 묻지 않는 편이 예의겠지? (웃음.)
@2VERGREEN_ 그래요? 전 좀 너무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구나. 하긴 저보다는 당신이 은행은 좀더 잘 아시겠죠... (동전은 주머니에 도로 넣고, 아삭거리며 사과 먹고 있다. 꿀꺽 삼키고,) 무례는 당연히 아닌데. 물어보셔도 단원이 아니셔서 제가 말씀을 못... 드리기는 해요. 이름만 해도 코드 네임 말고 진명은 못 말하게 마법이 걸려 있거든요. (아삭.) 유사시 대비랄까요...
@callme_esmail 돈이 오고가는 거니까. 어떤 사람들한테는 그게 전부잖아. (두 손가락 들어 동그랗게, 동전 모양 만들어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영 별로라는 듯이 얼굴 찡그렸다가... 이어지는 말에는 여전히 찡그린 표정 그대로다.) 그래, '유사 시' 같은 거, 당연히 대비해야지. 대비해야 하는데... (가까이 다가가 당신의 어깨에 양 손 올리고 두어 번 툭툭 두들긴다.) 내가 뭐라고 했었지, 에시? 기억 나? (그러니까... 당신이 불사조 기사단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알리자마자 들었던 '그 말'.)
@2VERGREEN_ (어깨 으쓱.) 돈이 전부라는 건 그만큼 인생에 다른 소중한 걸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 아닐까요... (명백히 큰 생각 없이 사과를 베어먹다가, 어깨에 양손이 얹히자 당신을 내려다본다. 당신보다는 조금 위에 있는 눈동자가 데굴 굴러간다. 이거 굉장히 똑바로 안 대답하면 큰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인걸...) ...뭐라고 했... 아. 음, "다쳐서 오면 죽여버리겠다"고 하셨습니다?
@callme_esmail 어, 잘 기억하고 있네. 혹시나 잊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서 물어봤어. (금세 또 표정을 풀고는 손을 내린다. ... 예상대로, 똑바로 대답하지 않았더라면 굉장히 큰일이 났을 지도 모른다! ...) 나는 너를 존경해. 최선을 다해 옳은 일을 하려고 하니까. ... 그래도, 그 과정에서 잊지 마라는 거야. 나한테는 그 모든 것보다 네가 우선이라는 걸. (싱긋 웃어보인다. 또다시 너스레다. 언제나 그랬듯이.) 하여튼, 에시의 기념적인 '첫 임무'는 그린고트에 잠입하는 거였다는 말인 거지?
@2VERGREEN_ (...) 존경이라니, 그렇게 말하면 꼭 제가 교장 선생님이라도 되는 것 같잖아요... (부러 가볍게 투덜거리지만 솔직히 말하면 조금 미묘한 감정이다. 그야 그는 대체로 당신을 우러러보는 쪽이었으니까. 중간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사실 그때도 조금은? ...잠깐의 무게가 사라진 어깨가 유독 허전하게 느껴졌다.) 저한테도 사실 그 모든 것보단 당신이 더 중요해요. (어깨 으쓱이곤,) 네. 멋지지 않아요? 엄청 소규모긴 했지만 은행을 턴 거잖아요. (그게 그렇게 되나?)
@callme_esmail 하지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그것밖에 없는 걸 어떡해. 예전에도 말했잖아, 나는 투사가 되지는 못한다고. ... 그리고 내가 더 소중하다니, 그건 감동이야. (이제는 어느 정도 스스로 받아들인 사실이다. 자신은 영원히 '당신처럼'은 될 수 없을 거라고. ... 저 또한 손에서 사라진 온기가 아쉬워 몇 번 가볍게 주먹을 쥐었다 편다.) ... ... 그게 그렇게 되나? (좀... 멍청해보이는 표정 짓다가 장난스레 지팡이 들고 쿡 찌른다.) 그래, 나쁜 의도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 은행을 턴 거니까, 인정해줄게.
@2VERGREEN_ 하지만 꼭 투사가 되는 것만 "존경"받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잖아요? 당신에게도 당신의 싸움이 있잖아요. 제가 못하는. (몸을 기울여 당신에게 톡, 어깨를 맞부딪친다.) ...제가 단어 하나에 너무 집착한다고 나무라진 마세요. 전부터 해왔던 생각이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힐데, 기사단에 대해 털어놓을수록 당신이 저를 더 멀게 느끼는 것 같아서 슬퍼요. 말은 죽지 말라고 하시면서, 꼭 벌써 저를 묻을 준비를 하시는 것처럼. (조금 쓴웃음 짓는다.) 인정은 감사하지만. 그래서 오늘따라 괜히 이 이야기를 더 꺼내고 싶었나 봐요. 안 좋은 말까지 듣게 해서 죄송합니다.
@callme_esmail ... 넌 너무 마음이 약해서 탈이야, 에시. 네가 하고 싶은 말이라면 해도 돼. 이건 좋은 말이니, 안 좋은 말이니 걱정하지 말고. (몸을 맞부딪혀오면, 그저 말갛게 웃는다. 어쩐지 정곡을 찔려버렸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묻을 준비도 아니지, 유년은 이미 묻어버렸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이 곧 싸움이다' 라고 주장하는 건 싸움으로 보이지 않겠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적어도 지금 이 상태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건 나약하고 의미없는 짓으로만 보일 거고. (답잖게 냉소적으로 말한다. 손바닥 편 채로 양손 들어보인다. 이 모든 말이 최대한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리게 하기 위해서다.)
@2VERGREEN_ (옆눈으로 당신 흘깃 본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부터 다시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어디로? ...) 우선 전 마음이 약한 게 아니라 당신한테 약한 거에요. (그런 말 잘도 하고는,) 하지만 당신은 머글 태생이잖아요. 그걸 부끄러워하지도 않고-오히려 그렇게 여기는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도 않죠. 즉 가장 먼저 타겟이 될 사람이고. 만약 죽음을 먹는 자들이 "순수한" 피를 머글과 머글 태생의 것만큼 흘렸다면 마법부가 지금처럼 타협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을까요. (한층 더 짙은 냉소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사실 하나: 그는 당신이 일 년 전 저주를 맞은 진짜 이유를 아직 알지 못했다.) 그러니, 아뇨. 살아남는 건 싸움이에요.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하게 보일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걷다 보면 온실 앞에 와 있다. 텅 빈 유리 건물을 올려다본다.) ...알로호모라 하실 줄 아세요?
@callme_esmail (그런 말은 좀 낯간지럽다. 얼굴 좀 긁적이며 시선 피하다가,) 그래, 그놈의 지긋지긋한 머글 태생. 뭐라고 하더라, 우리가 마법사들의 고유한 능력을 빼앗아 쓰고 있다고 하던가? 이 세계 자체의 존폐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제는 익숙한 말들이었다. 몇 신문만이 떠들어대던 과격한 주장은 세상 전체에 퍼졌고, 이전만큼 폭음에 놀라지 않으며, 누군가의 죽음이 조금은 익숙해져버린 세상. 상념의 끝에, 아무도 없는 듯 어두운 건물에 발걸음이 닿으면...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몸에 익은 듯이 온실의 문을 연다.) 의미가 없어도 괜찮기는 해. 얼마 전 깨달은 건데, 세상 모든 것에 뜻이 있을 수는 없더라. ... 싸움이 아니라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 그렇게 봐줘서 고마울 뿐이야.
@2VERGREEN_ (음, 그래서 싫어요? 제법 뻔뻔하게 말한다. 어떤 전 룸메이트한테서 옮기라도 했는지,) ...그렇게들 말하죠. 그리고 누군가는 그 말들에 말로 맞서거나 대자보를 쓰고, 누군가는 참지 못하고 지팡이를 들고,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그냥 조용히 그들 사이로 숨어들고... (얕게 묻힌 씨앗은 죽지 않고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그들이 맞아요. 무언가는 무너질 거에요. (이것은 냉소의 가장 아래 있는 낙관이다. 유리문이 가볍게 열리면 온난한 공기가 얼굴에 끼치고. 안으로 먼저 들어가며,) ...어떤 프랑스 작가*가 말하기를, 모든 고통은 그것을 당해 내는 스스로에게는 의미를 부여받아야 해요. 스스로만은 그것을 가치 있는 싸움이라 인정해야 하고. 뜻없는 것이 오래 살아남기에는 세상이 좀 각박하거든요. 제가 루드비크같은 사람은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유사 시"에는 당신을 생각할 거고요.
*알베르 카뮈
@2VERGREEN_ ...(방금 말한 문장에 담긴 것치고는 기만적으로 가볍게 말을 잇는다.) 그러니 당신은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힐데가르트. 여름이 오기 전에 말라 버리지 마시고. 졸업하면 저랑 여행 가기로 약속하셨잖아요?
@callme_esmail (온실에 들어가자마자 또다시 익숙한 듯이 불을 밝히고, 입구 근처에 있는 한 화단에 무릎을 대고 앉는다. 흙과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손으로 좀 헤쳐보면, 보이는 것은 작은 이름 없는 풀꽃들.) 미들폰드 교수님께 이쪽 화단을 좀 쓴다고 했거든. 교수님은 여기에 투구꽃만 심겨있는 줄 아실 거야. ... 그런데 한번씩은 그냥 이런 꽃들이 그립더라고.
(한참 고개 숙인 채로 바라보다, 손을 털고는 일어나 바라본다.) 초목들도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투쟁하지. 그러나 저 애들은 굳이 살아감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 그저 이 세상에 던져졌으니 생을 다해 돌아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거지. ... 모르겠어, 작가들과 달리 나는 단순한 사람들이라 풀들처럼 살고 싶었어. 그저 실존하기 때문에 실존하는, 간단하게 설명될 수 있는 세계에서.
@callme_esmail (유사 시라니, 그런 건 애초에 가정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자신을 생각할 거라는, 다소 기만적으로 들릴 지도 모르는 그 말에서 위안을 얻는 스스로를 조금 미워하면서.) 너야말로야, 에스마일.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우다가는 졸업하기 전에 과로로 쓰러질 지도 모른다? (상념은 웃음으로 지운다.)
@2VERGREEN_ ...(발밑을 잠시 일별하지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오래 올려다본다. 날이 흐려 별이 보이지 않았다. ...인내심이 끊어졌다.) 그러시지 말라는 거에요, 힐데. (일어선 당신에게 말하는 어조가 낮다.) 초목이 오늘 피어나 내일 시들고 죽는다 해도 당신은 그 덧없는 삶을 연장하기 위해 애쓰며 돌보지 않습니까? 대문호들의 사유思惟가 복잡하다고 해서 그 결과가 만인의 삶에 대한 진리로 이해되지 못하나요? 제가, (...) 더 적나라하게 말해야겠나요? 저는 당신의 일상을 지키려고 고문과 부상과 죽음을 감수하며 애쓰고 있는데. 그런데 정작 당신이 그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요. (격앙된 채로 온실 안을 왔다갔다하기 시작한다.) 왜 행복하지 못합니까? 왜 만족하지 못하는 거에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를 하고,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전부를 하고 있잖아요.
@2VERGREEN_ 제가 과로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당신에게 기사단에 들어와 함께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 건 우리 사이의 합의가 아니었습니까? (당신은 전쟁이 두렵고 나는 당신의 죽음이 제 것보다 두려웠기 때문에...? 결국 그런 문제다. 우리는 영웅이 되기에는 한없이 이기적인 사람들인 것이다. 다만 그가 기만에 조금 더 능했을 뿐.) 그런데 당신이 왜 가짜 웃음을 짓냐는 말이에요. 그러지 말라는 겁니다.
@callme_esmail (숨이 막힌다.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벅차고 또다시 '별 것 아니다' 라는 말로 만들어진 견고한 세계로 도피하고 싶어져서. ... 당신의 목소리로 가장 상상하고 싶지 않은 만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에시. 제발. ... 제발 하지 마. 알아, 네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네가 뭘 포기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고, 무엇을 걸고 싸우고 있는 건지도 알아. (왜 우리는 항상 서로가 상상한 최악에 가닿을까? 한 순간 웃음이 멈춘다. 당신을 바라보는 얼굴은 잠시 화가 난 듯 했다가, 어이가 없는 듯 했다가, 이내...) ... 나는 만족하면 안 돼. 행복해서도 안된다고. (...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어 당신을 바라본다. 언젠가부터 빛을 잃어버린 제 눈으로, 여전히 빛나는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당신이 이 좁은 유리 정원을 오가는 동안, 자신은 가만히, 붙박이처럼 서있을 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callme_esmail 모든 상황에서 눈을 돌리고, 피하고, 의미 없는 짓만 반복하고 있는데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어? 네 노력과 상관없이, 이건 모든 걸 회피한 나에 대한 벌이야. 나 스스로의 것이라고.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 울음을 참기 위해 힘을 준 눈은 점점 발개질 뿐이다. 그리고 힐데가르트는 무언가를 깨닫는다. 아니, 넌 이기적이지 않아. 이 모든 건 나의 문제야. 네가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자신을 괴롭히던 편향은 점점 더 강해지고,) ... 네가 하는 모든 것을 아무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니야. 그런데... ... 그런데 도무지 나도 내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어떡해야 해?
@2VERGREEN_ ...당신을 탓하려는 게 아니에요. 이해가 안 가서 그래요. (걸음이 느려지는 조짐조차 없이 우뚝 멈춰선다.) 저는 진짜로 지금 괜찮은데... 당신은 머글학 수업 시간에 저를 가려 주고, 저는 당신한테 담배 냄새 난다고 잔소리하고, 가끔 시간 나면 같이 산책하고... (싸운 적은 없는 것처럼.) 저는 이걸로 돼요. 전쟁은 곧 끝날 거에요. 저희가 "다같이" (강조한다.) 노력하고 있으니까. 우리 고작 열일곱 살밖에 안 됐잖아요. 왜... 누가 당신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에요? 왜 그런 얼굴을 해요. 우리가 왜 싸워야 되는 거에요. (...그러나 처음으로 의심한다. 정말로 당신을 원망한 적 없나?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적은? 나는 지금도 당신을 업고 병동으로 뛰던 기억이, 혈색이 창백해진 당신이 떠오르면 잠을 설치는데, 나는 당신 앞에서 겨우 꾸벅꾸벅 조는 것뿐이라 그런가.)
@2VERGREEN_ (...차라리... 차라리 나도 피를 흘리며 당신 품에 안기면 당신이 내 손을 잡아줄까. 내가 멋대로 정한 당신의 위치-나의 옆을 저버린 죄로, 당신이 실은 괜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이, 정말 단 한 번도 없다고는... ... 아니. 나는 깨닫고 싶지 않다. 타협하려면 무언가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눈 위로 베일을 덮고, 의도적으로 무지한 채로, 숨을 들이쉰다.) ...알았어요. 미안해요... ...그만할게요. 그러니 울지 말아요. 힐데가르트. 제발. (눈물이 맺히려는 당신의 눈가를 손으로 쓴다. 그는 더 이상 당신의 앞에서 기사단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아주 오랫동안은...) 키우시는 꽃 얘기 마저 해 주시지 않겠어요?
@callme_esmail ... ... 싫어. 그런 거 이야기할 기분 아니야. 난 진짜 이해가 안 되는 게... 왜 네가... 어떨 때는 나를... 세상 모든 걸 지켜야 하는 어른으로 만들면서, 어떨 때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일곱 살 어린애로 만드는 건지. (결국 눈물을 떨군다. 당신이 그걸 닦아내기 전에, 먼저 팔을 들어 거칠게 눈가를 문지른다.) 내가... 미안. 괜한 이야기를 꺼냈나 봐. 굳이 나 아니더라도 피곤할 텐데... (말하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무언가가 터져나올 것 같았다. 너를 생각하면 괴로워야 할 것 같다고. 괜찮지 않아야 할 것 같았다고. 너도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잡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손을 뻗는 기분을 알면서도 왜 이런 선택을 내린 거냐고. 아주 쉬운 일이었다. 뱉어놓고 나면, 영특한 당신은 곧 이게 무슨 뜻인지를 금세 깨달을 것이다.)
@callme_esmail (하지만 그러고 나면? 여전히 반짝이는 당신을 끝끝내 추락시키고 나면 무엇이 남지? 아무 것도 확신할 수가 없다. 이것이 내가 바랐던 것인지도, 아닌지도. 그러면 결론은 또다시 증명된 편향으로 돌아온다.) ... 나도 괜찮아, 지금으로도 좋아. 그냥...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는 뜻이었어. 신경 쓰지 마... ... (그때 화해하지 말 걸 그랬다. 울면서 자주 네가 죽어버리는 꿈을 꾼다는 이야기 따위는 시작하지 말 걸. 그랬더라면 네가 걱정할 거리가 하나라도 줄었겠지. 바라왔던 대로 내가 어느 날 죽더라도, 사라져버려도 아무렇지 않았겠지. 전쟁은 지난할 텐데, 그 끝을 볼 수 있을 지조차도 모르는데. 우리는 왜 서로의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공회전하며, 정작 앞에 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걸까. 우리는 어째서... ...)
@2VERGREEN_ ...(그 말에는 몸을 움찔하지만, 곧 아닌 척 손을 내려 팔짱을 낀다. 버석한 목소리로,) 저는... ... 당신이 둘 다이면서 둘 다 아니고, 그 밖에도 아주 많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당신을 어떻게 대하더라도 진심은 그러니까요. 당신이 어떤 모습을 하든, 저는 당신이 당신을 좀더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상관없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친구인데. (...그리고 당신이 그 말을 하지 않기에 보지 못하는 결과는. 그 말은 그를 추락시키지 않을 것이다. 당신을 원망하지조차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높이, 더 멀리 띄워놓겠지. 기다리는 그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하여 영원히 그의 손을 잡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에스마일은 그 손에 대신 불꽃을 쥐었고, 스스로 싸움에 나섰으므로. 그의 어머니가 팔월에 돌아오지 않아서 그는 스스로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으로 걸어나갔다. 혹은 여름이 되었다.)
@2VERGREEN_ (...그러므로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 있다Aujourd'hui, maman est toujours vivante. 당신이 그가 느끼는 것보다 더 어리고 더 나이 들었듯 그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연약하고 더 강하다. 웃어 보인다.) 좋아요. 그럼. 힐데가 괜찮다면, 저도 지금이 괜찮으니까. 가끔 걱정만 조금 할게요... 전 당신의 잔소리쟁이잖아요. (당신과 화해하지 못했다면, 그는 더 멀리에서 당신을 걱정했겠지. 결국 공회전의 중심축은 그렇다. 함께 죽는 것보다는 불행할지라도 당신이 살아 있으면 좋겠다. 원망은 잠시뿐이고 죽음은 영속하니까.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당신을 더 천천히, 더 고통스럽게 죽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 그럼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전쟁 이야기도, 풀꽃 이야기도 싫다 하시면... 당신이 골라 보실래요? 온실이 이렇게 예쁜데. 우리 사이에 할 이야기가 없을 리는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