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반가워요 줄리아. 요즘은 혼자서도 떨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오늘도 친구들이 있어서 든든한가봐요? 친절하게 새학기 인사까지 해주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다.)
@Julia_Reinecke ... (여유 이야기에 입매가 굳었다가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편지를 바지 주머니에 다소 빠르게 밀어넣는다. 눈에 띄면 곤란할 거란 생각에서다. 주머니가 조금 불룩해진다.) 전 엉엉 울면서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위로받지 않아도 될 만큼 마음이 약하지 않거든요. (하며 팔짱을 낀다.) 제가 또 라이네케 씨의 안부를 물어봐야겠나요, 사실 제게 걱정받고 싶은 거죠? 잘 신경써줄 수 있는데.
@Julia_Reinecke -중요하죠. 당신 몸에 흐르는 반쪽 피는 '마법도 못 부리는' 그 머글 것인데 이름으로 부르기가 그렇게 어려워요? 그 반쪽이 부끄럽기라도 한 건지..... (하며 자신도 지팡이를 빼든다. 줄곧 그의 '아버지'를 언급하게 되는 것은 레아 자신에게도 부친이 여러모로 중요한-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존재라서. 이번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레아는 줄리아가 보이면 꼭 그의 신경을 긁는 말을 서슴없이 던지곤 했다. 줄리아를 이 세상에서 도려내려는 듯이.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 닮은꼴, 또는 거울에 비친 상은 불쾌감만 배가시킬 뿐이다.) - (턱짓으로 줄리아의 친구들 중 가까이 있던 학생 하나를 부른다.) 캠벨, 어떻게 생각하죠?
@Julia_Reinecke (줄리아에게 약점이라도 잡혔나? 더구나 작년 여름부터 줄리아가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앞서는' 모습을 종종 보았던 것을 생각하면 분명 이상했다. 적잖은 추측이 머릿속을 분주하게 만든다. 첫째로 불유쾌한 점은 줄리아가 이전과는 달리 겉이 무르지 않아 속을 '갈라볼' 시도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며...) 아, 그러니까 이런 뜻이죠. 지금은 혼자 저를 상대할 자신이 없으니 소중한 친구들에게서 용기를 얻으시겠다. (둘째는... 그가 무리에 제법 적응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약간의 이질감이 든다는 것이다.)
@Julia_Reinecke (슬슬 짜증이 났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그러니까. 대처하기 어려운 야생동물을 대하듯이 오른발을 빼며 반 걸음을 물러난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했음을 깨달은 레아는 거기서 더 물러나지는 않았다. 지팡이를 고쳐 쥔다.) 그럼 따라올래요? 사람 많은 곳에서 추태 보이는 건 피차 싫잖아요. 자신있다면서.
@Julia_Reinecke 여유가 넘치네요, 정말로... (턱짓하더니 먼저 나선다. 복도를 따라 걸어서 그들이 있던 탑 옆 공터로... 레아는 힐끗 돌아보며 따라온 학생들이 있는지 확인한다. 다소 경계하며 줄리아를 마주본다.) 어릴 때처럼 울면 한 번은 봐드릴게요. 말했잖아요, 그땐 귀여운 맛이 있었다고.
@Julia_Reinecke (겨우 외운 프로테고 주문으로 간신히 처음부터 나가떨어지는 험한 꼴을 면했다. 지팡이 끝으로 줄리아를 겨눈다.) 익스펠리아르무스!
@Julia_Reinecke (일전부터 신경쓰고 있던 다른 일 때문에 집중이 어렵다. 짜증 또한 즉각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대답할 여력이 없었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틀어 피하면서 포박 주문을 쏜다.) 인카서러스. (하지만 줄리아가 피할 수 있을 만큼의 조준이다.)
@Julia_Reinecke ('줄리아는 약하다.' 약한 이 애에게 지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동요 때문인지 아슬아슬하게 겨우 피한 것만 이제 세 번째다. 주문을 튕겨내지만 프로테고가 미숙한 탓에 잠깐의 빈틈이 생긴다.)
@Julia_Reinecke (몸이 기우뚱-하더니 시야가 반전된다. 레아는 거꾸로 매달리며 가까스로 지팡이를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피가 머리로 쏠려 아찔해졌는지 눈을 감았다 떴다. 인상을 찡그린다.) ...용케 해냈네요? 축하해요, 줄리아. 강하다는 걸 이렇게나 인정받고 싶었을 줄은 몰랐어요.
@Julia_Reinecke (줄리아가 다가오자 점차 표정이 굳는다. 내심 태연스레 말은 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 레아에게 있어서 줄리아는 여우였다. 아주 어릴 때는 천둥이 치기만 해도 낑낑대며 우는 겁에 질린 새끼 여우, 조금 커서는 무리와 몰려다니며 사람들의 발목을 깨물어대는- 덜 자랐지만 얼마든지 뒷덜미를 붙잡고 집어들 수 있는 골칫덩이. 지금은 맹수 가죽을 뒤집어쓴 교활한 여우다. -여우는 맹수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 어디까지나 여우여야 했다. 교만하게 맹수의 행세를 하는 게 아니라... 그가 중얼거린다.) 오지 마... (부지불식간에 지팡이를 겨누고 외친다. "레질리먼스!")
(할 수 있는 한의 악의를 담아서. 그는 어떻게든 튕겨나오기 전까지 그 어떤 존중도 없이 줄리아의 정신을 가르고 상처를 찾아 파고들어 헤칠 것이다.)
@LSW (방심한 틈을 타 주문이 그를 직격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낱낱이 까발려지는 듯한 불쾌감이 전신을 훑는다. 눈은 마음의 창이랬던가. 두서없이 떠오르는 기억들이 헤이즐색 눈동자를 타고 당신의 푸른 눈동자를 향해 흘러들어간다. 마치 파도가 일듯이 기억의 파편들이 범람한다.)
그만해. (상처를 찾는 당신의 목적에 주문은 충실히 복종한다. 당신은 병실을 본다. "미안하다, 줄리." 병상에 누운 채로 힘없이 움직이는 창백한 입술을 본다. '당신 따위,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의 증오를 읽는다. 지나치게 선명한 나머지 보이는 모든 것을 불태워버릴 만한 증오다.) 하지 마. (그의 정신은 파고드는 당신의 주문에 저항하지만, 줄리아 라이네케는 이전부터 방어술에는 도무지 소질이 없었다.)
@LSW 꺼져. (당신은 병실을 본다. 줄리아의 보가트, '그 날'을 본다. 쓰러진 손을 본다. 굴러떨어진 약병을 본다. 본능적으로 남자에게 달려가던 어린아이를 본다......) 그만. (장면이 전환된다. 다른 기억이다. 거대한 저택을 본다. 주문을 맞고 나뒹구는 그의 모습을 본다. "겨우 이 정도도 못 피하면서, 그분의 수족이 되기를 자처하나, 라이네케?" 그리 말하는 사람의 왼쪽 손목에는 해골과 뱀 모양의 문신이―) 그만하란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저항이 성공한다. 기억의 범람에서 깨어난 그는 창백하게 질린 채로 숨을 헐떡였다.)
@Julia_Reinecke (마찬가지로, 물속에 처박힌 머리를 붙들려 끌려나오는 양 레아도 크게 숨을 들이쉬며 기침했다. 이때까지 숨쉬는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이때까지 레질리먼시 주문을 이렇게 써본 적이 없었다. 레아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듯이 순간 그의 감정과 기억에 압도되었다. 그때만큼은 줄리아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더라도, 단지 단편적으로 본 것들을 자신이 '느꼈다'고 착각하는 것일지라도 아버지에 대한 감정, 그것만큼은 선명했다......) 하. (헛웃음이다.)
......여우 새끼가 맞았네... (중얼거리며 소리 없이 웃는다. 이내 간헐적으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멈출 수 없다. 어느 때보다도 즐겁다. 방금 자신이 본 것들, 보고 있는 것, 앞으로 보게 될 것 전부... '알고 있어서' 즐겁다. 거꾸로 매달린 채로 입을 벌려 웃으며 레아는 항복 표시라도 하듯이 양손을 축 늘어뜨린다. 지팡이가 바닥을 구른다.)
@Julia_Reinecke 축하해줄게요, 줄리아. 그동안 고생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