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nghal 자, 얘들아. 제발 부탁이니까 내가 없는 동안 연회장을 터뜨리지만 말아줘! (연회장을 떠나는 당신을 눈으로만 따라가다가, 그리핀도르 테이블의 상황이 정리되자마자 곧장 연회장을 나간다. 따라잡을 수 있을까?)
@2VERGREEN_ (그는 힐데가르트가 알려준 초상화 뒤편의 비밀 공간에 웅크리고 있다. 불빛조차 밝히지 않은 채다.) ... 반장. (힐데가르트가 들어서면 불안정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앉은 채로 마주봐도 눈높이가 비슷하다.) 병아리들은 어쩌고 날 따라와.
@Finnghal ... 안되면 윌리가 알아서 잘 해결해줄 거야. 그리고 나도 반장이기 전에 그냥 학생이라구. 평범하게 다른 친구를 걱정하는... (불을 밝힐까, 고민하다가... 아, 안 그러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머리 긁적이며 다가와서는, 맞은편에 툭 기대어 앉는다.) 배 안 고파? (괜히 딴소리.)
@2VERGREEN_ 응. ... 먹을 만큼은 먹었어. (요즘은 식욕조차 들지 않았다. 약간 갈라지는 소리로.) ... 이런 데 나하고 있는 걸 누가 보면 안 좋은 말이 나올 거야, 힐데.
@Finnghal 그럼 다행이다. (한참 그래도 당신의 손에 쥐어줄까 말까, 고민하며 쥐고 있던 초콜릿을 슬쩍 교복 주머니에 밀어넣는다.) 하라 그러지, 뭐. 너랑 같이 있지 않아도 안 좋은 말은 실컷 듣는데, 어차피 그럴 거라면 네 옆에라도 있으려고.
@2VERGREEN_ 적어도 어둠의 마법과 연관짓진 않겠지. (씁쓸하게 중얼거리면서도, 초콜릿은 사절하지 않고 즉각 받아먹는다.) 그러고 보니 너 상처는... ... (꼭꼭 여며진 힐데가르트의 교복을 힐끔 곁눈질하며 머뭇거린다.)
@Finnghal 됐어, 그런 얘기하면 싹 다 날려버리면 돼. 너 덕분에 나 이제 사람 셋은 동시에 날려버— (너스레 떨며, 작게 키득거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한 순간 웃음이 멈춘다. 반사적으로 제 왼팔을 꾹 붙든 채로.) ... 내가 너한테 보여준 적 없었던 것 같은데. (명백히 방어적인 태도.)
@2VERGREEN_ 그거 알아? 하루종일 여기저기 숨어다니다 보면 보고 듣게 되는 게 굉장히 많아. (가늘게 한숨을 쉬고) ... 됐어, 말하고 싶지 않으면. 지금의 내가 뭐라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Finnghal (한참 당신의 말을 듣고만 있다, 잔뜩 힘이 들어갔던 몸에 툭 긴장을 풀고 다시 벽에 기댄다.) 화난 거 아니야. 그냥... (적당한 단어를 고른다. '보기 흉하다'는 것도, '어쩐지 수치스럽다'는 것도 당신에게 하기에 좋은 말은 아니었으므로.) 너를 믿지 못해서도 아니고. 나도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2VERGREEN_ (잠시 정적만이 흐른다. 힐데가르트의 침묵을 다른 의미로 해석했는지, 무릎에 턱을 묻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 ... 네가 감싸주고 싶은 사람이야?
@Finnghal ... 그러니까, 날 이 꼴로 만든 사람이 내가 감싸주고 싶은 사람이냐고? (당황하듯이 허공에 손 몇 번 젓다가... 한숨 푹 내쉬고는 마른 세수한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하지?) 핀, ... 너무 싫어서 가끔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고, 말조차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을 알아?
@2VERGREEN_ ... ... 좋아하던 음식이 먹기 싫어질 정도로? (생각을 뒤적이다,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는 듯 조심스럽게.) ... 알아, 작년에 그 뉴스를 보고 나서 한동안 그랬어.
@Finnghal ... 응,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버리고 싶지만, 동시에 몇 밤을 지새우고 싶어질 정도로. (너라면 이해하겠지.) 내가 겪은 건... 글쎄, 이렇게까지 대할 일은 아닌 걸 알아. 그래도... (눈을 내리깐 채 바닥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당신을 올곧게 바라본다. 언제나의 그 눈으로.) ... 이런 건 몰랐다면 좋았을 텐데, 그치?
@2VERGREEN_ (아, 이렇게 기막힐 수가. 언제나의 그 반짝임인데, 더 이상 마주볼 수가 없다. 어두워져도 여전히 맑은 초록빛 두 눈을 피해 시선을 반대로 돌려버린다.) ... 나아질 거야, 네가 지금 다시 일어나서 여기에 돌아온 것처럼... ... 반드시. (조그맣게.) 너는 그 정도에 죽지 않아.
@Finnghal (어느 정도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노란 눈을 쫓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작은 한숨을 내쉰다.) 낙관적이네, 고마워. ... .... 사실 그건 내가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야. (작게 덧붙인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아질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왜 도무지 그게 입밖으로 나오질 않는지.)
@2VERGREEN_ ... ... ...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손을 뚫어지게 내려다본다.) ... 그럴지도 모르지. 죽지 않으면... ... (조그맣게 중얼거리고) ... 죽지 않을 수, 있으면. (뭐라 정의하기 힘든 분위기로, 사이를 두고 덧붙인다.)
@Finnghal ... 젠장... 핀갈 모레이! (말 사이사이, 무슨 이야기가 이어질지 불안한 듯이 기다리며 제 머리 헝클다, 말이 마치자 마자 몸 일으켜 지근거리까지 다가간다. 자세 낮춘 채.) 다시 얘기해. 나 보고 다시 얘기해보라고. ('죽지 않을 수 있으면,' 그 가정은... 살아남을 것이라 믿지 않는 자의 것으로만 들려서...)
@2VERGREEN_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움츠러들며 힐데가르트에게 시선을 던진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노란 동공이 요동치듯이 떨리고 있다.) 내가, ... 뭘 할 수 있을까? 힐데... ... 이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래서는 *살아있을* 수도 없어... ...
@Finnghal ... 그걸 아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도 몰라. 하지만... (제 입술 몇 번 깨문다. 당신의 손을 잡으려고 뻗었다가, 끝내는 잡지 못하고 무릎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평소와 달리 차갑게 식어 창백해진 손을.) ... 살아있을 수 없으면, 죽을 거야?
@2VERGREEN_ ... ... ... (비틀린 입술을 깨물며,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칼을 헤집는다. 그것만은 생각하기 싫었던 최악의 가능성에 기필코 직면하고 만 듯이) ... ... ... ... ... (‘무서워.’ 그런 말을 하는 듯한 몸짓. ‘살고 싶어.’ 무언가 말하려는 듯이 입술을 한참이나 달싹이다가, 끝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고개를 무릎 사이에 파묻는다.)
@Finnghal ... 미안해, 핀. ... 네가 싫어할 일들만 하네. 잠시만 실례할게. (결국에는 한참 망설이다 제 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그리 하면 상념을 떨쳐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머리를 헤집는 당신의 손에 겹친다. 어느 순간 자신보다 너무나도 작아진 당신을 내려보는 채로.) 내가 대신 싸워줄까? 그렇다면 네가 조금이나마 두렵지 않아질까?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것이 해답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2VERGREEN_ ... 그러지 마. (화들짝 놀라, 그토록 피해다니던 '타인의 손'을 제 손으로 붙들고.) ... 지는 싸움이야. (그 모든 붕괴에도 불구하고, 승패를 가늠하고 전략을 판단하는 감각과 능력이 소실된 것은 아니어서,) ... 어떻게 해도 이길 수가 없어. ... 어떻게든 도망치는 것밖엔... ... (그 똑똑한 인식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Finnghal ... ... 하지만 핀, 사람들은 때론 이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싸우는 걸 멈추지 않아.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충돌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보여주었던 그것들을 배우지 못했다. 삿된 뭍의 인간은 여전히 멍청해서.) ... 뭐가 널 그렇게 두렵게 만들어? ... 사람들의 시선이? 아님,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 ...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죽어가는 삶이?
@2VERGREEN_ ... ... ... 그러지 마. 대체 그런 짓을 왜 해. (한 번 더 반복하며 잡은 손에 힘을 꽉 주고. 장갑이 없이 맞닿은 맨살은 미끌거리고 차갑고 냄새가 난다.) ... ...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것... ... (마법이 없는 인간을 증오하여 언젠가 그의 입에서 나왔던 말이,) ... 이런 건 살아있는 게 아닌데... ... ... 그런데 죽지조차 못 하는 게 무서워. (지독한 역설을 거쳐 최악의 방식으로 그에게로 되돌아온다.) ... 어째서 살려두는 거야, 나는... ... (잇지 못한 말 대신에, 기어이 배어나온 눈물 한 줄기가 얼룩진 볼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린다.)
@Finnghal ... ... 이건 내 싸움이야. 매번 흔들리고, 반드시 패배할 거고... 누구에게도, 너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걸어가는 게 내 싸움이란 말이야.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 (그리고 다시 한 번, 힐데가르트는 당신의 그 모든 것에 상관하지 않는다.) ... 그런 건 원래 아무도 알 수 없어... 하지만 넌 지금도 살아있잖아, 내 앞에. 응? ... ... 우리가 아는 건, 지금...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이 땅에 발 붙이고 호흡하고 있다는 것 뿐이야. 다들 그럴 거야... (그래, 오래 전 어느 날 예언했잖니.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필연적으로 널 상처입힐 거라고.)
@2VERGREEN_ 그러면 더더욱이나, 엉뚱한 일로 무용한 싸움을 하면 안 되잖아. (힐데가르트의 개의 않음에 저 스스로도 잠깐 잊은 듯, 숫제 두 손으로 작은 갈색 손을 쥐고 다급하게.) ... ... 아니야, 힐데. 숨만 붙어있다고 사는 거라면... ... 그런 식이면 어둠의 마법으로 정말 영생을 누릴 수도 있겠지. 어둠의 마법에는 죽은 자를 무덤에서 불러일으키는 주문조차도 있다고 하니까... ... 하지만 그런 식으로 '존재be'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리고, 아, 이것은 또한... ... 가라앉지 않은 '인어'들의 긍지다... ...)
@Finnghal ... 아니, 아니야. 그것과 이건 달라, 핀. 어둠의 마법은 목적을 가지지. (손을 가만 내려다본다. 맞닿은, 아주 작은 온기가, 어쩐지 여상하고 서글퍼서.) 내가 말하는 건 누군가의 무엇도 되지 않은 채 세상에 던져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야. 아직 죽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야. 네 고통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잡은 그 손에 얼굴을 묻는다. 이곳에는 네가 호흡할 수 있는 운율이 없다. 알면서도,) ... ... 그런 식으로 존재하는 것에도 분명 의미가 있어. 적어도 나한테는 네 존재가 의미가 있다고. 그렇게 말하지 마... ... ("나한테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말지 그랬어...")
@2VERGREEN_ (아. 창졸간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 하나를 떠올린다. 그랬지, 애초에 힐데가르트가 싸워야 하는 건 죽음을 먹는 자들이 없애려는 대상이기 때문이고, 죽음을 먹는 자들이 그를 없애려 하는 것은 그가 머글 태생이기 때문이고, 그가 머글 태생이라는 것은... ... 그 세계에서 나고 자라서 이곳에 왔다는 뜻이다. 창도 마법도 없는, 피흘리지 않는 인간의 방식. ... ... 하지만 그 방식이 지금 핀갈 모이레를 이토록이나 비참하게... ... ) ... 내가 어쨌으면 좋겠어, 힐데. (겹쳐져 떨리는 손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번진다.) 지금의 내가 뭘 할 수 있어... ...
@Finnghal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나, 그렇기에 힐데가르트 마치는 핀갈 모레이의 공포와 수치에 대해 지난한 대화 끝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인이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명석한 머리로 깨달은 배제하는 화합 속의 세계에서 살아왔으므로.) ... ... 너는 죽지 않아. 너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을 거야. 나아질 거야, 반드시. (적당한 말을 고르고 고르다 나온 것은, 당신의 것을 흉내낸 것이었다.) 그러니까 견뎌. 흔들릴 때면 수백 번이고, 수천 번이고 말해줄 테니까. (부러 매몰찬 목소리로 흔들리지 않게 말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둘, 그러나 그들은 피를 흘린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닿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2VERGREEN_ ... ... 응. ... ... (힐데가르트가 이마를 댄 손 위로, 어깨를 웅크리고 고개를 떨군다. 눈물은 이제 주체할 수 없이 떨어져 흐르고, 횡설수설하는 목소리는 속절없이 흔들리고 메이고) ... 응, ... ... 응, 힐데. (손에서 손으로 떨림이 피처럼 흐른다. 창을 들고 싸워 내는 피가 아니라, 마음의 약한 곳과 약한 곳을 닿게 하여, 너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의 빛이 되고, 고통이 되고... ... ) ... 그럴게, ... 반드시... ... (그리하여 더불어 취약해지는 곳에, 영혼의 숨을 두는 인간의 방식. 연약한 속살을 벌거벗고서 갓난아이처럼 약해지지 않고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토에. 서약하듯이, 간구하듯이... ...) ... 반드시, 그렇게 할게... ... (흐느끼며 몇 번이나 끄덕였다.)
@Finnghal ... 그거면 됐어. 다른 건 바라지 않을 테니까... ... 내가 말해주어도 네가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 그러니까 내 곁에 있어. 계속 숨을 곳이, 쉴 곳이 되어줄 테니까. (어둠 속에서도 고개를 들고 환히 웃는다. 그거면 되었다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지금은 맞잡은 손에 의미를 두겠다고.) ... ... 그리고 자꾸 울지 마! 눈 아프겠— 아니다, 그냥 울어도 돼. 가끔씩은 울고 나면 속이 좀 시원해지더라. (마찬가지로 울고 있는 주제에. 당신이 모르는 비밀 하나, 그 반인반수가 도망친 통로 부근에서 그리핀도르 반장이 발개진 눈가를 문지르면서 걸어나오는 일이 희한하게도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