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 고마워. (머쓱해져서, 그제야 삽시간에 분위기와 겉돌게 된 예복을 벗는다. 작은 소리로) '우리'들은 누구나가 병사 같은 거니까. 갑작스러운 기습이나 재해는 일상적이야. ... ... 이런 정도의 전면적 공격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LSW 이런. 발이 아파? (레아의 발을 내려다보며 곤란한 얼굴.) 변신술로 어떻게 안 될까? ... 예쁘게 만드는 법은 모르지만.
@LSW (마른침을 삼키고 지팡이를 휘둘러 레아의 구두를... ... 아름답고 커다란 소라 모양의 털신발로 변신시킨다. 어딜 봐도 매끈하고 뾰족뾰족한 소라지만 안쪽은 푹신푹신해 보인다!)
@LSW 나도 이거 이상한 거 알아...... 교과서에서는 귀여운 (육지) 동물 모양이었다고. (쥐구멍에 기어들어가고 싶은 얼굴.)
@LSW 아, 그거 좋은 생각이네. 여러 가지로 많아. (허둥대며 물건들을 챙긴다.) ... ... 기숙사 방에 너무 오래 있는 것도 '이탈'이 되겠지?
@LSW (허겁지겁 구명 밧줄을 붙잡는 사람처럼 환해진 얼굴로 레아를 따라간다. ... 아마도, 굳이 따지자면 물에서 건져지는 게 아니라 그 반대겠지만)
@LSW 목욕하고 싶어서. (또 팔뚝을 긁으려다 자제력을 끌어모아 손을 멈춘다.) 안 되면 장갑이라도 벗고 싶어.
@LSW 괜찮을까...? (솔깃한 듯 좌우를 둘러보고, 조심스럽게 장갑을 벗고 해방된 두 손을 몇 번 흔든다. 이윽고 망토 주머니에 장갑과 손을 감추고.) 집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었어. 낮에는 바다에 갔다가 저녁에는 뭍으로 돌아왔으니까... (그것도 몇 해 전까지였지만. 말끝을 흐린다) 초상화들이 소문 내진 않겠지.
@LSW 와. (약간 경탄의 눈으로 레아 보고 황당하게 쳐다보는 초상화들 돌아보고 다시 레아를 보며 졸졸 따라간다...) 뭐랄까, 철권을 휘두르는 여왕님 같네... ... 혹시 할머니가 그러셔?
@LSW (눈에 띄게 안도한 얼굴로 청동 독수리상 앞에 선다. 두 사람분의 질문이 흘러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지만 나를 본 자는 없노라. 언제나 오고 있지만 결코 도착한 적 없노라. 날마다 나를 바라나 여기에 없으며, 다가오며 가까워지고 있노라. 모두가 내가 나타나길 기대하지만, 여기 있는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노라.")
@LSW (휴게실로 들어선다.) ... 고마워. 몸을 좀 적시고, 이것저것 챙겨서 나올게.
@LSW 아, 레아. 기다렸어? 미안, 지금 나갈게! (우당탕 뭔가 구르는 소리가 나고 흠뻑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대충 싸맨 핀갈이 커다란 가방을 끌고 나온다. 확연히 나아진 안색에, 그 사이에 갈아입은 듯한 새 교복에서는 짙게 탈취제 향이 감돈다.) 고마워. 좀 숨통이 트이네.
@LSW 언제 또 기숙사에 들를 수 있을지 모르는데 일단 연고 말고도 아침저녁으로 마셔야 하는 약이 있고, 몸에 계속 뭘 묻히니까 옷도 자주 갈아입어줘야 하고, 여분의 장갑이랑, 그리고 또... (주절주절 늘어놓다가 머쓱하게 뒤통수를 매만진다. 윤 나는 새 장갑으로 갈아낀 손이다.) 음, *이상한* 걸 감추는 건 간단하지 않은 거 같지.
@LSW 꾸며낸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아서. 게다가 인간 외의 존재들에 대해서는 별별 터무니없는 얘기가 많잖아. (가방을 마저 끄집어내고 남자 기숙사 문을 닫는다. 꽉 찬 가방을 어깨에 달랑 메고 내려오며) 왜, 인어들이 말을 못 해서 험상궂은 표정과 몸짓으로만 의사소통한다는 얘기라도 써 있어? 아니면 마법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멍청해서 마법사를 납치해간다는 얘기라도? 아니면 인간이 되고 싶어서 출신을 속이고 결혼했다가 보름달이 뜨는 밤이 되면 인어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든가.
@Finnghal 마지막과 좀더 비슷해요. 어째 늑대인간과 좀 섞이긴 했는데.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아까 들어왔던 기숙사 문에 다다른다.) 인간을 동경한 인어 공주가 바다 마녀와 거래해서, 목소리를 주는 대신 다리를 얻어 뭍으로 올라가요. 거기서 인간 왕자와 사랑에 빠지면 목소리를 되찾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조건이었죠. 어릴 땐 별 생각 없이 들은 동화인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진짜 인어들은 굳이 뭍을 동경하지도 뭍 위로 올라와 인간과 사랑할 것 같지도 않네요. 뭍은... 너무 험하잖아요.
@LSW 어어라. 묘하게 진실과 허구가 섞여 있네. (어리벙벙한 얼굴로 가방을 들고 뒤따르며) 인어의 말은 "물 밖에서 알아들을 수 없다"는 이유로 마법 세계의 언어로 인정되지 않았다더군. 웃겨, 그럼 지들도 어디 물 속에서 말해보든지, 알아들어지나. ... 아무튼. 너도 내... (시선 슬 비끼고) ... 노래 실력 알잖아. 나는 그래도 반반이니까 '이런' 목소리로도 말은 할 수 있지만, 진짜 인어가 물 밖에 나오면 인간에게는 끔찍한 괴성으로밖에 안 들릴걸. ... 사랑에 빠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Finnghal (걸어가며 벽면에 걸린 횃불을 곁눈질한다.) 반반이라지만 당사자 입장의 의견이 꽤 신기한걸요... 책으로 내면 꽤 팔릴 것 같은데. (걷다가 슬슬 짐이 무거웠는지 마법으로 띄운다. 가방과 짐 몇 가지가 달랑달랑 떠서 레아의 뒤를 따라오는데, 이따금씩 핀갈의 어깨를 칠락말락했다. 앞서가는 사람은 모르는 듯.) 그나저니 이야기에 진실과 허구가 섞였다길래 하는 말인데요.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을 얻으면 목소리를 돌려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도 했죠. 그렇다는 건... 제 방식으로 동화를 해석하자면, 서로 사랑한 인어와 인간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의사소통 수단이 생겼다는 뜻 아닐까요. 사랑에 빠진다는 건 상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거잖아요. 조금이든 그렇지 않든... 더구나 '내가 아는 언어를 쓰지 않으며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상대인데.
@LSW ... 그건... (횃불이 흔들릴 때마다 걷는 사람들과 부유하는 물체들의 그림자가 어지럽게 춤을 춘다. 자기들끼리의 작은 무도회마냥... ... 어깨를 건드리는 가방이 거슬려 붙잡아 짐이 없는 쪽 어깨에 메고) ... ... 똑똑하네. (조금 더 다른 말이 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맞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어, 결국 조그맣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LSW 아니,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아서. (레아가 갑자기 멈추자 따라 멈춘 레아의 물건들 중 하나에 충돌한다.) '목소리를 잃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는 비유일 수도 있겠다는 게. ... ... (잠깐 침묵하고.) ...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자체일지도 모르지.
@LSW (앞머리에 보송보송한 실내화 털이 붙었다.) 바다 사람들도 아낀다거나, 지킨다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상대는 있지. 짝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친구, 전우, 부족의 원로... ... (나열하고) ... 그렇지만 어느것도, 여기서 말하는 '연정'과는 들어맞지 않아.
@LSW 유전자가 뭐야? (...) 아무튼 일종의 협력이긴 하지. 아이를 만들고 싶어서 같이 만든 사람이고, 알이 깰 때까지 지킬 사람이고, 아이들의 부모가 될 사람이고. (앞머리를 만지작... 떼낸 털뭉치를 내려다본다.) 열정이라든가 매혹도 있어. 단지... ... (애매하게 시선을 비끼고) ... 연애하는 애들처럼 어쩔 줄 모르고 바보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할까... (어라? 뭔가 깨달을까말까한 긴가민가한 얼굴)
@LSW 그런 거야?
@LSW (레아의 어정쩡한 마음속을 모른 채 진지하게 숙고하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렇긴 한데... ... 역도 성립할까?
@LSW (대충 늘어놓은 궤변을 현자의 말처럼 주의깊게 듣다가.) ... 그러면 바보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 때 사랑에 빠진 건지 그냥 진짜 바보인 건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어?
@LSW 사랑에 빠진 걸까... ... ?
@LSW 평범한 바보구나. (양손이 꽉차 있으므로 담요는 머리에 인다. 상당히 피란민 같은 행색이 되었다)
@LSW 어떤 대답이 듣고 싶어? (멈춰서서, 레아의 시선을 되돌린다. 어딘가 굳은 얼굴이다.)
@LSW 지금은... ... (짙푸른 눈동자가 얼굴을 훑는 동안 숨을 얕게 쉬며 서있다. 노랗게 빛나는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린다. 단정한 교복으로 갈아입은 제 차림을 한 번 내려다보고) ... ... 호그와트의 학생이지. (어쩐지 불안하게 레아를 건네다보았다)
@LSW ... ... 어땠으면 좋겠어? (이제 그는 약간 호흡이 가빠 보인다. 걸어오는 내내, 어깨의 짐이 무거운 기색은 하나도 없었으면서.)
@LSW 의미 있어. (눈을 들고 시선을 마주친다.) ... 네가 혼자 남잖아.
@LSW 반대의 상황이면 너랑 내가 아니잖아. (빤히,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LSW ... 찾아볼게, 그러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