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지나가다 뒤에서 편지 내용을 슬쩍 본다.)
@Julia_Reinecke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는데요. (스윽... 안 본 척 고개 돌린다.) 아버지께선 안전하세요? 상황이 이러니 필요없는 수식어를 덧붙이기보단 잘 계시는지만 확인하면 될 것 같은데. (딴에는 안부를 묻는다. 놀랍게도 줄리아에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정말 잘 지내는지를 묻는 말이다.)
@Julia_Reinecke 다행이네요, 그런데... (줄리아를 흘끗 내려다보고는 뒷짐을 졌다.) 신경쓸 여유가 없으시다는 것치곤 정말 최선을 다해 좋은 말만 쓰던데. 저라면, 아니면 다른 애들이었다면 무서웠다며 아버지께 다 털어놨을 거예요. 불안하다거나 집에 빨리 가고 싶다거나.
@Julia_Reinecke ... (의외로 순순히 수긍했다.) 알겠어요. 짐을 지워드리고 싶지 않은 거네요. '멋져요.' 안 그래도 교우관계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들고 힘들 텐데. (한 적도 없는 칭찬이다. 잠시 생각하다가) ...앞으로도 잉크워스와는 어울리지 않을 거죠?
@Julia_Reinecke 중요해요. (그 일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몇 번이고 회자되었다. 잉크워스가 광견에게 물렸다면서. 줄리아도 얽혀 있으니 알면서도 물어본 거다.) 당신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거든요. ...이제 더는 못살게 굴지 않을게요. 진짜예요.
@Julia_Reinecke (줄리아는 모르겠지만 괴롭히지 않을 거라던 말은 일정 부분에서는 진심이었다. 왜냐면, 줄리아 라이네케는 루드밀라의 패거리였고. 루드밀라 같은 학생들은 마왕과 죽음을 먹는 자들의 동조자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마왕의 힘이 된다. 자신의 아버지와 불사조 기사단 같은 사람들이 마왕에게 맞서고 있는데 이 어린 학생들은 간접적으로 마왕에게 힘을 보태고 있으므로,) - ("괴롭혀도 되는 대상이다" 라는 논리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왜 줄리아에게만 그러냐고? '만만하니까.' 그의 눈에 줄리아는 여전히 겁먹어 있는 열한 살의 꼬마였다. 그래서다. '약하니까.' 비겁한 이유다. 실상 화풀이나 다름없다.) ... (그래서 툭 뱉는다.)
...당신을 보면 짜증이 나서요.
@LSW (사실, 모든 괴롭힘에는 그 나름의 논리가 존재한다. 루드밀라와 줄리아라 해서 그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집단적인 폭력과 일대일의 폭력이라는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첫 번째로 괴롭혔던 대상은 그를 먼저 괴롭히고 따돌렸던 아이. 두 번째로 괴롭혔던 대상은 그의 남자친구와 바람을 핀 학생. 둘 다 머글 태생이거나 혼혈이었던 것은 사실, 우연에 불과했다. 그 뒤로도, 그 뒤로도 계속...... ‘그래도 되니까’ 그리고, ‘만만하니까’. 어쩌면 당신과 그는, 그 점에서 닮아있었을지도 모르지.) 하.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짜증이 나서라고. 어디 한 번 물어보자. 레아 윈필드. 왜 짜증이 나는데? 그 많고 많은 애들 중에서, 왜 나한테 그 짜증이 나시는데? 내가 만만해서잖아. 아니야? (그는 예민하다. 당신의 그 이유를, 눈치 못챌 리 없었다.) 너, 솔직히 올바른 척, 착한 척 하지만. 네가 제일 악질이야. 알아?
@Julia_Reinecke (마지막 말에 놀란 듯이 눈을 몇 번 깜빡였다. 한참을 고민하는 눈치였는데, 의외로 한 말은...) 그런 말은 정말 처음 들어보는데.
...고마워요, 줄리아. 제대로 봐 줘서. (가슴이 선득하게 내려앉는 것만 같은 한편 기분이 좋았다. 긍정받은 것만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줄리아처럼 입지가 불안한 학생 대신 다른 사람, '보다 더 많이 가지고서' 괴롭힘을 주도하는 학생들을 비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레아는 그러지 않았다. 화살을 겨눈 것은 줄리아의 방향이다. 그가 제대로 보았다. 아까 전보다 훨씬 산뜻해진 목소리로) 편지 마저 잘 써요. 아버지께 안부 전해주세요. 딸을 위해서라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라고.
부담이 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