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일단 부엉이장에 가봐요. 아버지께 답장해야 해서... 아버지의 부엉이가 거기 잠깐 머무는 중이거든요. 전 나중에 전해도 되니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편지지 가져와요.
@yahweh_1971 아뇨. 괜찮아요. 제 답장이 좀 늦어진다고 일에 차질이 생길 리도 없고... 무슨 일인진 다녀와서 얘기해요. (턱짓한다.)
@yahweh_1971 영 정신이 없어보이는데 그냥 같이 가죠. 따라와요. (하고는 앞서 가기 시작한다.) 늦으면 놓고 갈 거니까.
@yahweh_1971 방금보단 농담할 기운이 좀 생겼나보네요. (하면서 헨을 돌아본다.) 급해 보여서 서두른 건데. 누구에게 보낼 연락이죠?
@yahweh_1971 (머잖아 부엉이장 근처까지 다다랐다. 헨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격앙된 것은 거의 처음이라 새삼스럽기도 한 반면 신기하기도 하다.) ...메브에게 연락하면, 그가 어디 몸을 숨기거나 피할 곳은 있어요?
@yahweh_1971 ...음. (생각이 많아진 채로 부엉이장에 다다른다. 각자의 자리에서 쉬고 있던 부엉이들을 둘러보던 레아가 어느 커다란 흰색 가면올빼미를 가리킨다.) 저 녀석이에요.
@yahweh_1971 (맞은편 벽에 서서 기댄 채로 헨이 편지를 보내길 기다리는 동안, 레아는 메브가 어떤 사람일지를 상상한다. 헨과 비슷하게 미지근하지만 어딘가 음울한 구석이 있는 사람일까? 그처럼 머리가 밀짚 색인가? ...헨에게 메브는 그만큼 소중한 존재인가? 슬 몸을 일으킨다.)
-다 끝났어요?
@yahweh_1971 (대꾸가 조금 늦게 돌아왔다.) 제가... 그렇게 평소에 질문을 많이 했나요.
@yahweh_1971 (그렇게 날려보내면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옷매무새를 정돈한다.) 알아요. 그냥... 비난조였다거나 정보 교환이었다거나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질문을 많이 한다는 건 그다지 배려하는 행동이 아니잖아요. 일방적으로 제 호기심을 채우는 목적이니까. ...사실 지금도 묻고 싶은 게 많고요. 메브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사람인지... 부모님은 걱정되지 않는지, 뭐. 그런 거요. (헨과 메브가 둘이서만 산다는 걸 모르므로 그렇게 말한다.)
@yahweh_1971 (흰 올빼미가 힘차게 날갯짓하며 어두운 하늘 너머로 사라졌다. 아버지의 부엉이는 부엉이장을 오가는 수많은 부엉이들 중 하나일 뿐이다. 레아는 자신의 옷에 붙은 깃털 하나를 집어 떼어낸다.) 그렇군요. ...형제 둘이서 서로 잘 의지하며 살아왔네요. 그러니까 그렇게 절박한 거고요.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친구의 일이지만- 메브는 레아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타인이기도 하다. 그가 무사할 거라는 의미없는 위로를 할까 하다가, 다른 말을 할까 싶다가... 결국 입을 다문다.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시간이 왔기 때문에. 하늘 너머에서 또다른 부엉이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저 너머에 또다른 헨 홉킨스와 또다른 메브들이 있을 것이다...)
@yahweh_1971 원망스럽진 않아요? 당신이 아직도 열네 살밖에 되지 않은 꼬마라는 게.
@LSW
(그럴지도 모르지. 대꾸는 생각으로만 떨어질 뿐이다. 부엉이들이 횃대 위로 날아들고, 그는 그 무수한 움직임에서 수 이들의 절망을 본다. ...... 그러나 그것은 타인의 일이다- 당신이 느꼈듯이. 또한 내가 사랑하는 군집의 형상이지......) 나는 멈춰있어. (목소리는 탁하게 떨어진다.) 방향과 목적지는 있지만- 방법을 모르지. 나이는 변명거리이자 마지막 보호구야. 이대로 성인이 되길 바라지 않아. (사이. 이것은 당신을 향한 말이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매몰되어 읊조린다......) 그러니까...... 원망스러울 리가. 남은 시간이 부디 충분하길 빌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