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26일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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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7월 26일 23:03

질서… 그래, 질서 좋지… … (어딘가 비꼬는 어조로 중얼거리며 창밖만을 보고 있다. 그러나 보가트 수업 때의 그 모습과는 달랐다.)

Furud_ens

2024년 07월 26일 23:05

@Ludwik 본인에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예언 능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한 사람 정도 들어갈 자리를 떨어져 앉는다.)

Ludwik

2024년 07월 26일 23:44

@Furud_ens 마땅한 추측이었지, 예언 같은 게 아니라. (눈을 감았다 뜬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폭풍우가 더 거세졌는데.

Furud_ens

2024년 07월 26일 23:58

@Ludwik 내가 돌발 상황에서 신체적 패닉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대응 연습하기, 집에 돌아가서 가족의 안위를 확인하고 시내에서 조금만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거나 혹은 안전 장치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 의논하기, 내년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정에서나 또는 추가 강의로 치료 마법 교습을 열어 달라고 학교에 요청하기. 당장은 이 정도인데 추천 사항이 있으면 그것도 참고할게.

Ludwik

2024년 07월 27일 00:37

@Furud_ens 종합하자면 ‘프러드 허니컷은 계속 오두막에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정도 되겠네. 내 추천 사항은 이거야: 죽음을 먹는 자로부터 공격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네 가족들을 위해서 네가 최전선으로 나가는 것. 혹은 최전선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것. 어때?…

Furud_ens

2024년 07월 27일 00:54

@Ludwik 희생을 수반하여 올리는 빛나는 전과를 선망하는 네 가치관에서의 만족감 외에 그 추천 사항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세 가지 정도 말해 봐. (가라앉은 눈빛으로 본다.)

Ludwik

2024년 07월 27일 01:28

@Furud_ens (침묵한다.) 너희는 왜 항상 나더러 전쟁을 선망하는 거 아니냐고 떠들어대는 건지 모르겠네. 나에 대해 아는 게 뭐가 있다고. 적어도 오두막에서 나갈 각오도 없는 너한테는 그딴 헛소리 듣고 싶지 않아. (의외로 그의 어조는 침착했다.)

이유 세 가지면 되겠어? 좋아.

첫째. 전쟁에 나설 각오와 용기조차 없는 사람이 가족을 지킬 수 있을 리 만무하니까.
둘째. 스큅을 열등 인종으로 구분하는 파시스트들을 물리치지 못한다면 너희 '오두막집'이 어떻게 될 것 같아?
셋째. 늦든 빠르든 전쟁은 널 집어삼킬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숨는 것보다 전선에 나가 있는 편이 대응하기 쉬워.

Furud_ens

2024년 07월 27일 01:37

@Ludwik 아하. (짧게 대답하고 그보다 좀 더 길게 침묵했다. 들은 말을 제법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듯하다.) 처음 습격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워하던' 모습을 봤거든. 난 너랑 소모적 논쟁을 할 생각은 없으니 넘어가겠지만, 거기에 대해 해명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걸. 여하간......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정말?) 안전을 강구하고 나서, 그쪽도 생각해 보지. 하지만 최전선은 아니야. 그리고 지금도 아니야. 나는 네 성향과 대의에 대해서 일부 공감하는 면이 있지만, (*"너와 같은 사람들이 필요한 때가 오겠지."* 아마도 거의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의 우린 순간이동조차 할 줄 모르는 열 네 살이지. 난 지금도 네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네가 가진 그런 좋은 자질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너는 네 마음의 평정을 먼저 구가할 필요가 있어.

Ludwik

2024년 07월 27일 13:30

@Furud_ens 죽음을 먹는 자가 학교 안까지 쳐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고작 그런 것으로 화를 내다니. 우리 동급생들은 참 여유가 많으시네. (빈정대는 그는 어둠 너머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쉽게도 내겐 그런 여유가 없어. 평정심?… 우리 사정을 봐 주지 않고 쉴 새 없이 몰아닥치는 전쟁 속에서 평정심부터 찾으려다간 다 죽을걸. 어떤 식으로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조국을 지킬 영웅들이 필요하다고… … (그는 지금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가만히 있고 싶지 않아. 작년 그날 기사단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교장에게 면담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그날이다. 하지만 나이가…) 우린 왜 지금 태어나버렸을까? 몇 년만 더 일찍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Furud_ens

2024년 07월 27일 19:16

@Ludwik 네 말대로 나이는 하나의 한계지. 꽤 명확해서 알기 쉬워. 한계가 있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어야만 하는가? 그렇지는 않지.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편이 현명하겠지. 그리고 그 외에도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인지하는, 혹은 그렇지 않은, 수많은 한계들이 있을 거야. 너무 많기 때문에 어떤 건 진지하게 고려되고 어떤 건 무시되기도 하지만, 핵심은 '한계는 존재한다'야. (어둠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얼굴을 한번 쳐다봤다가, 도로 연회장으로 잠시 시선을 돌린다.) 한계와,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사람들이 비겁해지는 이유를, 용기와 희생이 그토록 대단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모르고서...... 어떻게 진정 싸울 수 있겠어? 루드비크. (뒤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당신의 뒷머리에 대고 속삭였다. 목소리에는 당신의 지향과 거의 대척되는, 안타까움과 약함이 담겨 있다.) 네가 다치면 많은 사람들이 슬퍼할 거야.......

Ludwik

2024년 07월 27일 22:08

@Furud_ens (그는 오래도록 입을 다물었다. 아니, 사실 무언가 말하고 싶었다. 외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해 준다면 난 그걸로 영웅이 되는 거 아니냐고. 훈장도 받을 거고 다들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내게 그것은 기쁘고 영광스러운 명예라고 말이다… … 하지만 정작 그가 입을 열었을 때 흘러나온 건 단조로운 읊조림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들은 극소수지만 있어왔어.

… …도스토옙스키를 읽은 적 있어? 그의 작품에 이런 명제가 등장해. “모든 것이 허용된다”. 어떤 이들에겐, 이를테면 나폴레옹이나 카이사르처럼 세상을 영원히 바꾸어놓았던 영웅들에게는 살인조차 죄가 되지 않아. 어떤 죽음은 세계의 진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니까. 그래. 그러니까 모든 것은 허용되는 거지. (선문답.) 만약에 내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처럼 될 수 있다면. …언젠가는.

Furud_ens

2024년 07월 28일 01:18

@Ludwik 난...... 굉장히 좁은 시야를 가졌어. 역사의 눈보다는 개인의 눈이 좁을 테고, 개인의 눈 중에서도 난 더 좁지. 얇은 글씨를 쓰는 데 가느다란 펜이 필요하듯 아주 좁은 시야에서만 들여다볼 수 있는 '틈새'가 있어. 그건 역사에, 대의에,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는 작은 사건들만을 다루지만....... 그럼에도 그게 세상의 영원한 변혁보다 무가치하지는 않아. 난 틈새를 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해. (결국 당신의 말에는 대답도 반박도 하지 않았다. 단지 '입장'이 있을 뿐.)

Ludwik

2024년 07월 28일 02:20

@Furud_ens …틀렸어. (대답하고, 반박했다.) 틀렸다고. 내 눈엔, 네가 들여다보고 있는 그 틈새는 시대의 돌풍에 휘말려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처럼 보여. 그건 강제 분할되기 전의 국가 같은 거야. 우리 두 사람의 상상 속 오두막집 같은 거라고. 네가 틈새를 통해 뭘 보고 있든… 그런 미시적인 관점으로는 아무것도… (그러나 말을 끝내지는 못했다.)

Furud_ens

2024년 07월 28일 02:27

@Ludwik 응. (짤막하게 끄덕였다. 그는 수긍하는 방식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틈새는 논쟁하지 않고, 시대의 돌풍에 맞서 존재를 주장하지 않고, 아주 쉽게 닫히거나 사라져 버리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 틈새는. 하지만 그것들이 세상에 아주 많이 존재한다는 점만은 부정할 수 없을걸. 예를 들면 네가 호그와트에서 멋진 아들로 자라길 바라는 너희 엄마의 목소리 같은 것. ...왜냐하면 그건 존재하니까.

Ludwik

2024년 07월 28일 11:50

@Furud_ens … …우리 엄마는 바보 같은 사람이야. (언제나 틈새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그게 그에게는 세상의 전부였으므로. ‘난 그런 엄마가 너무 밉고, 그리고…’) …그리고, 불쌍하고 가여운 여자야. 나한테 몇 번이고 하울러를 보내서 전교적으로 망신을 주더라도 전부 용서해야 할 만큼.

넌 그러겠다는 거야?… 바보처럼 ‘아무것도 이루지 않겠다’고? 닥쳐오는 돌풍을 그저 맞기만 해서는 고통받을 뿐인데도?… …

Furud_ens

2024년 07월 28일 13:15

@Ludwik 틈새에는 틈새의 세계가 있으니까. 좁은 눈으로 보면 작은 틈새의 벽에도 아주 많은 것들이 있어. 너희 집 사정에 대해서야 난 잘 모르지만, —네가 말한 몇 안 되는 것들과 그 하울러들이 쏟아내는 잔소리 정도밖에 알지 못하지만— 대의나 세계가 중심이 아닌 눈으로 보면 네 엄마에게서도 다른 많은 것들이 보일걸. 루드비크. 그래서 네 질문에 응해 되묻겠는데, *바보에게는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

Ludwik

2024년 07월 28일 15:05

@Furud_ens … … (긴 한숨을 토해낸다. ‘난 엄마의 삶을 부정할 수 없다. 그 여자의 고통을 경시하고 싶지 않아. 그런 짓만은 할 수 없어.’) 아니. …그렇지 않아. 의미 없지 않아… …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어. …네가 틈새를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도대체 무엇이야? 모든 고통을 감내할 만큼… 그것은 아름다워? (이해하고 싶어진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Furud_ens

2024년 07월 28일 19:09

@Ludwik 그냥, 별 거 아니야. 대단히 특별한 게 있지는 않아. 물론 배우고 익히면 아름다운 면을 볼 수 있지만, 그건 아주 빨리 사라지고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지도 모르지.

...역사에 영원히 남기를, 세상으로부터 칭송받기를 원한다면, 네 판단이 옳아. 틈새를 들여다보는 건 시간 낭비일 거야. 이건 근본적으로, '별 것 아닌 삶'을 수용하느냐 하는 이야기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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