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양 무릎에 팔꿈치를 걸치고, 다소 기운없어 보이는 모양새. 시선은 멀리 지평선을 향하지만 아마도 그저 뜻없이 던져둔 듯하다.)
@LSW (휘청) 진짜 네 마음속에서 나의 존재 너무 하찮지 않아?
@LSW 너무해... ... (비틀... )
@LSW 연습했어. (양 무릎 사이에 깍지를 끼고, 선생님을 보는 어린애 같은 얼굴로 내려다보며) 진짜 보가트는 처음이었지만, '그 여자를 상대하고 꺾이지 않는 것'은... 수백 번 수천 번을.
@LSW '진짜 같은 가짜'도 처음이 아니니까. 에스마일이 성질 긁으려고 만든 가민만 모아도 퀴디치 팀 하나는 만들 수 있을걸. (... ) ... 아마, 이것도 *이상한* 거지.
@LSW 아마도 나는 남들보다 근성이 있고 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웬일로 뻐기는 태도 없이 객관적 사실을 서술하듯 담담하게 말한다.) 기본적으로는 그게 내가 아는 '공포와 패배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었어. 하지만 오늘 보니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나뿐이던데. (다소 비틀린 각도로 입꼬리가 치켜올라간다.) ... 뭐랄까, 나 혼자만 심장이 없는 기분이야.
@LSW 응. (고개를 끄덕거리고, 혼잣말하듯 조그맣게 읊조린다.) ... 옷을 입고 다니는 건 어렵지 않아. 특정한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도. 직접 말하지 않고 돌려서 암시하거나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도, 좀 성가시긴 하지만 할 수 있어. ... ... 하지만 이건 될 것 같지가 않아.
@Finnghal (사회성은 학습한다면 익숙해질 수 있다. 다른 포유류가 양의 겉가죽을 뒤집어쓰고 무리에 숨어드는 이야기가 있듯이 그 정도의 수행은 불가능의 영역이 아니다.) ...사실 말이죠, 저도 돌멩이인가봐요. 심장이 없다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그러니까 말로서 정리되지 않았다. 그것은 어쩌면 핀갈을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직감일지도 몰랐다. 직관으로 이해하나 정의내리기는 어려운 그런 개념들 말이다.)
무언가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잃는 걸 두려워하는 감각 말인가요.
@LSW 어... 아마 그런 건가보다. (스스로 뭐라 규정할 수 없어 흐리멍덩하게 얼버무린 부분을 메스처럼 정확한 언어가 가로지르자, 놀라서 눈을 몇 번 끔벅거린다.) ... 응, 그리고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에 대한 터무니없이 큰 공포. ... 그야, 잃어버리거나 다치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은 없겠지만... ... (찌푸린 얼굴로 다리에 팔꿈치를 받치고 턱을 괸다.) 너무 과해. 나로서는 그래. 사방에 이런 녀석들뿐이라면, 나처럼 생겨먹은 놈은 걸어다니는 재앙이나 다름없는걸.
@LSW 하지만 동물들은 보통 새끼가 어떻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느라 마음이 병들지 않아... ... 그런 환상만 보여줘도 정신에 상해를 입지도 않고. (이제 배를 성벽 층안에 걸치고 빨랫줄에 걸린 빨래처럼 늘어져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뭔데?
@LSW ... ... 그래? (대롱거리던 고개가 위로 약간 치켜들린다.) 레아가 모르는 것도 있구나. 다들 당연하게 아는 것 같은데도... ... (그저 순수하게 신기한 듯이, 눈을 깜빡이며 아래쪽의 어둠 속을 들여다본다.)
@LSW (대롱대롱... 장갑 낀 두 손이 성벽 아래로 늘어져있다.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은 약간 위로 들려 밤하늘과 잇닿은 숲의 우듬지들을 쳐다보고.) ... 어쩌면 그래서 머글들이 마녀 사냥이란 걸 했을지도 몰라. 모두가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가 상처입는 것에 상처입지 않는 재앙이라서. 그래서 마법사들은 그냥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고 안심하며 살도록 머글들을 두고 떠나왔는지도.
@LSW 그런데 별로 기쁘지 않은 것처럼 들려. (빤... 아래로 돌아온 시선이 레아를 향한다.)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해할 수 없으면, 모두가 두려워하고 상처받아 있을 때 레아는 어떻게 해?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 (오늘 레아가 묻고 다닌 것은 바로 교실을 나왔기에 듣지 못했다.)
@LSW 응... ... (조금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흔들흔들 흔들리는 회백색 머리칼.) 물어보는 것까지는 할 수 있겠지만, ... ... 뭐랄까, 같이 슬퍼한다거나, 두려워한다거나, 그런 걸 눈앞에 가져와서 보게 만든 사람에게 화낸다거나... ... 그런 걸 바랄 거잖아, 다들. (애꿎은 성벽의 벽돌을 장갑 낀 손끝으로 뭉개듯 만지작거린다.) ... 조금쯤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아무래도 나에겐 무리야. 그런 것에 일일이 벌벌 떨며 울고 있다간 이미 한참 전에 죽었어. (그러니까, '내가 익숙한 세계에서였다면'... )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것이 동정받을 일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 녀석의 주둥이를 한 대 쳐줄 거야. 그러니까, 나는... ... (주절거리다, 문득 레아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런데 "안 되겠다"는 게 무슨 뜻이야?
@Finnghal (주둥이를 치겠다는 말에 턱을 괸다. 그가 참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핀갈은 강하네요. 그래서 좋아요. 좋은데... 저번에 말했던 대로 '여기서'는 피를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보통은 공감하는 것이 맞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인간 아닌 존재들과 살아온 혼혈 마법사와는 달리 사회적인 동물로서의 인간 마법사는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지 못하는 개체는 무리에서 도태된다. 레아는 이제껏 그런 방식을 받아들여 왔다.) 인간은 핀갈이 잘 아는 인어들과는 다르게, 공감하고 눈치를 잘 살펴야 살아남거든요. 그래서 "안 되겠다"의 의미를 말해드리자면... (조금 머뭇거렸다.) ...생각해보면, 제가 다가가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다가오는 건 왠진 모르겠지만- ...싫어요.
@LSW 좋아? (반짝, 하고 고개를 들었다가 느리게 가라앉는다.) ... 알아. 레아가 가르쳐줬잖아. ... 하지만, 좀 뭐랄까, 불공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할까. 어차피 나에 대해서는 '공감'은커녕 이해하지조차 못할 텐데. (주어는 말하지 않고. 몸을 굴려 등을 깔고 늘어져, 벽을 등지고 흔들린다.) ... 그건 굉장히 바다 사람처럼 들리는걸.
@LSW 나랑 제일 비슷한 사람... ... 레아가. (눈을 깜빡거리며, 되새기기라도 하듯 한동안 말이 없다.) ... 그럴지도. 종류는 다르지만, 레아는 어딘가... ... 강해. 그러니까 약한 종의 세계에서 그들 중 하나처럼 살아가려면, 누르고 감추느라 답답하겠지. (새로운 인식을 짚어가듯이, 느릿하게 말을 놓는다.) 그럼, 레아를 이해하는 사람은 있어?
@LSW 그렇구나, 레아에게는 할머니가 레아구나. (진자처럼 좌우로 가볍게 몸을 흔든다. 왔다갔다 흔들리는 회백색 머리카락. 이어지는 질문은 그만큼이나 가볍게 떨어진다.) ... 그래서 할머니가 안 계시게 되는 게 무서운 거야?
@LSW 레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훌러덩 뛰어내려 공중제비해서 내려온다.) 미안, 내가 뭔가 말을 잘못했어?
@LSW (어쩔 줄 모르고 레아 주변을 빙빙 맴돌다 쪼그려 앉는다.) ... ... 혹시, 그냥 혹시인데, 내가 또 돌멩이면 미안해. ... 혹시, 버겁고 외로운 거야? ... ... 레아도.
@LSW 그야..., (여기는 다들 어느 정도씩은 막막하고 외로워 보여서. 그런데 너는 그렇지 않아서. 그러면서도 또 이따금 다른 누구보다도 그래 보여서. 그리고 여기에서 너무 오래 지냈는지, 어쩌면 나도, 조금 정도는... ... 떠올랐다 사라지는 말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하냥 머뭇거리기만 하다) ... 네가 외로운 게 싫어. (어린애 투정 부리듯이, 전혀 엉뚱한 말을 했다.)
@LSW ... ?? (이해하지 못하고 시키는 쪽으로 일단 기어간다. 그 얼굴은 소년답고, 무구하고, 자신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어쩐지 조금 안타깝고 애타는 듯 보였다. 새가 우는 소리, 밤의 바람 소리. 주체하지 못할 만큼 낯선 마음들.) 그, 레아... ?
@LSW 내가 칭얼대는 거야? (칭얼대 놓고는 부루퉁하게 툴툴거리며 레아의 다리를 베고 옆으로 눕는다. 시선은 레아와 나란히 뻗은 채.) 하지만 나는 레아가 없어져서 내가 혼자 남을까봐가 아니라, 내가 없어지고 레아가... ... (두려운가? 그런 것이? 어째서? 새로운 물음에 직면해 눈을 깜빡거린다.) ... ... 알 수 없네. (정말로,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LSW 레아는 레아인데. (몸을 돌려 바로 누워서, 레아를 빤히 올려다본다.) 음... 몰라, 언젠가 내가 누군가를 도와서 가르쳐줄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레아가 될 수도 있겠지만... ... 그게 지금, 레아는 아니니까. 그건 거꾸로도 아니고 완전히 뒤죽박죽이잖아.
@LSW 알쏭달쏭한 말? (의아한 듯 눈을 깜빡이고. 창틀에 쌓인 먼지 같은 회백색 머리칼은 여전히 굵고 뻣뻣하지만, 결이 길든 것이 공들여 손질한 태가 난다.) 레아의 기준으로는 어떤 게 알쏭달쏭한데?
@LSW 으음... 내가 한 말이지만 그렇네, '선생님'이라는 것만으로는 좀, 부족한 느낌인데. (드러난 이마는 창백하고, 겨울날 물안개처럼 서늘하다.) ... *이상*하지 않게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 이라는 느낌이려나.
@Finnghal 그래서 레아가 레아라고 한 거구나. (잠시 말의 의미를 곱씹는다. 이상하지 않게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 그건 무리에 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건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된 뒤에는?) - (레아는 막연한 언젠가를 상상한다. 핀갈 모레이가 이 사회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자신의 친구에겐 그런 사람이 더는 필요없을 것이다. 그건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건 별로 기껍지 않다. 약간의 메스꺼움이 일어난다.)
생각해봤는데요. 돌멩이는 언젠가 더는 외롭지 않게 될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을 거예요. 좋은 애니까.
@LSW 내가? (눈을 깜빡거리고...) 어떤 기준에서?
@LSW 레아에게는 없어? (투쟁심이라면 모르겠지만, 좋은 친구들이라든가, '공감'은... ... 음. 잠깐 입을 닫고 생각에 잠긴다.) ... 할머니는, 레아의 마음이 '닫혀 있다'고 보시는 걸까.
@LSW 그래? 그렇지만 돌멩이라며. (레아를 빤히 올려다보며. 미지근한 온기가 적당히 기분 좋다고 느낀다.) 닫힌 거라면 열 수 있겠지만... ...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 애초에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거나, 쓰지 않아서 퇴화했거나... ... 마치 이 곳에서 말할 수 있는 목소리가 없는 것처럼.
@LSW 그건 외롭지 않은 거야? '비슷한 것'으로 어떻게든 하면?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레아의 얼굴로 시선을 돌린다. 바다의 수면처럼 그림자에 덮여 검푸르게 보이는 눈동자. 하지만 너는 가끔 아주아주 외로워 보여, 하는 말이 발설되지 않은 채 입안에서 스러진다.)
@LSW '능숙해진' 거랑... ... '외롭지 않은' 것은 다른 것 같아. (손을 뻗어 아래로 늘어진 레아의 긴 머리타래를 살짝 건드린다. 자신의 것보다 가늘고 부드럽다.) 그러니까, 레아는 능숙하지만... ... (보고 있는 것은 거울이 아니라, 분명... ) ... ... 혼자 두고 싶지 않아져. (결국, 외로워 보인다는 말 대신에, 나온 말은 또다시 1인칭이다.)
@Finnghal (마지막 말을 들은 순간부터 속이 영 불편해졌다. 그 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럭저럭. 오히려 근래 학교에서 보냈던 시간들 중 가장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했다. 지금은 아니다. 그의 이마에서 손을 뗀다.) 그러면 옆에 있어줄 건가요? 사람은 혼자 두고 싶지 않다고 그럴 수 있는 동물이 아닌데. 사람에겐 해야 할 일들이 있죠. 그러다보면 결국 누군가를 뒤에 남겨두게 되거든요. 실망하면 더는 쳐다보고 싶지 않게 되기도 하고요. (느릿느릿 말하며 그의 팔을 두드린다. 이제 일어나라는 뜻이다.)
@LSW 네가 원한다면...? (불쑥, 생각도 못하게 튀어나온 말에 스스로 조금 놀라며, 순순히 몸을 일으켜 앉는다.) 기분이 안 좋아, 레아? 어째서. 내가 또 돌멩이야? ... 전에 실망해서 누군가를 남겨두고 왔어? 아니면... ... (누군가가 너를 남겨두고 갔어? 오늘 몇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더 진실에 가깝게 느껴지는 말은 막상 소리내어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