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27일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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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7월 27일 00:38

(제 안대 위를 꾹 누른다. 손톱을 세워 뺨을 긁는다. 붉은 생채기가 난다. 그러나 마치 이 모든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긴 침묵. 그것이 전부다.)

Ludwik

2024년 07월 27일 01:16

@Raymond_M 네가 그랬었지. '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으로 골방에 틀어박혀 자기혐오나 씹어먹는 건 열두 살에 졸업해야 한다'고. (오래도록 곱씹고 있었던 말을 그대로 제 입에 담는다.) 그래. 나는 이만 이 방에서 나가 보려고. 같이 가겠어?… 봐봐, 다들 패닉 상태잖아. 틈을 타서 몰래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Raymond_M

2024년 07월 28일 13:18

@Ludwik
(그가 가만히 시선을 든다. 창 너머에 시선이 오래 머무른다.)이 방에서 나가면 뭐가 있는데? 뭔가, 다른 게 오기라도 하나? ...알잖아. 지금 나가면 난리가 날 걸.

Ludwik

2024년 07월 28일 15:07

자살사고, 자기혐오

@Raymond_M 난 자해하기 위해 네 앞에서 싸웠던 게 아니야. (오래 품어왔던 상처를 드러내듯 과거의 물음에 답했다. 툭 불거져나온 그의 어조는 단조롭다. 단조롭게 들리도록 애쓰고 있었거나.) 내게는 이루고 싶은 대의가 있어. 그걸 위해 싸운 거고, 싸우려고 해. 죽고 싶어서도 네게 인정받고 싶어서도 아니야. 그러니까 난,

너 같은 거 조금도 신경 쓴 적 없어.
네가 날 더러워할까 봐 전전긍긍한 적 없어.
한 번도 그날 너와 내기했던 일 때문에 망설였던 적 없어.
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 그래, 나야. 나 자신이야. … …알겠어? 이해하겠어?… 나는 이 바깥에 내가 바라던 세상이 있다고 확신해. 네가 뭐라고 해도 난 나갈 거야. (‘그러면 나도 나를 조금은 덜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

Raymond_M

2024년 07월 28일 15:43

@Ludwik
(그가 오래 침묵한다.)...날더러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던 아이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그러나 이것은 질문이 아니다. 정말로 이어지는 건 그 다음으로 비어지는 문장들이지.)두려움을 기억해? 아니, 아니다. 다르게 물어야겠구나. 루디오, 고통을 기억하니? 상처를? 그게 어떻게 벌어지고, 어떻게 피가 흘렀는지를 기억해?(당신이 저같은 걸 조금도 신경쓴 적이 없다면.)...내가 어느 순간부터 의약품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녔는지는? 그게 아니면... 내가 대체 어느 순간부터 네가 입술로 외는 그 대의와 이상을 닳도록 쥐고 다녔는지는? 루디오, 그걸 기억해?(질문은 한숨의 형태를 한 채 흘러나온다. 그는... 당장 당신의 멱살을 붙들고 싶은 심장을 눌러 참는다. 당신에게 소리를 지르고 싶어지는 것을. 일견은 비참하고, 또 일견은... 비참해진채로.)

Raymond_M

2024년 07월 28일 15:43

@Ludwik
기억한다면... 그래. 같이 가자. 네가 바라는 그 빌어먹을 세상이 뭔지 같이 보러 가줄게.(그게 자기혐오로 가득찬 당신의 마약성 진통제에 불과하며, 어떤 학살과, 전쟁과, 이름붙은 죽음들은 당신에게 사랑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질문: 그러니까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 그는 왜 이렇게나 비참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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