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가야지. (막힘 없는 대답.) 넌 왜 망설이고 있어?
@yahweh_1971 그럼 어째서 갈 거냐고 묻기 전에 공백이 있었어? 나에 대한 의심이었던 건가? (그는 웃었다. 농담 따먹기라도 하는 듯했다.) 말했잖아. 난 너 이해한다고. 하나도 끔찍하지 않아. 애초에 전쟁은 이미 시작됐는데, 다들 자기 코앞에 와닿을 때까지 모르는 척하고 있었던 거고.
@yahweh_1971 전쟁은 무언가를 송두리째 뒤바꾸기도 해. 바야흐로 ─ 혁명이지. 그건 개혁과는 달라, 혁명은, 사람들의 피로 세상을 다시 세우는 거야. (그러나 루드비크는 전란도 혁명도 직접 겪은 적 없다.)
이젠 지루할 틈이 없을걸. 봐, 바람이 불고 있잖아. 돌풍은 무엇이건 뿌리까지 파헤쳐낼 테고… 사람이 많이 죽겠지… 그리고 그건 당연한 거야. … …홉킨스. 우리가 하는 교습, 더 자주 만나야겠다.
@Ludwik
(그 또한 겪은 것은 미지근한 악의뿐이다. 그러니 당신의 말을 들으며 그저 상상하는 것이다.) ...... 정의대로 체제를 유지하며 이루어지는 것이 개혁이라면, 내가 바라는 것은 혁명일지도 모르지. 오랜 기간 생각이 달라졌어. 이 모든 걸 만들어낸 마법사 사회의 시스템에 염증이 나기 시작했다고. 이 체제가 유지될 가치가 있을까...... ...... 옳아, 체제가 바뀌려면 거대한 힘이 필요해. (레아와의 대화를 잠시 떠올리고.) 교습이라면 얼마든지. 종종 사람에게도 실험해보자. (짧게 웃었다.) ...... 그러고 보니, ...... 이건 여태 묻지 않은 건데. 그럼 넌 뭘 바라서 싸우는 거지? 명예? 아니면 이곳이 이제 네 *조국*이야?
@yahweh_1971 예로부터 전쟁이 일어날 때 혁명도 일어나곤 했어. 보불전쟁과 파리 코뮌,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두 달. 정부군에 제압되기 전까지, 두 달 동안 파리 시민들은 꿈을 꾸지 않았던가. 그것은 새로운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외침이었다. ‘그게 마법사 사회에도 적용되지 못할 이유가 뭐야?…’) 러시아 혁명과 독일의 패전은… 폴란드의 독립으로 이어졌지. 전쟁은 분명 끔찍하지만, 그걸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나는,
(‘나는 인정받고 싶다. 언덕 아래의 세계, 내가 섞일 수 없었던 그곳의 사람들과 진배없어지고 싶다. 투쟁에 뛰어들어 고통받고 싶어. 엄마와 삼촌이 겪었던 괴로움을 나도 겪는다면 이 영문 모를 죄책감도 없어질 것만 같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영웅이 되고 싶어. …영국을 위해서가 아니야. 난 아마 계속 폴란드인일 테니까. (아니. 무언가 명분이 필요했다… 루드비크는 변명하듯 물었다.) …폴란드 봉쇄령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어?
@Ludwik
그렇다면 그건 널 위해서로군. (비난 없이 대꾸한다.) 너는 혁명과 전쟁의 선봉장으로서의 영예를 꿈꾸는 건가? 아, 그것도 좋은 동기가 되겠지...... 거대한 대의를 바라 참여하는 이들만이 '영웅'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그러려면 정의가 아닌 *승리하는 자들*의 편에 서는 것이 더 간편하지 않나? (잠시 호흡했다. 조용히 말을 잇는다.) '봉쇄령'에 대해서라면 알아. 그건 가장 최근에 있었던 마법사들과 머글들의 완연한 분리 사례니까. 전쟁의 한가운데에 휘말린 폴란드와 영국은 많은 면에서 판이하지만...... 네게는 무례할 수 있더라도, 그게 영국 마법 사회의 해방에 대하여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긴 했어. 그 반례로 말야. 하지만- 그것이 네가 바라는 영웅의 형상과 무슨 관련이 있는진 모르겠는걸.
@yahweh_1971 뭐? 그런 거 아니야! 난… 내가 바라는 대의는… (비난이 없더라도 변명해야 했다. 그는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면 속물 자본주의자고, 자신을 생각하면 이기적인 자유주의자라고 여겨지는 곳에서 왔다. 그 무엇보다도 대의가 중요한 곳. 그것을 위해 죽을 수도 있어야 하는.) 나는… 그래, 나는 폴란드 마법사 사회를 바꾸고 싶어!… … 그게 내가 꿈꾸는 대의야. 안전지대를 완전히 분쇄하고 그들을 머글 사회에 동화시킬 거야… 그리고 마법사도 머글도 같이 공산주의의 승리를 위해 싸우는 거지…
내 말은, 어쩌면 영국에서의 전쟁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의 마법사 사회들도 변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이야. 러시아 혁명 직후 볼셰비키들은 혁명을 다른 나라로 수출했어. 동쪽으로는 몽골, 중국, 조선… 서쪽으로는 뭐 너도 알 거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세상 전체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어.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할 일은 영국인들 사이에서 전쟁에 복무하는 거겠지. …내 말 맞지?
@Ludwik
그럼 네가 바라는 이상은 결국 나와 같네. 우리는 둘 모두 비밀유지의 의무를 강제하는 체제를 파괴하길 원하는 거야...... 맞지? (당신의 말을 모두 옳게 믿지는 않으나, 입 밖으로 대의를 정의한 이상 그것을 따라야만 할 것이므로. 속없이 짧게 웃었다.) 하하. ...... 하지만, 난...... (입이 잠시 달싹인다.) 난, 모르겠어...... 기존의 체제를 파괴하는 건 오히려 작금의 모르가나 일당이 아닌가? 그네들은 전쟁을 일으켰고, 사회를 휘젓고자 해...... 정당화하려는 건 아니야. 끔찍한 사상이고, 빌어먹을 인간들이지. 하지만...... 정말 그 "혁명"을 원한다면, 지금 도움이 되는 건...... 난 정말 모르겠어, 루디오. 다 엉망이야.
@yahweh_1971 (그제야 안도한 낯이 되었으니,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그는 머릿속 책장을 바쁘게 넘겼다.) …헨 ‘야훼’ 홉킨스. 너 지금 뭐라는 거야? 가민의 군대는 기존 체제를 파괴해서 ‘더 나쁜 쪽으로’ 끌고 가려는 거야. 그딴 건 절대 혁명이 아니라고. 나폴레옹와 히틀러 둘 다 모든 유럽을 적으로 돌렸지만 그 의도는 완전히 다른 것과 같아! (그러나 전쟁을 일으켰다는 점만은 같지 않은가?) 너 지금 위대한 혁명 전쟁과 제국주의 전쟁이 똑같다고 생각하냐? 물론, 후자가 전자를 낳곤 하지. 나도 지금 정세가 그런 식으로 옮겨가길 바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자가 옳은 건 아니잖아.
@Ludwik
알아. 그네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모르겠어? 모든 파괴엔 시발점이 필요해. 만일 죽음을 먹는 자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마법사 사회를 움직이고 체제를 뒤흔들 만한 무언가가 있었을까? 그네들이 전쟁을 일으킬 만큼 강하지 않았다면, ...... 뭐가 달라질 수 있었겠어? 내 말은, 이건 기회란 거야...... 이자들은 분명 영웅이 아닌 파괴자이며 아돌프 히틀러의 괴팍한 모형이지만, 직전까지의 정체되었던 상황을 뒤바꾼 건 분명해. (말은 더불어 빨라진다. 건조한 손이 입가를 누르듯 신경질적으로 매만지고.) 너도...... 알잖아. 이해하잖아. 전쟁은 끔찍하며 전범들은 괴악하지만, '신세계'는 파괴로부터 시작해. 난, 그저. (이 전쟁이 섣부르게 끝나버리질 않길 바랄지도 몰라. 사실, 여태까지의 정체를 겪으며- 난 이 혼돈이 기꺼워.) ...... 이건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을 벗어난 일이라고. 내가 모르가나에게 동조한단 뜻은 아냐. 알아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