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 ... 우디, 괜찮아? (한참 옆에서 눈치 살피다 당신의 곁에 다가와 묻습니다. 보가트의 영향으로, 아직 자신도... 제법 축축한 상태에요.)
@2VERGREEN_ 어머, 어디 빠졌다 왔니? (모르는 척 능청을 떨며 힐데에게 손을 뻗어, 젖은 머리칼을 한번 쓸어넘겼다.)
@WWW ... 너. (보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건 우디가 아니잖아. ... 제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형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던 것 같은데, 분명 옆에서 많이 봤는데... 이런 순간이 닥치자 정작 기억이 나지 않아서...) 누구야.
@2VERGREEN_ (앞머리를 쓸어넘겨주는 손길은 서늘하고 눅눅하지만 상냥하다.) 음… 나? 에스마일일지도? (들킬 줄을 뻔히 알면서, 겁도 없이 사칭을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은 오롯이... 힐데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어서.)
@WWW 거짓말. (손 들어서 앞머리를 넘겨주는 그 손을 거칠게 쳐냅니다.) ... 우디는 어디 갔어, 웬디? 아까 보가트 때문에 많이 놀란 것 같던데. 걔는 원래 폭풍우를 무서워 한단 말이야...
@2VERGREEN_ (그는 여전히 웃고 있지만, 동그랗게 뜨인 시선은 썩 유쾌해 보이지 않았다.) 꺄~, 힐데가 나 때렸어. 아파아. 힐데 무서워~. (과장스럽게 자신의 손을 쥐고 꺅꺅거리는 건 장난 같기도 하고, 수동적으로 추궁하는 태도 같기도 했다.) 너무 아파서 그런 건 대답 못하겠네~... 호 해주면 괜찮아질지도? 응?
@WWW ... (그러니까, 당신의 '인형'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쪽이 이쪽이었습니다. 무언가가 평소와는 다른 듯이 느껴져서...) 미안, 하지만... 대답해 줘. 너무 걱정되어서 그래. (... 진작, 당신이 폭풍우를 병적으로 무서워한다는 걸 보았던 입장에선... 모든 것이 초조하게 느껴집니다. 어디 가서 울고 있는 것은 아닌지...)
@2VERGREEN_ 흐흥, 괜찮아. 용서 해 줄게. 나는 아량이 넓으니까. 하지만 다음에 또 아프게 하면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 (겨우 손 좀 거칠게 밀어냈다고 할 소리인가 싶지만, 그는 천진난만한 낯으로 손등을 등 뒤에 감춰 뒷짐을 졌다. 그리고 천천히 힐데의 주변을 한바퀴 빙 돌았다.) 있잖아, 그거 알아? 사람은 공포를 느낄 때, 자기도 모르게 자기랑 가장 친한 사람을 찾는대. 안정을 취하려고. 아마 네 쪽을 보지 않았을까? 너는 이미 알고 있었잖니. 걔가 뭘 무서워하는지. 그리고 이렇게나 갸륵한 마음으로 신경을 써 주는데.
@WWW ...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울컥. 눈이 마주쳤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이딴 것은 그만하자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지 않아도 된다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당신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시선이 함께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알고 있으니까 물어보는 거잖아! (... 한 바퀴를 빙 다 돌아갈 때 즈음 빽 소리지르고 맙니다.)
@2VERGREEN_ (힐데라면 알 지도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거든, 우디가 그 순간 당장에 달려가 힐데의 손을 잡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 힐데 스스로 이겨내기를 바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상냥한 힐데이므로. 그렇다면 힐데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아마 우디는 그런 것을 궁금해 했겠지만….
이 '여자아이'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한 바퀴를 다 돌고 나면 자리에 곧게 선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는다.)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니? 그때 잡지도 않은 건 너면서…. 이제 와서 후회 돼?
@WWW (아니, 나는 용감하고 상냥하지 않다. 그런 배려 따위는 하지 못했을 거야. ... 그냥 네가 아파하는 것을 보기 힘들어하는 겁쟁이라, 나는 곧장 손을 잡았을 거야.) ... 내가 후회한다고 하면 네가 어쩔 건데?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건 네가 아니라 우디잖아. (... 그냥 인형인데, 평소와 같은데, 어디선가 위화감이 들어서.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당신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어, 후회 돼. 대답이 됐어?
@2VERGREEN_ 후후,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니었어… 하지만 그래, 그 입으로 시인할 정도면 어지간히 후회하고 있나보다…. (습관처럼 손을 뻗어 힐데의 머리카락을 정리 해 주려다가, 또다시 뿌리칠까 봐 닿지 않은 채 거뒀다. 대신 그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힐데에게 내밀었다.) 감기 걸리겠다, 얘. 이거라도 걸치고 말하렴.
@WWW ... 이제 좀 믿을 만 해? 내가 평소에, 너에게 그렇게... 신뢰가 되지 않는 친구였어? (내미는 손은 거부하지 않습니다. 망토 받아든 채로 가만히, 아주 가만히 서서 묻습니다. 입지는 않고 손에 꼭 쥔 채로, 그 옷가지를 바라보다 툭 내뱉습니다.) ... 내가 이렇게 후회할 정도인 게 기뻐, 너는?
@2VERGREEN_ 솔직하게 말할까…? 싫진 않은 기분이야. 나도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기분이 꽤 좋아. 아마 걔는 알아도 좋지 않을 걸. 대신 미안해 하겠지. 네가 걔한테 미안해 하는 것처럼. 네가 후회하게 만들어서 미안할 걸. (눈을 접어 웃는다.)
네가 솔직하게 말해줘서 나도 솔직하게 말해주는 거야. 네가 착한 아이라서. 그래도… 하나 틀린 게 있다면, 나는 널 믿지 않은 적 없단다. 그야 너는 속이 빤히 보이는 걸.
@WWW ... ... (그 웃음에는 금세 아주 조금 울 것 같은 표정이 됩니다. 이런 애 따위는 얼른 치워버리고 싶은데. 울고 있을 텐데. 그 때처럼 안아주어야 할 텐데.) ... 굳이 거짓되게 굴고 싶지 않았어. 숨기고, 이야기하지 않고, 못본 척 지나가는 건 하더라도 내 스스로 거짓을 꾸며내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그건 잘못된 일이니까... (침묵. 얼굴 완전히 파묻아버립니다.) 속이 빤히 보여서 좋겠다, 너한테는 쉬울 거 아니야.
@2VERGREEN_ …왜 그런 표정이야? 추운 거니? 안아줄까? (힐데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즐거움이 한결 사라져 누그러진다.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린다. 그 얼굴은 우디랑 꼭 똑같다.) 꼭 내가 너한테 나쁜 짓 하고 있는 것 같잖아. 이건 좀 억울한데…. 얘, 힐데가르트. 내가 솔직하게 말하는 게 너를 상처 입히니? 그러면 차라리 거짓말 해 줄 테니까….
@WWW ... 아니야. (가만히 그 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같은 얼굴을 하고, 그리 있으면... 네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평소의 우디 같아서 안기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정말로, 당신에게 안기는 건 어쩐지 무언가를 배신하는 기분이 들어서.) ... 아니... 그것 때문에 상처입는 게 아니야. 거짓말할 필요도 없어. ... 내가 상처 입는 게 싫으면 이야기해줘. 우디는 괜찮은 거야?
@2VERGREEN_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많은 것이 담긴 한숨을 얕고 길게 내쉬었다. 벌어졌던 두 팔은 서서히 내려간다.) 그래… 괜찮아. 그냥 좀 오래 자는 거야. 원래 그래. 넌 모르겠지만. (간극.) 너네 집에서 잘 때도 괜찮았잖아?
(그러다 웃음기를 지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허공을 본다.) 다들 우디만 찾는구나…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네….
@WWW ... ... (정말 괜찮은 걸까. 두렵고, 어색하고, 당신이 조금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마지막 말은 자꾸 마음에 걸려서, 결국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 있잖아, 웬디. 네가 미워서 그러는 건 아니야. 네 말대로 난, 너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어색하고... 게다가 그런 일이 있었던 이후로 네가 나타났으니까. 걱정도 되고... (그 얼굴로 그런 표정 짓지 마. 눈이 흔들립니다.)
@2VERGREEN_ 알아. 네가 나를 미워하진 않지. 하지만 반가워 하지도 않잖아. 괜찮아, 네가 처음은 아니거든. 다들 그래. (긴 숨을 고른다. 시선은 아래로 떨어진다.) 인형일 땐 좋아하더니. 나를 쥐고 흔들 수 있을 땐 좋아해. 하지만 그게 아닌 것 같으면···. (힐데를 곁눈질로 보았다가, 지그시 눈을 감아 시선을 닫아버린다.)
@WWW ... 내가... 너를 반갑게 맞이해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그 얼굴로... 그런 목소리로,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 아닙니다. 애초에 어느 낯을 하고 있더라도,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난 그런 거 싫어해, 남을 내 손아귀에 넣어놓고 멋대로 쥐고, 흔들고, 괴롭히는 거.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전혀 멋있지 않단 말이야...
@2VERGREEN_ 딱히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닌데···, 날 반갑게 여기지 않을 거라면 누구도 반갑게 여기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주변을 둘러보다, 의자를 하나 끌어당겨 앉았다.) 그거 입어. '우디' 거잖니. 우디가 줬다고 생각하면 다를 것도 없잖아. 네가 젖거나 춥거나 아파하는 걸 보는 건 나도 그다지 내키지 않아···.
@WWW ... 그건 안 되겠다. 누구도 반갑게 여기지 말아달라니,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너는... 내 속이 빤히 다 보인다면서. (...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여전히 옷가지를 끌어안은 채로 당신의 앞에 가 섭니다.) ... 그러면 어떤 걸 보는 건 네가 '내킬' 것 같아? 하나하나 묻는다고 성가시다고 생각하진 말아줘. 난 아직 널 잘 모르겠거든...
@2VERGREEN_ 못 할 줄 아니까 말이나 해 본 거지. 곧이곧대로 듣는 것도 너답구나…. 이건 비꼬는 거 아니야. (정말로 비꼰 게 아니었고, 말투도 그랬다. 그보다는 차분해서 기묘한, 차라리 슬프게까지 들리는 목소리였다. 가까이 다가오는 힐데를 물끄러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 자신의 가슴팍에 한 손을 얹는다.) 네가 '우디'라고 부르는 그 애를 좋아하는 만큼 나를 좋아해 줘. 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반겨줘. 그러면 내킬 것 같아.
@WWW ... 너를 반겨줄 수 있어. 따뜻하게 대할 수도 있고. 하지만, 정말로... 우디만큼 반겨주는 걸 원한다면, 그 아이만큼 너를 좋아해주기를 원한다면... 나에게 시간을 조금만 주면 안 될까? (... 하지만 여전히 울 것 같은 얼굴입니다. 진짜 '우디'가 아닌 것을 아는데도, 그 몸에 들어있으니 정말 너처럼 느껴져서.) ... 4년에 가까운 시간을, 한순간에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2VERGREEN_ ……. (그는 힐데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한여름의 초목과 같이 선명한 초록색 눈동자. 아, 누군가도 저 눈을 했던 것 같은데… 나는 저 눈에 제법 약한 것 같은데…. 흔들림 없이 올곧게 저를 향하는 시선을 차마 들여다 볼 수 없어 고개를 조금 피한 채로, 다시금 나른하게 웃고 말았다.) 걔는 늘 나랑 같이 있었는데. 인형으로 지낸 시간은 못 쳐준다 이거지?
좋아.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내가 어떻게 매몰차게 굴겠니…. 자, 이리온. (느리게 한 손을 뻗는다.) 얼굴이 엉망이네. 좀 닦아줄게.
@WWW 나는 멍청해서 내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니면 믿지 못한단 말이야... ... (머뭇거리다 그 손에 얼굴을 부빕니다.) 어느 날 그냥 평범한 인형이라고만 생각했던 게 내 앞에 사람으로 나타나서 난 원래부터 네 옆에 있었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면... 놀라는 게 당연하잖아. 난 게다가 겁쟁이라고. (조금 훌쩍이고는,) ... 우디랑 늘 같이 있었던 거라면 다 봤을 거 아니야. 그러면서 왜 모르는 척 해... ...
@2VERGREEN_ 정말 이상하다고 못 느꼈니? 단 한 번도? (힐데의 눈가가 붉자, 그는 잠시 말을 아낀다. 자신의 목소리가 다그치는 것처럼 들리진 않았는지 한번 되짚어 보다가, 부드럽게 엄지로 물 젖은 뺨을 쓸어보았다.) 나라고 전부 아는 건 아닌 걸…. 그래, 힐데. 네 눈으로 보렴. 네가 직접 보고 증거해주렴. (내 존재.) 내가 누구니?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만 성립할 수 있는 증명. 너라면 되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