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me_esmail
...... 누르? (잔을 비스듬히 들곤 다가온다. 자연스레 말을 붙이려다 타인인 것을 알아보곤 물러섰다. 이상한 위화감에: 시선이 잠시 머무르다 거두어진다.) ...... 아, 미안.
@yahweh_1971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 네. 괜찮아요. (작게 웃어 보이는 데 상당한 노력이 든다. 조용히 대답하고는 그대로 침묵하려다,) ...옷이 좀 많이 어두운데요. 눈에 오히려 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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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로 간다면 어두운 옷이 눈에 뜨지 않지. ...... 뭐...... ......, 숨어있으려고 고른 옷도 아니었지만. (답하는 목소리는 차분하고 호의적이다. 인파를 잠시 훑어보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되 접어두고.) ...... 몇 학년이야? 처음 보는 얼굴이네.
@yahweh_1971 그래요? 주위에서 오는 춤 신청은 다 거절하시던데. (약간 애매한 어투다. 그것에 대해 특별한 사감이라도 느끼는 것처럼,) ...4학년인데, 이 학교 출신은 아니에요. 잠깐 교환 학생으로 와 있거든요. (물론 그런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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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런 설정이었군? (눈이 굴렀다. 교환학생이 없다는 것은 익히 안다. 잠시 움직이는 무리들을 바라보다 당신을 돌아봤다. 입매가 비틀리려다 본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멋진데, 에스미. 첫 춤은 파트너랑 추는 것이라던데...... 난 파트너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거든.
@yahweh_1971 ..."그런 설정"이라니, 제가 무슨 우디... (크흠. 헛기침한다.) ... ...저한테 그 이름으로 부르실 거라면 제가 파트너를 해도 되겠죠. 에스미는 오늘 이후엔 돌아갈 거니까요. (그러니까, 당신은 에스마일 시프랑 싸운 거 아니냐는 뭐 그런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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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하! 짧게 웃되 불쾌한 기색은 없다. 잠시 당신을 바라보며 가늠하다 손을 내밀었다. 동작은 여전히 실속 없이 우아하다.) 원한다면, 친애하는 에스미. 그러니까....... 웬디의 선량한 버전인 셈이군. (친애 없이 대꾸했다. 대답을 바라는 물음은 아니다.)
@yahweh_1971 (...세게 마른침을 삼킨다.) ...한 곡만 춰요. (분명 그때 그가 먼저 당신을 거부해 놓고선, 대답인지 간청인지 모호한 어조로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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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말 없이 쥔 손을 부드럽게 끌었다. 플로우로 나가는 대신 벽에서 몇 걸음을 떨어져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몇 번 연습해본 음악과는 조금 다른 박자다.) ...... 너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 (다른 팔을 가벼이 감았다.) 신발에 쇠는 덧댔지?
@yahweh_1971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요? (생각에 잠겨 있다가 한 박자 늦게 대답하고, 한 손을 어깨에 얹는다.) ...쇠는 아니고, 친구한테 부탁해서 쿠션 마법은 걸어 뒀습니다. 으스러질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에요.
@callme_esmail
사랑하는 시프가 그러길, 나더러 알맹이 없이 패기만 넘친다던데. (말마따나 스스럼없이 발을 끈다. 첫날과는 달리 밑창은 바닥에서 제법 떨어지고, 동작은 조금 틀리되 버벅임 없이 이어진다.) 잘했어. 밟으면 푹신할까?
@yahweh_1971 ...사랑하는, 이라. 그거 당사자의 의견도 반영된 건가요? (오늘따라 말 중간에 공백이 많다. 동작이 틀려도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 외부에서 보면 아마 꽤 괜찮아 보인다.) ...어쩌면? 밟고 싶으신가요?
@callme_esmail
설마. 쿠션 마법이라면...... 밟아봤자 내 발만 아프지. (발목이 꺾이기야 할 테니까. 느슨하게 대답하지만...... 목소리는 평소보다 비딱하다. 미지근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 마음이야. 누가 의견 같은 것 반영해준대?
@yahweh_1971 ...그건 "아니다"가 아닌데. 마법 풀어 드릴 테니까 밟으실래요? (농담? 하며 한 바퀴 빙글 돈다. 긴 머리카락이 베일과 함께 흔들린다.) ...당신이 이렇게 성격이 나쁘실 줄 몰랐는데요. (비단 방금의 발언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callme_esmail
십 년쯤 봤으면 알았어야지. 네가 내게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고? (마찬가지로 작금의 대화만을 잇는 것은 아니다. 맞잡은 손등으로 베일을 쓸어 가볍게 정리해주었다.) 사이좋게 한 번씩 밟는 건 어때? 무게를 감안해야 하니- 나는 발끝으로만 하지.
@yahweh_1971 ...(한숨.) 당신과 십 년을 본 건 "에스미"는 아닐 텐데. 거짓말이 춤 한 곡을 못 가네요... (그래도 잡은 손을 놓지는 않는다. 모순적으로 손길이 세심하다 느껴져서 눈 몇 번 깜빡이고) ...저도 그렇게까지 연약하거나 가볍지는 않아요.
@callme_esmail
연약하다고 한 적은 없었는데. 가볍단 말은- 그래...... 증명해보던가. 밟아. (그러나 춤추길 관두진 않았다. 박자를 한번 놓치곤 눈을 살포시 찌푸린다. 시선을 비스듬히 틀며 집중했다.) ...... ...... 그래, 에스미. 네겐 의외일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못돼먹은 파트너를 둔 감상은 어때?
@yahweh_1971 (한번 노려봤다가 당신의 구두 신은 발끝을 아주 살짝 밟는다. ...장난으로라도, 사이가 아무리 틀어졌어도 결국에는 사람을 못 때리는 성정이다. 딴청 피우며) 자, 무겁죠...? 당신 차례에요. (...춤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가깝게 붙어야 해서 표정을 감추기가 힘들다. 최소한 연기에 실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최악이네요. 왜 승낙했는지 후회하고 있어요.
@callme_esmail
아. (밟힌 발은 그리 아프지 않다. 그러므로 반응이란 짧은 감탄사가 전부다. 눈길은 느리게 미끄러지고.) 별말씀을. (상처입히고 싶었다면 더 잘했어야지. 이미 한 번을 뭉개지고 나니 가시 따위는 박혀보았자 뵈지 않는다. 문득 입매를 느슨히 푼다. 진심 없이 히죽였다.) ...... ...... 후회할 거면 왜 승낙했는데? ...... 이렇게 될 줄 정말 몰랐어?
@yahweh_1971 (그래서 나름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고 말한 거였다. 하지만 당신을 올려다보니 웃고 있다. 상처받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해야 하나? 그러기엔 그 연유가 짐작이 간다.) ... 아니요. 모르진 않았죠. (나름 호그와트의 "선지자"인데.) 그래도... (...너스레 떨던 목소리가 흐릿해진다.) ...당신은 안 밟으세요? 사실 마법 안 걸고 왔어요.
@callme_esmail
(흐려지는 말을 재촉하진 않았다. 이번에도 나는 널 알고 싶어 말을 묻고, 대답하고 정보를 내어줘야 하는 쪽은 당신이 되는 것...... ...... 문득 의식하는 것은 달갑지 않다.) ...... 나도 알았어. (조용히 중얼거린다. 잠시 침묵하고, 물음엔 살짝 비웃었다.) ...... 어쩌라고? (그러나 말투는 공격적이지 않다. 밟지 않았다.)
@yahweh_1971 ...그냥. 그렇다고요. (더 할 말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 정적이 흐른다. 결코 편안한 종류의 정적은 아니고, 곧이어 사이를 옅게 채우던 음악마저 끝나는 순간, 충동적으로 내뱉는다.) ...미안해요. (유난히 크게 목소리가 울린다. 주위의 사람들이 제각각의 마무리 포즈를 취하며 정지해 있다.)
@callme_esmail
(음악이 마무리지어지면 움직임 또한 멈춘다. 익숙한 타인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원해본 적이 없었던 말을 들었다. ...... 기대하지 않았던 것인지, 바라지 않았던 것인지. 하여간에 그것은 낯설다.) ...... 그래서? (처음으로 목소리가 갈라졌다. 희미하게 혼란스러워진 낯은 전날까지의 고조와 닮았다.) 봉합하길 원하는 거야, 마무리짓길 원하는 거야. 난...... (난...... ...... 원한다면: 이제 내 이야기를 할 텐데. 그러나 입을 다문다.)
@yahweh_1971 (말이 빨라진다. 약속했던 춤 한 곡이 끝났으니까.) ... ...봉합이, 만약에 가능하다면... 하고 싶어요. 그게... 마무리가 된다면, (당신과 맞잡은 손에 미미하게 힘이 들어간다. 의식적으로 풀고, 대신 입술 안쪽을 깨문다.) 어쩔 수 없지만. 우선은 헨, 당신이... ...너무 상처입은 것 같아서. 만약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말해주세요. 뭐든. ...미안해요. 정말로... ...
@callme_esmail
...... 내 상처가 왜 네게 중요한데? (되려 손을 붙든다. 여태 태연하던 표정은 희미하게나마 불안정하던 순간과 같은 형태를 띤다. 말을 고르다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 내가 불쌍해서 달래주려는 거야? 그렇다면 이건 적선이겠지만, 아니라면...... ..... (바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말을 흐리고...... 표정은 점차 차분히 가라앉는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되, 준비하기라도 한 것처럼: 다른 음악이 시작되더라도 말은 이어진다.) ...... ..... 나는 널 늘 좋아하지. 봉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지만, 두 번 버려지긴 싫어. 언젠가 내가 산화할 때 곁에 있어주기로 했잖아. 무엇으로도 네게 실망하지 않지만, ...... 옆에 있기로 약속했으면 그건 지켜줘야겠어. ...... 그러니 그냥 잠깐 달래려는 거면 관둬.
@yahweh_1971 그건,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그것까지 부정하실 거에요? 전 당신 때문에 폭탄도 터트렸는데. (희미하게 웃으려 했다가,) ...잠깐이라도 달랠 수라도 있으면 과분할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전... (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제 머리를 헤집는다.) 헨. 전... 당신이 이미 산화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고, 앞에 있는 건 악에 받혀 걸어가고 있는 잔상처럼 느껴져요. 그게 지켜보기 무서워서 당신 옆에 있겠다고 했는데, 정작 그러면서 도와줄 수도 없는 게 너무 싫어서. 그래서 너무 오래 당신을 자세히 보려고 한 적 없이 지내와서,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뭔지, 주제를 피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눈이 그렇게 빛난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는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를... 하나도 몰라요. (...있는 힘을 다해 울지 않는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니까.)
@yahweh_1971 ...어쩌면 당신 말이 맞았던 건 아닐까요? 저는 이기적으로 옆에 당신을 놓고 그냥 저 혼자 웃었다 울었다 떠들던 것뿐이라는 말이. 그러니까 저는 최악의 친구인 것 같은데. 당신이 제가 왜 필요하신지, 제 부재가 당신에게 왜 상처가 되는지, 저 말고 다른, 더 사려 깊고 다정한 사람이 분명 당신 곁에 많이 있을 텐데. 저는 정말로 모르겠고... (당신을 향한 물음일 문장마저 의문형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을 의식하지만, 쉬이 고쳐질 것이 아님을 안다. 숨을 들이쉰다. 목소리는 속삭이듯 작다.) ...그래도 당신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아무리 높은 곳에 있어도, 그게 당신을 외롭게 한다면 저는 싫어요. 당신이 그 주문을 쏘고 나서, 피투성이로 끌려가는 걸 봤을 때 저는, 너무 놀라서, 제가 아는 건 그것밖에 없어요. 제가 도움이 될까요?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