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덩어리를 소리 없이 따라 나왔다. 조용히 뒤를 밟다, 기숙사 문을 열 즈음 성큼 걸음을 디뎌 문을 콱 붙잡는다.)
@yahweh_1971 헚 (문을 열려다 받은 예상하지 못한 반작용에 휘청거린다.)
@Furud_ens
(어깨를 신사적으로 붙들어 옆으로 치우곤 문을 휙 열었다. 웃는다.) 어딜 가? ...... ...... 나도 데려가.
@yahweh_1971 (어깨를 붙들어 옆으로 치운다는 몹시 신사적이지 않은 태도가 어쩐지 겉만 정중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뭐, 그래. (더 대꾸하지 않고 밖으로 걸어나간다. 그리고 잠시 우뚝.) ......학교에서 제일 너네 집이랑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곳이 어디야?
@Furud_ens
우리 집? (느긋하게 되물으며 따라 멈추어 섰다. 괜히 당신을 흉내내어 모자를 푹 뒤집어쓴다.) ...... 부엉이장? ...... 글쎄. 호그와트에서 메브와 사는 집을 연상해본 적은 없는데.
@yahweh_1971 오. ....... 부엉이장은 아닌 것 같다. 냄새가 심할 것 같아. (그리고 갑자기 뭔가 떠올리려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우리 옛날에 부엉이장에서 만나서 내려오면서 뭐 얘기했던 적 있지 않아? (그리고 또...) .......아냐. 여하간, 음. 너네 집에 갔을 때, 내가 알던 어떤 곳들이랑도 안 비슷했어서, ...... 지금도 그런 곳을 찾고 싶었어.
@Furud_ens
네가 날 호수에 담가버리고 싶다고 했었지. (전혀 아니다.) ...... 새로운 곳을 원한다면 학교 밖으로 나가볼까. 외곽을 따라 돌다 보면...... 글쎄, *마법적이지 않은* 어딘가가 나올지도 모르지. 네가 바라는 것이 그런 거라면.
@yahweh_1971 그랬어? (진짜 기억나지 않는 듯 홀랑 믿는다.) 네가 아주 못된 소리를 했거나 엄청 별로인 농담을 했었나 보네. (그리고 생각도 못한 제안을 들었다는 듯) ......그렇게 멀리까지는 나갈 수 없어. 그렇게까지 멀리는, .... 돌아올 생각도 해야 되고.
@Furud_ens
모범적이긴. (웃는 둥 마는 둥 칭찬하곤 고개를 숙였다.) 바라는 바가 아니라면...... 절충해야겠지. 건물만 가볍게 벗어나보자. ...... 장담컨데, 오늘 일을 삼십여 명이 봤었지. 기숙사 밖을 돌아다니는 학생이 우리가 유일하진 않을 거야. (잠시 침묵하다.) ...... 어때, 그것도 싫어?
@yahweh_1971 건물 밖까지는 생각했었어. 처음에는 위로 올라갈까 했는데, ...... 오늘 별이 너무 잘 보이더라고. (더운기가 없는 밤의 빛에 비쳐 살짝 창백한 색으로 보이는 얼굴이 작게 웃는다.) 우리 엄마가 항상 별 얘기를 하셨지. 그래서 그거랑 관련이 없는....... 음. 연상될 거리가 없는 곳이 좋을 것 같아서.
@Furud_ens
어둡고 고즈넉한 곳이라면 찾아보기에 어렵지 않지. (건조한 음성을 내면서도 아는 장소들을 헤집었다. 창백하고 검푸른 빛깔은 찬란한 금빛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 넌 늘 낯선 곳을 갈구하네. 지긋지긋한 것이라도 있나?
@yahweh_1971 지긋지긋하지까진... (다시 몹시 얕게 웃는다.) 지긋지긋하지까진 않아. 난 (무의식처럼 툭 튀어나온 이름.) 아브릴을 사랑하는걸. 정말 귀엽고 대책없는 말썽쟁이지. 집에서 마법을 쓸 수 없는데 호기심 많은 아홉 살한테서 가방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상상돼? 난, ... (좀 더 편하고 방금보다는 좀 더 크게 웃었다.) 그냥, ....... (고개를 피한다.)
@Furud_ens
...... 호기심 많은 어린 말썽쟁이라니, 그야말로 프러디의 축소판이군. (대강 대답하면서도, 글쎄...... 그려지는 그림이라면 나쁘지도 않고. 희미하게 웃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 뭐, 그럼 지긋지긋하단 표현은 밀어두고. ...... 그래, 어디로부터 도망치길 바라 일탈하는 거야?
@yahweh_1971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잠시, 몇 초간, 멈췄다가, 푸 하는 소리와 함께 뱉어냈다. 그 한 호흡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대답했다. 그래도 조금 떠는 것이 느껴지는 채로.) ......그런 사랑하는 것들에서.
@Furud_ens
(조용히 돌아올 답을 기다린다. 호흡을 듣고, 목소리를 새기며 비로소 얻어낸 *첫*을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그리 두텁지 않다.) ...... 이봐, 프러디. (고개가 기운다. 충동적으로 입을 열고,) 나도, 어쩌면...... (그러나 천천히 잦아들 뿐이다.) ...... ...... 가자. 네가 바라는 곳으로 데려다줄게.
@yahweh_1971 ....... 응. (불분명한 목소리가 대답한다. 이어서, 걷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Furud_ens
(또한 말을 걸지 않았다. 당신을 조금 앞선 걸음은 복도를 가로지르고, 석상들이 지키는 교실들을 지나, 소리를 죽여 홀을 빙 두르고...... 십여 분이 지나 건물의 으슥한 외곽으로 소년들을 인도한다. 나무들이 뻑뻑하게 달과 하늘을 가리며, 건초 냄새와 희미하게 쌉싸름한 향이 코끝을 매암도는 귀퉁이의 벤치.)
@yahweh_1971 (목과 코가 몹시 먹먹했다가, 바깥 공기를 맡고 달빛이 내리쬐는 길을 걸을 때부터 조금씩 나아졌다. 덕분에 벤치 앞까지 올 때쯤에는 제법 멀쩡한 얼굴로 앉을 수 있었다. 뒤집어쓴 후드는 그대로다만...) ...이거 무슨 냄새지. 꼭 풀 향....... (킁킁.) 잘 우린 차에서도 이런 향 날 때 있는데.
@Furud_ens
약초 찌꺼기들을 버리는 곳일걸. (표현은 그리하더라도 약재료들이 보관되어 있는 외곽의 구석이다. 자연스레 곁에 앉아 어깨에 팔을 걸친다. 손아귀가 어깨뼈를 살짝 쥐었다.) 그런 게 중요하진 않지. 으슥하고 음산한 곳이잖아. 오로지 너를 위한...... (습관처럼 가벼이 종알대던 말은 생각에 밀려나 흩어진다. 이윽고 잠시 침묵했다.) ...... 어때?
@yahweh_1971 (어깨에 팔 하나의 무게가 얹어진다. 느릿하게 고개를 떨어뜨렸고, 몸이 맞닿은 방향으로 미세하게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어떠냐고? 물론, 다른 장소를 원했다. 원래의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에서 *잠깐만*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이 무게로 인해 모든 것이 상관없어졌다. 이 접촉의 감각이야말로 알던 모든 것과 *몹시 다르다.* 언제나 슬픔과 걱정, 기대와 절박함, 그리고 혹시나 손에 쥔 이 작은 기적이 부서지지 않을까 의심하는 불안과 같은 것들이 가득 담겨 그를 안온하게 잠들게 하는, 그러나 동시에 무력감의 늪 속으로 깊이 빠뜨려 잠들게 하는 어머니의 손길과 달랐고, 머글 아버지 아래 태어나 마법을 못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친과 유대를 쌓을 수 있었던 아버지 로저가 그에게 가지는, 너무 일찍부터 그를 *마법사로서 존중*하는, 거리감과 서먹함 어린 격려의 손길과도 달랐다.
@yahweh_1971 당신이 어떤 의미로 팔을 걸쳤는지 사실 잘 몰랐다. 몇 번이나 짜증냈던 것처럼 헨 홉킨스는 자신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그 거리감 있는 채의 접촉이 지금은 어쩌면 정말로 원하던 것이었다. 낯설고, 친애를 띤 것만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그러나 인간이 인간에게 닿으며 본능적으로 느끼는, 안도되는 의지의 감각이.)
(이 모든 것을 그저 어깨에 얹어진 팔 하나와 잠시 지속되었던 침묵과 약초 향이 묻은 바람이 부는 어슥한 숲 앞 벤치에서 느꼈다. 아, 이것이, *현재*. 어떤 부연도 의미 부여도 없는 '그냥 지금'. 가볍게 웃었다.) ...되게 좋다.
@Furud_ens
(밤바람을 맞으며 몸은 자연스레 기운다. 희미하게 얹히는 무게를 느껴질 듯 말듯 당겨주며 이어질 답을 기다렸다. 그에게 이것은 달가운 휴식이며, 곁의 친우는 그러므로 그저 안정을 가져다줄 뿐이다.)
(*거리*는 꼭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져오는가?)
...... 그래.
(헨은 늘 동의하지 않았다. 친애에서 앎이 꼭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세상은 거대하며 다면적이므로, 아무리 깊은 이해를 갈구한다 한들 그것은 껍질만을 스칠 뿐이다. ...... 그러므로 어차피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면- 피상적으로만 그 이를 아는 것을 대신하여, 아예 그 무엇도 알고자 하지 않는 것 또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다른 세계를 살 테니까.)
원한다면 자주 오자.
...... ......
(하지만 그럼에도- 때로는 당신이 알고 싶다면?)
(그는 그저 밤을 본다.)
@yahweh_1971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감각, 그리고 바람이 피부 위에 닿는 감각이 선연하게 느껴지는 얼마간. 삶에서의 몇 가지 잊어지지 않는 순간들은 대체로 그런 순간이다. 프러드에게는 어린 아브릴이 침대 위에 자기 트렁크에 있는 모든 물건을 꺼내서 늘어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악했던 11살의 첫 여름이 그랬으며, 그때 열려 있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과, 새하얀 침대 시트와 온갖 마법적 물건들이 여름 햇볕 아래 얼마나 반짝였는지와 같은 것들이 영영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는 한 해에 두어 번, 나이를 더 먹는다면 그보다 더 드물어질 귀한 시간이 지금 여기서 삶에 또 한 땀을 새긴다. 프러드는 옆으로 머리를 기대고, 스산한 바람을 느낀다.) 그러자. 더 추워지면 여긴 좀 서늘할 것 같거든.......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 (그리고 눈을 감았다. 기억할 만한 시간이 지나고 말을 잇는다.) 헨. 넌 좀 어때? 너 요즘 힘들어 보여.... 꼭 오늘만 말고, 한 작년쯤부터.
@Furud_ens
(어둠이 내려앉고, 달빛마저 가려진 장소는 적막하다. 밤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질이고, 희미하게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는 그 모든 감각을 새기는 것. 억지로 사유思惟의 장막을 걷어낸 헨에겐 낯설되 편안한 밤이 내려앉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가 오래 필요로 했던 것이다.)
...... ...... 프러, ...... (이름을 부르려던 말은 당신의 부름과 겹친다. 그러므로 이어지는 말을 기다리다, 그 기다림을 후회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제게 어려운 화제라.) ...... 그래? (조금 멍한 듯 되묻곤 웃었다.) 힘든 건 아니었는데...... 그냥 점점 보여. 내 목적지가. (11살, 어쩌면 그 이전부터 바라왔던 개혁의 종착역.) 어렴풋한 윤곽이 보이니까, 그냥...... 달리게 되는 거야. ...... 나 안 힘들어. (발음은 갑자기 명료해지고, 어깨가 기운다. 머리를 꽁 부딪혔다.) 갑자기 웬 걱정이야?
@yahweh_1971 (꽁....) (작은 충돌과 때마침 분 바람에 쓰고 있던 후드가 넘어간다. 다소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드러난다. 푸른 바람이 맴도는 그늘 아래에서는 당신과도 좀 더 비슷한 밀빛. 흠... 하는 소리가 뱃속에서부터 흘러나온다.) 그래? (*거의 모든 것*을 반추한다. '힘들어 보인다'고 묻기까지 떠올렸던 거의 모든 것을.) ......그래. ......더 추워지기 전에 들어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