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k 전의를 돋우기 위한 춤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런 종류는 아닌 것 같지. (고개 끄덕) 그런데 헬렌이 누구야?
@Finnghal 네 선배. 내 여자친구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걔라면 무도회 같은 거 좋아할 테니까. 어, 누군지 몰라?
@Ludwik 5학년의 헬렌? 헬렌 하워드? 그 사람이랑 사귄다고? (눈을 깜빡) 난 네가 그리핀도르의 도브레스쿠하고 죽고 못 사는 줄 알았는데.
@Finnghal …걔랑은 깨진 지 오래야. (별로 오래되지 않았다. 3학년 말에 있었던 일이니까…) 지금은 헬렌이랑 사귀어. 전교에 소문이 파다하다고 그러던데, 넌 왜 이렇게 늦냐? (자기가 껄끄러워져놓고선 괜히 면박 준다.)
@Ludwik 네가 상대를 너무 빨리 갈아치우는 게 아니고? (장난스럽게 눈썹을 찡그리면서 루드비크에게 눈을 흘긴다.) 이런 속도라면 무도회 때까지 헬렌 선배랑 헤어지지 않을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그렇게 관계가 복잡해서는 언젠가 치정 때문에 화를 입고 말걸.
@Finnghal 아니, 나는… 충분히 잘… 해 보려고 했다고!…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지 자신감 낮아 보이는 대꾸였다.) …진짜거든? 내가 먼저 이별하자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어. ‘갈아치운’ 게 아니라 차인 거야… … 나도 웬만하면 한 사람이랑 오랫동안 연애 상태로 있고 싶었는데.
@Ludwik '연애 상태로 있다'... ? (다소 기묘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흠. 그냥 확인하는 건데, 혹시 데이트할 때도 네가 평소에 좋아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아니지?
@Finnghal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야. (즉, 하긴 한다는 뜻이다.) 아니, 진짜로. 상대한테 맞춰 주려고 애쓰는데 항상 차인다고. 제발 헬렌과는 좀 오래 가고 싶다. 너한테 조언… (핀갈 본다.) …을 받아선 안 될 것 같네. 이 말은 잊어라… (이런다.)
@Ludwik 음... ... ... (부인하지 않는다. 단지 심각한 표정으로 루드비크 보며) 차라리 너랑 취향이 맞는 여자를 찾는 건 어때. 결과가 매번 차이는 거라면 그 맞춰주려는 노력이 별로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
@Finnghal 표정 풀어, 임마. 심각한 것도 아니고 고작 연애 얘긴데. (슬슬 부끄러워졌는지 핀잔 주다가,) …취향… (혼잣말처럼 읊조린다.) 잘 모르겠는데. …어, 얌전한 애가 좋은 것 같기도 하고. 헬렌처럼. 걔는 나한테 명령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만 잘 맞춰 주면 나머진 괜찮거든. (이게 연애담이긴 한 건가 싶다.)
@Ludwik 어쩌면 나는 '얌전하다'는 말의 의미를 잘못 알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어. (심각...) 그렇다면 너는 그녀의 명령을 거스르지 않는 한(...) 무도회 파트너는 걱정 없겠군. ... ... ... (얕은 한숨) 왜일까, 굉장히 져서는 안 될 상대에게조차 져버린 듯한 불합리하게 모멸적인 기분이 드는걸.
@Finnghal …무도회 파트너 말이지. … …난 역시 헬렌과 함께 가게 되려나. 그건… (어째선지 썩 기뻐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결국 그렇게 되겠지’라고 말하는 투에 가까웠다.) 아니, 됐다. …너도 구해 보든가.
@Ludwik ... 어째 기분이 좋아보이지가 않는다. (눈을 깜빡이며 루드비크를 본다.) 있잖아, 칼리노프스키. 너 정말 헬렌 선배가 좋아서 사귀는 거야?
@Finnghal …묻는 저의가 뭐야? 헬렌이랑 사귀고 싶은 거기라도 해? (농조로 던지며 웃는 낯은 어색했다.) …헬렌 하워드는 좋은 애야. 나보다 훨씬 모범생이고, 성격도 그 정도면 나쁘지 않고, 머글 태생이고, 여자애고.
@Ludwik 내가 연애는 잘 모르지만...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루드비크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보다가 제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 어째 연인을 묘사하는 말보다는 학생 성적표에 써준 교사 소견처럼 들린다.
@Finnghal (입을 다문다. 잔잔한 절망이 몰려왔다. ‘아무리 애써 봐도 안 되나 보다. 연기하고 또 연기해도 본심은 바꿀 수 없으니까…’ 그는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고백한다.) 더 할 말도 없네. 그래, …좋아서 사귀는 건 아니야. 하지만… … 그,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여자애랑 연애를 하고 싶은 것만은 진심이거든. 음. 그게 다야. …이거 헬렌한테는 말하지 마라…
@Ludwik 그거 연애가 아니지 않아? (이렇게까지 대놓고 필터 없이 나오는 대로 솔직하게 뱉어버리는 행동거지는 지난해에 고쳤지만,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그가 상대적으로 그런 긴장을 늦추고 편할 대로 대하는 몇 안 되는 상대 중의 하나였다. 하여... ...) 아니, 난 정말이지 잘 모르지만. 애들이 하는 걸 지켜봤을 땐 좋아서 붙어다니는 걸 연애라고 하고... 그 '좋아서' 때문에 모두들 하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 ... 그냥 '붙어다니는 것'만이라면 의미가 없는 거 아니냐. '여자애랑 친구인 거'랑 차이가 없잖아.
@Finnghal 하지만… (머뭇거린다.) 손도 잡고, 데이트도… 하고, 입도 맞추고. 그 외에도 연인끼리 하는 건 다 하고 있는데, 그걸로 부족해?… 머글들이 보는 영화에서도, 하다못해 마법사들이 읽는 소설에서도 그렇잖아. 연인 사이엔 보통 친구끼리 안 하는 걸 하지. 그걸 기준으로 삼는 거고, 그러니까… … 어떤 행위를 하는지가 더 중요한 거 아니냐고.
@Ludwik 어... 뭔가 바뀌지 않았어? 예를 들어 배우기 좋아하는 애들은 래번클로에 가고, 래번클로는 파란 옷을 입지만, 파란 옷을 입는다고 래번클로인 건 아니잖아. 지적인 호기심이 전혀 없다면 더더욱 그렇고. (말하면서도 별로 자신은 없는지 뒷머리를 벅벅 긁는다.) 모르겠다, 나한테 이건 진짜 외계어니까. 근데 너 지금 좀 하기 싫은 숙제 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까지 꼭 연애라는 걸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은 들어.
@Finnghal (‘너라면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까? …말해도 될지도 몰라.’) 모레이. …내가 연애하고 다니는 이유는, … …그 여자애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말이 느릿느릿 이어진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을 잡기가 지난했다.) 그게… 그러니까. … …비밀로 해 줄 거라면 말할게.
@Ludwik 친구의 비밀은 지켜야지. (웃음기가 가신 얼굴로 진중하게. 이제 이 세계에서 '친구'라는 말의 무게와 온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대중할 수 있게 되었으나, 여전히 그가 본래 알고 있던 의미의 '친구'는 특별한 범주로서 흔들리지 않는 자리를 잡고 있었다.) 뭔데 그래. 너네 어머니가 네가 짝이 없을까봐 근심에 밤잠을 못 이루시기라도 해?
@Finnghal 나는 나를 교정하고 싶어. (느닷없이 말을 내뱉는다.) 지금의 내게는 무언가 잘못된 부분이 있고, 그건… 반동적이기까지 해. 그러니까 고치고 싶어. (제 손바닥을 내려다본다. 그 외에 달리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다.) …뭐 하나 물을게.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 정상이지. 그렇지?
@Ludwik 나는 너 좋아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루드비크를 쳐다보며 말했다가 방금 좀 쑥스러운 실토를 했음을 깨닫고 헛기침하며 말을 정정한다.) ... 아니, 주위만 둘러봐도 그게 아니잖아. 같은 성끼리 잘만 뭉쳐다니는데... 그게 왜? 그러면 제국주의가 되냐? (농담은 기미도 없는 진지한 얼굴)
@Finnghal …네가 말하는 그거랑 달라. 도…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창백해진 낯으로 말했다.) 동성애랑 우정은… 엄연히 다른…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너도 알잖아. 동성 간의 우정은 정상적인 거지만… 연정은 비정상이지. (자문자답. 이내 조용히, 말을 더듬는 일 없이 평이하게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건 네 말대로 제국주의 같은 거야. 부르주아적 뒤틀린 성 도덕 관념이고, 반체제적이고, 더럽고…
@Ludwik 동성애? (처음 듣는 조합의 영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어쩐지 무척 짓눌린 듯한 루드비크의 얼굴을 본다.) ... 어, 음, 잠시만. 미안한데,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 한 번만 검토해주라. 그러니까, '연정'은 짝이 되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과 연결되는데, 동시에 그것과는 다른 것이고, 마치 행복 물약처럼 황홀하고 달콤한데, 또한 상대가 같은 마음이 되지 않을까봐 가슴아프고 슬프고, 상대를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주고 싶은... ... 그런 거지? 그러니까 그게, (직접적인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직전에 상기하고 말을 바꾸느라 잠깐 멈춘다) ... 아이를 만들 수 없는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Finnghal 그런 거지. (그는 제 두 손을 깍지 끼곤 그것만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건 일어나면 안 되는 거야. …잘못된 거니까. 네 말대로 아이를… 만들 수 없는 자연적이지 못한 관계고… 따라서 그런 감정은… 비과학적인 반동이며… 자본주의 사회처럼 바로잡아야 하는 해악이야. 그리고, (루드비크는 단 한 번도 자아비판을 해 본 적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머글 사회는 가닿을 수 없는 언덕 아래의 별세계였으므로. 하지만 지금은 그게 뭔지 알 것 같다.) 내가… 내가 그래.
(입 안이 마른다. 시선은 여전히 아래로 떨구어져 있다.) 내가 그렇다고. … …그래서 바로잡으려는 거야, 제대로 된 연애를 해서.
@Ludwik ... ... ... ... (루드비크의 태도를 보고 가벼이 대해서는 안 될 이야기라는 것은 알아차렸으나,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유심히 귀를 기울이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또 하고... ... 그러나)
... ... ... 왜... ... ? (머뭇거리면서, 조심스럽게, 그러나 결국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들은 말들로는 어떤 추측도 확정할 수가 없었으므로...)
남자랑 연애를 하면, ... ... 어... ... 창고에는 곡식이 넘치는데 아이들이 굶어? 아니면 사람들이 노예가 되거나... ... 집이 없어서 길거리에 나앉거나... ... 땅이 혹사당해 폐허가 되거나... ... (루드비크가 말했던 '자본주의'의 해악들을 열거해보고) ... ... 미안해. 내가 돌... 아니, 머글 세계는 잘 몰라서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지 잘 이해를 못 하겠어.
@Finnghal (조심스레 핀갈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왜냐니? … …그냥, 어, 직감적으로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잖아. (요컨대 논리가 없다. 기실 반체제적이니 뭐니 하는 말은 전부 헛소리고 껍데기다. 루드비크가 진실로 견딜 수 없는 것은 생리적인 혐오이자 사회의 틀과 맞지 않는 자기 자신의 존재이다… …) …넌 모르겠어? 그게… 더럽다고 생각 안 해?
@Ludwik 그, 그래? 이것도 *이상한* 거야? (끙... 작게 신음성을 낸다. 제 나름 각고의 노력을 했어도, 역시 *적절함*과 *이상함*의 대중은 감이 잡힐 만하면 또 알쏭달쏭해져버려서. 아니면, 표면을 흉내낼 줄 알게 되었을 뿐이니 당연한 일일까.)
물론, 어디나 관습이나 규칙이 있겠지만... ... 섞여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응할 필요도 있겠지만... ...(그가 만약 루드비크를 괴롭히는 규범과 관념들에 대해 이해를 공유하는 머글본이었다면 그는 자신있게 '그 규범이 잘못되었다'고 강변했을 것이다. 심장이 하는 말을 언제나 머리보다 먼저 듣는 그리핀도르였다면, 또한 확신 있게 '너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친구의 손을 잡아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자신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세계의 규칙들에 적응하려 발버둥치는 이방인일 뿐이었고, 또한 알지 못하는 것을 함부로 재단하기를 꺼리는 신중한 래번클로였으므로... ...)
@Ludwik
거기에 맞추는 데 실패했다고 보통 그걸 '더럽다'고 부르나? 게다가 아까는 머글 세계의 어둠의 마법하고 비슷한 거라며.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 큰 일인데... (지금 들은 말은 꼭 푸디풋 부인의 가게에 분위기를 못 읽고 연인이 아닌 친구를 데려갔다는 이유로 죽음을 먹는 자가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조금 고민하다가 집어넣는다. 바깥에서 보기에 우스워 보인다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가볍게 비웃어선 안 되겠지. 안 되겠지만... ) 솔직히 말하면 하나도 이해가 안 가... ... 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된다는 거야.
@Finnghal 어떻게 되냐고? (돌연 소리를 질렀다. 언제나… 목청껏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평생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없어! 남들처럼 정상적인 삶은 완전히 포기해야 돼. 엄마를 실망시킬 거고, 당원도, 제기랄! 공산당원도 못 될 거야! 물론 숨기고 살아갈 수도 있겠지… 근데… 그래도… 그렇게 해도… … 어디에도 진정으로 섞이진 못할 거라고. (어쩌면 우리 둘은 발버둥치기에 바쁜 이방인으로 남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 고치면 되니까. …하지만… … (말을 흐린다. 눈앞이 아득하다.) 삼촌이… 우리 삼촌이 그런 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이상해… 하나같이…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
@Ludwik 아... 아니 어째서. (이쯤에서는 거의 마법 세계에서 머글본이나 혼혈을 대하는 방식이 연상되었지만, 그는 심지어 막 입학했을 때조차도 의외로 그걸 생각없이 그대로 입 밖에 낼 정도로 경솔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걸 '고칠' 수가 있는 거야? 연정은 이성을 거스르고 자기 의지로 어떻게 안 되는 거라며. 그래서 반하면 안 될 사람에게 반해서 온갖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고... ... 남자에 대한 건 달라? ( ... ... 아닌가. 어쩌면 정말로 닮아 있는 것은― ) 그... 나는 잘 모르지만, 칼리노프스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루드비크의 어깨에 신중하게 손을 대고.) 네가 말하는 거, 전혀 다른 뭔가에 대해서지만,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렇게 불이익이 많은 거라면, 나만이 아니라 어머니까지 걸린 문제라면, 당연히 숨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 (숨기고 있다.)
@Ludwik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위험이나 해가 있으면, 설득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골머리 썩지 말고 당연히 냉큼 피해야지. 그렇지만 그건 잘못된 거랑은 다른 문제가 아닐까? 나는 네 말을 아무리 들어봐도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것 말고는 어떤 점이 나쁘다는 건지 모르겠어. 두 가지가 같은 거라면 혈통인지 뭔지에 대해서도 모르가나 가민이 옳은 거 아니냐. 근데 넌 그쪽 패거리들한테 차별주의자 돼지들이라며. (결국 입 밖에 내버리고는 급하게, 그리고 좀 궁색하게 덧붙인다) ... ... 그, 내가 잘 몰라서 함부로 말하는 거라면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