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VERGREEN_ 저는 별로... 음, 주디스-그러니까 제스는 그럴 생각 있는 모양이던데요. 아까 봤어요. 늘어나는 귀로 뭔가를 엿듣던걸.
@LSW 왜, 재밌지 않을까? (눈 끔뻑.) 오, 제시. ... 제시라면 슬리데린 복도 앞에 폭죽을 놓는 조건으로 함께 해줄지도 모르겠네.
@2VERGREEN_ 가엾은 슬리데린. (별로 안타깝다는 투는 아니지만 그렇게 말한다.) 음-... 어디 가서 제가 두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아줬단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여기 개입하지 않았던 거예요. 귀찮은 건 싫어서.
@LSW ... 딱히 가엾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툭, 뱉고는 당신의 말에 고개만 끄덕입니다.) 좋아, 난 나랑 같이 기가 막힌 장난을 쳐줄 친구가 필요했던 거고, 내 하나뿐인 친구 레아의 부탁이니까...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는 그 부탁은 꼭 지킬게.
@2VERGREEN_ 좋아요. 안 그래도 조만간 감점당할지도 몰라서... 또 감점당할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요. (하며 홀로 팔짱을 낀다.) 그런데 말이죠, 호그스미드에서 뭘 살지 정했어요? 무도회에서 입을 옷도 그렇고.
@LSW ... 들리는 말로는 멋진 장난감 가게가 있다고 하길래, 한 번 가 보려고. (장난스럽게 웃어보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눈 굴리며 고민하다가, 애꿎은 머리카락만 괴롭히고 있어요.) ... 귀찮은데 그냥 교복 입고 가는 건 좀 아니겠지?
@2VERGREEN_ 교복이야말로 가장 눈에 띄는 드레스일걸요. 장난감 가게만 가지 말고 옷가게도 같이 가요. 제가 골라줄게요. (손 뻗어서 힐데가르트가 괴롭히던 머리카락을 자유롭게 해 준다.)
@LSW 하긴, 그 날 굳이 교복을 입고 올 '비뚤어진' 녀석들이 얼마나 되겠어. 레아의 말대로 오히려 눈에 띈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 그냥 무도회에 참여하지 말까 봐. (간극. 답지 않게 웃지 않는 채로 툭 던지듯 이야기합니다.)
@2VERGREEN_ (힐데가르트의 눈을 보고 입매를 보고, 다시 눈을 응시한다.) 분명 즐거울 텐데. 막상 옷을 골라 무도회장에 가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요.
무슨 고민 있어요, 힐데? 제게 말해봐요.
@LSW ... 굳이 파트너를 구하고, 옷을 갖춰 입고, 기대한다는 모든 것이 영 우스꽝스럽게 느껴져서. ... 그런데 다들 기대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잖아.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 싶고...
@2VERGREEN_ (잠시 고개를 다른 쪽으로 튼다.) 그건 그래요. 누구는 연애하는 친구랑 간다고 하고, 누구는 벌써 파트너를 구했고 누구는 패션 카탈로그를 보면서 옷을 고르고. (다시 힐데가르트를 본다.) 힐다도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네요. 마침 저도 비슷한 생각, 하고 있었거든요. 이건 비밀이에요.
@LSW ... 나는 별 생각 없지만, (아닌 것 같습니다.) 파트너도 없이, 혼자서, 민망해서 거기에 어떻게 끼어 있냐고. 드레스도, 연회복도, 정장도, 전부 다 괴상하고 우스꽝스러워. (... 실컷 다 이야기해놓고는 손으로 입 틀어막습니다.) 그렇게 얘기해준 건 고마워. ... 그냥 무도회고, 연극제고. 다 취소됐음 좋겠어.
@2VERGREEN_ (어떤 점에선 '괴상하고 우스꽝스럽다'는 말에 동의했다. 굳이 한 번만 입을 거추장스런 옷을 사고 삼삼오오 춤 연습을 하며 매일같이 그것이 즐거운 듯이 떠들고 기대한다. 레아는 그 무도회와 연극제 자체보다는 그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신기했다. 신기하고, 빛나 보이고, 갈라 보고 싶고.)
(지금 조금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레아는 힐데가르트가 이런 생각을 털어놓기에 그리 적합하지 않은 상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그의 생각 들을 기회를 양보할 의향도 없다.)
눈을 딱 감고 해 보는 건 어때요? 힐다가 그냥 파트너를 못 구했다고 그럴 것 같지는 않고. ...일학년 시절의 일 때문이에요?
@LSW 그것 때문은 아니야. 모르가나가 아직도 학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크게 숨을 들이쉽니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야기한다고 네가 이해할 수 있을까. 똑같은 친구들 중에 '파트너' 라는 거창한 이름을 건 누군가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싫다고. 여자도, 남자도, 상관 없이... 둘도, 셋도 아닌 '한 사람'을 골라야하는 게 싫다고. 당당해지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내가 바꿀 수 없는 나의 무언가로 인해 조롱당할까봐 두렵다고. 당연하지, 어릴 적 본 동화 속 무도회의 주인공들은 어두운 피부를 가지지도 않았으며, 땅딸막하고 '이리' 생기지도 않았었으니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말을 돌립니다.)
... 그래, 그게 나랑 어울리지? 참, 레아는 파트너 구했어? 옷은 준비 다 했고?
@2VERGREEN_ (힐데가르트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의 손을 잡는다.) -왜 말을 하다 말아요? 우린 힐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잖아요. 제가 파트너를 구했다거나 옷을 골랐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중요해요? 뭐가 '어울리느냐' 말고, 지금 힐다가 하는 생각이 중요하잖아요.
@LSW ... 레아, (나지막히 한숨 쉽니다. 손이 붙잡혀도 눈은 여전히 살짝 피한 채로,) 뭐가 어울리냐는 것도 중요하지. 사람들은 그걸 가지고 나를 평가할테니까. ...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있잖아. ... 그래서 그래. 네가 몰랐으면 하는 부분이라서 그래.
@2VERGREEN_ (힐다의 얼굴을 보는 눈이 가늘어졌다. 시선을 떼지 않고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러니까, 숨기고 싶은 거죠? 친구 사이에서. 그러는 게 맞다고 당신 혼자 판단해서 결론 내렸고. ...항상 좌충우돌 사고를 치길래 제가- 좀 성급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 이것도 제가 힐다를 평가한 거겠죠. 제가 당신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힐다의 생각을 들려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