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 어디 히포그리프 둥지라도 들쑤시고 왔어?
@Julia_Reinecke ....... '에스마일 시프.'
@Furud_ens (암호를 까먹고 있었는지 당신의 대답에 아차, 하고는.) 그래. 이거 효과 확실하네. 그래서, 무슨 일이야?
@Julia_Reinecke ....... 에스마일 시프. (두 번째는 진짜 대답이었다. 어쩌면 사실 첫 번째도 대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를 속여서 숲에 고립시켰어.
@Furud_ens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가,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시프다운 행동이네. 걔는 도대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돌아다니는 건지 모르겠어. 최대 다수의 최대 고통이라도 바라는 것만 같아.
@Julia_Reinecke 그 녀석도 똑같이 거대한 미로에 고립시켜서, 영겁을 헤매는 고통을(우디의 말투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겪게 만들 거야....... 난 오늘부터 미로 주문을 연구하려고. (농담이라기에는 너무나 절절한 모습.)
@Furud_ens 걔는 좀 혼쭐이 나 봐야 해. 나중에 미로에 가두는 데 성공하면 말해 줘. (이쪽은 농담이든 진담이든 크게 상관 없는 것 같다. 어지간히 데였는지...... 아니면, 다른 악감정이 있는 것인지......)
@Julia_Reinecke ...너도 걔한테 원한이 있어? (생각 이상으로 싸늘한 어조를 드디어 알아챈 듯하다.)
@Furud_ens ...... (입을 다물었다가..) 원한까지는 아니야. 하지만, 싫어. 나는, 걔가.
@Julia_Reinecke (약간 표정을 찌푸린다.) 너한테 뭔가 못된 짓을 해서, 같은 게 이유인 건 아닌 것 같네. 음....... (그리고 잠시 침묵 후에,) 알겠어.
@Furud_ens (시작은 아마 '못된 짓을 해서'가 맞을 것이다. 에스마일 시프가 자신에게 저지른 기분 나쁜 짓이 어디 한둘이던가. 다만......) ...... 너는, 항상 모든 걸 수용하는 것 같네, 프러드. 내가 '달라진' 뒤에도 별 말 없이 있는건 너 빼면 헤이즐턴 정도려나.
@Julia_Reinecke 응, 난, 뭐....... 어떤 기분인지 이해되기도 하고. 전에도 말했듯 너에 대해서는 걱정이 더 크기도 하고, 다른 애들이 충분히 너를 힘들게 하고 있는데 나까지 거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괜찮아.
@Furud_ens ...... 그, '이해한다'는 말 말인데. (잠시 입을 꾹 다물었다가.) 어떤 부분이 이해간다는 거야? (그 자신조차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당신이 안다는 말인가? 그는 가만히 당신을 쳐다보았다.)
@Julia_Reinecke 답답한 심정이. (잠시 말없이 마주본다. 그리고, ) 그리고 내가 자세히 말하면 화낼 거잖아.
@Furud_ens ...... (잠시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그래도, 듣고 싶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러고는 다시 당신을 보았다.) 말해 줘.
@Julia_Reinecke .......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얘기라는 듯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다. 조금 힘든 것 같기도 하다.) 넌 네 친구들이랑은 다르게 끔찍한 세상에 강하고 유쾌하게 맞설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그 애들이랑 네가 다르기 때문에, 그 애들이 네 어떤 중요한 부분을 이해해 주지 못했겠지. 그런 상태로, 선의의 틈에 어색하게 끼어 있는 채로, 살아가기에는, ...... 음.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우리 그렇게까지 가깝진 않으니까. 그래도 어쨌든 네 마음 속의 무언가가, 그렇게만 해서는 네가 원하는 정말로 중요한 게 불가능하다고 외쳤기 때문에 너는 다른 방식을 골랐어. 혼자서는 도저히 강해질 수 없다면, 강한 편에 몸을 담가 버리면 되니까. 그리고 여기까지 얘기해서 그냥 얘기하는 건데,
@Julia_Reinecke (목소리가 조금 젖어 있다.) 너 지금 진짜 바보같아 보이긴 하거든? 근데 나는 너한테 지금 제일 필요한 게, 네가 진짜 바보같은 짓을 해도 너를 긍정해 줄 사람인 것 같아....... (말하다 자기가 훌쩍거리면서 코를 들이마셨다. 좀 바보같아 보일지도....)
@Furud_ens ...... (당신의 말에는 맞는 부분도, 빠뜨린 부분도, 오해한 부분도, 모두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반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로, 그저 당신의 말을 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깊이 가라앉은 헤이즐빛 눈동자로 당신을 응시하며......) ...... 나도 알아. 루드밀라랑 친구들이 하는 게, 올바르지도, 나에게 어떤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 정도는. (주머니를 뒤져, 당신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나는 순수혈통도 아니고, 미슈스티나처럼 걔네들이 인정할 만한 걸 갖추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프러드.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네가 이해하지 못한 게 있어. 걔네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 편해. 그게 강한 편에 몸을 담가 버려서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동안 입을 다물었다가.) ...... 안심이 돼. 걔들과 있으면. 적어도. 적어도......
@Furud_ens 착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해가 돼? 이런 게 말이야.
@Julia_Reinecke (손수건을 받아 눈을 꾹꾹 찍어내고는... 자기 걸 따로 꺼내서 코를 풀었다. 흥! 그리고 고개를 젓는다.) 잘 모르겠어. 왜냐하면 착해야 한다는 압박이나 착한 것에 얽힌 네 자세한 사정을 모르고, 그 때문에 네가 마음에 품은 어려움을 모르니까. 자세한 걸 전부 알아서 이해한다는 건 아니야. 그래서 사실 자세한 걸 말할 필요도 없지. 그래도, 네가 그렇게 행동하는 데 의문이 생기지 않고, 그럴 법하다고 느껴지고, 남들이 하지 않는다면 내가 옆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 나는 그냥 그런 걸 이해한다고 불러. 논리나 사실이나 지식이랑은 전혀 다른 종류지. .......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본다.) ...이해해?
@Furud_ens ...... (입술을 꾹 깨물었다. 당신의 회색 섞인 핑크빛 눈동자를 잠시 들여다보았다가, 그대로 시선을 피한다.) 잘, 모르겠어. (주먹을 쥔다. 당신의 얼굴을 외면한다. 왜 이러는지는 그조차도 확신할 수 없다.) 그 말 자체보다도, 네가 왜 그걸 나에게서 느끼는지를. 그게, 그래서...... (입을 몇 차례 벙긋거리다가 다문다. 그저, 당신의 그 말이 반가운데, 반가운데도 어쩐지 두렵고, 가깝게 느끼면서도 너무도 먼 것만 같고,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도망치고 싶어서―)
@Julia_Reinecke 부담스러우면 그렇다고 말해. 근데 모든 걸 '알' 필요까지는 없잖아. 그냥 느끼거나 납득하거나 내버려두는 것들도 있는 법이니까....... (이제 도로 안정되었는지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나도 왜 네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널 해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니야.......
@Furud_ens (여전히 시선을 아래로 한 채,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 알고 있어. (그러고는 잠시 머뭇거리다.) 부담스럽지는, 않아. 그저, ...... 아니야. 그래도 네가 있다는 게, 네가 있어서― (입을 다물고는.) 다행이야.
@Julia_Reinecke (느릿하게 끄덕였다.)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면 난 만족해. 나중에 돌아와도 똑같이 잘 지냈냐고 물어볼게. 아, 물론 거기서 잘 지낸다면 난 그것도 좋아. 어쨌든, 다음에 좋아하는 과자랑 같이 차나 좀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