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자리에 앉아 다음으로 이어질 말을 엿듣는다. 식사가 파할 무렵 줄리아를 따라가 말을 걸어볼 요량이다.)
@Julia_Reinecke (그리고 그 무리 속의 줄리아 라이네케가 그렇게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모난 돌이 아니라는 뜻이다. 식사가 끝나가며 슬슬 학생들이 떠나갈 때까지 레아는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줄리아를 바라본다.)
@Julia_Reinecke (그쯤으로 줄어들면 이제 '줄리아'가 보였다. 예전의 "약하고 별볼일 없던" 줄리아를 연상하며 레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건다.) 줄리아. 학기 초부터 활발하네요. 참 보기 좋아요, 전에는 안 그랬는데.
@Julia_Reinecke 글쎄요, 전 아직도 하얀 머리띠를 하고 겁에 질려 떨던 꼬마가 눈에 선해요. (뒷짐을 진다.) 사람이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잖아요. (아직 남아있는 줄리아의 '친구'들을 힐끗 본다.)
@Julia_Reinecke ...그렇게 말하고 싶으면 그런 걸로 쳐요. 그때가 참 귀여웠는데. 이렇게, 와서 제 품에도 안기고. (양 팔을 벌리며 웃는다. 미소는 금세 사라진다.) 뒤에 있는 친구들에게 옛날 이야기 들려주고 싶지 않으면 이만 가라고 전해줄래요?
@Julia_Reinecke 이 시간대 즈음이면 목조 다리가 비어있을 거예요. 거긴 바람이 불어서 조금 추우니까. (뒷짐을 지고서 따라간다. 홀로 모든 공백을 채우려는 양 말이 조금 많다.) 오랜만에 이야기 나누니까 좋네요. 왜 이렇게 냉랭해졌나 몰라. 저보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있잖아요, 그 애들에게서도 한소리 들었을 텐데.
@Julia_Reinecke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근래 들어 점점 편해 보여서요. 이제 와서 말하는 건데, 전 그때의 줄리아가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양은 가축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스스로를 지킬 수단이 없는 동물이다. 예리한 발톱도 단단한 뿔도 강한 뒷다리도 없으니 무리지어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소속감은 안정감을 준다. 누구에게나. 어쩌면 저보다 강한 포식자가 와도 무사할 거란 착각도.) - (줄리아에게 가진 것은 루드밀라 잉크워스 같은 치들과 어울린 것에 대한 옅은 실망감이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납득.)
@Julia_Reinecke (홀로 팔짱을 낀다.) 인형이 아닌 걸 잘 아네요. 그러면, 줄리아.
잉크워스 앞에서는 왜 그러는 거예요? 주인 말을 따르는 인형처럼 굴면 좀, '안전한' 기분이 들어요?
@Julia_Reinecke (레아는 줄리아의 이런 반응이 꽤 마음에 들었다. 길을 가다 발견한 조그만 고슴도치를 나뭇가지로 뒤집어 굴려대는 것만 같다. 이건 일종의 즐거움이다.) 잉크워스에게 가서 똑같이 물어볼 수 있어요? 우린 동등하냐고.
@Julia_Reinecke 이간질하려는 목적이 아니에요. 난 줄리아에게 말하는 거예요. 잉크워스에게, 우리는 친구인지 물을 수 있냐고. '알아들었어요?'
...못하겠다면 됐고요. 그게 당신 한계려니 할게요. (하고는 대답도 듣지 않고 뒤를 돌아 걸어간다. 내일도 와서 말 붙여야겠다, 하는 생각이나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