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그렇긴 해… (한숨을 내쉰다.) 넌 래번클로니까 알 거 아니야? 헬렌은 그런 거 좋아하잖아. (학교 행사라면 무엇이건 빠짐없이 참석하는 모범생. 얌전하지만 명령 내리길 좋아하는 한 학년 위 선배와, 기가 드센 루드비크의 조합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싫어도 해야지. …간만에 만나서 하는 얘기가 이거라니, 진짜 절망적이네. (마지막 말은 농조다.)
@Furud_ens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슬리데린은 제대로 된 놈이 들어와도 차별에 물들거나 우경화되어 나가는 곳이니까. 아닌 사람은 몇 명 없지. (투덜거린다. 그러나 이내 떠올렸다: ‘허니컷은 딱히, 나서서 반대하는 편은 아니었지.’) 난 네가 래번클로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헬렌이 말하길 좋은 기숙사라고 하던데, 내 생각에도 그렇거든. 괴짜가 너무 많은 것 빼곤.
@Furud_ens 트로이 목마 정도면 얌전한 호명이지. 슬리데린 놈들은 걜 ‘쥐새끼’라고 부르던데? 그러니 주디스랑 절교 안 하려면 나 같은 ‘광견’ 정도는 되어야 할 거야. 될 수 있어? (가볍지만 가볍다고만은 볼 수 없는 물음을 던졌다.) 쥐도 개도 슬리데린에선 괴짜에 속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역시 최고의 괴짜들은 래번클로에 모여 있고, 래번클로에서도 가장 이상한 녀석은… 흠. 시프?… 그 자식은 이상한 게 아니라 성격이 나쁜 거지만.
@Furud_ens (‘난 가끔 차라리 너도 시프처럼 아주 이상한 괴짜였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그러나 입밖에 내지 않는다. 내뱉은 것은 다른 질문이다.) 왜 못 되는데?
@Furud_ens 네가 나약하긴 무슨. 마법 분야에선 나보다 더 재능 있으면서. (그 또한 일상적인 어투로 말하려 애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적어도 마법사 사회에서 넌 나약한 사람이 아니야.
@Furud_ens 네가 무슨 동독 국경수비대냐? …국경에 배치하는 건 분쟁 중이거나 선전포고를 준비하는 나라뿐이야. 쳐들어오라는 신호나 다름없다고, 네 뜻과는 정반대로. (제 손을 내려다본다.) 그래. 네가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Furud_ens (시선은 여전히 손바닥에 가 있다.) 하지만 넌 전쟁을 수행 중인 사람 치곤 평온해 보여. …그 태도가 네 국경을 방어하는 방법이기라도 해?
@Furud_ens (고개를 들자 눈이 마주쳤다. 네 눈동자는 무엇을 담고 있어?…) 알고 있지만 이해가 안 돼서 묻는 거야. 그렇게 모르는 척하고 아무렇지 않은 행세를 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냐?… 절대 아닐걸.
@Furud_ens 하지만 폭풍을 뚫고 어딘가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할 수도 있지. (빛이 들지 않을 때, 루드비크의 머리터럭은 한밤중처럼 거칠고 새까맣게 보인다.) 문을 활짝 열어젖혀서 밖으로 걸어나가기로 선택하는 거야. 그러면 비좁은 오두막에 있지 않아도 되잖아.
@Ludwik 음, ...그래. 비유는 항상 이게 문제야. 비유로 주목하게 되는 요소 외에 다른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게 문제의 바깥으로 쳐내 버리지. 그래도 이어지는 맥락에서 상황을 구체화하자면... 오두막에는 나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우리는 이 집을 꾸미는 데 제법 오랜 노력을 들였어. 지난해에 다같이 열심히 고친 주방 선반이 있고, 그들은 내게 몰아치는 비바람 소리가 무섭다고도 말해. 우린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음악을 틀고, 빗소리를 무시하면서 음악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 그런 것도 '최선을 다한 노력'인 거야. (다소 음울하기까지 한 눈동자가 마주본다.) 그럼 안 될까?
@Furud_ens 허니컷. …너 되게 보수적인 거 알아?
…이것도 비유라 네 마음엔 안 들지도 모르겠는데, 계속 해 보자. (꼭 극본 속 이야기인 것처럼.) 만약에, 폭풍이 커지고 또 커져서 언젠가는 오두막까지 통째로 휩쓸고 가버리면? 좋아하는 음악만 듣고 있다간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그때 폭풍을 뚫고 나갔어야 했는데’라면서.
@Furud_ens 역시 파란색은 보수의 색이군그래. (이 역시 농담이었다. 루드비크의 표정은 불퉁했지만.) 래번클로 녀석들은 탁상공론만 좋아한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 슬리데린인 나로서는 대가가 돌아올 것임을 아는데도 외면하는 게 이해되지 않네. (그도 그럴 것이다. 그는 외면하는 대신 정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길 택했으니까. 결국 방어기제는 사람 나름이다.) …그 작은 집이 그렇게나 네 마음에 드는 곳이라 그래?
@Ludwik 그렇지 뭐. 마음에 들기도 하고, 아마....... 난 익숙한 세계에서 벗어난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그렇기도 할 거야. 루드비크 넌 입학하기 두 해 전에 영국으로 이주했다며. 세상에 사랑만 있는 것도 아니고 고통도 있지만, 핵심은 거기 익숙해지고 그게 나 자신을 이루고 있다는 거지. 고통스럽지만 사랑하기도 하는 세계를, 원하지 않았더라도 한번 떠난 적이 있기 때문에....... 너는 지금을 떠나 변혁을 택한다는 걸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난 그냥, 머물지 않는 게....... (말간 얼굴과 말끔한 겉모습으로 쳐다본다. 그를 둘러싼 세계가 공들여 내놓은 티가 나는 모습이다.) 상상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