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20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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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7월 20일 20:08

(퀴디치 경기장 근처 벤치, 운동복도 갈아입지 않은 그가 벤치에 누워있다. 얼굴에는 흰 수건을 덮은 채로.)

2VERGREEN_

2024년 07월 20일 20:11

@Raymond_M (구르기라도 한 것인지, 흙투성이가 된 상태로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여기서 자다가는 블러저에 얻어맞을 지도 몰라. (옆에 서서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Raymond_M

2024년 07월 20일 21:04

@2VERGREEN_
지금은 좀 얻어맞아도 안움직이고 싶은 기분인데.(축 늘어져 있던 손이 배 위에 얌전히 놓인다.)옆에서 좀 지켜주겠어? 네 친구가 비극적 결말을 맞지 않도록 말이야. 힐다.

2VERGREEN_

2024년 07월 20일 22:39

@Raymond_M 어라. 그렇게 말하면 버려놓고 갈 수 없잖아. (얌전히 옆에 앉습니다. 슬 돌아보면서...) 새로운 패션으로 이목을 독차지하고 계시던데,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Raymond_M

2024년 07월 20일 23:05

@2VERGREEN_
(슬쩍 제 머리를 덮은 수건을 걷어낸다.)불쌍한 척 좀 해본 게 통했어? 본의 아니게 인기인이 된 기분이야. 폴라리스 때문에 겪는 인기몰이는 이런 게 아니었다고.(괜히 투정을 부린다.)힐-다. 나 진짜 힘들어.

2VERGREEN_

2024년 07월 21일 00:47

@Raymond_M 폴라리스가 공연을 한다고 할 때, 이만큼 집중해주면 얼마나 좋아. 다들 남의 불운이나 불행에만 눈이 시뻘개져서는. (몇 번 토닥입니다. ... 그리고 복도를 지나가다 듣게 된 당신의 '사고'에 대한 생각을 떨치기 위한 듯, 고개만 몇 번 절레절레 저어요.) 그래, 그래. 나한테는 투정 부려도 괜찮아. 네 하나뿐인 '힐다' 잖아.

Raymond_M

2024년 07월 21일 20:01

@2VERGREEN_
그치. 역시 세상은 너무 넓고... 너무 피곤해.(긴 한숨을 내쉰다. 입술에 피로한 웃음이 아주 옅게 어린다. 그가 가만히 당신의 손을 끌어다 제 왼쪽 뺨에 댄다.)가끔은 말이야, 내가 죽어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아주 가끔 말이야... 웃기지. 그럴때면 무서운 건 아닌데....(당신의 손바닥에 입술을 묻는다.)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너무, 너무 피곤해....

2VERGREEN_

2024년 07월 21일 22:56

@Raymond_M 또 너무 밝고, 너무 시끄럽기도 하지. (가만히 당신이 하는 양을 바라보다, 고개 돌려 하늘을 바라봅니다. 번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 세상. 우리는 어쩌면 이 세상에 아무렇지 않게, 무엇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던져진 것일 지도 모른다고.) ... 레이, 넌 너무 생각이 많아. 지나치게 정의롭기도 하지. 그래서 문제야. 지나친 생각은, 속에서부터 널 갉아먹는다고.

(손 들어 당신의 눈 가려버립니다.) ... 나도 그런 생각을 해.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죽어버린 게 아닐까, 하고. 특히나 내가 예전과는 변해버린 것을 느꼈을 때나, 그렇지만 바뀌지 않는 세상을 볼 때 더더욱 그래. ... 너는 언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Raymond_M

2024년 07월 22일 21:14

@2VERGREEN_
그래? 우리 누님은 내가 그냥 기운찬 바보라고 하던데....(말 끝이 불분명하게 뭉개진다. 가만히 있어도 그 빛에 찔리는 것 같다고. 이따금은 이 세상의 모든 빛이 나를 꿰뚫고 사라지는데도 눈을 감지 못해서 진력이 난다고... 그렇게는 말하지 못했다. 당신의 얼굴에 시선이 오래 닿는다.)가끔은 왜 이렇게 된걸까를 생각해. 그럼 내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 같지. '이 세계는 열 다섯도 안된 어린애들에게 이렇게 대해서는 안돼.' 그렇지만 힐다, 그 사실을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아는 내가 어떻게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 마치 거대한 코끼리를 방 안에 두고서... 어떻게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손끝 발끝에 탈진감을 닮은 무기력이 맴맴 돈다. 그의 손끝이 가볍게 경련한다. ...그는 순순히 눈을 감은채로,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부드럽지만 어딘가 불안한 목소리와 다정하지만 귀퉁이가 닳아버린 색색거림에.)

Raymond_M

2024년 07월 22일 21:14

@2VERGREEN_
우리가 이 세상에 있지도 않은 것처럼. 혹은 없는 편이 더 나은 것처럼 구는 세상을 볼 때. 비웃다가도 우리가 영영... 그런 정조가 지배하는 세계에 휘둘릴 것 같다고 여길때. 삶이 영원처럼 느껴질때... 그게 어째서 죽음과 비슷한 빛깔을 하는지....(긴 간극,)...힐다, 우린 정말로 유류물이나 길을 잃어버린 방랑자인걸까?(마치 별 따위는 되지도 못할 것처럼...)

2VERGREEN_

2024년 07월 22일 23:04

@Raymond_M ... 전쟁 속의 삶이 왜 끔찍한 줄 알아? 모든 것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시켜버리고 - 이념이나 명예, 승리 따위를 위해서 말이야. - 그 사람이 사람이라는 사실조차도 지워버리기 때문일 거야. 우리가 열 다섯도 안 된 어린애들이라는 사실은, 세계에게 중요하지 않을 거거든. (... 힐데가르트는 '투사'의 삶이 어떤 것인 줄을 압니다. 그러고 싶지 않아도,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발화發話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삶. 최선을 다해보았자 뒤따라오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후회와 미련이 끈덕지게 남아있는 삶.)

... 있잖아, 레이. 화내지 말고 들어줘. 난 네가 그런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생각하지 말아, 말하지 말아. 그건... 너무나도 아픈 삶이야.

2VERGREEN_

2024년 07월 22일 23:05

(실존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혐오 표현

@Raymond_M 세상의 물결에 따라 흘러가면 돼. 객체가 열 넷인지, 열 다섯인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으면 돼. '너'를 '나'처럼 생각하지 않으면 돼. 다들 그러는 것처럼.

(... 하지만 동시에 힐데가르트는, '레이먼드 아서 메르체'라는 사람에 대해 압니다. 제 다정 때문에 오래 앓을 사람, 삶을 영원처럼 느끼는 사람. 우리의 모든 발걸음이 발화發花로의 걸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 우리는 앞으로 더더욱 이곳에 있어서는 안되는 불순물로, 쓸데없는 유류물로 분류될 거야. "잡종. 더러운 피. 열등하고 역겨운 종자들!" (어디선가 들었던 말을 그대로 읊어 봅니다. 단 한 번도 입밖으로 낸 적이 없는 말이라, 어색하고... 불안했던 목소리에는 울먹임이 섞이기 시작합니다.)

2VERGREEN_

2024년 07월 22일 23:05

@Raymond_M 넌 그런 세상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있는 거라고. ... 두렵지... 않아? 정말로? 난... 그게 너무 두려워. 너랑 끝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실은 죽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침묵하고 무시하는 게 익숙해져서... 그게, 너무나도... (... '나는, 그래서 내가 싫어.' 당신의 '사고'에 대해 처음 들었던 순간을 회상해 봅니다. 다행히도 최악의 상상은 비껴갔지만, 언젠가는 그 상상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아서. 손 떼고는 거칠게 눈가 문지릅니다.)

그런 거라면... 너는... 반짝거려. 너는... 반짝이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야. (... 나와는 다르게 매 순간을 발화發火하며 살아가는데, 어떻게 빛나지 않겠어.)

Raymond_M

2024년 07월 23일 01:45

혐오에 대한 묘사

@2VERGREEN_
알고 있어. 힐다. 이 세계에서 우리는 그냥... '더러운 피'지. '국제 마법사 비밀법령 훼손의 주범'이고, '바깥에서 들어온 이물질'... 우리가 몇 살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떤 생김새를 지니고 있는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투사의 삶을 안다면, 그는 이런 삶을 안다. 권력과 시야 앞에서 삶은 너무나 쉽게 개인이라는 특수성의 개체라는 범위에서 탈각된다.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삶을 무너뜨리는 것은 이런 방식이다. 이념과 권력과 개인을, 그는 알고 있다. 어쩌면 당신을 만나기 이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계속해서. 그러므로 그는 당신의, 다정해서 괴로운 목소리를 알면서도, 기어이 말한다. 말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이유로. 당신의 염려가 당신의 애정에서 비롯되었음을 이해하면서도. 나직한 목소리가 입술을 벌린다.)

Raymond_M

2024년 07월 23일 01:46

@2VERGREEN_
...힐다, 내 친구야. 그렇지만 너는 나를 알잖아. 어떤 이는 궁금해조차 하지 않을 내 생애를, 너는 알잖니.(당신의 슬픔을 안다. 괴로움을 안다. 불안을 안다. 염려를 안다. 그는 그 '투사의 삶'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인생을 제 뱃속으로 삼켜버리고 그대로 지워버렸는지를 안다....그러므로 그 다음으로 떨어지는 문장은, 마치 영원처럼 느리고 눈앞의 다정만큼이나 분명하다.)힐다, 나는 사랑을 해.(그것은 고해다. 그는 당신이 아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이 두려워하면서도... 결코 알기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를 선택하지 않을 것에 관한 이야기다.)내 삶은 널 만나기 전부터 이미, '이런 삶'을 주시하는 것이었지.

Raymond_M

2024년 07월 23일 01:47

@2VERGREEN_
(차별받는 이들의 삶을. 홀로 괴로워해야만 하는 이들의 삶을. 인간이되 인간 아닌 것으로 분류되곤 하던 이들의 삶은 비참하고, 그들의 삶을 씹어 삼키는 것은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를 야만적으로 만들었다. 소년에게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받아 삼키고 너는 무엇을 더 내놓을 수 있다고 얼러댔다. 아, 그러나 내 친구야. 나는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중 가장 선행하는 것이 사랑임이 어떤 감정인지를 알고있다.)눈꺼풀 아래 새겨지도록. 망막 아래 들끓도록. 내 생애의 일부가 되어 잊혀지지 않도록. 잊고 싶지 않아도 목구멍 너머에거 기어 올라 기어코 내 입술 바깥으로 비어지도록. 그리하여...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내 안에 누군가가... 계속... 계속 떠들도록. 왜 그렇게 했는지 알아?

Raymond_M

2024년 07월 23일 01:47

@2VERGREEN_
(그의 손이 당신의 손등 위로 겹쳐진다. 따뜻하고, 커다랗고, 흉이 많았던 손은, 이제 흰 천 아래 잠들어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손이 가진 본질을 잊게 만들지는 않는다.)내가 나를 사랑하듯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내 누님을 사랑하듯, 내 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걸 멈추는 방법을 몰라.(그리고 멈출 생각조차 없다. 그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그리고 당신의 눈가를 쓸어낸다. 아주아주 소중한 것을 대하듯이. 당신이... 마치 제가 손을 잘못 뻗기라도 하면 그대로 부서지기라도 할 것처럼.)나라고 어떻게 두려움을 모르겠어. 나는 이 세계가 나를 삼킬것이 두려워. 그렇지만 힐다, 용기는 두려움의 부재가 아니고, 사랑은 나를 약하게 하나 가장 강하게 하는 것. 들어봐, 힐다. 나는 내가 네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을 기억해. 나는 아마 그날을 평생 기억할거야. 언젠가 쇄파가 나를 삼키고 세상이 나를 부수려 들때마다 떠올리겠지. 지금 이 순간도.

Raymond_M

2024년 07월 23일 01:48

@2VERGREEN_
네가 나를 강하게 해.(일어나 앉은 그의 손이 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쥔다.)그저 너를 사랑하기에 오늘의 내가 있어. 내가 싸울 때는 언제나 내 안에 있는 너도 같이 싸우는 거야. 얼마나 대단하니. 얼마나 멋진 일이야. 힐다, 내가 찬란하다면, 너는 그런 내 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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