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ande 임-판-데. (이름을 길게길게, 늘려부르면서 옆에 다가와 앉습니다. 꼼지락거리는 손 바라보면서...) 이번에는 뭐 만드는 거야?
@2VERGREEN_ 안녕 힐다. 눈곰이 (힐데가르트에게서 선물받은 인형 이름이다.) 신발 만들고 있었다. 임판데만 내가 만든 신발 신고 다니는 거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자그마한 구두를 들어서 보여준다. 딱 곰인형 사이즈다.) 힐다가 보기엔 어때?
@Impande ... 귀엽다! 네 신발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손에 들린 작은 신발 한 켤레와, 당신의 발에 신겨 있는 큰 신발 한 켤레 막 번갈아봅니다.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아요.) 이렇게 작은 건 만들기 힘들지 않아? 난 가위질 한 번에 가죽을 다 찢어버릴 것 같은데... 역시 대단해!
@2VERGREEN_ 귀엽다니 고마워. 이대로 만들면 되겠다. 글쎄, 임판데는 어렸을 때부터 신발을 만들었어서... 이만큼은 아니어도 작은 신발 만드는 것엔 익숙해. (가죽을 찢어버린다는 말에 입꼬리만 올려 웃는다. 키득키득거리는 소리가 샌다.) 힘조절만 잘하면 괜찮아. 나중에 힐다한테도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줄까? 신발은 몰라도, 얇은 지갑은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Impande 맞아, 집안 어른들한테 배운 거지? (저번 방학, 당신의 집을 방문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에 대해 떠올려봅니다. 당신의 제안에는 눈을 반짝이며 빠르게 고개 끄덕입니다.) ... 그래도 돼? 나 손재주 별로 안 좋은데, 가르치다가 '힐다, 이건 안된다.' 하면서 포기하면 안돼? (당신의 목소리를 짐짓 흉내내고는 꺄르르 웃어보여요.)
@2VERGREEN_ 맞아. 정확히는 레타보에게서 배운거지. 루반지는 신발을 전혀 못 만드니까. 그러면서 자길 신발장인이라고 부르는 게 웃기다니까. (조금 투덜거리듯이 말하더니.) 완성은 못하더라도 포기는 안 할게. 원래 제대로 된 가죽공예는 30년은 걸려야한댔어. 그래서 나도 어렸을 때 내가 만든 신발 못 신었잖아. 레타보가 그런 부끄러운 신발을 어디에 내보일거냐면서 막 뭐라하던거 있지. (자루에서 남은 가죽과 가위를 꺼낸다.) 아니면 한번 자르기라도 연습해볼래?
@Impande (당신의 투덜거리는 말들을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듣고 있다가, 이어지는 말에는 귀를 의심합니다. 놀란 목소리로 되물어요.) ... 30년? 장인의 길은 정말 쉽지 않구나... 레타보 할아버지, 무슨 마음으로 하신 말인 줄은 알겠지만 조금 서운했겠다. 그래도 지금은 신발도, 다른 것들도 곧잘 만들잖아. 네 신발이 직접 만든 거란 거 듣고, 깜짝 놀랐는걸. (흡! 가죽과 가위 받아들고는 섬세하지 못한 손으로 잘라봅니다. ... 3분 뒤 남은 것은, 넝마자루를 닮은 작은 가죽.)
@2VERGREEN_ 30년. 레타보는 50년이 넘게 구두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음... 딱히 서운하진 않았어. 1학년때 임판데가 신고 다녔던 구두, 할아버지의 작품이었는데. 정말 섬세하고 가죽이 부드러웠으니까. 그냥 앞으로 많이 만들면 나도 가능하겠다고만 생각했어. (이어지는 칭찬에 슬쩍 웃는다.) 고마워, 이런 칭찬들이 기분 좋은 걸 알게 되어서 더 많이 공예품을 만들게 됐나봐. (심각하게 넝마가 된 가죽을 보더니) 힐다는 조금만 힘을 빼는 게 좋겠다. 의욕이 넘쳐서 그게 가죽을 불태웠네.
@Impande 5... 50년. 까마득해. 50년 동안 살았다는 것도 까마득하게 느껴지는데, 50년 동안 구두를 만든다는 건 더 까마득한 이야기 같아. 정말로, 한 분야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사람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거구나. (당신의 고맙다는 말에는, 싱긋 웃으며 "별말씀을!" 따위의 말을 덧붙입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조언에 따라 힘을 빼고는 한참 또 작은 조각과 힘싸움을 합니다.) ... 하면 할 수록 임판데가 얼마나 대단한 건지 깨닫게 되는 것 같아. 난 마법사 아니였음 큰일났겠다...
@2VERGREEN_ 그래도 레타보 아직 젊어. 65살이면 마법사 나이로는 인생 많이 덜 살았지. (그렇다는 건 레타보가 15살때부터 구두를 만들었다는 소리다.) 임판데도 이제 9년동안 만들었으니까, 41년만 더 만들면 레타보만큼 잘 만들겠지. (41년이 4년이라도 되는 것처럼 덤덤하게 말한다. 낑낑거리는 모습을 잠시 지켜본다. 가위를 같이 잡더니, 힘을 적당히 주어 가죽을 자른다.) 이렇게 하면 돼. 응, 힐다 잘한다. (눈을 데구룩 굴리더니.) 먹고 사는 게 가죽으로 하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임판데는 대신 마법을 잘 못 쓰니까. 공평하게 재능을 받은 거라 생각해. 아 오해하지는 마. 임판데는 스큅 아니니까.
@Impande ... 65살이면 한창이라니, 머글들의 수명에 더 익숙한 입장에서 들으면 굉장히 기묘한 이야기인 거 알지? (오. 당신의 손이 닿자마자 조금 봐줄 만해진 조각 들고는 눈 반짝입니다. 옷에 손 문질러 어느새 배어난 땀 닦아요.) 임피,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나도 너랑 막상막하라는 거... 자, 잘 봐. 조심하고. 아씨오, 인형! (지팡이를 꺼내들고는 얼마 전 수업시간에 배운 주문을 허공에 외쳐봅니다. ... 그리고 어디선가 날아온 토끼 인형은, 인형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벽에 굉음을 내며 부딪힙니다.) ... 멋지지? (장난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조금 슬픈 표정이에요.)
@2VERGREEN_ 기묘한 이야기야? 그런 생각은 못해봤지만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거니까 된 거 아닐까. ...흠, (주머니에서 지팡이를 꺼내더니 주문을 외운다. 표정이 비장하다.) 아씨오, 가죽. 아씨오, 가죽. 아씨오, 가죽! (분명 코앞에 있는데도, 한번 펄럭하고 만 가죽을 내려다본다. 뿌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이겼다. (그거 좋아할 부분이 아닐텐데...) 힐다, 슬퍼하지 않아도 돼. 일단 지팡이한테서 선택을 받았다는 것에서 '우린' 마법사야. 난 앞으로도 계속 마법을 쓸거고, 너도 그렇지 않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그에겐 머글세계라는 선택지가 단 한번도 없었기에.)
@Impande 당연하지. ... 체감 상 마법사들이 머글보다 두 배쯤은 더 사는 것 같기도 해. (... 벽에 조그만 흔적을 남기고 바닥을 구르던 인형을 가져와 당신이 주문을 외치는 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펄럭이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가죽과, 뿌듯해보이는 당신을 번갈아 보다... 울어야 하는 건지, 웃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아요.) ... 아마도, 그렇겠지? 벌써 몇 년째 마법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머글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다 놓쳤을 거고. 이제 와서 돌아가기도 늦었으니까.
@2VERGREEN_ 힐다도 그만큼 살 수 있을거야. 아마 임판데도 그리 살겠지. (가져온 인형을 보고 슬쩍 웃는다.) 그 토끼도 신발이 필요하려나? 임판데의 마법 거의 없는 신발은 누구한테나 잘 맞거든. (당신의 말에 놀란 것처럼 눈을 끔뻑거린다. 정확히는 '돌아간다.'는 말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이곳이 당신에겐 낯선 세계였을 거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머글 학교에서는 뭘 배우는데? 호그와트랑 많이 달라? 호그와트에서 오래 있으면 그럼, 그러면... 머글 세계론 못 돌아가는 거야? (우다다 질문을 쏟아낸다. 임판데는 그러며 당신이 못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기적인 소망일지라도.)
@Impande 필요할 지도 몰라. 나는 모르지만, 새벽에 벌떡 일어나 모험을 다닐 지도 모르잖아? (인형 든 채로, 이어지는 당신의 질문에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합니다. ... 그리고는 뒤늦게 저번 방학에 방문했던 당신의 집에 대해 생각합니다. 아, 맞아. 너한테는 그 세계가 더 낯설겠구나.) 국어나 수학. 외국어나 머글 사회에 대한 것, 역사... 바빠서 마법에 대한 이야기는 끼어들 틈이 없거든.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이 더 많은 것 같아. ('...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있을까?' 자신도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입니다. 여지를 열어둡니다.) 노력하면 돌아갈 수 있겠지만, 제법 고생해야 하겠지. 뭐, 난 이곳에 남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긴 하지만!
@2VERGREEN_ 그리고 엄청난 행운의 샘을 찾아떠날 지도 모른다. 신발 만들어줘야겠다. 그 가시밭길을 떠나려면 말이다. (그러곤 인형을 달라는 듯이, 양 팔 벌려 손짓한다. 치수를 재려는 모양이다.) 마법을 빼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하긴. 임판데 호그와트와서 글이나 말을 다 같이 배운 적 없다. 바버라가 따로 불러서 가르쳐준 적은 있지만... (뒷말에는 조금 안심한다. 손 벌린 그 상태로 다가가, 당신을 꽈악 안는다.) 힐다, 가지마... (어쩌면 이기적인 부탁일지도 모른다. 임판데는 순혈이고, 아직까지 주위의 상황을 완전히 인지하지 못했다. 반면 당신은 머글 태생으로서 너무나도 많은 폭력을 마주해야했을테니까. 그래도 힐다가 없으면 너무나도 쓸쓸하고 슬플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친구니까.)
@Impande ... 자꾸 부탁하니까 미안한데. 다음 번에 집에 놀러오면, 아빠한테 특별히 사탕을 더 챙겨달라고 부탁할게. (당신의 손에 토끼 인형 쥐여줍니다. ... 로즈워드 교수님? '말이 갑자기 는 것에는 교수님의 영향도 있었으려나', ... 하지만 어쩐지 그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아서, 한참 생각합니다.) ... 알겠어, 안 갈게. 임피가 이렇게 부탁하는데, 두고 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꽈악 안긴 채로 살짝 웃습니다. ... 제 뒤에다 대놓고 수군거리던 몇 슬리데린의 순수혈통 선배들과, 당신이 무엇이 다른 건지 고민해 보지만, 정답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그저... 양 팔을 들어 당신을 마주 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