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19일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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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7월 19일 20:28

자- 그래도 멋들어진 무도회라잖아, 연습 상대라도 되어줄 사람? (손끝을 흔들대곤 웃었다.) 발을 밟힐 자신이 있다면 누구라도 좋아.

LSW

2024년 07월 19일 20:38

@yahweh_1971 그런 식으로 구인하다가는 아무도 안 어울려줄걸요. 적어도 근사한 양 겸양이라도 떨어야죠.

yahweh_1971

2024년 07월 19일 23:01

@LSW
아, 싫어. 실망시키는 것보단 놀라게 해주는 편이 낫지. (몸을 기울인다. 가장 맛있는- 헨의 기준에서- 그릇을 밀어주곤 고개를 돌린다. 케이크가 있었나?) 내 수수께끼 상대잖아? 그리웠어. 그래, 춤은 춰주지 않아도 문제는 출제할 거지?

LSW

2024년 07월 20일 00:01

@yahweh_1971 마법사라면 누구든 그리워할 것 같은데, 헨은. (나름의 뼈가 담긴 말이다.) 어쨌든- 네, 준비했어요. 올해의 수수께끼. (하며 헨이 밀어준 그릇을 자신 앞까지 가져온 뒤, 상체를 반쯤 틀어 마주본다. 그새 회색 아이싱 얹은 컵케이크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컵케이크 꼭대기에 검은 초코칩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소크라테스가 나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요.
양들이 나를 좋아해요.
나는 해질녘 노을 내린 들판에 있어요.
당신의 곁에도 있고요.
누구도 영영 나를 손에 쥐지 못할 거예요.
이 수수께끼의 답을 아나요, 헨?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00:29

@LSW
(정정하는 대신 가벼이 웃었다. 마법사라 하여 모두 친우로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 호그와트에서- 그리움의 대상은 매우 포괄적이니. 정교하게 세공된 아이싱을 잠시 내려다보곤 포크를 내려두었다.) 답은 벗이야. 양들은 익숙한 동족들을 모아 무리를 짓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벗은 노을진 들판에도- 내 곁에도 존재하지. 소크라테스는 아주 고루하고 잔소리 많은 노인네라, 온 생애에 걸쳐 우정에 대해 잔소리를 해댔어. (손을 떼자 식기구가 쨍강 부딪힌다.) ...... 그리고 '우정'이란 무형의- 매우 한시적인 것이니, 그 무엇도 '벗'을 진정으로 손에 쥘 수는 없어. ...... 어때, 틀려?

LSW

2024년 07월 20일 01:36

나이주의적 발언

@yahweh_1971 '틀리다'기보다는 '다르다'고 해야겠군요. 꽉 막힌 100세 마법사 같은 말이지만- 글쎄요, 나머지는 훌륭하다만 전 그걸 들판에서 찾지 못해서.

저는 답을 '몰라요.' 때로는 '모른다' 도 답이 될 수 있죠.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02:29

@LSW
(짐작치 못한 말. 눈이 둥글어지다가도 ...... 하! 짧게 웃어버리는 것이다. 기분이 상하지는 않되- 허를 찔려 잠시 침묵했다.) 지혜로운 답이네. 로웨나의 새다운걸, 레아. (부드럽게 감탄하곤 몸을 젖힌다. 등받이에 기대어 느리게 말을 잇길-) 올해에 이기려는 마음은 없으니, 그저 물을게.

너는 제어장치가 고장난 열차를 몰고 있어.
선로에는 갈림길이 있고, 너는 네가 갈 곳을 선택할 수 있지.
첫 번째 길엔 공장이 있어. 공장을 택한다면, 거대한 인재가 일어날 거야.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거나 고통받겠지. 그러나 그건 그 지역에서의 재앙이야.
두 번째 길엔 거대한 청사가 있어. 그곳을 선택한다면 무수한 자료들이 파괴되겠지. 체제는 흔들리고, 사회는 혼란에 빠질 거야. 그러나 누구도 죽지 않아. 적어도 사고만으로는.
네가 고를 길은 어디지?

LSW

2024년 07월 20일 02:38

@yahweh_1971 (헨을 바라보는 눈매가 일견 가늘어진다. 이내 몸을 바로 하여 앉는다.) 재미있는 질문이에요. 다만... 이것 하나만 말해주세요. 이건 수수께끼라기보다는 '알아보려는' 것 같은데. 제 기분 탓인가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03:10

@LSW
'알아보는 것'이 네게 불쾌감을 주나? (가볍게 웃었다. 따라하듯 다시 몸을 세운다. 이어지는 말엔 일전의 말을 모방하듯 뼈가 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네겐 아닐 줄 알았는데. (잠시 뜸 들이고.) 사심이 있단 걸 부정하진 않겠지만...... 걱정 마, 널 뜯어보려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 그래, 답변은?

LSW

2024년 07월 20일 03:26

@yahweh_1971 (모방은 곧 재해석이다. 해석은 이해를 뒤따르므로 그의 말에 일견 꿰뚫린 기분이 들었으나- 일단은 사그러뜨리기로 한다. 양손을 테이블 위로 올린다.) 편한 쪽으로 생각해요. 어느 쪽이든, 그러니까... 누구든 자기 방식으로 사람을 보기 마련이죠. 내 대답은 이래요. 전 공장으로 기차를 몰고 갈 거예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03:47

@LSW
이유는? (바라보는 시선이 곧다. 이는 말한대로 사심이 섞여든- 이를테면 우회하여 구하는 도움이므로. 그는 당신의 사상을 부품 삼고자 한다. 물음에 덧붙이길:) 이건 로웨나의 수수께끼인걸, 레아. 나를 설득해야 해.

LSW

2024년 07월 20일 04:01

극단적 공리주의

@yahweh_1971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사실 하나. 그는 모르는 타인의 불행에 그리 관심이 없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번듯한 이유가 하나쯤은 있는 편이 좋았다.) 체제가 무너지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요. 한 나라 전체가 고난을 겪죠. 공장의 누군가 죽더라도 그 덕분에 청사의 자료가 보존되고 나라의 기틀도 지킬 수 있어요. 그건 소수의 불행이니까요. 다수가 안전할 수 있어요. 국가의 붕괴는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지니, 공장을 포기하는 편이 옳아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09:36

@LSW
선택받은 자들이 누리는 평화라니, 익숙한 구조네. (선택받지 못한 자들은 영영 항의할 수 없을 테니- 이로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차분히 수긍하며 케이크 접시에 손끝을 가져갔다. 당신에게로 접시를 밀어준다. 하지만 이건 수수께끼일 뿐이니까.) 지난번엔 동화를 들려줬었지. 이번에도 같은 형식의 이야기면 될까?

LSW

2024년 07월 20일 11:03

@yahweh_1971 그것도 좋고. ...(그가 밀어준 케이크 접시에 눈길을 두지 않는다. 헨의 왼쪽 눈가의 검은 흉을 가만 들여다보다가) 하지만 그보다 지금은 당신이 공장과 청사 중 어느 쪽을 고를지 알고 싶어요. 그걸 말해주세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16:49

@LSW
(*정말 그것으로 되나?* 고개를 숙였다. 답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해져있었던 길이다. 당신도 아마 짐작할 그것.) 난 청사로 열차를 몰겠지. (짧게 곁들여 웃었다.) 나는 청사를 부숴버리고...... 새 체제와 사회를 지을 거야. 열차 앞에 갈림길이 놓이지 않는 사회 말야.(흥얼거리듯 작게 덧붙인다. "그들은 신세계를 짓고 있구나.")

LSW

2024년 07월 20일 20:28

@yahweh_1971 역시 그렇군요. '바람직한' 쪽은... 청사라고 생각해요. 당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알거든요. (이제껏 느끼던 위화감, 또는 기시감의 이유를 깨닫는다. 입 안이 껄끄럽다. 레아는 의자에 등을 기댄다. 깍지 낀 양손을 배에 얹는다.) 그렇게 불사르고 나면, 불길 그 자체는? 열차의 운전사는?

yahweh_1971

2024년 07월 20일 22:29

@LSW
그래? (느긋하게 물었다. "누군데?" 이어지는 물음은, 답이 오지 않을 것을 짐작하기에 말들 사이 묻힌다. 당신을 바라보되 시선은 그 너머를 향하고, 그는 투과하여 불길을 본다.) 나도 벤담을 일부분 존경해. 때로는 희생이 뒤따르는 '거사'가 있지. 글쎄, 내가 열차의 운전사라면 기꺼이 불살라질 거야. (만일 아니라도...... 누가 되었든, 그는 필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는 *당연히 전제되는 희생*이 아닌가?)

LSW

2024년 07월 20일 22:45

@yahweh_1971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선뜻 말해도 되는 일일 텐데 그랬다. 수수께끼로 이야기하느라 조금 들떴던 기분이 가라앉는다. 어쩌면 들떴던 건 착각일지도 몰랐다.) 한 가지 지적할 게 있는데, 헨. 참 쉽게도 말하네요. 노력한다고 성과가 반드시 돌아오지는 않아요. 당신보다 뛰어난 마법사들이 많고, 많아요. 그들은 이미 분전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세상이 바뀌지 않는걸요.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21일 01:45

@LSW
그것이 그들의 한계인 거지. (대답하는 말은 비난조가 아니되- 한미한 학생이 보이기엔 징그러우리만치 확신 어린 태도다. 시선이 당신에게 오래 머물렀다.) 누구나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야. 그렇더라도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 두려워 포기했다간...... 누가 불길을 끌어내겠어? 아, 내가 유일무이한 천재라는 말은 아냐. 하지만- 열망하는 목적지가 있으니, 그저 운전하는 거지. 내 열차가 운명의 열차가 될 지 누가 알아.

LSW

2024년 07월 21일 02:57

@yahweh_1971 (결국 고개를 틀고 만다.)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탈선 사고로 속절없이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질지도 모르죠. '무의미하게.' 누구나 자신이 스스로의 운명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믿어요. 믿음을 가지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

yahweh_1971

2024년 07월 21일 04:39

@LSW
탈선이 무서워서 기차를 가로질러 도망칠 건가? 전쟁의 시대야. 우린 이미 선로 위, 달리는 기차에 있어. (몸을 젖힌다.) 날개를 달지 않는 이상 죽음을 피할 도리는 없지. 어차피 모든 것은 가능성이야. '무의미할' 가능성에 매몰되느라 도망쳐봤자 열차의 종착지에서- 몇 초나 더 살 수 있을 것 같아?

LSW

2024년 07월 21일 13:06

@yahweh_1971 당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열차의 운전실에 들어가겠죠. 당신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누군가는 레버를 당길 거예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는 궤변이다. 그의 말이 옳다. 기름을 뿌리고 심지에 불을 당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열차는 반드시 다음 역으로 향한다. 그러면 열차의 운전사는? 당신은?)
누군가 불을 붙일 거니까... ... (그를 비스듬히 내려다본다.)

yahweh_1971

2024년 07월 22일 02:35

@LSW
어차피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질 일이라면, 내가 직접 하지. 어차피 이루어질 변혁이라면- 더더욱이 앞장설 이유가 되지 않겠어? (그러나 선봉장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내가 일조했음을 내가 알고 있다면. 당신을 올려다보다 컵케이크가 올라간 접시를 당겼다. 톡톡 두드린다.) 하지만 그건 먼 미래의 이야기고...... 로웨나의 승리자, 케이크는 안 먹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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