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근면성실하게 양고기를 먹고 있는 룸메이트의 옆얼굴이 보인다.)
@yahweh_1971 (연회가 시작된 지 1분이나 간신히 지난 것을 생각하면 양고기는 불쌍할 정도로 빠르게 뜯겨나가 있다. 헨이 어깨를 부딪히자 잠시 칼질을 멈추고) 언제나와 같지. 기분이 좋아보이네, 헨.
@yahweh_1971 기상천외한 일들? 어떤 걸 말하는 거지. (그 사이에 양고기를 해치우고 이제 소시지를 퍼담아왔다. 감자를 잘라서 입에 넣으며) 그래서 부럽단 거야, 언제나와 같은 쪽이 좋다는 거야. 어느 쪽인지 모호하게 들리는데, 헨.
@yahweh_1971 언제나와 같은 일상을 사는데 왜 생각이 변하는 건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기 소시지 위에 겨자를 바른다.) 그 리버풀이라는 동네는 살기가 험하다고 했지.
@yahweh_1971 ? 왜? (처덕처덕 겨자를 바른 소시지를 세 개씩 꿰어 입에 넣으며...) 집이 워낙 벽지라서 말야. 오고가는 길이 멀거든. 게다가 방학 때가 아니면 부모님을 못 보니까. (우물우물... 허공을 보며 잠깐 생각에 잠기는 듯) 저기, 다이애건 앨리에서 테러가 있었어?
@yahweh_1971 오는 길에 메르체를 봤거든. (소시지에 이어 감자를 겨자에 푹 찍어 베어먹는다.) 그, '죽음을 먹는 자들'인가 뭔가는, 열네 살짜리 아이들 앞에서도 전혀 망설이지 않는 거냐?
@yahweh_1971 그러니까 그들은 어둠의 마법사고... 어둠의 마법에 발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어둠의 마법사들에게 찬동하는 자들이 또 반수인 거냐? (약간 부정확한 상황 요약.) ... 왜 이렇게 혼란한 거지.
@yahweh_1971 이게 늘 있는 일이라고? (인상을 팍 찌푸리며, 포크로 샐러드를 뒤적거린다.) 메르체도 그렇게 말하긴 하더군. 하지만 그래서야 네가 늘 말하는 역사의 진보인가 뭔가 하는 건 어떻게 된 거야. 늘 같은 싸움의 반복이라면 인간이 존재해온 이래 진전이라곤 없는 것 아닌가.
@yahweh_1971 섞으면 맛있거든. (헨보다 먼저 식사를 시작했으나 헨이 그만둔 뒤에도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큼직하게 자른 햄을 접시에 올리며) 대체 뭐가 올라섰다는 거야? 네가 하는 말은 가끔 너무 비유적이어서 잘 모르겠어.
@yahweh_1971 앞뒤도 못 가리는 작자들의 파괴 행각의 와중에서 어떻게? 설령 어둠의 마법사를 무찌르고 파괴를 막아낸다고 해도, 그건 그냥 그전의 상태를 지킬 뿐이잖아. 지면 재앙이고 이기면 본전인, 상당히 의욕 안 나는 싸움 같은데. (말하는 동안에도 부지런히 감자와 햄을 잘라 입에 넣고 있다.)
@yahweh_1971 비유가 좀 이상한데. 그렇게 말하면 지금은 세상의 절반 정도가 범죄자인 것 같은 상황이잖아. 마법 세계와 머글 세계 어느 쪽이나 말이야... ... 이런 말은 아마 좀 무례하겠지만, 여태까지 안 망하고 있는 쪽이 이상한걸. (결국 본심을 입 밖에 내버리곤, 괜히 햄이나 잘게 자른다.) ...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어. 여기서 지내면서 보기로는 대개는 괜찮은 녀석들이던데, 어째서 너희들의 세계는 그런 꼴이지.
@yahweh_1971 '대개'라고 했어. '전부'라고는 하지 않았어. (샐러드를 얹은 햄을 입에 넣으며 대꾸한다.) 나로서는 그런 이해도 안 되고 보람도 없는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은데. 솔직히... (망하든 말든, 이라고 말할 듯이 입을 열었다가 그냥 닫는다.) ... 집에나 가려고. 배우라는 것을 다 배웠으니 마법부도 더는 귀찮게 굴지 않겠지.
@yahweh_1971 ... ...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마지막 말에, 포크를 멈추고 가만히 헨을 건너다본다.) ... 역시, 너 뭔가 알고... ... 아니. (고개를 두어 번 젓고, 하려던 말을 접어넣는다.) 아무려면 어때. 그보다 승리하는 쪽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는 건 어째서냐?
@yahweh_1971 뭐가 말이냐. 지면 멸망이고 이기면 본전이라는 게? 너의 유머감각은 가끔 모르겠어. (마침내 다 비운 접시를 밀어내며 헨을 건너다본다.) 그래서, 어쩔 거야. 승패는 아무래도 좋으니 그 다음에 올 것을 기다리려고? 아니면 눈앞의 범죄자를 못본 척할 수는 없으니 싸우려고.
@yahweh_1971 응, 이제 디저트를 기다려야지. (힘겨운 기색도 없이, 천연덕스럽게) 결국 후자인가. 고생이네, 너도. 밀려오는 물살을 거슬러 제자리도 아니고 상류로 헤엄치는 격의 포부야.
@yahweh_1971 너 방금 뭔가 상당히 불온한 생각을 하지 않았냐? (눈썹을 치켜올리며 가늘게 뜬 눈으로 흘겨본다) 연어는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물고기잖아. 넌 지금 가본 적도 없는 곳을 그리며 폭포를 2단뛰기 하려는 거고.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있기는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곳'이라는 말도 덧붙여야겠으나, 어쩐지 해가 갈수록 미묘하게 지쳐보이는 헨에게 굳이 시비를 걸 마음이 들지 않아 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