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13일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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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weh_1971

2024년 07월 13일 22:59

(오랜 시간이 지나, 수면시간이 가까워졌을 무렵. 그는 기숙사로 향하는 복도에 앉아있다. 팔을 걸친 자세는 한가롭고, 책을 들여다보는 얼굴은 평화롭다. 손에는 낡은 깃펜과 참고 서적, 도서관에서 빌렸을.)

jules_diluti

2024년 07월 13일 23:08

@yahweh_1971 (당신에겐 멀리서부터 들려왔을 발소리. "참, 위글, 어딜 가는 거야?" 헐떡임 섞인 목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지더니 조용해진다. 두 발이 당신 앞에 멈춰선다.) 헨. 어딜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네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13일 23:46

@jules_diluti
(소란스러운 발소리에 책을 덮었다. 익숙한 목소리와 이름을 알아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뿐더러...... 품 안으로 달려든 위글을 잠시 내려다본다.) 쥘. (선선히 당신을 맞이하곤 위글을 안았다.) 이거 선물이라도 받은 기분인걸.

jules_diluti

2024년 07월 14일 00:54

@yahweh_1971 (들뜬 숨을 고르며 당신과 족제비를 번갈아 바라본다. 긴장되었던 어깨가 점차 내려앉고.) 위글이... 헨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었나 봐요. 어딜 그렇게 뛰어가나 했더니, 당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겠죠. (뜸. 당신을- 아주 낯선 타인처럼- 오래도록 보다가 머뭇대며 말을 잇는다.)저도 걱정했어요. 어디 있었던 거예요, 헨?

yahweh_1971

2024년 07월 14일 01:06

@jules_diluti
...... 아, 이거 기분 좋은데. (상냥하며 조심스러운 말투에 웃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전자를 옮고 싶었건만...... 그저 조심스러워질 뿐이다. 어울리지 않게도 잠시 머뭇댔다.) ...... 미안. (짧게 뜸을 들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사람이 없는 샛길들을 위주로. 그리고 드디어 외로워지려던 참에...... 짠, 네가 왔네.

jules_diluti

2024년 07월 14일 01:43

@yahweh_1971 혼자 있고 싶진... ... 않은 거죠? (확인차 물어보면서도, "외로워지려던 참이었다"는 말을 허락으로 받아들인다. 좀 앉을게요, 말하면서 당신의 곁에 앉는다. 벽에 등을 기대며 손을 내민다. 하지만 위글은 무슨 생각인지 당신의 품 안에 머무르고, 소년은 천천히 손을 내린다.) ... 어떤 기분이었어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14일 02:14

@jules_diluti
그럼, 쥘. (부드러운 말투. 호감에서 비롯된 모방은 조심스러우며 연약하다.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표방하면서도, 글쎄...... 네가 이리 대해줄 때 나는 기분이 좋으니까. 내려가는 손을 잠시 지켜보다 몸을 기울인다. 위글을 품에 안곤 대신하여 손을 쥐여주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소매에 적힌 자수 또한. 그것은 그의 호의다.) 기분이라면...... 글쎄. 황홀했어. (읊조린다.) ...... 역겨워. (절반의 진심.)

jules_diluti

2024년 07월 14일 17:07

@yahweh_1971 (위글을 넘겨받는 그 짧은 순간, 소매 안쪽의 고르지 못한 면이 손바닥을 스치는 것을 느낀다. '메브 홉킨스'의 글자가 자수로 놓아진 곳이나 소년은 알지 못하고, 눈을 짧게 깜빡이는 사이, 족제비가 그에게 안겨들면서 생각은 깨어진다. 다시금 당신의 말로 주의를 돌린다.) 황홀, 했다고요. ... ... 타인에게 조종당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순간이 황홀할 수도 있군요.

yahweh_1971

2024년 07월 14일 18:58

@jules_diluti
그냥 조종당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었어. 육체가 말을 듣지 않는 건, 물론 두렵긴 하지만...... 정신에 대한 침범이 더 끔찍해. 내가 나 자신이 아니게 되고, 사고의 핸들을 빼앗기고...... ...... (말은 흐려진다. 그는 연한 눈을 바라보고, 옅은 색채에서 안정을 찾았다. 우스운 것 하나: 강렬한 푸름을 열망하는 헨은 늘 상냥하고 부드러운 것들을 사랑하곤 한다.) ...... 무서웠어. (이어지는 침묵.)

jules_diluti

2024년 07월 14일 20:54

@yahweh_1971 한편으론 왜 편안했는지도... ... 알 것 같아요. 헨은 늘 생각이 많고, 그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니까. 애쓰지 않는 감각은 안락하고, 평온하고, ... ... 황홀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건 헨이 아니었을 테고요. 생각이 많은 것까지가 나의 친구니까. 그걸 바꾸고 싶진 않아요. (무서웠다는 말에 답하는 대신 손을 뻗어 당신의 눈을 감겨준다. 소년은 당신의 강렬한 푸름을 아끼는 만큼 그것을 오래 곁에 두고 보고싶었다. 부서지게 두지 않고.) 쉬어요. (속삭인다.)

yahweh_1971

2024년 07월 14일 21:27

@jules_diluti
(눈은 어린아이처럼 순하게 감긴다. 검은 장막은 그에게 사유를 의미하지만, 글쎄...... 이렇게 감각하니 편안하기도 해서.) ...... 넌 좋은 애야, 쥘. (한참 뒤 차분하게 답한다. 동요하고 징징거리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래도, 이건 당신을 정의하는 내 명제니까. 느리게 이어지는 애정 어린 말은 심중 어딘가에 적히고, 고이 접혀 보관된다.) ......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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