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짠" 마법처럼 나타났다.) 레번클로~. (그러나 도움은 되지 않을 양 보인다. 슬렁슬렁 양피지와 책을 들여다본다.) 어디까지 했어? 난 제출했으니까- 베낄 걱정은 안 해도 돼.
@yahweh_1971
뭘 넣어야 하는지는 조사했어. 어떻게 만드는지도 알겠고. 이건 요리랑 비슷한 거잖아?(앓는소리.)근데 대체 겨우살이 열매와 쥐오줌풀이 무슨 작용을 하는건데? 심지어 나 망각의 강물이라는 재료는 아예 처음 봐! 레테의 강물이 진짜 마법세계에는 있어?(애초에 그거, 저승으로 가는 강 아니야?)
@Raymond_M
음, 사후 세계는 마법사들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니까...... 내가 보기엔 그냥 '레테 강'으로 이름붙여진 수원이 어딘가에 있는 거야. (설렁설렁 손을 흔들었다.) 겨우살이 열매와 쥐오줌풀은 말이지...... (그리곤 교과서와 참고서를 통째로 잡아먹은 듯한 설명이 5분간 이어진다.)
@yahweh_1971
사후세계를 모르는데도 '레테'같은 효과를 내는 강이 있는거라면 그거야 말로 정말 *마법적*인 일이긴 하네...(그러다가 당신이 장황하게 쏟아내는 지식에 잠깐 굳는다. 그러다가... 이내 열심히 필기한다! 중간중간에 당신의 말을 끊고 질문하는 것도 잊지는 않는다.)나 방금 여기 교수님이 왔다 가신 줄 알았어! 헤니가 있는 게 아니라! 그래도 그 덕에 조금은 알 것 같아.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도 확실히 알게 됐지. 내 지식량으로 이 원리를 쓰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 말이야...(안되는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한다.)대체 책을 얼마나 읽은거야?
@Raymond_M
(당신이 집중해주는 것을 보곤 신이 났다. 설명이 장황하게 길어지려다...... 하지만, 선생으로서의 자존심이 있는 법. 요점과 원리만 정확하게 짚어주고, 예시를 드는 선에서만 마무리짓는다.) ...... 하하! 교수라니, 이거 영광이네. 너무 포기해버리진 마아...... 어차피 안한 애들도 많은걸. 이래저래 제출만 하면 점수를 받을 거야.
@yahweh_1971
...첫문장이 '죄송합니다, 교수님 제 머리로는 도무지 이 약의 재료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유추해내지 못하겠습니다.' 여도 말이지....?(그럼 안될 것 같은데.... 고개 갸우뚱.)그렇지만 덕분에 겨우살이 열매와 쥐오줌풀, 레테의 강물을 한 번에 넣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는 잘 알았어.... 대충 다 넣고 60분을 기다리면 되나 싶었더니... 그리고 헤니, 나는 언제나 진심이야. 헤니는 교수가 천직이야.
@Raymond_M
괜찮아, 괜찮아. 그건 문제가 안 되는데...... 대충 다 넣고 60분? (놀라운 발상에 경악한다.) 맙소사, 레이. 끓이지 않은 망각의 강물과 겨우살이가 만나면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진 알아? (다시 설명이 시작된다. 1분...... 2분...... 3분......) 하지만 표준 재료 중 애쉬와인더의 알을 첨가한다면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왜냐면, 그건...... (설명.) ...... 뭐, 그냥 이론이지만 말야. 정말 내 수업을 듣고 싶어? 난 쉬는 시간 같은 건 안 줘.
@yahweh_1971
...음 애쉬... 와인? 을 구할 수 없는 레이는 순순히 헤니가 말해준 대로 따르기로 했어요...(쉬는 시간 없다는 말에 두 눈을 접어 웃으며.)와, 당연한 거 아니야? 헤니의 수업은 우리 뒤의 후배들이 들어줄텐데. 나는 헤니랑 같이 졸업할거걸랑.(쉬는 시간이 없는 수업이라니, 이 무슨 끔찍한 소리!)그러는 헤니는 도서관에 왜 온거야? 책을 찾으려고? 숙제는 벌써 냈다고 했으면서.
@Raymond_M
으음, 좋은 자세야. (말을 구태여 바로잡아주진 않았다.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들을 억지로 머리에 쑤시는 것은, 글쎄, 폭력이라고 할 수 있지. ...... 여태까지의 대화 맥락에 대해선 외면한다.) 도서관은- 이래저래 알아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 뭐, 수업 내용은 너무 간략하니까. (한쪽 책장을 가리킨다.) 마법약 재료의 손질법에 대해 궁금한 게 생겼어. 같이 공부할래?
@yahweh_1971
그런 거 말고 차라리 나랑 다른 공부 하는 건 어때?(여기서 고개를 끄덕인다면 끝없는 공부의 굴레에 제 머리를 집어넣는 꼴이 될거라고, 직감이 강렬하게 경고한다. 제법 필사적으로,)응? 신화 같은 거 말이야! 그으, 헤니도 망각의 강물같은 신화의 단어가 마법에 녹아든걸 보면 신기하지 않아?
@Raymond_M
(필사적인 모습에 씩 웃었다. 하여간에 진심으로 당신이 함께해주리라 생각하진 않았으므로, 하려던 공부일랑 흔쾌히 미루곤 부응한다.) 신화도 아주 재미있지. 자주 가던 도서관에 아주 두꺼운 그리스 신화서가 있었거든. 신화는 많은 문화의 기반이 되니까, 아마 특성을 보고 이름 붙일 때 따온 거였을 거야. 그나저나 의외네. 신화를 좋아해?
@yahweh_1971
우리 누님이 좋아해. 말하는 것만 듣다가 한 권을 추천 받아서 읽었는데 두꺼운데도 책장이 쓱쓱 넘어가더라고. 이야기하다보니 알게 되는 것도 있었고. 헤니는 어떤 신이 제일 좋아? 난 디오니소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신이 프로메테우스야.
@Raymond_M
글쎄, 신화의 신이라면- 전부 마음에 들지 않던걸. 인간을 노리개로 사용하거나, 자기 위안용 화분 정도로 대우하거나, 방관하며 관찰하거나. 거의 셋 중 하나잖아? (웃는 얼굴과 평이한 목소리, 평화롭지 못한 의견. 제법 신랄히 말하고선 시선을 스르르 올린다. 당신의 표정을 힐끔 살폈다.) 뭐, 디오니소스와 프로메테우스는 멋있지. 나도 신들 중에서라면 프로메테우스가 가장 좋지만......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는 시시포스와 벨레로폰을 꼽겠어.
@yahweh_1971
와….예상은 했지만, 헤니, 정말이지 말하는것마다 무진장 신랄하구나…(경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그리스의 모든 신들은 악덕의 태반이었지, 선의와 정의의 근원은 아니었으니까.)나는 오히려 그 지점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사람같은' 점이 말이야. 그거, 닮지 않았어? 자기 자신이 속한 평균보다 약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하고 말이야.(소년의 눈가에 좌우를 분간하기 어려운 감정이 흐릿하게 앉앉는다.)티탄은 자신들의 자식인 도데카데온(12신)이 몰아냈는걸. 그렇지만 제례가 사라지고 축문이, 경배와 신앙이 사라진 세계에서 두려움에서 탄생한 신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Raymond_M
별말씀을. (가볍게 말을 받곤 웃었다. 그는 신화서의 신에게 공감하지 못하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네들은 너무나도 우월하며, 그럼에도 인간인 양 감정을 흉내낸다. 그것은- '초월적 존재의 존재'에 반감을 가진 헨에겐 종종 조롱처럼도 느껴진다.) 설령 신들이 그런 부조리를 거대한 몸집으로 보여준대도- 글쎄, 난 거기서 매력을 느끼진 않아. 현실에서 '다수자'들이 만들어가는 흐름은...... 뭐. 때론 정말이지 지독하게 역겨우니까. (말이 늘어진다. 잠시 침묵했다.) ...... 재밌는 물음이지만, 신을 동정하고 싶진 않다. 설령 그들이 사라진 신앙으로 말미암아 약해졌더라도 말야. 뭐...... 애초에 '신'이란 것부터 허상이기도 하고. (웃는 듯 말을 맺는다. 이러한 대화를 거절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신화가 아닌 *종교*란.)
@yahweh_1971
아냐, 레이. 나는 신을 동정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종교의 원리나 근원, 그런 걸 믿고싶어하는 마음, 난 그런 거엔 관심 없어. 헤니, 내가 네게 하는 이야기는 '신을 비웃으라고' 한 이야기였어. 억압된 것은 회귀하지. 가이아가 돌아와서 도데카데온을 멸망시키는 게 먼저일까, 그게 아니면 인간이 신을 죽이는 게 먼저일까?(그리고 어쩌면 영리한 당신은 이쯤에서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레이먼드가 말하는 가이아와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레이먼드의 입술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이것은, 신화가 아니다.)모든 신들은 결국 죽임당할거야. 그리고 그건 자연사를 뒤로, 뒤로 미룬 결과물이겠지.(천진난만한 얼굴로 묻는다.)이런 주제도... 싫어?
@Raymond_M
(헨은 당신을 바라본다. 그는 그제서야 이해하며- 상냥하고 쾌활한 아이가 건넨 조소에 웃었다. <신격>이라 함은 그 종교와 문화마다 다르지만, 그의 거부감은 본질을 겨눈다.) 아, 멋진걸. 네게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 (허리를 숙이자 파란 눈이 반짝인다. 새로운 호의가 반짝거리며 당신을 담았다.) 네 말이 옳아. 모든 신은 언젠가 그 이유도 모르고 스러져 죽겠지. 하지만 죽음만으로 완결되어선 안돼. 신이 없는 세상을 바라는 것은- 신의 머리를 베어내고 사지를 조각내 흩날리는 것이 되어선 안 되니까. 그건 *변혁*이라고 할 수 없지. 없어지는 건 신의 존재여야 해, 그렇지? 그네들과 우리가 한데 섞여 구분하지조차 못하게 될 그 어느 날이...... 바로 유신세계(*维新世界)의 멸망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