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8일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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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7월 08일 00:44

(아무렇게나 빠져나와선 낯설고 불안한 학교를 걷는다.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는 어느새 손에 쥔 채다. 산보는 정처없고, 처음 보는 건물에 적개심을 한껏 담아 노려보기나 할 뿐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나야.’)

Finnghal

2024년 07월 08일 02:31

@Ludwik 너 뭐 하냐? (뒤에서 망토 뒷덜미를 잡아채며) 숲은 출입 금지 구역이야.

Ludwik

2024년 07월 08일 20:52

@Finnghal 놔라. (탁 친다. 평소보다 어조가 딱딱하다. 평소에도 비슷해서 그다지 티는 나지 않았지만.) 숲? 숲은 무슨. 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 바다라면 모를까... ...

Finnghal

2024년 07월 08일 20:54

@Ludwik 그 길로 계속 걸으면 숲으로 걸어들어가게 될 텐데? (왠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Ludwik

2024년 07월 09일 13:20

@Finnghal (그제야 핀갈의 용태에 눈치챈다.) …너 수영하다 왔냐? 대왕오징어랑 친구 먹기라도 했어?

Finnghal

2024년 07월 09일 17:32

@Ludwik 너네는 왜 그렇게 친구라는 말이 가볍냐? (머리 사이에 손을 넣어 물을 털어내며) 친구를 맺는다는 건 혼자 힘으로 자신과 누군가를 싸워 지킬 수 있는 어엿한 어른이어야 할 수 있는 일이야. 너나 나 같으면 아직 멀었지. (듣도보도 못한 허들을 당연한 상식인 듯 들고 나왔다)

Ludwik

2024년 07월 09일 22:28

@Finnghal 넌 몰라도 나 정도면 어엿한 어른이야. 난 남들 지킬 수 있어, 힘도 세니까. 너랑 싸웠을 때도 이겼던 거 기억 안 나냐? (전혀 아니다.) ...근데 너 방금 말 돌린 거지? 빨리 대답해. 수영이라도 한 게 아니면 왜 이 모양인데?

Finnghal

2024년 07월 09일 22:43

@Ludwik 얼씨구. (코웃음치고) 퍽이나 그러시겠다, 가기 싫은 학교에 억지로 끌려오면서 변변하게 저항도 한 번 못 해본 게. 넌 그 총인가 뭔가를 알아도 실제로 쓰는 걸 본 적은 없는 모양이지. (태연하게 속을 긁는 소리를 하며 머리를 슥슥 쓸어내린다.) 응, 뭐. 식후 운동 좀 했어. 숲에 들어가지 말란 말은 있어도 호수에 들어가지 말라곤 안 하더라고.

Ludwik

2024년 07월 10일 21:43

@Finnghal (노려본다.) …다시 호수에 빠트려버린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기는!… 학교는 엄마가 꼭 가라고 했어. 우리 엄마는 불쌍한 사람이라 말 들어 줘야 한다고!

Finnghal

2024년 07월 10일 21:47

@Ludwik 엄마가? 불쌍? (처음 들어보는 영어라는 듯한 어안이 벙벙한 표정...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생각도 못 한 패륜을 목도한 표정이다) ... 너희는 부모를 그렇게 말하나? 아무리 그래도 좀 심하지 않아?

Ludwik

2024년 07월 11일 12:45

@Finnghal …뭐가 심하단 거야? 암만 그래도 식후운동이랍시고 호수에 들어가는 너 같은 바보보단 낫지.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길 늘어놓는 것은 ‘우리집이 이상한가?’라는 불안이 들었기 때문이다.) … …넌 네 엄마가 불쌍하지 않아?

Finnghal

2024년 07월 11일 19:25

@Ludwik (핀갈 모레이의 가정환경은 '정상'이나 '보통'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건강한 편이었다. 다른 환경을 접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개 그렇듯 핀갈 자신은 그에 대한 지각이 희박했으나, 자신이 나머지 아이들과 '다를' 것이라는 점은 깊이 명심하고 있었으므로, 그는 루드비크의 낯을 살피며 신중하게 간극을 재본다.) ... 불쌍하다는 건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약하고 불운한 존재라는 뜻이잖아. 그런 존재가 자식을 가지는 것도... (그의 세계에서 그것은 전형적인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잠시 어색하게 말을 멈추고 눈을 도르르 굴린다.) ... 있을 수 있는 일일진 모르지만... ... 그래도 역시 누구나 자식에게 존경받고 싶은 마음은 같지 않나. 그런데 심지어 불쌍하게 여겨진다는 것은... (머뭇거리고) ... 수치스러울 것 같은데.

Ludwik

2024년 07월 11일 21:34

피보호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는 말, 가부장적 발언

@Finnghal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멋대로 말하지 마. (역정이 난 얼굴도 짜증을 내는 기색도 아니었다. 그는 말의 내용과는 정반대로 이상할 만큼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 우리 엄마는 자기가 약하고 불쌍한 여자랬어. 나는 남자애니까 엄마를 지켜야 한다고 했고. 그런 건 수치스러운 게 아니야, 마땅히 그래야 하는 거지.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세니까 전쟁도 남자가 도맡아 하는 거고, 가장도 남자인 거지. (‘내가 엄마를 구해 줘야 한다는 게 뭐가 이상하단 건지 모르겠어. 얘가 뭘 잘못 생각하는 거 아닐까?… 아니면 정말로 우리집이 이상한 걸지도.’) …내 말이 틀렸냐?

Finnghal

2024년 07월 12일 00:29

여성혐오로 읽힐 수 있는 사고

@Ludwik 오. (평정을 잃지 않으려 했음에도, 순간적으로 콧잔등이 찡그려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의 세계에서 여자들은 그저 조금 약할 뿐 남자와 그렇게까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존재들이었고, 가장 형편없고 비굴한 어른조차 자식에게 제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느니 죽음을 택하고 말 것이었다. 마법사 여자들은 전부 이런가? 이렇게까지 나약한 데다가 일말의 자존심도 없는 비겁하고 기생적인 존재란 말인가?

하지만 핀갈은 지금 그런 대로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이러니저러니해도 '전사로서' 어느 정도 존중하고 인정하는, 내심 친근감이 생긴 상대에게 면전에서 부모를 매도하는 모욕을 던져 척을 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자신의 소회를 속으로 감춰두기로 결정하고 다른 지점으로 말을 돌렸다.)

모순 아니냐? 그 말이 정말이면 네가 어머니를 놔두고 이런 데에 와 있으면 안 되잖아.

Ludwik

2024년 07월 13일 00:14

@Finnghal (그는 핀갈 모레이의 아주 조금 일그러진 낯을 포착해낸다. 고작 그것만으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다. ‘이런 말을 꺼내면 안 되는 건가? 하지만 엄마는… 우리 엄마는 불쌍한 사람인데. 내가 지켜 줘야 하는. 그게 사실이잖아.’) …말했잖아, 난 엄마 말 들어 줘야 한다고. 엄마가 나더러 호그와트를 꼭 다니면 좋겠다고, 무사히 졸업해서 훌륭한 마법사가 되라고 하셨어. …적어도 지금은 엄마 말 듣는 게 뭐가 나빠? 너도 어지간한 불효자가 아니고서야 엄마가 해달라는 거에 따르고 싶을 거잖아.

Finnghal

2024년 07월 13일 01:03

가부장적 발언

@Ludwik 그럼 결국 지금은 갈 길이 먼 게 맞잖아. 너희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시니까 너를 여기에 보내신 거 아니냐? (자존심이 상할 지점을 굳이 콕 집어 파고들었다. 장갑 낀 손으로 볼을 두어 번 긁적이며) 난 우리 엄마가 나보다 약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 그야 힘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마법사는 완력이 중요한 게 아니잖냐. 엄마는 지팡이 한 번 휘둘러서 뭐든지 고치고 만들어내고, 온갖 물건을 저절로 움직여서 원하는 대로 일하게 하시는데, 내가 주먹으로 달려든다고 순순히 때려눕혀질 리 없지. (말이 향하는 방향이 점점 이상해지는 걸 스스로도 느끼고 손사래를 쳐서 끊는다.)

Finnghal

2024년 07월 13일 01:08

가부장적 발언

@Ludwik 아니, 물론 나중엔 내가 지켜야겠지.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정진하는 거지만... 아버지께서(이 낱말의 울림이 다소 생소해, 한순간 어색하게 머뭇거린다.) 말씀하셨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조차 제대로 모르는 녀석만큼 약하고 위험한 것은 없다고. 엄마를 이기지도 못하는 실력으로 엄마를 지켜줄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내 부족함을 숨기지 말고,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지. 옛말에 강한 전... 아니 마법... 아니, 어, (입속에서 혀끝을 씹으며 눈을 굴린다) ... 믿음직한 남자는 손바닥으로 알아본다고, 하루아침에 태어나는 게 아니라 인내와 수련으로 성장하는 거니까.

Ludwik

2024년 07월 13일 14:00

@Finnghal 네 말은 내가… 엄마 같은 어른도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해져야 된단 거야? 그래야 지킬 수 있고, 구할 수 있다고? (‘애초에 엄마랑 싸운다는 거 자체가 상상이 안 되는데. 그 여자는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이니까. 물론 지금 당장은, 완력으로는… 그리고 마법 실력으로도 엄마가 더 강하긴 하지. 그래도 엄마는 약하고, 불쌍하고…’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카메라를 들지 않은 쪽의 손으로 제 뒷목을 쓸었다. 식은땀이 묻어났다…) …네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지. (루드비크로서는 드물게도 상대의 말을 인정했다.) 곧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들 하고. 그런 상황에서 엄마를 구하려면 내가 더…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해서, 강하고 믿음직스럽게 되어야 하는 거겠지. … ...마법 공부 따윈 하기 싫지만.

Finnghal

2024년 07월 13일 17:06

@Ludwik (왜... 왜 이걸 처음 들어보는 표정이지? 이런 얘기는 남자애면 누구나 아기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듣지 않나? 그리고 왜 저렇게 짓눌려 보이지? 사실 불쌍하다는 건 거짓말이고 엄마한테 협박당하고 있나? 엄마의 명예를 위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가? 루드비크의 반응을 보며 혼란하고 당혹스러워서 그도 그대로 눈동자가 흔들린다. 상대가 수긍하는데도 다소 자신감을 잃고 더듬더듬) 어... 그, 그렇지. 그게 '어른'이니까. 그쯤 되어야 누군가와 서로의 등을 지키고 식솔을 맡기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거고.

Ludwik

2024년 07월 13일 19:49

@Finnghal 친구한테 식솔을 왜 맡겨?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본다는 듯한 표정을 짓지만, 이내 ‘원래 그런 건가?’ 생각한다.) …아니, 아니지. 위급상황이면 그럴 수도 있겠네. 음. … …있잖아, 모레이. (손바닥을 교복 옷자락에 문질러 닦으며 우물거리듯 말한다.) 내가… 전쟁영웅처럼 강한 ‘어른’이 되고 나면, 아주 바쁘겠지?… 그야 조국도 날 부를 테니까 가족한테만 신경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진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네가 우리 엄마를 지켜 줄 수 있어? (요컨대 ‘언젠가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였다.)

Finnghal

2024년 07월 13일 20:04

@Ludwik 너 역시 내게 같은 약속을 할 수 있다면. (씩 웃으며 물기 맺힌 머리칼을 장갑 낀 손으로 가볍게 턴다.) 그리고 너와 내가 그 약속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어엿한 어른이 된다면... ... 기꺼이. (지금은 우리 둘 다 멀었지만, 하고는 덧붙인다) 내가 보기에, 너는 제법 봐줄 만한 어른이 될 것 같거든.

Ludwik

2024년 07월 14일 00:23

@Finnghal 약속할게. (서로에게 식솔을 맡기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언젠가의 서점에서처럼 서로를 노려보게 될 수도 있을 터다. 예언자의 피를 타고나지 않은 이들은 한 치 앞을 모른 채 다만 약속한다.) 약속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돼!… 절대 잊지 마.

Finnghal

2024년 07월 14일 17:53

@Ludwik 좋아. 분발하자고, 칼리나우스키! (마음 깊이에서부터 솟아나오는 듯한 진한 웃음을 얼굴에 가득 머금고... ... 해맑게 이름을 잘못 부른다!)

Ludwik

2024년 07월 14일 18:02

@Finnghal …야.

내 이름은…

칼리노프스키라고!!!!!!!!!!!!!!!!!!!!!!!!!!!!!!!!!!!!!!!!!!!!!!!!!!!!!!!!!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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