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지나가다 어푸푸 하는 레이먼드를 보곤 와핫핫 웃는다.)
@Ludwik
(정신 못차리다가 당신을 바라보고는 두 눈 반짝거린다. 레이먼드의 친구! 레이더에 당신이 감지된 모양! 기차 좌석에서 폴짝 뛰어내린다. 흔들리는 꼬리가 보이는듯하다. 와다다 쏘아붙인다.)와앗! 친구, 안녕! 이름이 뭐야? 나는 레이먼드 아서 메르체야! 레이라고 불러줘! 마법세계는 교수님 등장도 무진장 극적이지 않아?
@Raymond_M 어? 어... 어? (분명 인간인데 강아지의 그것처럼 흔들리는 꼬리가 보였다. 당황해서 조금 뒷걸음질친다.) 나... 나는...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 ... 아니 잠깐만, 내, 내가 왜 네 친구야?!
@Ludwik
루드비크? 루드... 루드비크...(아하!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혹시 애칭이 루디야? 그게 아니라면 애칭을 알려주면 안될까? 루드비크, 하고 부르는 건 너무 정이 없잖아. 응?(그러다 마지막 물음을 듣고.)같은 열차를 타고, 같은 학교로 가고, 같은 나이에, 이렇게 말도 나눴고.... 그럼 친구 아니야?(고개 갸웃. 이내 친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걸렸는지 조금 쳐진다.)나는 네가 벌써 마음에 드는데. 아니라도 친구 시켜주면 안되는거야?
@Raymond_M 애, 애칭, 어, 집에서 불리는 이름은 루디오인데… (쏟아지는 영어를 따라잡기 힘들어서인지, 레이먼드의 친화력을 감당할 수 없어서인지 자꾸만 반사적으로 얌전히 대답하게 된다.) 잠깐만, 좀 천… 천천히 말해… 그러니까 저기… 우리 친구야? (어? 그런가?)
@Ludwik
그럼 루디오! 확실히 이쪽이 이름이랑 훨씬 잘 어울린다! 나도 이쪽이 더 마음에 들어!(잔뜩 신났다! 그러다가 천천히 말하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 목을 두어 번 고르고.)말이 너무 빠른가? 그렇지만 이건 너같은 멋진 친구를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들뜨는 탓인 걸! 좀 봐주라, 응?(여전히 손짓발짓하며 와다다 말을 쏟아내는 건 고칠 생각이 없는듯.)물론이지! 네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만났고 서로의 애칭도 아는걸!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네가 좋아!
@Raymond_M 처, 천천히 좀, 말, 하라고! …친구는 할 거지만! (폴란드어로 ‘으으, 감당이 안 돼…’ 하고 작게 중얼댄다.) …근데 왜 내가 좋다는 거야? 정확히 어떤 점에서?
@Ludwik
(툭 튀어 나오는 다른 나라 말에 소년의 입이 다물린다. 그렇지만 그의 낯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오, 나 네게 더 관심이 생겼어!' 따위의.)루디오는 그런 게 궁금해?(그러다가, 무언가를 헤아리듯 손가락을 가만히 접는다. 한 네 개쯤 접었을까. 소년의 낯에 어딘가 비밀스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까지 지어왔던 환한 웃음과는 어딘가 결이 다른 것이다.)이유는 많지만 비이밀이야.
@Raymond_M 이, 이 녀석… (이러다 영원히 말려들 것 같아서 주춤거린다. ‘주도권을 잡아야 해! 주도권을!…’) …그럼 이번엔 내가 너랑 친구해 줘야 하는 이유를 말해 봐! 너랑 친구가 되면 무슨 이득이 생기는데? 난 이미 친구가 많아서 (쌩구라다. 이 성격에 친구가 많이 있을 리 없다.) 너랑은 굳이 안 어울려도 아무 상관 없다만.
@Ludwik
그것도 정마알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을 내가 하나 안다면(소년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인다. 소년이 말갛고 어리긴 해도 그게 기억력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었거든.)루디오 네가 내게 '친구는 할거지만'이라고 말해줬으니까. 설마 이제와서 스스로 뱉은 말을 번복할 건 아니지?
@Raymond_M (휘말려서 막 뱉은 말에 발목이 잡혔다.) 이, 이익. (하지만 이제 와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고. 어쩐지 화가 난 얼굴로 말한다.) 알겠다고! 치, 친구 하면 되잖아!... 네가 짜증 나면 바로 절교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Ludwik
루디오! 한 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인 법이라는 말을 잊어버린거야? 설마... 내 단물만 빨고서 헌신짝처럼 날 버릴 생각은 아니지?(처량하게... 한쪽 손을 제 뺨에 붙이고서.)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같은 건... 중요하지도 않다는 것처럼...(그리고는 개구장이같은 얼굴.)그렇지만 괜찮아.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내가 참을게.
@Raymond_M 한 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란 말이 어디 있는데? 영국 속담이냐? 폴란드엔 그런 거 없어. (있을 거다. 루드비크가 또래 친구를 사귀어 본 경험이 없을 뿐. 처량한 레이먼드 못 본 척하려고 애쓰며 부러 차갑게 말하려 애썼다.) 흥. 영국에도 그런 건 곧 없어질걸? 전쟁이 난다 어쩐다 말이 많던데. 마법사들이 전쟁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Ludwik
설령 영국 속담이나 폴란드 속담에는 없어도 나한테는 있는걸. 그걸로는 안되는거야?(당신의 말에 입술을 닫았다가 연다. 그러나 그건 당신이 야멸찼기 때문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루디오는 전쟁에 대해 잘 알지? 말해줘, 루디오가 아는 전쟁은 어떤거야? 난 전쟁이 어떤건지 잘 몰라. 사람이 아주 많이 죽는다는 것밖에는. 그렇다면 그건 잔인하고 슬픈 일이겠지. 그렇지만 그게 단단한 우정이나 애정조차 의미없게 만들 수 있어? 전쟁 앞에서는 그게 아무 의미 없는거야? 나는 그렇게 믿기는 싫어. 그래서 설령 전쟁같은 무서운 말이 나와도 루디오랑 여전히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Raymond_M …너 머글 출신 아니야? 초등학교 역사시간에 배우잖아. (‘아닌가?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실수하는 거면 어쩌지?’ 다소 불안해졌으나 자신 있는 척 고개를 쳐들었다.) 영국이면 백 년 전쟁, 올리버 크롬웰, 뭐 그리고 런던 대공습이라거나… 이런 거 교과서에 안 나와? 그런 역사 속 사건에서는 자기가 살아남으려고 친구를 팔아먹는 경우 같은 건 얼마든지 있어. (그리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구태여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이들도 얼마든지 있다.) 너도 지금은 전쟁이 뭔지 모르니까 아무하고나 친구가 되는 거지.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걸! (괜한 말이다. 부정받고 싶어서 하는 말.)
@Ludwik
응, 배웠지.(사실은 누나가 보는 책을 함께 봤던 내용이 많지만.)그렇지만 루디오, 그걸 '전쟁을 안다'고 해도 되는걸까?(소년은 떠올린다. 자신이 '아는' 전쟁을. 그것은 눈부신 영광과 영웅을 낳았으며, 죽음은 고작 해야 수치로 계산되어 나열되었을 뿐이다. 그것을 과연 '내가 아는 죽음'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가? 그리서 소년은 조용히 덧붙인다.)나는 전쟁 대신 숫자를 알 뿐이야. 영웅과 명예는 그 뒤의 문제지.(마치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소년의 초록 눈동자가 당신을 만나고 처음으로, 차분한 빛을 띤다. 소년이 산산하게 말한다. 그것이 내가 아는 죽음이라는 것처럼.)그렇지만 루디오, 나는 바로 내 곁의 사람을 잃어버릴뻔 하는 일상이 뭔지 아는걸?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그가 당신의 손을 꼭 쥔다.)내 친구의 손을 더 꽉 잡을거야. 영원히 놓지 않을거야. 그게 내가 아는 우정이고 애정인걸?
@Raymond_M …넌 바보야. (제 손을 내려다본다. 레이먼드가 쥐고 있는 그것을.) 쳇. … …하루빨리 전쟁이 터져버리면 좋겠네! 네 우정과 애정이 변할지, 안 변할지 어디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으니까!…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것이 아니다. ‘영웅과 명예가 그 뒤의 문제라고? 아니야. 영웅도 명예도 없다면 전쟁 속 희생자들의 삶은 무가치해져. 난 그게 싫은 거야. 유혈의 영광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피 흘린 이들을 무시하는 거라고…’ 하지만 어쩐지 말할 수 없었다…)
@Ludwik
으잇... 그치만 난 루디오랑 슬픈 이별 같은 건 하고싶지 않단 말이야. 난 이대로가 좋아. 평화롭고 조금 재미 없어도... 물론 신나는 모험이 있다면 일상이 훨씬 더 재미 있겠지만, 그런 건 당장은 마법세계만으로도 충분하단말이야. 그러니까 하고싶은 말은... 정말로 그런 전쟁이 일어나도 나는 루디오의 손을 놓지 않을거라고. 정말, 정말로, 진심을 담아서 말하는거야.(당신의 손을 잡은 걸 가볍게 흔든다. 그러나 놓아주진 않는다.)전쟁이 나도 우정과 애정이 변할지를 시험해본다는 건 그때까지는 날 네 친구로 남겨주겠다는 거지? 아니지, 나는 널 배신하지 않을테니 이건 영원한 우정의 맹세구나!(당신의 낯에 일부러 더 뻔뻔한 얼굴로 말한다.)
@Raymond_M 그, 그그, 그런 뜻이 아니라고!!!!!! (고래고래 소릴 질러댔지만 사실은 조금 기뻤다. 또래 친구가 생기는 건… ‘내가 꿈꾸었던 미래다.’ 이 학교에 다니길 원치는 않았지만.) … …그치만 네가 어떻게 할지 확인해야 하니까, 뭐, 그래. 친구 신분으로 네 옆에 있어 줄게. (잠깐 침묵했다가.) 야, 기왕이니 내기하자.
만약 전쟁이 터지고, 이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의 우정이나 애정은 변치 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근데 난 그런 거 안 믿어. (그것은 기대를 버리면 실망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영웅이 아니고서야 그런 고결함을 지닐 수는 없거든. 그러니까 난 ‘레이먼드 메르체는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를 배신할 것이다’에 걸 거야. …너는?
@Ludwik
응, 응, 다 알아. 나랑 친구가 된 게 엄청나게 기쁜거지? 나도 그래! 루디오가 날 친구라고 해줘서 엄청나게 기뻐!(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간다. 천진난만하다는 게 눈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그것을 부끄러움 어림에 있는 감정으로 이해한다.)그게 왜 영웅이나 갖출 수 있는 덕목인지는 잘 이해가 안 가.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고 지키고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정말 소중한 거라고 생각하니까.(또렷한 초록 눈동자가 당신을 정면에서 응시한다.)그렇지만 루디오는 증명이 필요한 거지? 내가 너를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도 같이. 그런거라면 할게. 그렇지만 루디오, 먼저 이야기하는데 이 내기는 네가 질거야. 나는 '레이먼드 아서 메르체는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를 배신하지 않을것이다.'에 걸게. 그리고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는 레이먼드 아서 메르체를 배신하지 않을것이다.'에도.
@Raymond_M (휘말리면 안 된다고 백 번쯤 다짐해 보았자 이미 휘말린 지 오래였다. 여름의 녹음을 닮은 두 눈동자가 자신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건 기쁘면서도 두렵고 어색해서… …) 에휴, 바보 같으니!… …그러든가. 야, 근데, 내기를 할 거면 진 사람의 벌칙도 정해야지.
@Ludwik
음, 이건 누가 누구를 배신하느냐에 관한 내기니까... 진사람에 대한 벌칙도 좋지만 배신한 사람에 대한 벌칙도 정하는 건 어때?(소년의 목소리가 반 음 낮아진다.)먼저 이 맹세를 배신한 사람은, 그게 그 어떤 이유라고 해도 자신이 배신한 사람을 다시 한번 더 돌아볼 것. 그게 말을 들어주는 거라도 좋아. 손을 잡아주는거라도 좋아. 아무리 상대가 터무니 없는 말을 한다고 해도, 단 한번의 기회를 *줘야만*하는거야. 내기에서 진사람에 대한 벌칙은... 흐으으음...(제 턱끝을 문지른다.)루디오가 걸고 싶은 거 있어?
@Raymond_M (못마땅한 낯을 지었지만 금세 수긍했다. 어차피 그에겐 레이먼드를 ‘배신’할 마음이 없었다, … …우리가 계속 친구로 남을 수만 있다면.) 그치만 역시 진 사람도 벌칙이 있어야지. 어… 이긴 사람의 소원을 무엇이건 하나 들어 준다든가?
@Ludwik
아, 그거 좋아! 루디오가 뭘 요구할지 모르니... 난 열심히 루디오 곁을 지켜야겠네.(그는 당신의 머릿속에 저를 배신할 생각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린다.)믿게 될 거야. 아 참, 친구라고 하면서 깜빡했네. 루디오는 제일 좋아하는 게 뭐야? 싫어하는건? 나 그게 궁금해!
@Raymond_M (아마 몇 년이 지나도 이 애의 활기참은 따라갈 수 없으려니, 싶었다.) 이 질의응답 뭐야? 내가 배신하기라도 할까 봐 개인정보 뜯어두려는 건가? (이런다.) …좋아하는 건 군대랑 관련된 거. 그리고 우주, 조선소, 고향 음식, 머글들의 세상. 싫어하는 건 너무 많아서 생략. 이제 네가 좋아하는 걸 말해 봐, 이게 개인정보 뜯기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