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8일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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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2024년 07월 08일 00:16

후플푸프 기숙사 앞에서 내가 하는 *공연* 보러 올 사람?(손 붕붕 휘두르기!)

Furud_ens

2024년 07월 08일 00:26

@Raymond_M 설마 오늘 당장? (귀 쫑긋.)

Raymond_M

2024년 07월 08일 13:45

@Furud_ens
할 수 있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하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관객을 모시는 건 예의가 아니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끝-내주는 공연을 준비할테니 기대하라고, 프러드. 그런 의미에서! 관객에게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해 취향 조사를 하고 있걸랑. 어때? 좋아하는 노래 한 곡 알려주시는 건.

Furud_ens

2024년 07월 09일 15:42

@Raymond_M 응. 혹시 후플푸프 기숙사 앞에 있다는 '끝내주는 드럼 무대'를 사용하니? (뭔가 와전된 소문을 들은 것 같다.) 나? 나는, ... 어... 난 사실 드럼이 들어가는 음악들은 잘 몰라. 그래도 관객 취향 조사에 도움이 될까?

Raymond_M

2024년 07월 09일 19:54

@Furud_ens
역시 프러드야! 이해가 빠른데? 내가 사용할 무대가 바로 거기라는 사실을 곧장 꿰뚫어보다니! 심지어 거기에는 특별한 무대효과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고!(식초. 그거 말하는 거 맞다.)물론이지! 그게 드럼이 들어가는 노래가 아니어도 가수든 작곡가든 작사가든간에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범위는 생각보다 많아. 그게 힘들면 그냥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알려줘도 좋고.(소년의 눈매가 샐쭉 휘어진다.)사실 이걸 전부터 묻고싶었거든.

Furud_ens

2024년 07월 09일 20:04

@Raymond_M 굉장하다. 역시 음악과 자유의 기숙사구나. (몽땅 믿는 듯....) 좋아하는 곡은, 시실리엔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넣어 달라고 편지를 세 번이나 써서, 결국 나올 때 녹음도 했어. 플루트 소리를 좋아해.

Raymond_M

2024년 07월 09일 23:17

@Furud_ens
내가 오기 전에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온 이상 후플푸프에는 음악과 자유가 함께할지니! 엣헴, 이제 후플푸프 기숙사 문간은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초기지가 될거라고.(세실리엔느? 어디선가 들어본듯 하다. 골똘... 아하, 그거!)사람은 역시 닮은 걸 좋아한다더니... 이건 정말인가보네. 그 선율, 섬세하고 부드러운게 너를 닮았어. 나야 두어 번 들어봤을 뿐이지만. 하프도 같이 연주되는 곡이었지?

Furud_ens

2024년 07월 10일 19:57

@Raymond_M 맞아. 다른 악기로 연주한 것도 있는 모양인데, 내가 녹음했던 건 플루트랑 하프로 연주하는 거였어. (대답하고 신기한 듯 눈을 깜박거린다.) 어떻게 알았어? 혹시 너랑 나랑 우연히 같은 음악을 들은 걸까? 굉장하다!

Raymond_M

2024년 07월 10일 23:48

@Furud_ens
그게 어떤 음반인지 알거든. 우리 학원 선생님이 시실리엔느를 정말 좋아하셔. 그 음반으로만 계속 들으시길래 플룻이랑 하프로 연주하는 게 보통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그걸 듣고 생각했지. 일단 클래식이든 뭐든 들어보지 않으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는 알 수 없는거구나!

Furud_ens

2024년 07월 10일 23:56

@Raymond_M 피아노랑 첼로가 나오는 게 제일 유명하대. (그 말을 듣고 조금 웃는다.) 클래식은 처음에 별로라고 생각했나봐?

Raymond_M

2024년 07월 11일 01:32

@Furud_ens
내 심장이 원래부터 음악에 반응했던 건 아니거든. 내 영혼에 잠들어 있던 음악을 즐기는 기능을 깨워준건 드럼이고... 그 전에는 그냥 소리라고 생각했지. 영화 배경음악같은 거 있잖아. 가끔 흥얼거리긴 하는데... 누님이 연주하는 체르니랑 바이엘을 죽어라 들었을 때였고. 프러드도 가족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같이 듣게 된거야?

Furud_ens

2024년 07월 11일 16:03

@Raymond_M 아아. 처음 좋아하게 되는, 어딘가 '결정적인 곡' 말이지? (알겠다는 듯 끄덕인다.) 난 그게 시실리엔느였어. 가족은 아니고, 친척 집에 갔을 때였는데....... 아무도 없는 넓은 홀에 갑자기 그 소리가 울리더라고. 바람이 불어서 창 밖으로 나무들이 많이 흔들리고, 집이 꽤 넓어서....... 나는 처음 가 보는 집이었는데, 갑자기 그 소리가 들렸어. 조금 쓸쓸하면서도 슬픈 느낌이 어쩐지 굉장히 아름다워서, 잊혀지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라디오를 계속 들으면서 비슷한 음악이 나오기를 기다렸어.

Raymond_M

2024년 07월 11일 23:07

@Furud_ens
(당신의 목소리에는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그는 상상한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눕는 소리. 넓은 홀. 그리고 그 틈새에서 들러오는 시실리엔느를. 부드러운 웃음이 그의 입가에 떠오른다.)응, 알것 같아. 나라도 그 상황이었으면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했을테니까. 한번 사랑에 빠지고 나서는 계속해서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되는것도. 분명 더 취향인 곡을 만날법 한데도 그 순간만큼은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거야. 그러다 생각하는거지. 아, 나는 아마 평생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되겠구나. 삶이 힘들때면 언제나. 그런 예감.

Furud_ens

2024년 07월 11일 23:36

가족 내 차별적 관계 및 적대적 분위기의 구체적인 묘사

@Raymond_M 응. 그런데, 있잖아, 레이. 나는, ...... 그 때, 사실은, 슬펐어. (마주하고 있는 상대의, 그 기분을 이해한다는 듯한 부드러운 웃음. 영영 기억에 남을 것만 같은 순간의 기억. 아름다운 선율. 공기. 그것들이 마치 습도가 높은 날 이미 축축해진 돌 벽에 마지막으로 스며들어 결국 물이 맺히게 하는 입자처럼 코끝과 눈가에 스며든다. 자신을 감추겠다는, 훌륭한 목표에 답지않게, 목소리가 작고 솔직해졌다.) 그 때, 엄마랑 같이 이모들이 있는 집에 갔었어. 엄마는, 마법을 못 해서, 한 명 빼고는 이모들이 다들 엄마를 안 좋아하는 것 같았어. 엄마는, 원래 다정하고 잘 웃는 분이셨는데, 그 집에서는 *나를 지키려는 것처럼* 표정이 없어져 있었어. 그런데 나는, 내가 마법을 할 수 있어서 거기 초대받았던 거기 때문에, 사실은 *내가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어.

Furud_ens

2024년 07월 11일 23:36

가족 내 차별적 관계 및 적대적 분위기의 구체적인 묘사

@Raymond_M ...엄마 위에 있는 이모 두 명은 다들 나이가 되게 많았는데, 둘째 이모가 엄마를 못 본 척 지나가고, 첫째 이모는 이모 방에서 나만 잠깐 만나면 된다고 했어. 그래서 혼자... (프러드는 거기서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건너뛰었다.) ...갔다 나왔는데, 홀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그 음악이 나오는 거야. 굉장히 아름다웠어. 나는 그 슬픔을 영원히 기억하겠구나. 하고, ...... 나는 알 수 있었는데, 그게, ... (얼굴을 미묘하게 웃듯이 찌푸렸다.) 위로가 되는 거 있지. 진짜 이상하지 않아? 네 말대로 음악은 참 신비해.

Raymond_M

2024년 07월 12일 00:34

차별적 발언에 대한 묘사

@Furud_ens
(그의 입술 위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당신의 말이 이어질수록,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다. 침묵이 길다. 그는 말을 고른다. 알지 못하는 것을 상상하는 재주는 그에게 없어서. 그러나 알게 된 것을 모른척 하는 재주 또한도... 없기는 마찬가지라서.)...프러드, 나는... 나는 마법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 가민 교수님도 그래. 마법은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서 벼려져야 한다는 듯이 말하고, 거기에 나같은 사람들은 방해라도 된다는 것처럼 말씀하시지. 다른 기숙사 선배들중에 하나가 말하는 걸 들었어. 머글본 *따위*가 호그와트에 기어 들어와서 마법 세계를 망쳐놓는거라고. 난 기억해, 그건 분명히 *경멸*을 말하는 어조였어. 마법을 할줄 모른다는 건 도대체 뭐야? 아니, 거꾸로 묻고싶어. 마법을 *할줄안다*는 건 도대체 뭐야?

Raymond_M

2024년 07월 12일 00:34

@Furud_ens
(마지막 문장이 꼭 비명처럼 튀어나갔다면, 그것은 필연이다. 이것은 소년이 알지 못하는 세계로부터의 적개심이다.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속하게 될 세계로부터 전해져 오는, 미지의 악의다.)나는, 나는 이게 그냥 재능같은거라고 생각했어. 어떤 사람은 덤블링을 잘 하고, 어떤 사람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처럼, 그냥 재능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그런데 이런 건... 그런 게 아니잖아.(그는 그의 누님이 읽던 <데미안>을 떠올린다. 그중 겨우 이해 할 수 있었던 구간인 '카인의 낙인'을.)이게 도대체 뭔데 사람이 그렇게 대해져야 해? 이 차이가 도대체 뭐라고... 너와 네 어머니를 그런 상황에 던져두는데?

Furud_ens

2024년 07월 12일 01:02

@Raymond_M 이런, ....... (당신의 말을 들으면서 이해와 연민의 미소를 띠는 표정이 동시에 고통에 공감하듯 찌푸러졌고, 그런 시간들을 줄곧 이겨 왔던 방식대로 입끝은 조금 더 들려 올라갔다. 몹시 상냥하고 활기차고, 식초를 뒤집어쓰며 좋아하는 '드럼'을 두들기던 동갑내기 소년은 자신이 천천히 익숙해져 왔던 모든 마법 세계를, 그래. '모든 마법 세계'를 이 얼마간의 며칠 동안 겪고 있을 테니까. 문득 모두와 친구가 되자고 열렬히 약속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다. 그걸 이겨내자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랑들이, 더욱 많은 친구들이 필요할 것이다.) 레이, 그건, (천천히 팔을 뻗는다,) 내가 대답할 수 없는걸. (안아줄까? 라는 듯이.) (왜냐하면 그것은 정하는 사람들만이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입자'나 '미달자'는 숨가쁘게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시 슬픔과 상시 상실의 세계.)

Furud_ens

2024년 07월 12일 01:04

@Raymond_M 있잖아, 괜찮아. 그래도 정말로 그 음악은 아름다웠거든. 그러고 나서 조금 후에 신시아 이모가—신시아 이모는 엄마랑 나한테 친절한 쪽이야. 나중에는 내 입학 선물도 보내 줬고—나를 집에서 하는 여름 파티에 초대해 줬고, 나는 거기 가서 물놀이를 하고 친구를 사귀었어. 그 중에는 올해 같이 입학한 친구도 있고. 네가 혼란스러울 것 같긴 해. 우리 마법 세계(프러드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세계를 대표하듯이 말하고 있었다. 자신에게도 분명 적대적인 요소가 있는 세계이지만, 그 이외에 그가 어떤 세계에 속하겠는가?)에서, 즐겁고 좋은 것 말고 그런 일들도 겪게 돼서 정말 유감이다. 그래도, 레이. (마지막은 사과인지 호소인지 애매한 어떤 투였다.) 언제나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잖아.......

Raymond_M

2024년 07월 12일 02:26

절망과 우울감에 대한 묘사

@Furud_ens
(그러나 어째서일까. 당신의 얼굴이 예의 '잘 만든' 미소를 띄고, '착한 아이'처럼 정돈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온 몸의 피가 식어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정말로 그랬다. 손끝, 발끝에서 차갑게 굳은 피가 머리로 도는 것 같다. 당신이 팔을 뻗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대꾸는 손끝을 움찔거리는 게 전부였다. 그야 그렇지. 당신의 말이 시작할때 차게 굳어있던 얼굴이었던 소년은 마지막 단락이 떨어지는 순간 제 입술을 깨물고 있었으니까.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깨물린 상처 위로 피가 번졌다. 그러나 레이먼드는 그걸 닦아내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조차도 생각의 바깥인 것' 같았다.)아니, 프러드. 나는 괜찮아. 나는 지금 슬픈게 아니야.(이것이 슬픔이었다면 소년은 눈물을 흘리며 당신의 품에 안겼으리라. 이것이 절망이었다면. 그런 *수동적인*감정이었다면. 그러나 이것은 다르다. 소년은 이것의 이름을 안다.)

Raymond_M

2024년 07월 12일 02:27

절망과 우울감에 대한 묘사

@Furud_ens
프러드, 너는 괜찮다는 듯이 웃어서는 안됐어. 이건 결코 슬픈 일이 아니야. 이건 그냥... *불합리한*거야.(아, 이것은 분노다. 혀끝을 깨물어서라도 말을 멈추고 싶어지는. 이것은 분노다...)어떤 세계든 좋을 수만은 없다는 걸 알아. 모든 세계는 동전처럼 앞뒷면이 있고,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구석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지만 프러드... *불합리한 차별의 당사자*에게 *이 세계의 규칙*이란 놈을 합리화하는 세계가...(씨근덕대듯 숨을 들이킨다. 그러나 레이먼드도 알고 있다. 제가 뱉을 모든 문장들을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제가 뱉을 모든 조합으로, 당신은 오래도록 씹어 삼켰을 것이다. 아득아득 씹어서, 결국에는 얼굴 위로 *예쁜*미소를 띄울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그래서 숨이 턱하고 막히는 순간, 레이먼드는 꼭 울 것 같은 기분이 된다.)

Raymond_M

2024년 07월 12일 02:27

절망과 우울감에 대한 묘사

@Furud_ens
...이런 게...(입술이 꾹 다물린다. 언어를 거꾸로 삼키듯, 목구멍 안쪽에서 끓는 소리가 난다. 그리하여 결국 피가 통하지 않아 창백해졌던 입술이 열리면, 소년은 탄식한다.)아.... 정말로 세상은 어딜 가나 똑같구나......(그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강한 탈력감이 그의 몸을 휩쓴다. 색색대는 숨소리에 섞여 그가 작게 속삭인다.)프러드... 미안, 나 좀 안아줄래. 그리고 내가 했던 말을 잊어줘. 정말로 미안해. 그건 네게 해야 할 말이 아니었는데.

Furud_ens

2024년 07월 13일 12:36

@Raymond_M 오, 그럴게. (작은 몸이 선뜻 포옹한다. 그리고 껴안은 손이 조금씩 등을 두드린다. 얼마나 많은 이런 비슷한 위로가 있어야 할 순간들을, 그리고 있었던 순간들을, 겪어 왔는가? 그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당신을 무력하게 하는 눈물을 증거하는지도 모른 채 프러드는 어렵지 않게 위로를 전했다.) 있잖아, 레이. (천천히 속삭인다.) 그래도 난 네가 계속, 드럼을 치고, 후플푸프 기숙사 앞에서 공연을 하고,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어. 슬프고 절망스럽다고 해서 즐거움도 진짜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이 소년의 세계에는, 기억하는 가장 어릴 적부터 분노가 아닌 슬픔이 불합리와 함께하고 있었다.

Furud_ens

2024년 07월 13일 12:37

@Raymond_M 위로 자라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식물이 땅으로 퍼지거나 벽을 타고 올라가는 것처럼, 프러드는 분노를 누르지 않은 채로도 조용하고 슬픈 순응을 익혔으므로, 모든 것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도 않았다.) 네 말대로 많은 게 *불합리*하다고 해도, 나는 지금 학교에 와 있는 게, 그리고 너랑 만나서 얘기하고 있는 게 기뻐. 그리고 내가 알기로 음악은 복잡해서 이런 모든 기분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것 같더라. 그러니까 이런 모든 걸 담아서, '심장을 울리는' 소리를 내리치게 되는 것 아닐까.

Raymond_M

2024년 07월 13일 21:24

@Furud_ens
(그는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차갑게 식은 팔이 천천히 제 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그가 당신의 등을 껴안는다. 심장이 뛰는 따뜻한 품이다. 그리고 그래서 너무 슬픈 품이다. 그가 천천히 숨을 몰아쉰다. 뻣뻣하게 굳었던 어깨가 천천히 풀린다.)난 계속 드럼을 할거야.(쥐어 짜낸듯한 목소리가 간신히 새어나온다. 달싹임과 뒤섞여 속삭임인지 말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없는 말이지만, 그와 가장 가까운 당신은 알것이다. 그게 당신을 향해 건네는 말이라는걸.)이런건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아니야.(무엇을 *할* 이유라면 또 모르겠지만. 소년의 목소리가 천천히 또렷해진다.)'고작' 이런 건, 나를 절망 속에 처박을 수 없어.(그는 땅을 기고 벽을 타고 흩어지는 짐승이 아니다. 그는 해바라기다. 기어이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드는 꽃이다. 나무라기에는 연약하나 그렇기에 꺾이지 않을, 풀이다. 꽃대가 끊어진대도 태양을 향해 피어날.)

Raymond_M

2024년 07월 13일 21:24

@Furud_ens
나, 약속할게. 계속 음악을 하겠다고. 그러니까 프러드, 너도 하나만 약속해줘. 이 모든 게 정말로 기쁘다면, 단 하나만.(그의 손아귀에 당신의 망토자락이 구겨진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어렵게 놓고서 당신의 품에서 나와 고개를 든다. 어떤 말은 눈동자를 마주한 채로밖에 할 수 없다. 이런 말이 그렇다. 초록색 눈동자는 꼭 살덩이로 이루어지지 않은것처럼 형형하다.)프러드, 분노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그게 이런 일이 아닐지라도, 분해서 눈물을 흘릴지언정 슬픔을 잊지 않겠다고. 무감각해지지 않겠다고. 적어도 슬퍼하겠다고. 네 전부를 다 내주지 않겠다고.

Furud_ens

2024년 07월 13일 23:54

@Raymond_M (프러드는 깜박인다. 이런 눈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가 이런 식으로 마주했던 눈들은, 모두 그와 닮은 부드럽고 슬픈 빛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생기나 강렬한 무언가가 침범할 듯 내쏘는 눈과 마주하는 건 무척 낯설었다. 얼떨결에 대답한다.) 잘 될지는 몰라. 그래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심호흡과 함께 다시 두 번 눈 깜박임.) 그럼, 만약에 내 약속이 거짓말이 되더라도, ...원망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해 줄래? (그리고, 다시 따뜻해진다.) 왜냐하면 이런 건 실현보다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 그래서 네가 굳게 믿다가 실망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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