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laide_H (눈이 마주친다. 이 난장판에서도 침착한 아이에게 괜스레 미간을 찌푸렸다.) 왜, 왜 뭐? 왜 보는데?
@Ludwik (거친 말투에도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하다.) 그냥, 다들 무슨 이야기를 쓰려는 건지 궁금해서. ... (텅 빈 양피지에 시선이 닿는다.) 쓰고 싶은 이야기, 있어?
@Adelaide_H 나? 당연히 내가 주인공인 이야길 써야지. 어, 적백내전 같은 배경으로. 나는 전쟁영웅, 멋진 사령관으로 나오고, 뭐 그런 거. (아들레이드를 유심히 살폈다.) 네가 정 부탁한다면 내 이야기에 카메오 정도로는 등장시켜 줄 수도 있고.
@Ludwik (이질적인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한편, 자신을 살피는 시선에도 불쾌감을 보이지 않는다.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인지했으나 무감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사령관... 전쟁영웅이면, 여러 전쟁 이야기가 이어지는 거지? (어른들의 책장에 있던 역사서를 떠올리는 듯 잠깐 조용하다, 이내 이어 말한다.) 싸우지 않는 카메오도 있을까?
@Adelaide_H (‘얜 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지?’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입에 담지는 않았다.) 전쟁 나면 민간인도 많이 죽어. 원래 그런 거랬어. 그러니까 카메오가 되면 총 한 번 못 쥐어 보고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상관없어?
@Ludwik (다수의 사상이 언급되자 눈살이 아주 조금 찌푸려지나,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이내 이전과 비슷한 표정이 된다.) 죽는… (살짝 말을 고른다.) 건 괜찮아. 그런데 민간인도 죽는다면, 결국 군인도 죽는 거 아니야? 총을 잡아도 잡지 않아도 죽는다면, 잡지 않는 게 더 마음이 놓일 것 같아.
@Adelaide_H 뭐? 왜? 총을 들고 있으면 반격할 수 있잖아. 나쁜 놈들한테 무력하게 죽임당하는 것보단 나쁜 놈들이랑 싸우다 죽는 게 낫지! (그는 죽음을 지나치게 쉽게 입에 담는다.)
@Ludwik 하지만 다르게 보면, 총을 들고 있기에 먼저 공격당할 수도 있는 건 아닐까? 총을 내려놓게 할 수도 있잖아. (아들레이드 역시, 죽음은 책에서 본 것이 다일 뿐기에, 이상적으로 접근한다.)
@Adelaide_H 반대로 말하면 총을 들고 있기에 먼저 공격할 수도 있는 거지. (그가 아는 세계는 그랬다. 이 또한 편향적인 시선이었고.) 내 극본에서 너는 유일한 민간인으로 나왔지만, 난 그래도 네가 군인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Ludwik (군에 대한 애착을 넘어, 자신에게도 권하는 문장에, 군대가 아닌, 루드비크의 관점에 흥미를 갖는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Adelaide_H 어? 이유? 그야... 군인은 멋지고... (눈만 깜빡인다.) 그리고 강하잖아. 엄청 강하면 영웅도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지킬 수 있어. 당연히 되고 싶지 않아?
@Ludwik (멋짐, 강함, 영웅, 까지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 다른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부분에 이르자 살짝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고개를 살짝 들어 눈을 마주친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되고싶을 것 같아. (그러다가도 고개를 살짝 젓는다.) 그런데 나는 잘 모르겠어... 내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 있을까?
@Adelaide_H (눈이 마주친다.)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마저 바칠 수 있는 ‘진짜 영웅’은 극소수야. 백 년에 한 명… 아니, 천 년에 한 명 정도일 수도 있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 율리우스 카이사르 같은 사람들이 널리고 널린 일반인은 아니잖아. 그러니까, 뭐, 나서지 못하더라도 그게 네 잘못은 아니다 이 말이야. 물론 네가 지키고 싶어하는 것을 위해 나설 수 있다면야 제일 좋겠지만.
@Ludwik 그리고 루드비크는 그런 '진짜 영웅'이 되고싶은 거지? (아직 어린 아들레이드는, '목숨을 바친다'는 것의 무게를 잘 모른다.) 역사 속에 남은, 드물디 드문 사람들.
(이내 자신의 표정은 풀어진다.) 내 잘못이 아니라니 다행이야... 나는 차라리 다같이 숨는 걸 택할 것 같아.
@Adelaide_H 되고 싶고, 될 수 있어. (마치 오래도록 그 생각만 품어왔다는 듯이 확답한다.) …흠. 뭐, 기분이다. 내가 이 다음에 전쟁영웅이 되면 네가 안전한 곳에 숨는 걸 도와 줄게. 약속할 수 있어.
@Ludwik (전쟁영웅과 '그냥' 영웅은 전쟁의 유무에 따라 갈리겠지만, 아직 그 차이를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는 때가 아니기에,) 약속이라니, 정말 영웅담 속의 '맹세' 같네... 좋아, 그러면 나는 영웅이 숨을 돌려야 할 때, 숨어있던 곳의 한 켠을 내어줄게. 약속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