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7H313L4ND 마법사들끼리 파당이 나뉘어서 서로 싸우니까 조심하라는 얘기. (접시에 구운 닭고기를 퍼담으며 무슨 방학 숙제 공지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뭐, 늘 있는 일이야. (아니다...)
@1N7H313L4ND 순수혈통인지 뭔지 하는 건 잘 모르지만, 힘이 있는 곳에는 싸움이 나게 마련이지. (어깨를 으쓱하며 이번에는 옆에 있는 햄을 큼직하게 잘라온다) 부모님을 믿는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고, 아니면 네가 판단해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하면 되는 일인데 뭐가 그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네.
@1N7H313L4ND 뭘 알아야 하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문한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가, 아님 시점이나 조건이 누구에게 유리한가, 패배했을 때의 대가는 무엇인가 같은 거? 싸움이 벌어지지도 않았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심지어 진짜로 싸움이 벌어지긴 할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며.
@1N7H313L4ND 의견이나 옳음이 싸움이랑 뭔 상관이야? (눈을 크게 뜨고 깜빡거린다) 싸움은 강한 쪽이 누구인지 겨루는 거잖아. 어느 쪽이 옳은지를 가리고 싶다면 그냥 판가름이 날 때까지 계속 앉아서 얘기를 하든가, 뭐 그러면 되지. 근데 교장... 선생님이 말한 건 무기 들고 하는 전쟁 아냐?
@1N7H313L4ND 방금 네 입으로 말했잖아? 맞는 말을 했는데도 질 때가 있다며. (...) 싸움을 이긴 건 이긴 거고, 힘이 세도 틀릴 수는 있지. (말하다가 자기가 말이 꼬이는지 답답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네가 왜 그걸 그렇게 연결하는지 모르겠어. 혹시 마법사들은 다들 그러냐? (아무래도 대개는 그럴 것이다.)
@1N7H313L4ND 왜냐하면 싸움은 의견을 관철하는 게 아니라 힘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거니까? (도돌이표다. 진심으로 답답하다는 듯이) 아니, 똑똑한 놈이 싸움을 잘 하거나 싸움을 잘 하는 놈이 똑똑한 게 아니란 건 설마 너라도 알 거 아니야. 그런데 왜 자꾸 둘을 섞는 거냐. 똑똑한 걸 하고 싶으면 싸움에 끼어들지 말고 학자 같은 걸 하면 되잖아. 가족들 눈치가 보여서 그래?
@Finnghal 근데, 어쨌든 이긴 사람 말을 들어주잖아!!! (답답한 듯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러니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할 수 있게... 가 맞나? (갸우뚱.) 음, 아무튼. (간극. 생각을 정리하는 듯 잠시 말이 없다가... 마지막 말에 의아한 듯 한 마디 덧붙인다.) ...눈치? 난 눈치 같은 거 안 봐.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야. 근데 내가 똑똑해서 맞는 말을 한대도,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걸 아무도 안 믿어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은 나처럼 생각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나 말고 자기 말을 맞다고 해 주길 바라거든. ... ...난 내 말을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어. (혼자 고고한 수면 위 백조는 못 될 성정이라.)
@1N7H313L4ND 응, 하지만 들어준다고 그게 옳은 건 아니지.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독이 든 상자가 있는데, 이걸 열자는 놈이 싸움에서 이긴다고 안에 든 독이 없어지진 않잖냐. 다같이 열어보고 그냥 죽는 거지. 그래서 우두머리는 강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지혜로운 말에 귀기울일 줄도 알아야 한댔어. (아일라의 논지를 어느 정도 이해한 듯, 아까보다 다소 차분하게.) 그러니까 모두가 네 말을 들어줬음 한다는 건 욕심이겠지.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Finnghal 오, 그렇구나. 싸움에서 이기면 틀린 의견이라도 관철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는 거지? (끄덕끄덕...) ... ...근데 그러면 더더욱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이겨야 하는 거 아닌가? 다 같이 죽을 수는 없잖아. (아까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래서 어느 쪽이 옳은지 궁금한 거야, 내가. 이제 알겠어?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정리도 못 했던 주제에, 뻔뻔하게 한 손가락 펴고 이야기한다.)
나는... ... 보통 내가 하는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거든. 아마 맞다고 생각하니까 다들 그런 말을 하는 거겠지? 근데 서로 반대되는 얘기를 한다면 둘 중 하나는 분명히 틀렸을 테니까... 내가 틀릴 수도 있는 거지. (곰곰... 생각하듯 제 턱을 만지작거린다.) 근데 내가 틀렸다는 걸 어떻게 알아?
@1N7H313L4ND 권리? 라기보다 그냥 그렇게 되는 거지. 네가 더 강한데 네 말대로 안 하면 어쩔 거야. (어딘가 간극을 느끼는지, 제 머리칼을 살짝 헤집는다) 봐봐. 정말 강한 자는 적지. 지혜로운 자는 더 적어. 그런데 강하고 똑똑하기까지 한 녀석이 있고, 그 녀석이 이겨서 옳은 대로 한다는 건 너무 공상적인 발상 아닌가. 하물며 내가 그런 녀석일 거라고 믿는 건 과대망상일 게 뻔하지. 그러니까 강한 녀석일수록 너그럽고 관대하고, 자기 머리에서 나온 것만으로는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늘 더 현명한 자들에게 지혜를 구해야 하는 거야. 틀렸다는 걸 아는 게 아니고, 일단 틀렸다고 치고 시작해야 하는 거지. (자기도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숱하게 가르침받은 대로 말하며 다소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는다.)
@Finnghal 그럼... ... (한참 동안 침묵한다.)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뭘 잘 안다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겠네. ('옳은 쪽이 싸움에 이겨야 한다'고 주장하던 건 분명 다른 이유에서였지만-세상에 관대하지 못한 '강한 녀석'들이 이미 존재하는 걸 뭐 어쩌겠는가-, 왠지 그 말이 마음에 와닿아 꽂힌 것 같은 반응이다.) 내가 일단 틀렸다고 치고 시작해야 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럼 아무것도 못 하잖아. 아는 게 있어야 뭔가를 할 수도 있는 건데... (간극.)
나는... 뭔가 아는 걸 좋아해. (정확히는, 알고 있다는 감각을.) 그런데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평생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고 살아야 돼? 억울해! 그런 건 싫어!
@1N7H313L4ND (아일라의 긴 침묵에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지만, 무슨 말이 나오는지 일단 기다려보는 듯. 이윽고 나온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그러니까 나보다 똑똑한 녀석들 말을 들어보고, 이것저것 판단해본 결과로 이게 제일 맞는 것 같다! 싶으면 하는 거지. 그래도 잘못될 수는 있지만 한 사람이 다 하고 잘 되길 바라는 것보단 훨씬 안전하잖냐. (잠깐 생각하고) 근데 '뭔가 아는 게 좋다'는 건 정확히 무슨 느낌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