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저벅저벅 다가가더니 로브 소매 붙잡는다.) 재혼 축하해, 주디. (내용을 완전 잘못 파악했다. 폭탄 발언해놓고 자각도 없다.)
@Julia_Reinecke 앨리슨 재혼, 주디 재혼, 히로인은 재혼. 귀신과 결혼.... (그만둬, 상처를 들쑤시고 있잖아!) 아... 이 내용 아니야?
@Julia_Reinecke 아니야?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거린다. 그 모습이 마치 빨랫줄에 걸린 인형같다.) 그럼 재혼하는 건 누구?
@Julia_Reinecke 현실은 아니다. 극 속의 이야기. 가짜라는 뜻? (글에서만 그 많은 일이 일어났던 걸까. 생생하고 무시무시한 이야기였는데.) 새로운 엄마가 생기다. 음, 루반지 엄마 없다. 죽었다. (거침없이 말한다.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자각이 없는 것처럼.) 임판데도 엄마 없다. 죽었다. 아빠는... 아빠는 모르겠다. (타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꼭 아빠라 불러야할까. 상념을 입밖으로 꺼내는 대신 몸만 계속 기우뚱거린다.)
@Julia_Reinecke (기우뚱거리던 몸이 점점 느려진다. 자신을 노려보는 눈을 똑바로 마주한다. 아니, 이걸을 '마주한다'고 볼 수 있을까? 임판데는 그저 당신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그 표면적인 사실만 인식할 뿐이다. 그 눈동자 안의 감정이나 질투심같은 것은, 상자 속에 들어있는 고양이처럼 예측이 불가능하다.) 줄리아 엄마 살아있다. 줄리아 아빠 살아있다? (그러니까 속 편히 이런 소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Julia_Reinecke 살아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대뜸 말한다. 임판데는 분리된 채 살아왔지만, 죽음의 냄새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했다. 그를 낳은 어머니는 돌아가셨으며, 사는 집부터 대공습의 폐허에 지어진 아이였다. 거기에다가 날 낳은 사람들의 땅, 그 곳에 남겨진 이들의 존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거나 접하곤 했으니) 음, 줄리아 임판데랑 다르다. 안다. (선선히 인정한다. 임판데는 그 열등감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임판데 모른다. 그게 중요해?
@Impande 중요해. 아주. (어린 아이같은 당신. 무지한 당신. 그가 내뱉는 말에 어린 경멸도, 적대도, 인식하지 못하는 당신. 어쩌면 그런 반응에 그는 더 화가 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쁜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당신에게 쏟아낸다.) 우리 엄마는 나랑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나한테 선물도 사줄 수 있어. 사랑한다고도 말할 수 있고, 꼭 안아줄 수도 있어. (물론 그 모든 것을 당신에게도 했을 것이다. 지금 앨리슨은 당신의 '엄마'이므로......) 그러니까 달라. 엄청. (여기에는 '내가 더 낫다'라는 뜻이 암시되어 있었다.)
@Julia_Reinecke 중요해, 아주? (여전히 앵무새처럼 당신의 말을 따라한다. 당신이 말한 그 모든 장면에 앨리슨을 끼워넣으려고 해본다. 그러나 그 상대가 자신이든, 당신이든 간에 잘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임판데의 기억 속 앨리슨은 항상 사랑이라는 단어와 먼 존재였으니까. 그는 '런던역에서 시계만 쳐다보던 어른들'과 똑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보곤 했다. 만약 임판데가 사람의 감정에 더 예민했었다면... 그것이 피곤함 내지는 체념이라는 것을 알아챘겠지.) 줄리아, 잘 됐다. 앨리슨 '그런 엄마'였었구나. (그리고 임판데에겐 그런 엄마들이 없다. 단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 섭섭하거나 부족함을 느끼냐면 글쎄. 박탈감은 가지고 있다가 뺏겨야 드는 감정 아닌가.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에겐 그저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일 뿐이다.) 신기하다.
@Impande (사실, 그가 기억하는 앨리슨 윌로우 역시 이런 것들을 그에게 해주었던 것은 아니다. 남아있는 것은 흐릿해서 제대로 떠올릴 수조차 없는 기억들 뿐, 그의 최초의 기억이란 엄마의 부재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모든 것은 그저 보고들은 대로, 배운 대로, 떠드는 것 뿐이다.) 왜 모르는 척해? (당신의 무지한 축하를 그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는 당신이 그 모든 것을 받아놓고도 입을 싹 닫는 것이라 여긴다. 그가 미처 받지 못했던, 기억나지 않는 그 모든 것들을......) 너한테도 해줬을 거잖아. (아니, 오히려 더 잘해 주었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는 도망쳤으니, 그 사실을 미안해할지언정, 돌아오지 않을테니. 그곳이 이제 엄마의 '가정'일테니까...... 아, 문득 당신이 너무나 너무나 밉다. 그는 거의 울 것 같은 기세로 당신을 노려보았다.)
@Julia_Reinecke 음... 모르는 척? (이 감정을 뭐라고 해야할까. 임판데는 입만 뻐끔거린다. 당혹스러움은 아니다. 그렇게까지 격하지도 않고, 부끄럽지도 않다. 그 머리속에서 지금 상황을 설명할 단어는 없다. 그래도 언어로 적어두자면, 지금 임판데는 꽤 곤란했다. 슬슬 임판데도 당신이 화낸다는 건 알아챘는데. '도대체 왜?'가 이해되지 않았다.) 임판데, 앨리슨이랑 해본 적 없다. 사랑한다, 산다, 안아준다. 아무것도. (당신은 사회에서 그 모든 것을 습득했지만, 임판데의 내면은 텅 비어있었다. 가족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니까. 그래서 그게 왜 당연하다 여기는 당신을 도무지 읽어낼 수 없다. 세간의 시선으로 보면 우리도 가족이고, 앨리슨과 임판데도 가족인데. 임판데에겐 그냥 타인 1,2,3중 한 명이었다. 물론 루반지와 레타보 역시 타인 4,5였고.) 줄리아 이상하다.
@Impande 거짓말 하지 마! (결국 그는 소리를 지르고야 만다.) 넌 거짓말쟁이야. 넌 나쁜 아이야. 항상 멍청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넘어가기나 하지! (그럴 리 없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당신이 뺏어간 것이다. 당신만 아니었다면 그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엄마의 사랑, 그 따뜻함, 돌봄, 의지할 수 있는, 기댈 수 있는 품. 그 모든 것이...... 그의 것이었을 것이다.) 항상 바보 천치처럼 굴기나 하고, 그러면 모두가 널 넘어가 줬지? 하지만 나는 안 속아, 안 속는다고! 이 나쁜, 천하의 거짓말쟁이야!
@Julia_Reinecke (임판데는 눈만 데굴데굴 굴린다.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갈피를 못잡은 탓이다. 똑똑하게 봐줘서 고맙...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고함을 지르고, 나쁜 아이라고 부르는 건 화났다는 신호 아닌가. 그는 한참동안 당신이 소리지르는 것을 듣다가) 임판데 거짓말한 적 없다. (건조한 사실을 들이밀었다. '집요정들' 인형을 꽈악 끌어안는다.) 줄리아, 눈을 감았다. (임판데도, 앨리슨도, 현실도 보고 싶지 않은걸까. 임판데가 좀 더 어른스러웠다면 당신을 안타까워했겠지만. 그는 여전히 신생아나 다름없는 자아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당신이.) 무섭다.
@Impande (씩씩거리며 당신을 노려본다.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 것만 같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너는 거짓말밖에 할 줄 모르지? '우리 엄마'가 너한테 아무것도 안 해줬을 리 없잖아! 다 받아놓고서, 안 했다고 거짓말이나 하면서 우리 엄마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 기분이 좋아? 그래서 그러는 거야? (말을 반복할수록 믿게 된다. 지금의 줄리아가 그랬다. 입을 통해 내뱉어진 말은 귀로 다시 들어가 확신이 된다. 그래. 줄리아에게 당신은 지금, 적이다.) 너는 진짜 나쁜 아이야, 임판데. (내뱉는 목소리에는 물기가 어렸다.) 나쁜 아이란 말이야.
@Julia_Reinecke (임판데는 문득 쥘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이유를 찾는다고 그랬던가. 줄리아는 이미 임판데를 싫어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내뱉는 말들은 그 핑계에 불과하다. 아, 애초에 날 마주할 생각이 있었을까.) 임판데는 글과 말 말고는 앨리슨에게서 받은 게 없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엄마'로서 한 게 아니다. '루반지의 아내'로서 한 일이다. 임판데의 내면은 억울하다는 듯 그리 속삭였다. 하지만 임판데는 조목조목 사실을 따지기보다 다른 길을 택한다. 다리를 바르르 떨면서도 당신을 똑바로 바라본다. 줄리아 눈 사이에 똑바로 삿대질한다.) 진짜 나쁜 아이는 줄리아다.
@Impande (당신의 손가락은 정확히 그를 가리켰다. '나쁜 아이'. 처음이었다. 누군가 그를 가리켜 '나쁘다'고 호명하는 것은.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 말에 그는 화가 나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은 오히려, 어떤 가뿐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네게는, 애쓸 필요가 없겠구나, 라는. 그런 감정.) 내가 나쁜 아이라고? (그는 물기 어린 목소리로 조소를 흘렸다.) 그래. 네 마음대로 생각해. 그래봤자, 거짓말쟁이의 말 따윈 아무도 믿지 않을 걸. 한 번 주변에 물어봐봐. 누가 네 말을 믿을지, 말해보라고.
@Julia_Reinecke 임판데. 친구 많다. 거짓말 쟁이 아니다. 그러니까 다들 임판데 말을 믿을거다. (확신에 찬 목소리다. 아니, 애초부터) 못 믿어도 상관없다. 임판데는 안다. 임판데 하는 말 다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타인의 시선이 익숙하지 않아 더 예민해지고, 어떤 사람은 반대로 훨씬 무던해지곤 했다. 임판데는 그 중에서 후자였다. 남들에게서 영향은 많이 받지만 휘둘리지 않는 사람.) '집요정들'도 다 안다. 앨리슨은 임판데 엄마 아니다. 엄마였어도 그런 거 해준 적 없다. (자신을 믿어줄 무조건적인 존재가 있어서기도 하리라.) 줄리아가 나쁘다. (마지막 말은 빼도 됐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