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저기, 괜찮아? (조심스러운 손길로 창을 닫아준다.)
@Julia_Reinecke
(고개를 푸르르 털어내고서야 정신을 차린다. 눈이 마주치면 활짝 웃는다.)응! 물론이지. 이정도에 굴할정도로 연약하지 않다는 말씀!(화제는 곧장 당신에게 옮아간다. 붕붕 흔들리는 꼬리가 보이는 것 같다. 와다다, 쏟아낸다.)상냥한 친구구나! 이름이 뭐야? 나는 레이먼드! 레이라고 불러줘!
@Raymond_M (와다다 쏟아지는 말에 살짝 얼어붙지만, 이내 대답한다.) 줄리아야. 줄리아 라이네케. 줄리아라고 불러주면 돼. 뭘 하려고 하고 있었는지 물어봐도 될까?
@Julia_Reinecke
응, 좋아, 줄리!(멋대로 줄여서 부른다. 그리고는 종이비행기를 들어보인다.)이걸 날릴 생각이었어. 열차가 엄청 빠르니까 종이비행기도 엄청 빨리 날아가겠지? 줄리는 그런 상상 해본적 없어? 어느날 비행기의 형태로 날아온 행운의 편지! 같은 거! 그런 행운을 전할 생각으로, 엣헴, 종이를 접었다는 말씀!(두 눈 가득 멋지지? 멋지다고 말해! 라는 문장이 떠다니는 듯 하다.)
@Raymond_M (당신의 초롱초롱한 눈이나, 마치 꼬리를 흔드는 게 눈에 보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붕방거리는 태도는 다소 낯설다. 하지만 거기에 대고 '글쎄', 라거나 '별로야'라고 말할 만큼 줄리아는 눈치가 없거나 성격이 나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멋지다. 그럼 그 안에는 행운이 담겨 있는 거야? 레이가 전하는?
@Julia_Reinecke
응! 이 세상에 둘 없을 행운이지! 이걸 받은 사람은 분명 행복해질거야! 그런 소원을 담았거든. 행운의 문장도 적었다고!(의기양양하다.)무울론, 그게 어떤 문장인지는 비밀이야. 원래 행운은 다른 사람도 알면 떠나가는 법이니까. 줄리도 나랑 같이 비행기 날릴래? 아니면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대본을 쓸거야?(고개 갸웃,)전자든 후자든 나랑 같이 하자! 좋은 대사를 쓸 수는 없어도 멋진 등장인물이 되어 줄 수는 있어!
@Raymond_M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나는 대본을 고민하고 있었어. 하지만 행운의 비행기도 좋을 것 같아. (잠시 망설이다가.) ...... 그 비행기, 나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직접 붙잡아야만 하는 걸까? ('분명 행복해질 거다'라는 말에 받고 싶어진 모양이다. 이곳은 마법 세계니. 정말로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종이비행기가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는 듯했다.)
@Julia_Reinecke
그보다 좋은 것도 있어! 이 비행기는 함께 행운을 담아 날리고, 다음번에 줄리, 너만을 위한 행운의 편지 한 장을 적는거지. 원래 행운은 떠나보낸 사람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니까... 이렇게 하면 행복이 두 배! 이 다음 편지에는 정성을 담아서 네 생각을 할게. 그럼 그건 오직 너만을 위한 비행기가 되는거야!(소년은 글쓰는 걸 퍽 즐기는 인간은 못되었지만... 친구를 생각하며 쓰는 편지만큼 즐거운 게 없다는 진리를 아는 인간이기도 하다.)대본 내용은 생각해봤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락엔롤 히어로가 나오는 내용은 어때? 어썸한 드러머라거나!
@Raymond_M 그래 줄거야?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눈을 깜빡인다. 이내 수줍은 미소가 새어나온다.) 그러면 정말 소중하게 간직할게. 고마워. (기대하는 얼굴이다.) 대본 내용은...... '어린 왕자'를 고민하고 있어. 보자마자 주인공이 떠오르는 친구를 찾았거든. 락앤롤이나 드럼 쪽은 잘 몰라서, 음...... (살짝 난감해한다.)
@Julia_Reinecke
물론이지, 친구를 위해서 그정도는 할 수 있어! 대신에 좀 기다려 줄 수는 있지? 으하하... 사실 나 글쓰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거든. 행운의 편지는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서 써야 할것 같고...막... 그러니까... 나 열심히 쓸게. 줄리에게 꼭 행복이 찾아갈 수 있도록!(어린왕자라는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나도 그 이야기 알아.(손가락으로 허공에 네모난 상자를 그려보인다.)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어, 이거지? 그럼 이건 어때? 어린왕자가 이 행성 저 행성을 다 다니던 중에 음악이 금지된 행성을 발견하는거야. 그리고 그 행성의 메마른 마음을 음악으로 뒤덮는 드러머-히어로의 등장! 그 행성의 해피엔딩을 보고서 그 다음 행성으로 향하는거지! 어때? 어때?
@Raymond_M (고개를 끄덕이고.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음, 으음. 그런 쪽이라면 괜찮을지도...... (엄청 내키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당신이 너무 신난게 눈에 보여 굳이 반대하고 싶지 않다.) 레이는 드럼을 엄청 좋아하나봐. 드럼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이야?
@Julia_Reinecke
일단은 생긴것부터 멋지잖아. 그 거대한 베이스 드럼, 크래쉬와 스네어 드럼, 드럼 채를 쥐는 방식, 금속으로 된 프레임까지! 한눈에 알았지. 아, 나 이 악기와 사랑에 빠질 것 같아, 하고! 드럼은 밴드의 척추뼈나 다름없어. 가장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는거지. 멋지지 않아? 줄리, 줄리는 어떤 악기가 제일 좋아? 드럼은 잘 모른다고 했고... 피아노? 아니면 바이올린이나 기타?
@Raymond_M (곰곰이 생각하다 어쩐지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 잘, 모르겠어. 따로 악기를 배운 적은 없었어서...... (손 꼼질) 그래도, 음악을 듣는 건 조금, 즐거웠던 것 같아.
@Julia_Reinecke
그렇구나. 그래도 괜찮아! 음악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니까! 제일 중요한 건 우리 영혼에 새겨져 있는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감각을 깨우는거야! 그럼 결국은 음악을 사랑하게 될거라니까? 호그와트에서 내가 심장을 쿵, 하고 뛰게 만드는 음악을 보여줄게! 그럼 줄리는 뭘 좋아해? 어떤 친구는 토론을 좋아한대, 또 어떤 친구는 운동을 좋아한다고 하고. 줄리는?
@Raymond_M (여전히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 사실,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런 걸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고개를 푹 숙인다.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걸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데, 본인만 잘 모르겠다는 게 부끄러운 걸까, 아니면 슬픈 걸까?) ...... 레이는 어떻게 네가 드럼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거야?
@Julia_Reinecke
그럴수 있지. 그렇지만 그게 큰 문제가 되나? 드럼을 만났을 때 말이야, 누님의 피아노 학원에 따라갔어. 누님이 피아노를 배우고싶다고 했었거든. 그곳에서 내 인생의 운명적 파트너! 드럼을 발견한거지! 그렇지만 거꾸로 말하자면 그래. 사실 그날 내가 누님을 따라가지 못했다면 아마 난 지금까지 내가 드럼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을지도? 물로온, 늦었어도 결국 나는 드럼스틱을 잡았겠지만- 어쨌거나.(으쓱,)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건 그런 식으로 만나는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이라도 해보지 않으면 그걸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 수 없지. 네가 아직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는건 네 앞에 남은 '첫번째 경험'이 나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고, 그건 무진장 멋진 일인데 왜 그런 표정을 지어? 과자의 맛있는 부분이 엄청나게 많이 남은거랑 똑같다니까? 웃어도 좋은 일이야, 줄리!
@Raymond_M (당신의 말에 종전의 기분이 떠나가는 것을 느낀다. 마치 그 낙관이 옮기라도 하는 것처럼. 당신의 말마따나, 정말로. 앞으로 그 모든 '첫 번째 경험'들을 즐길 수 있을 것처럼. 그런 기분이 들었다. 살며시,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것은 미모사가 오므라들었다가 수줍게 펼쳐지는 모습과도 비슷했다.) ...... 그런 걸까? 레이는 그렇게 생각해?
@Julia_Reinecke
(당신의 얼굴에 살풋 피어오른 웃음을 바라보다, 소년 역시 환하게 웃어보인다.)...역시 줄리도 웃는 얼굴이 훨씬 멋져. 응,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인생에 남은 '처음'들은 기대해도 좋을만큼, 넘치도록 즐거운 일일거야. 상상해봐, 난생 처음 겪은 일들과, 난생 처음 해보는 일들을 사랑하게 되는 기분을. 심장이 쿵, 하고 뛰는 느낌을. 경험하면 생각하게 될걸. 지금 이순간의 기억을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그리고 나는 너만 괜찮다면 네 그 '처음'에 함께하고 싶어. 어때? 그곳에 내가 낄 자리도 한 칸쯤은 내줄래? 그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네 '처음'을 도와줄게.
@Raymond_M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이것은 불안에 찬 떨림과는 달랐다. 그래. 이것은 설렘이다. 마치 호그와트 입학장을 받았을 때처럼, 자신이 마법사임을 알게되었던 그 날처럼. 그래서...... 그래서. '그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 날처럼― 아. 그러나 마지막을 떠올리자 갑작스럽게 기분이 추락한다. 계속해서 가슴 한 구석을 쿡쿡 쑤시는 이 감정은, 분명 죄책이다.) ...... 응. 물론이야. (겨우 감정을 수습해 미소를 지어보인다. 힘들다는 티를 당신에게 내고 싶지 않다.) 고마워, 레이.
@Julia_Reinecke
흐음.... 흐으으으음.....(당신의 낯을 바라보며 부러 길게 콧소리 낸다.)줄리, 또 그런 표정 짓는다! 어젯밤에 몰래 삼킨 짝사랑이 명치에 걸린 사람같은 얼굴이야. 괜찮지 않은 얼굴로 왜 괜찮다고 말해? 왜 괴로워하면서 고맙다고 하는거야?(줄곧 웃던 얼굴은 어디 가고, 코끝에 주름을 잡은 채, 축 처진 눈가를 한 그가 당신을 바라본다.)...있지, 줄리. 내가 널 힘들게 했어? 나는 그렇게 똑똑하거나 대단하지 않아서 어디가 잘못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표정이 잘못됐다는 건 알아. 마음을 억지로 삼키다 체해버린 사람같은걸.
@Raymond_M (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그런 게 아니야. 그냥, 그냥...... (그냥, 왜? 그 자신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그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면 나았을까? 괜찮아 질 수도 있었을까? 그는 손가락을 꼼질거렸다.) ...... 잘 모르겠어. 레이. 네가 날 힘들게 한 건 아니야. 근데, 그런데...... (입을 꾹 다물었다가, 겨우 겨우 밑바닥에 놓여 있던 감정을 입 밖에 담는다. 끌어올린다.) ...... 내가 행복해도 괜찮은 걸까?
@Julia_Reinecke
(침묵. 소년은 참을성 있게 당신이 어떤 '답'을 내주는 순간을 기다린다.)내가 널 힘들게 하지 않았다면, 줄리, 내 말이 네 기억을 건드렸어? 너를 힘들게 했던 기억 말이야...(그러다가, 이윽고 제게 내밀어지는 질문에, 소년은 당신의 뺨 위에 따뜻한 두 손을 조심스럽게 올린다. 당신의 시야 코앞에, 선명한 초록빛 눈동자가 다정한 빛깔로 빛나고 있다.)줄리, 이 세상에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은 없어. 그 어떤 이유도, 그 어떤 사람에게도 네가 행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자격은 없어.(드물게 진중한 낯이다.)우리는 고작 열한살인걸.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는 마음껏 행복하는 것! 이 규칙에서는 너도 절대 예외가 아니야. 줄리, 대체 뭐가 너를 그렇게도 괴롭게 만드는거야? 말해줄 수 있어?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꼭 가서 네 편에서 싸워줄게!
@Raymond_M (당신의 초록빛 시선이 마주한 헤이즐색 눈동자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슬픔일 수도 있었고, 어쩌면 그것은 죄책일 수도 있었으며― 그는 아직 알지 못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공의존 관계가 깨어지는 데서 오는 불안과 두려움일 수도 있었다. 그는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레이. 내가 호그와트에 가면 아빠는 혼자 남아. 아빠에게는 나밖에 없는데. 아빠가 그렇다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 아빠를 두고 와도 되는 걸까? 호그와트는 기숙사 학교잖아. 그럼 아빠는 앞으로 계속 나 없이 지내야 하는데......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레이?
@Julia_Reinecke
(그는 그 속에 까마득하게 잠들어있는 공포를 끄집어올린다. 그것은 애정이 있기에 비로소 있을 수 있는 종류의 공포다. 그리고 이 소년은 슬프게도, 그런 종류의 감정에 익숙하다. 소년은 생각한다. 슬프게도, 너 또한도 이게 어떤 감정인지 아는구나. 따뜻한 손이 당신의 볼을 쓰다듬는다. 엄지가, 젖지 않아 버석한 눈가를 쓸어낸다. 그러나 초록빛 눈동자는 아주 잠시 흐려졌을 뿐, 결코 당신의 눈동자를 피하지 않는다. 죄책감에 젖은 헤이즐넛 빛 눈동자. 그는 거기서 자신을 바라보던 노인의, 슬픔에 젖은 눈동자를 떠올린다. 더 정확하게는 그 노인의 앞에 서있었을 자신을. 당신은 그때의 저와 꼭 닮았다. 그래서 소년은 말한다.)줄리,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기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기대서 살아가. 이별은 아프지. 고통스러울 수도 있어. 당연하지! 그런 게 사랑인걸.
@Julia_Reinecke
그렇지만 줄리, 그 사람이 네게 기대어 행복할 권리가 있다면, 너 또한도 그 사람에 짓눌려 압사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그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언젠가 자신이 들었던 위로를 흉내 내듯이.)우리는 너무 어려, 그리고 네 아버지는 어른이지. 아이의 발을 묶어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어른의 행복이라면, 그건 이상한거야. 어른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해. 당장에는 우리가 없으면 무너지고 쓰러질 것 같아도- 사실은 그렇지 않아. 그리고 그렇기에, 그건 그게 네가 죄책감에 짓눌려서 행복마저 포기해야 할 정당한 이유는 아니야.(확신 어렸던 소년의 눈가가 미미하게 누그러진다.)줄리, 너는 행복할 권리가 있어. 네 아버지를 두고 왔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 권리, 아니, 너는 너보다 한참은 큰 어른을 두고 왔다는 사실로 고통 받지 *말아야* 해 나는 그 사실을 알아. 네 아버지는 괜찮을거야. 정말로.
@Raymond_M 하지만,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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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_M (머리통 하나만큼이나 차이가 있는 몸뚱어리는, 당신의 품에 쏙 들어갔다. 당신의 교복 앞섶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예민한 귀는 거기 꽂히는 목소리 사이에 울음이 섞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당신은 말했다. 그는 들었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에 가닿는 일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일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때로는 울음으로만 닿는 말들이 있다. 연약함으로만 닿을 수 있는 말들이 있다. 당신이 내뱉은 것은 그러한 류의 언어였다.)
@Raymond_M ...... (뒷머리를 쓰다듬는 당신의 손길을 느낀다. 그리고 당신은 아이가 떨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리라. 그래. 어떤 사랑은 신열이다. 어떤 사랑은 고통이다. 사랑하기에 우리는 지치고, 사랑하기에 우리는 때로 목졸린다. 차라리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이토록 아플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럼에도 사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고, 업이 아니며, 과오 역시 아니다. “그저 사랑을 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건 결코 내게 미안할 일이 아니야.” 그러므로 그는 당신의 말에 더 크게 울었다. 마치 그래도 된다고 허락받은 것처럼, 그렇게 섦게 울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던 눈물이 멎고, 작디작은 몸의 떨림도 잦아들 때쯤에서야, 줄리아는 대답할 수 있었다. 목소리에는 여전히 물기가 어려 있었다.) 응. (아주 작은 소리였다. 당신의 귓가에 닿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그럼에도 그것은 분명 여기 존재했다.) 그렇게 할게, 레이. 고마워. 고마워......
@Julia_Reinecke
(끌어안은 두 팔 사이, 웅크린 온기가 있다. 없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선명한 질감으로. 선명한 온도로. 선명한 색채로. 품안이 축축하게 젖어든다. 그러나 그래도 괜찮았다. 정말이었다. 당신이 울음을 멈추고 숨을 들이키는 그 순간까지 그는 당신의 곁에 품을 내어준 채 서 있을 수 있었다. 나는 너의 친구, 네 유일하지 않은 애정이며 이 생애 네게 주어질 무수한 다정중 하나다. 나무 그늘따위가 되어주지는 못하겠지만 바람이 너를 쓸고 지나갈때 네 곁에서 함께 누워줄 수는 있다. 그리고 이게 당신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이것으로 충분히 족하지 않겠는가.... 그는 사람의 온기가 가진 힘을 믿었다. 그것은 선택하지 못한 애정 속에 몸을 뒤척이다가 기어, 결국에는 일어서 본 경험이 있던 자의 확신이었으며, 어린날 품었던 꿈의 발로이기도 했다. 그러니 당신, 안녕하지 않아도 좋다. 넘어진 당신의 곁에 함께 있으러 내가 가겠다.)
@Julia_Reinecke
...(그는 제 귓가에 닿는 속삭임을 읽었다. 흐무러지고, 산산하고, 부드럽고, 따스하고, 연약한... 안도를. 그것은 아주 작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여기 존재했다. 한 번 더, 그가 소리 내어 웃는다. 그러나 이번 웃음에 담긴것은 먹먹한 슬픔이나 울음이 아니다. 그저 당신에게 제가 가 닿았음이 뭇내 기뻐서....)호그와트에 가면 아버지에게 매일 편지를 쓰자. 나는 그 옆에서 내 누님께 편지를 쓸게. 그러다 눈물이 날 것 같으면 품을 다시 빌려줄게. 그러고 나서 간식을 잔뜩 먹은 뒤에 실컷 웃자. 아주 많은 일을 하고, 그중에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걸 골라보자. 벌써 기대된다. 그치?
@Raymond_M (고개를, 들었다. 헤이즐넛 빛깔의 눈동자는 축축했다. 눈가는 붉게 젖어있었다. 그러나 입은 분명, 웃고 있었다. 기뻤다. 당신이 그려주는 세계가, 당신이 속삭인 미래가. 믿음에는 전염성이 있었다. 직접 현실에 부딪혀서 일어선 자의 확신은 그렇기에 더욱 강했다. 그래서,) ......응. (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한 번, 당신의 품 안에 파고들었다가, 잠시 부스럭거리며 거기 얼굴을 부볐다가, 당신을 끌어안은 손을, 놓았다. 그렇다면 괜찮을 것이다. 사랑이 그를 숨막히게 하더라도, 사랑으로 인해 매일 낮 매일 밤을 섦게 울게 되더라도, 때로는 도망치고,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무너지고, 때로는 목 졸리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불안이 아닌 설렘으로 인한 두근거림이었다.) 정말로, 기대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