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님을 알면서도 돌아본다. 이내 뱉은 말은 뭉툭하다기보단 날카롭다.) 야, 독일인. 너 아까 일부러 나 피했지?
@Julia_Reinecke (울컥한 낯으로 줄리아의 팔을 붙든다.) ...이젠 보란 듯이 피하네. 내가 우습냐? 대답하라고! (돌연 언성을 높였다.)
@Julia_Reinecke (그 말에 악력이 흐트러졌다. 여전히 붙들고 있었으나 어딘가에 균열이 갔다. 줄리아가 힘 주어 뿌리친다면 놓아질 수 있을 정도로.) ...대답하란 말 안 들려? 아, 내 영어는 너무 별로라서 알아듣기가 힘든가?
@Julia_Reinecke … … (화가 나서 붉으락푸르락해진 낯으로 침묵한다. 울음기 섞인 목소리에서 누군가를 떠올렸는지 줄리아의 팔을 놓아버렸다. 엄마가 꼭 저렇게 울었으니까. …) 딴 애들 앞에선 잘만 떠들면서. 나한텐 왜 그러는데?
@Julia_Reinecke (마침내 돌아온 대답에 기쁘면서도 속이 안 좋았다. 줄리아가 계속 자신을 무서워하길 바랐지만, 그렇게 해서 자신이 ‘위’에 있음을 증명해내고 싶었지만… 기실 정말로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이 애에게 뭘 바라고 있었더라?…’) …아, 그래? 앞으로 7년이나 너 같은 거랑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잘됐네. 같은 기숙사에 가게 되기라도 하면 독일인 너한텐 참 큰일이겠군!… (명백한 비꼼이다.)
@Julia_Reinecke (‘같은 기숙사는 죽어도 싫단 거야?’ 피해의식과 오해는 깊어진다. 어쩌면 옳게 해석한 것일 수도 있었고.) …너만 그런 줄 알아? 어? 나도 너랑 같은 기숙사 하기 싫거든, 멍청아!… 누가 너랑 있고 싶어하겠어? 착한 척만 하는 위선적인 독일인이랑 친구하고 싶어하는 애는 아무도 없을걸!… …
@Ludwik (조금만 생각해봐도 당신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이미 이 열차에서만도 그와 대화하고, 그를 아끼고, 그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하지만 당신의 말은 어딘지 그의 가슴을 쿡, 찌르는 구석이 있었다. 그의 착함은 위선일까? '착한 척'일까? 하지만 그 뿌리에 있는 것은 사실...... 그는 당신의 말에 불안한 듯 제 손을 만지작거렸다. 긁는 것 같기도 했다.) ...... 그렇지 않아. (일부러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얼마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단 말이야.
@Julia_Reinecke 뭐라고? 하나도 안 들리는데. (아니, 분명히 들었다. 그저 계속 시비를 거는 것이다. 혹은 걸구하는 것이다. 다른 애들에게 그러듯이 날 똑바로 봐달라고. 내게 제대로 말해달라고.) 제대로 말해!
@Julia_Reinecke 네, 네가 먼저… (‘나한테 지적하고 내 자존심 구겼잖아. 다 네 잘못이잖아. 난 무조건 피해자란 말이야!…’) … …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울음소리가 못 견디게 신경을 긁었다. ‘여자의 울음소리…’ 루드비크는 불현듯 불안을 느끼곤 중얼거렸다.) 네가 먼저 나한테 그랬잖아. …제기랄,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폴란드어로 크게 욕설을 내뱉곤, 그는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렸다. 아니. 도망쳤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한참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