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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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nghal

2024년 09월 01일 20:41

(순간이동으로 닿을 수 있는 호그와트 부지 외곽 최근접지점에 '펑!' 소리와 함께 나타난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42

@Finnghal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 곧바로 지팡이를 겨눈다.) (엑스펠리아르무스.)

Finnghal

2024년 09월 01일 20:45

@callme_esmail 어이쿠. (날아오는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하기 전에 가볍게 옆으로 뛰어 일단 피한다.) 마중 한 번 신속하군. (에스마일을 한 번, 주위를 한 번 훑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 에스마일은 아직 빗자루를 타고 있나?)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57

@Finnghal (빗자루를 타고 아래로 가까이 날아오고 있고, 체구가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라는 것을 알아볼 방법은 없다...만, 당신임을 확인하자 급하게 후드를 뒤로 젖힌다.) "핀갈!"

Finnghal

2024년 09월 01일 21:10

@callme_esmail 오. (접근해오는 모습을 보고 주문을 장전했다가, 얼굴을 알아보자 답지않게도 활짝 웃는다.) 살아있고 쌩쌩하군. 기대 이상이야, 에스마일.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1:44

@Finnghal "...아직 하루밖에 안 지났거든요? 저를 도대체 뭘로 보시는 건지." (당신의 말투를 보니 동행인들이 더 도착하지는 않을 모양이고... 자존심 상한 얼굴로 당신의 허리께에 둥둥 떠 있다. ) "... ...여기는, 갑자기 재입학하러 오신 건 아니겠죠?"

Finnghal

2024년 09월 01일 21:54

@callme_esmail 재미있는 생각이군. 프러드의 보가트 생각도 나고. (손에서 지팡이를 가볍게 돌린다.) 누가 했던 말이더라. 전쟁은 일주일 전에 시작되었거나, 28년 전에 시작되었거나, 아니면... ...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2:20

@Finnghal (프러드의 보가트가 뭐였더라... 아. 재입학한 로저 허니컷. ...근데 그 전이 뭐였지? 잠시 생각해 보다가,) "글쎄요, 아마 어떤 기사단 선전물에 쓰여 있던 것 같은데. (한숨.)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건, 죽음을 먹는 자로서 오셨냐는 말이었습니다."

Finnghal

2024년 09월 01일 22:42

@callme_esmail 창잡이로서 왔어. (당신의 글을 보고, 표정을 보고, 잠깐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말도 안 되게 청량하게 웃으며 그렇게 대답해버린다.) 그들이 안다면 내 추방 정도로는 안 끝나게 되겠지만. 그래도 역시 나는 길러진 대로, 살아온 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엔 없어. 분명 너는 알겠지.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3:30

@Finnghal ...저는... (... ...그 웃음을 한참을 본다. 그가 무엇을 아는가? 안다는 건 뭐죠?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당신은 그냥, 당신이 약초학 시간에 촉수에 쏘여서 얼굴이 자줏빛으로 변하거나, 호그스미드에서 웃기는 말을 타고 다니다 벽에 부딪치던 그런 기억뿐인데, 저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것 같아요. 당신은 저를 보고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으면서..."

Finnghal

2024년 09월 02일 00:19

@callme_esmail 또 필터 없이 새잖아... (예의를 차려 고개를 돌려주지만 이미 볼 건 다 봤다. 손사래치며) 시답잖은 거 기억할 필요 없어. ... 그렇지만 그건 기억할 거잖아. (에스마일 시프의 말 안 들어먹는 버릇만큼이나 여전한, 이국적인 무늬의 흰 수건을 턱짓한다.) 저게 뭔지, 왜 사계절 내 그걸 하고 있는지. ... 영영 버려두고 떠날 수 없는 게 있는 거야, 누구에게나.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1:15

@Finnghal (굳이 읽지 않아도 깃펜이 열심히 주절주절 말해줄 것이고... 생각이 그대로 말로 나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그가 잠시 깃펜을 정지시킨다. 애매한 어조로 당신의 말을 듣다가.) "...그건 "기억"의 정의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핀갈... 아시잖아요. 전 지금 고향에서의 기억도 대부분 없어요. 물론 아주 어릴 때라서, 어른이 된 뒤에 기억이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일 수도 있긴 하지만... 아주 어렴풋한 느낌과 직감만 남아 있는데, 그 직감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당신이 고향이 파괴된 걸 아주 괴로워했다는 기록은 있는데 그것도 전부 기억은 나지 않는걸요.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래서 제가 지금 당신한테 그래도, 그러지 않아 주면 안 되냐고... 안에 안 들어가면 안 되냐고 하고 싶은 건지. 전에는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나요?"

Finnghal

2024년 09월 02일 01:22

@callme_esmail 주로 내가 너한테 하는 편이었지. 넌 기억이 온전할 때도 사람 죽이는 일에는 형편없었으니까. (새삼스러운 얼굴로 은색 안경테 너머 가려진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그러면 '만약'을 가정해보자, 에스마일. 누군가 네 고향을 해방시켜서 널 돌아갈 수 있게 해줬는데, 그래서 네가 그곳에서 동포들을 불러모아 20년을 평화롭게 살았는데, 그 '누군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여 너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고 하면 너는 방관할 테냐? 그 누군가의 인품과 행실이 네가 보기에 썩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말야.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2:28

@Finnghal "...그런 것 같긴 하더라고요. (프러드와 당신과, 제법 많은 이들에게 아주 조금씩 들었던 정보의 파편들을 떠올리다가, 대답이 꽤 이르게 나온다. 그런 생각을 몇 번 해 본 적이 있었는지,) "...방관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누군가"가 저한테는 그런 제안을 할 생각도 하지 않는 게 저로서는 아주 큰 다행인 거고. 하지만 저는 만약 방관한다면 그게 제 최선이었다고 생각할 거고, 방관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제 최선이었다고 생각할 거에요. 그게, 그러니까... (깃펜이 몇 초간 정지한 뒤,) 핀갈, 당신은, 20년쯤 전부터, 최선을 다한 다음에 그 최선을 다한 스스로가 나쁘다고, 그러니까 모두에게 비난받고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아닌가요?"

Finnghal

2024년 09월 02일 02:37

@callme_esmail 너 기억 잃어버렸다느니 뭐니 하는 거 그냥 쌩거짓말인 거 아니냐?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반농담처럼 눈을 흘기지만, 좋지 못한 것을 씹은 듯이 확 일그러진 낯을 완전히 수습하지는 못했다.) 정확한 요약인데, 동시에 완전히 틀려. 한 개도 맞는 게 없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1:06

@Finnghal "오, 그 말 그대로 가서 저기 불사조 사람들한테 좀 해 주시면 안 되냐고 묻고 싶어지는데." (당신이 표정을 일그러트리자 눈치를 보면서도 대꾸는 꼬박꼬박 한다. 팔짱을 끼고,) "어떤 식으로 정확하고, 어떤 식으로 틀린데요?"

Finnghal

2024년 09월 02일 17:39

@callme_esmail 첫째, 20년이 아니라 19년이야. (말꼬리잡기다.) 둘째, 좋은good 부분이 하나도 없는 일을 최선best이라고 평가해줄 수는 없다. 셋째, 네 말의 마지막 부분은 그냥 사실이야. 너희에게는 나를 대적할 응당한 이유가 있으며 나에게는 그것을 영원히 물리칠 힘이 없으니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일이 그렇게 되겠지. (간결하지만 어쩐지 핵심을 피해가는 말들을 여상하게 나열하다 이내 고개를 돌린다. 당신이 있는 방향에는 이제 그의 표정 대신 긴 머리타래만이 흔들린다.) 나를 사면하고 싶거든 나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나 기억해내고서 와, 에스마일 오지랖 시프. 숫자로만 들었을 때는 세상 뭐가 됐든지 용서하지 못할 것도 없게 느껴질지 모르지. (특정 시점 이후 자신에 대한 기억이 몽땅 사라졌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그는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고 있었으므로...)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20:36

@Finnghal ...(회백색 머리칼이 길게 흩날린다. 아주 어렴풋하게 그것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다 종래에는 자취를 감췄던 때를 떠올린다. 병든 물고기의 비늘마냥.) "...그 말은, 제가 "원래는" 당신을 적대했다는 말이 되겠네요? 제가 당신이 한 모든 짓들을 눈앞에서 봐서 전부 알고 그걸 기억했을 때는. 당신의 이유와 행동을 저울질해봤을 때 제가 그게 용서받지 못할 만큼이라고 판단해서 당신을 진심으로 경멸하고, 죽이고 싶어할 수 있었고, 죽이지 못한 건 그냥 단순히 제가 당신보다 약해서, 그럴 힘이 없어서였다는 거죠. 맞나요?"

Finnghal

2024년 09월 02일 20:43

외상 증상을 놀림

@callme_esmail 이런, 에스마일. 이런 것까지 잊어버리다니,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게 맞긴 하구나. 인간들의 마음에서 '봐주고 싶어한다'와 '죽이고 싶지만 힘이 없어 못할 뿐' 사이에는 광대한 감정의 단계들이 있어. 바다 사람들은 그보다 적지만, 그래도 역시 있기는 있지. 그런데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바로 넌 심지어 바다 사람이 아니라 인간이거든. (몸을 도로 돌려오며, 역시나 핵심을 피해 변죽이나 울리는 소리를 주절거린다. 과거 이곳에서 당신들의 대화 양상을 생각하면 퍽 아이러니한 일이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00:45

@Finnghal (가벼운 한숨 소리가 난다.) "네, 늦게나마 믿어 주시니 감사하네요... ...그래요? 그럼 당신이 인간을 완전히 잘못 아시거나, 저를 완전히 잘못 아시나 봅니다. 제 생각에는, 저라는 얼간이는 평생 살리고 싶거나 죽이고 싶은 것밖에는 못 본 것 같거든요. 그리고 당신은 아주 확고하게 늘 전자였는데, 영 잘 되지 않아서 슬펐던 것 같습니다." (당신이 몸을 돌리면 그는 지팡이를 빼들고 있다. 어느새 다시 올라탄 빗자루는 조금 높이 부유하고 있고, 그래서 팔을 들어올려 겨누면 나무 끝이 수평으로 당신의 눈높이에 온다.) "제가 당신을 살리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나요?"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00:55

유혈(언급)

@callme_esmail 난 살아있는데. (당신의 행동에 조금 놀라서 눈썹을 치켜올렸다가, 두 손바닥을 들어보인다. ‘무장하지 않은 상대를 공격할 거냐’는 듯이...) 네가 살을 떼고 피를 흘린 대가로, 지금까지 이렇게 멀쩡하게. 그만하면 갚을 만큼 갚지 않았나. 부족해?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13:33

가족의 살해, 폭력 외(언급)

@Finnghal "제가 살을...? ...아." (얼굴이 약간 찡그려졌다 돌아온다.) "...그러니까 당신도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계셨다는 거군요." (새삼스러운 말.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에스마일 시프 그리고 여전히 불사조 기사단의 단원은 당신에게 그의 목숨을 좌우할 서약을 받아냈고, 파수꾼 핀갈 모레이는 그 비밀이 진실이 아니게 되어 맹세가 허공으로 흩어질 때까지 단 한 번도 배반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마왕에게 이미 가세한 힘이 그의 승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리 없고, 그 힘이 그의 피붙이를 죽게 하고 그의 고통과 절망이 되었으며 끝내는 그 영혼마저 시시각각 망각으로 몰고 가는 것이었음을... 당신이 모를 리가 없는데, 당신이 그가 지금 살아 있음을 기뻐함 또한 의심할 바 없는 진실이다. 당신은 두 가지 모순된 선택을 하나 그것은 짜증날 정도로 일관적이다.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은 그뿐이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13:35

@Finnghal (...말문이 막힌다. 그렇게 놓고 보면 그가 당신의 생존에 기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전 "동료"들보다도 더 큰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는 언제나 짓밟혀야 하고, 이번에는 그 약한 것이 그였으니까. 그런데도... 그런데도, 그는 지팡이를 내리거나 주문을 쏘지 못한다. 시간이 흐른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19:29

@callme_esmail 정치니, 사회니, 거대(거시다.)니 하는 걸 모른다고 해서 어둠의 마법이 무엇인지도 모르진 않아. 그것은 무언가를 지어올리는 것보다 파괴하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기에 어리석고 냉혹하며 교만하고 비열한 자일수록 쉽게 휘두를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이다. 그 힘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을 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무탈할 수 있다면 네가 무엇 때문에 그 허약한 몸을 질질 끌고 기사단 같은 데 기웃거리겠어. 너희들과 같이 복잡하고 거창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나대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19:30

@callme_esmail (하지만, 정말로 일관될 수 있을까? 에스마일 시프의 '기웃거림'은 인면어를 몇 번이나 시험에 들게 했던가? 지금 당신의 빗자루 옆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깃펜이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는지 알았을 때 그는 가타부타 긴 말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기와 방어구를 소환했다. 당신이 필사적으로 뜯어말리지 않았더라면 다음 순간 그대로 순간이동했을 것이다. 마왕에게 호크룩스가 몇 개씩이나 있든 말든, 각광받는 집단이 되어 넉넉히 충원된 죽음을 먹는 자들이 언제나 그 곁을 지키든 말든. 핀갈 모이레는 마음을 한 번 정하면 여러 번 좌고우면하거나 쉽사리 번복하지 않았으나 그것은 그가 살아가는 *태도*였다. *바람*과 *욕구*는 어떨까?)

Finnghal

2024년 09월 03일 19:30

@callme_esmail

너에게는 네 대의가 있으니 네 세계를 망가뜨린 자들을 처단하면 된다. 은혜는 원한과 상쇄해서 지워버려. 물론 너는 "은혜 같은 건 조금도 모르는" 녀석이니 이건 그냥 네 유구한 대책없음이겠지만, (제 앞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한숨을 쉰다.) 그걸 고치지 않으면 그게 너를 죽일 거라고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보나마나 이것도 잊어버렸지. 그럼 대신에 묻자. 에스마일 시프, (여전히 투항 자세인 채... ... 안경 너머로 기억에 없는 낯익은 두 눈이 당신을 본다.) 너는 내가 너한테 여기서 도망치라고 하면 그렇게 할 테냐?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14:43

@Finnghal (당신의 작은 손동작에도 움찔거리면서 경계하고 있다. 언제든 그것이 내뻗어지면 맨손 대 지팡이, 가만히 서 있는 쪽 대 빗자루를 탄 쪽이어도 그것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침묵 끝에 좀더 깊은 한숨이 들린다.) "그렇습니까? 저는 정치고 거시고 뭐고 다 잊어버렸고, (잊어버리지 않았다.) 말씀대로 제가 가져야 할 원한이 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잊어버린 것이다.) 전 그냥, 저 안에 아이들이랑 동료들이 있어서 당신이 안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더 이상 아무 짓도 안 해도 되게, 가- *마왕님*께서 그냥 지금 당장 골로 가 버렸으면 좋겠고. 아니면 차라리 저한테도 당신같은 제안을 했어야지. 아, 그래요. 이 모든 게 싫습니다. 모르겠어요. 당신도 당신의 이유가 있고 저도 제 이유가 있으면, 왜 제가 "선한 쪽", "당신을 패배시켜 마땅한 쪽"이 돼야 하죠? 분명 그때는... ...당신이 저를 항상 구해 줬으면서,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14:51

@Finnghal ...전 지금 당신한테 주문은 못 쏘겠으면서 정작 당신을 그냥 보내 주지도 못하겠는데. 어떻게든 당신을 설득할 방법이나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왜 다들 똑같이 필사적으로 살았다고 하면서... 그렇게 져 주지 못해서 안달이냐고요. 정작 져 주지도 않을 거면서. 제가 끝까지 한숨도 못 쉬고 발악해야 겨우 한 걸음 물러날 거면서. 그런데 왜 계속... ...미련을 못 버리게 해요? (그렇다면, 어쩌면 그 때문에 그가 흔들린다. 끝내 당신들이라는 폭풍우의 진로를 틀지 못하는 작은 바람들을 그는 들이쉬고 살아서.) 그럴 거면 미련을 못 버린다고 다그치지 좀 말라고요. 어차피 제가 죽는 것만 당신을 살게 한다면서, 그런 조언 같은 것도 하지 좀 말고...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14:52

@Finnghal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지만 눈치채지 못했거나, 시선을 뗄 여유도 없는 듯 당신을 노려본다. 사실 그 말은 희미하게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한데, 알고 있는 정보만으로 판단했을 때도 과거의 당신이 과거의 그에게 했을 법한 말이라 그가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을 그대로 재생해서 볼 수 있는 마법사들이라고 해도,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생각보다 주관적이고 유동적인 개념이라,) ...그리고 아니요. 안 갈 겁니다. (마지막 말에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마치 그 가정 자체가 모욕인 것마냥.) 여기서 죽거나, 다음 달에 출근할 거에요."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04:31

@callme_esmail 나도 마찬가지다. (손은 여전히 눈높이에 들어올린 채, 젖은 채로 자신을 노려보는 한 쌍의 검고 맑은 눈을 두 겹의 안경 너머로 똑바로 올려다본다. 본래 그가 내려다보아야 하는 키 차이이나, 이 순간은 당신의 빗자루가 조금 더 높이 떴다.) 그러니까 내가 너를 설득하려 드는 것만큼이나 그 반대도 무용하지만, 에스마일 시프. (잠시 눈을 내리깔고 작게 한숨을 쉰다.) 설령 갑자기 온 세계가 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움직여서 누군가가 이유 없이 쓰러져 급사하고, 나는 여기에서 지팡이를 버려 네게 투항한다고 해보자. 너는 제인 머레리아와 디에고 보르헤스의 핏값을 묻지 않을 테냐. 댄 브라이언트와 아이작 윈필드의 죽음에 정의를 행하지 않을 테냐. 네가 나에게 미련을 못 버리겠다고 그들을 잃고 분노하는 동료들을 설득할 테냐. 궤멸당한 기사단의 원념을 외면할 테냐. 어둠에 짓눌려 영혼을 잃은 수십 년의 세월을 면죄할 테냐.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04:32

@callme_esmail 내가 그러기 싫어했다고? 도륙당하는 자의 입장에서 주저하는 도살자와 광란하는 도살자의 차이가 있느냐. 심지어 나는 많은 부분에서 대부분의 '표식' 있는 자들보다 후자에 가까웠다. 그 꼴이 봐주기 괴로웠으니 지워버리고 모른 척할 테냐.

너와 숙식을 같이했던 친우를 '인면어'로부터 떼어내 구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것은 아투르 아스테르의 친구를 마왕으로부터 구해내는 것과 진배없이 헛된 바람이다. 아니면 양처럼 순하게 너희들의 단죄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이상 피를 흘리는 것보다 올바르고 긍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네가 말하듯이 네게 너의 이유가 있는 것처럼 나에게는 나의 이유가 있었으니, 나는 그 결과를 부정하지 않을지언정 다른 누구의 단죄를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Finnghal

2024년 09월 05일 04:32

@callme_esmail
에스마일. (두 번째로 부르는 이름은, 꼭 언젠가의 소년 시절마냥 다정하다.) 죄와 죽음은 삶의 일부야. 나에게는 언제나 그랬다. 그러니 나를 기억하고 싶거든 한 조각 정도라도 그 사실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살아가줘. 다른 누군가를 밀어내고 싸워 이겨서라도 살아가라. 내가 너를 위해 그럴 수 있었던 것처럼. 그러면 나는 언제까지나, 어디까지나 너와 같이 갈 거야. 너희들의 영혼이란 건 그런 것이라고 알았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6일 01:08

@Finnghal

사실은 도망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glph.to/n5rmso

Finnghal

2024년 09월 07일 00:37

@callme_esmail ... ... 그럼, 한 번만 비겁하고 추악하게 빌어볼까. (위협이 되지 않을 만큼 천천히 손을 내려, 지팡이를 겨눈 당신의 손을 제 손으로 신중하게 감싸 덮는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애원하는 건 두번째다.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아 생경했다.)

네가 나의 미련이다, 에스마일 시프. 그러니까, 네 신념이 어떻고, 소망이 어떻고, 동생이 어떻고, 고향의 일족이 어떻고... ... 몸과 마음이 어찌되었든 간에, (흘러내린 안경을 그대로 둔 채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틈새로 보이는 것은 그대로의 맨눈이다.) 해 입지 말고 살아있어줘. 네가 요구한 발버둥이니 받아줘라. 뭔가 설득한다면 그걸 하고 싶어.

(*추후 로그 업로드 예정... 송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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