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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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

2024년 09월 01일 20:25

(죽음을 먹는 자긴 하나 사실 전투에서는 그렇게 의미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붙잡았던 포로를 심문하고자 마법부로 돌아간다. 오클러먼시로 정신을 보호하고 있는 불사조 기사단원의 심리적 방벽을 뚫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될 거라서. 하지만 일터로 아주 돌아가기 전에 다이애건 앨리부터 들른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0:45

@LSW (따라붙는 발소리와 바닥을 두드리는 보조용 지팡이 소리가 함께 들린다. 슬쩍 끼어들어 옆에서 걷는다. 장난스런 말투.) 우리 위원장님은 이런 날에도 땡땡이신가?

LSW

2024년 09월 01일 21:20

@Furud_ens 금방 돌아갈 거였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만 보고요. 허니컷 차관님이야말로 아무리 다리가 시원찮다고 해도- 이런 데 있어도 되는 거예요? (대조적으로, 말투가 다소 쌀쌀맞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1:30

@LSW 왜? 진입에 성공해서 뒤에서 날아다니면서 주문을 쏠 수 있으면 몰라, 지금은 아니지. (그러나 잘 보면 숲속을 걸은 것처럼 구두와 바짓단 일부에 물기가 묻어 있다. 도시에서는 묻히기도 어려운 모양으로.) 왜 성질이야? 나 안 보고 싶었어?

LSW

2024년 09월 01일 21:41

@Furud_ens 뭐... 다른 단원들을 먼저 밀어넣어 죽게 만들고 안전해진 다음에나 들어갈 생각을 하는 허니컷 씨는 별로 반갑지 않네요. (본인이야말로 그렇게 비열하게 임할 생각이었지만... 굳이 그렇게 말하는 건 프러드와 자기자신을 한데 싸잡기 위함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1:54

@LSW 그렇게 따지면 경애하는 우리 마왕님께 가장 실례인 발언이 되기 십상이니까 조심하도록 해. (이제 말 한 마디 안 진다....) 그래서, 산책하다 들어갈 거야? 사람들 좀 보고 몇 명 더 잡아서?

LSW

2024년 09월 01일 22:01

@Furud_ens 존경하는 총리 각하께서는 우리보다 귀한 몸이시니까 그렇죠. (따박따박...) ...뭐, 거동수상자가 있으면요. 여기 제 눈앞에도 있는 것 같은데. 검증 좀 해봐도 될까요? (손을 내민다. 마법 사고 및 재난부 차관님께. 여기서 놀지 말고 같이 돌아가서 일하자는 뜻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2:16

@LSW 오, 레이디께서 *제 마음에 대한 검증*을 원하신다면야 기꺼이. (슬쩍 손바닥 방향을 뒤집어 에스코트하듯 잡고 출입구 앞까지 순간이동한다.) ...일 늘리지 말자. 지금도 전투 인원 빠져서 업무 분장 다시 해야 돼. (진짜싫은표정....)

LSW

2024년 09월 01일 23:35

@Furud_ens (마음에 대한 검증 운운을 하니 여기도 제법 아니 꽤 싫은 눈치다... 표정에선 티가 안 나는데 분위기가 묘하게 그렇다. 아무튼 에스코트받음.) 안됐군요. 전 전쟁 핑계로 루드비크에게 맡길 건데. 서류에 사인만 하면 돼요. (입구로 걸어들어간다. ...그런데 요즘 마법부도 신사용/숙녀용 화장실에서 변기를 타고 내려가나?)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3:52

@LSW (이 맛에 스물 한 살 레아 윈필드가 나를 그렇게 놀렸던거겠지.............. 잠깐의 회상 후 잠깐의 사악한 웃음이 스친다. 그리고... ) *안됐군요?* 그게 할 말인가? 윈필드 같은 자식... 확 더 관리자로 승진시키자고 건의서 올릴 거야. (꼭 그래야만 할까? 멋들어진 양복 가게의 피팅 룸에서 거울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안 되는 걸까?)

LSW

2024년 09월 02일 00:46

@Furud_ens 아, 그런 식이면 저도 당신을 끌어올릴 거예요. 제대로 밀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친구잖아요. (...그런 걸로 하자. 각자 피팅 룸으로 들어가 거울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벽난로의 불길 속에서 다시 나타난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1:19

@LSW 난 장관도 좋아. 승진들에 언제나 만족하고 있는 거 알잖아. (으쓱한다.) 자, 건의서에 쓸 근거와 실적 란 채우자. 도와줄 거지? (도와줄 거지?)

LSW

2024년 09월 02일 01:19

@Furud_ens 진심이에요? (레질리먼시를 쓴다. 이거 진심인가?)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1:34

@LSW 이게 왜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처구니없는 표정. '진심임'을 정신적으로도 간단하게 전달한다....)

LSW

2024년 09월 02일 02:03

@Furud_ens 아니. (진심이라는 걸 알아서 이쪽도 어처구니가 없었을 뿐이다.) ...됐어요. 시덥잖은 이야기도 건의서 이야기도 그만두고 재난부 업무 분장이나 하러 가요. 그건 좀 도와줄 수 있으니까. (예의 그... 루드비크에게 본인 몫 떠넘기겠다는 의미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2:30

@LSW 아... 내 말은 일 도와주면 건의서 실적란에 넣을 수 있으니까 도와달라는 거였지. 그런데 지금 여유로운 걸 보니까 승진은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가 해야 할 것 같다? (집무실로 걸어간다.)

LSW

2024년 09월 02일 02:57

@Furud_ens 아하. (프러드를 따라간다. "호그와트 점거" 건으로 마법 정부도 한창 바쁠 때라 죽음을 먹는 자가 아닌 직원들이 몹시도 바쁘게 오간다.) 상관없어요. 지금도 충분히 손에 쥘 만큼 쥐었고. 그냥... 위원장님이든 다른 직위든 뭐든 칼리노프스키를 높여 부르게 될 날이 올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좀 별로네요. (한참 걸어서... 다리가 불편한 프러드를 앞질러 마법 사고 및 재난부 차관실의 문 앞에 다다른다. 몹시도 친절하게) 열어드릴까요?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3:11

@LSW 안 묻고 안 열든가, 안 묻고 열든가 둘 중 하나지 묻기만 하는 건 뭐야? (아직 문까지 몇 걸음 더 남았다. 심드렁하게 대꾸한다.) 루드비크가 왜? 요즘 아주 성실하고 유능한데. 마음이 죽은 사람한테는 굽힐 만큼 호감이 안 가?

LSW

2024년 09월 02일 03:40

@Furud_ens (왠지 기분이 나빠졌지만 열어준다. 열어주는데... 심기가 불편하다.) 그냥요. 마음이 죽은 것도 있는데, 그보다 그 녀석하고는 전부터 상성이 안 맞았어요. 그러니까... 거울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요, 프러드? (그냥 평범하게 자기애가 없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4:46

@LSW (레질리먼서가 아니므로 편리하게도 심기불편을 눈치채지 못하고 열어 준 문으로 들어간다. 침착하게 책상 뒤로 돌아가서 앉으며) 글쎄...... 흰머리가 늘었다? (......)

LSW

2024년 09월 02일 14:54

@Furud_ens 부대끼며 산 지가 몇 년인데 제 마음 하나 읽지 못하는군요. 됐어요. 당신 새치나 죄다 뽑아버릴게요. (책상 앞에 서려다가... 의자가 하나 있자 거기 앉는다. 손을 내미는 건 깃펜을 달라는 뜻이다.) 루드비크를 보고 있으면 제가 생각나거든요. 당신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5:00

@LSW 난 사람들 마음에 관심이 없거든. 가뜩이나 몇몇 사람들(이런 말로 지칭될 수 있는 숫자보다 사실 훨씬 많다)의 원한을 절찬리 쓸어담고 있는 윈필드-허니컷 연합인데, 나까지 사람들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하면 정말 최악이겠지. 그래서 말인데 언제나 '나쁜 경찰' 역할 고마워. (반은 농담이 아닌 어조로 깃펜을 내밀고, 지팡이를 휘둘러 왼쪽 캐비닛에서 서류 뭉치도 불러온다.) 뭐가? 시대에 순응하고 내심 파멸을 기다리면서도, 그 세계에 적극적으로 일조하는 역할을 충실히 맡는 심리가?

LSW

2024년 09월 02일 17:24

@Furud_ens (열린 캐비닛의 문에서 서류들이 날아와 차근차근 옆에 쌓인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나름 일을 도울 의사가 있었는데 그것이 눈 녹듯 사라졌다. 단순한 게으름일 수도 있고, 다른 변덕 때문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프러드의 말 때문일 수도 있다. 엄지로 깃펜의 빳빳한 깃털 부분을 슥 훑는다.) 관심이 없다는 것치고는 정확한데요. '못된 관료' 역의 허니컷 씨. 덕분에 당신이 욕을 덜 먹는 부분도 있으려나요. (하고는 서류들을 읽는다. 마법 사고 및 재난부에 소속되었던 적은 없지만 업무차 파악 정도는 해두었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이 자리에 올라 칼을 휘둘렀겠죠. 그렇게 둘 바에야. (오래 전 당신에게 살인 저주를 쏘았을 때와 같은 논리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7:59

@LSW 네 말대로 삼십 년을 봤는데 전혀 모르는 것도 너무하지. 내가 또 동료를 외롭게 두는 성격은 아니라서. (곧장 일을 시작하려는 듯 자기 몫의 서류들을 표시해 놓은 묶음별로 나눈다. 맨 위에서 부서별 담당자 현황을 집는다. 이런 종이 위의 일들로도 수많은 이들이 죽었다. 서류 한 장이 목숨을 지키고 빼앗고 또 유예하는 시대다.) 그래서 같이 공범이 되어 줬잖아. 뭐가 불만이야?

LSW

2024년 09월 02일 19:11

@Furud_ens 그냥요. 누구보다도 약아빠진 프러드 허니컷이 하필 여기 있다는 게 가장 큰 불만이라 하죠. ...전 원래 당신에게 불만이 많아요. (그런 끔찍한 시대 속에서도 어떤 점에서 당신은 나와 내내 함께였다. 고서점을 온통 박살내버렸던 날로 인연이 끝일 줄 알았는데, 그래서 당신이 마법 정부에 얼굴을 내비추었을 때 어떻게든 물고 뜯고 닦달하여 내쫓으려고 했고. '그래서다.'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가 나와 같은 '죄인'이라면 당신은 공범이었기에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잃어버린 빛에 때때로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20:52

@LSW (제법 성실한 관료였기에 담당자 목록에서 전체 업무 구조를 거의 읽어낸다. 새 종이에 하나씩 작성하는 중....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한다.) 그때 내가 죽었으면 네가 더 외로웠을걸. 불만을 토할 상대가 있고 지금 우리가 여기 마주앉아 있는 거에 좀 감사해봐. (팔락팔락....)

LSW

2024년 09월 02일 20:58

@Furud_ens (그새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프러드의 얼굴에 한눈을 팔고 있었다. 조금 웃는다.) 죽어서 예쁜 채로 머무는 광물 대신 살아서 함께하는 거북이라... 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저주는 최악이었던 것 아시죠. (짧게 한마디하고는 다시 책상으로 시선 내린다. 성실하고 일도 잘 하는데 못된 관료란. '나쁜 경찰'은 서류들을 몇 번 뒤적이더니 그중 종이 몇 장을 옆으로 빼둔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21:15

@LSW (왜......? 아직도......?) 보통 임페리우스와 아바다 케다브라 중에 고르라고 하면 지나가는 사람 백 명 중에 백 명은 임페리우스를 원할걸. (안타깝게도 이쪽은 당신의 딴짓이 끝날 때쯤에 고개를 든다.) 뺀 건 뭐야?

LSW

2024년 09월 02일 21:49

@Furud_ens 제가 살인 저주로 죽어본 적이 없어서 막상 맞아보면 그쪽이 더 최악일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맞아본 건 임페리우스뿐이라. 크루시아투스랑 비교하면, 어때요? 당신이 생각하기엔. (이상한 논리다. 이윽고 이어진 질문에는 대답하는 대신 지팡이를 살짝 까딱인다. 서류들이 프러드의 옆으로 날아간다. 업무를 재분배하기 어딘가 '골치아픈' 하위 부서들이다. 말인즉 귀찮으니 프러드가 하라는 뜻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21:56

@LSW 나는 임페리우스를 맞아본 적 없어서 모르겠는데. (마주 이상하게 대답한다.) 글쎄...... 난 항상 안전주의였던 거 알잖아. (정말로 '항상' 안전주의였으면 고서점에서 일하는 일 년 동안 여덞 건 살해 조력 및 1건 살해 미수 같은 짓은 안 저질렀겠다만....... 뻔뻔하다.) 아하. (서류를 살펴보고 끄덕인다. 타 부서 일을 이만큼 도와주는 것만도 실은 감지덕지이므로... 불만 대신 묵묵히 받아들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LSW

2024년 09월 03일 00:06

@Furud_ens (프러드가 그 몇 장을 받아들자 은근슬쩍 종이들이 한두 장씩 간헐적으로 날아가 프러드의 곁에 쌓인다.) 뭐, 린드버그를 더 이상 독살할 생각하지 않는 걸 보면 안정권에 접어든 것 같긴 했어요. 이미 한참 전에. 요즈음은 그런 어리석은 일 안 하시죠?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0:25

@LSW (그때의 쥘 린드버그가) 기분 나쁘게 하잖아. 이제는 그런 사람 별로 없어서 안 해. (굉장히... 인성 나쁜 사람 같은 발언(...) ...... 그러다가 슬금슬금 자기 쪽으로 날아오는 종이들 본다. 고개 든다. 웃는다.) 혹시 독살당하고 싶어?

LSW

2024년 09월 03일 02:23

@Furud_ens ...제가 사람을 잘못 보았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인데요. 사실 준보석도 아니고 굴러다니는 조약돌이었던 건 아닐까. (마지막으로 종이 한 장이 안착하자 원래 레아의 몫으로 주어졌던 일감들은 처음 양과 견주면 그 절반이 되고 말았다... 안 그래도 프러드의 것보다 적었는데. 거기서 심지어 일어나더니 차관실 안을 배회한다. 무언가 찾는 게 있는 모양이다.) 좀 둘러봐도 되죠? (하고는 불쑥... 서류들이 들어있을 어느 캐비닛을 열어보는데.)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2:29

@LSW 그럼 옛날에 구매하지 않길 잘 했네. 최저가라는 말에 속아서 조약돌을 샀으니 억울했을 거 아냐. (덤덤하게 대답했다가 당신의 움직임에 눈썹이 올라간다.) 안돼. 뭘 찾는지 말해. (집무실 헤집는 모양을 빤히....)

LSW

2024년 09월 03일 02:59

@Furud_ens (무얼 찾느냐면...) 요즈음 들어 업무기록지에 적지 않은 일을 하시기도 한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근래 프러드 허니컷의 뒷조사를 조금 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애초부터 이것이 목적이었다. 일을 도우러 온다는 게 아니라.)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3:02

@LSW 오...... 누가 그랬는데? 해고해야겠어. (온화한 미소.)

LSW

2024년 09월 03일 03:12

@Furud_ens 제가 아주 잘 아는 직원인데요. 마법 사고 및 재난부의 허니컷 차관이라고 있어요. 올해로 40세, 미혼, 음... 여기서 더 읊어야 할까요? (책상에 기대듯 앉는다.)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3:26

@LSW (끝내주는 유도신문이군.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인정하는 순간 정말로 당하게 된다. 낯빛 하나 안 바꾸고, 즉 여전히 미소를 띠고 답한다.) 레아, 일이 부족해?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서 감당하고 싶을 만큼 지금이 따분하면 사흘 밤낮 퇴근을 못 하게 만들어 주지.

LSW

2024년 09월 03일 04:01

@Furud_ens 일이야 부위원장에게 몰아주면 된다고 했잖아요. 그는 톱니바퀴로서 사는 데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고개를 조금 숙인다.) 당신은 아니고. 저는 말했어요, 프러드 허니컷은 최소한 준보석이었다고. 그리고 사람의 가치는 시간에 따라 변하죠.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준보석이 조약돌이 되어버리진 않죠, 하루아침에.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9:55

@LSW 몰아주는 걸로 해결 안 될 만큼 떠넘기면 되지. (멀끔한 얼굴로 몹시못된말.) (그리고 표정이 생긴다. 다소의 짜증과 의문과 피로가 골고루 섞인 표정이다.) 잘 지내다가 갑자기 또 왜 이러는데. 어제부터 평시 상태도 아닌데 좀 한가해지고 나서 하자고....... 그리고 원하는 게 있으면 그냥 말하거나 물어보면 되잖아.

LSW

2024년 09월 03일 14:48

@Furud_ens ...돌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요? 알겠어요. (일어난다.)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죠?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15:14

@LSW (서류에서 손 뗀다. 의자 등받이로 기댄 몸이 앉은 채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나 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어젯밤에 호그와트 주변 정찰을 다녀왔고 지금은 인력 공백 채우고 있어. 그게 다야. 뭐가 의심스러운 건데?

LSW

2024년 09월 03일 17:49

@Furud_ens (이렇게까지 부정하니 되려 의심을 품게 되는 자신이 이상한 듯 느껴졌다. 고개를 홀로 내젓는다.) 당연히 당신은 똑똑하니까 알리바이를 다 채워놨겠죠. 그런 변명을 듣고 싶은 게 아녜요. 친구들이 아무리 소중해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서류 더미 위에 손바닥을 올린다.)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18:02

@LSW ...... 그냥 경고? 무난하게 잘 협조하며 살아가다가 갑자기? (미간에 살짝 주름이 생긴다.) 나야말로 궁금한데, 레아. 혹시 최근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생겼어? 한결같던 시선과 태도가 달라질 만큼.

LSW

2024년 09월 03일 19:29

@Furud_ens 심경의 변화가 충분히 생길 만하지 않던가요? 전시인걸.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당신에 대해 알 것을 알아두어야겠다는 그런 비이성적인 집착이라 해도 좋고. 또는 켜켜이 쌓인 직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그래서, 제게 숨기는 것 없어요? 정말로.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19:40

@LSW 당연히 있겠지. 너는 남들한테 숨기는 것 없어? 내가 너에게 너를 다 보여 달라고 요구하던가? (이제 이 눈은 흔들리지 않는다. 목소리도 따진다는 기색은 없었다.) 레아. 왜 다시 그 옛날의 어린애로 돌아갔나. (단지 안쓰럽다는 기색만 눈가에 스쳤다.) 나는 이제 너를 달랠 수도 도울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아. 알잖아.

LSW

2024년 09월 03일 20:04

@Furud_ens (입을 벙긋이다 다문다. 이런 반응을 기대했던 게 아니라서. 되려 그때의 비틀림을 언급하는 당신은 전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잘못 보았겠지 싶다.) 됐어요. 부패 공직자들끼리 터놓고 무슨 말을 해. 당신 말이 맞아요. (다시 자리에 앉는다. 깃펜을 쥐고. 서류를 읽은 뒤 몇 가지 기재를 하고 사인한다. 아까 내내 귀찮게도 말을 걸어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21:33

@LSW (그리고 서른 해를, 당신이 그를 죽이려고 한 때로부터도 십 구 년을 더 보았기에 안다. 이렇게 이따금 사람을 들쑤시는 것만이 당신의 생존 방식이라는 것을. 자신이야 확장을 멈추고 또 영혼의 어떤 본질적인 부분은 영영 죽어 버렸다고 하나, 이미 만든 울타리 안에서는 여전히 꽤 다감하게 살아가고 있다. 도리언이 이웃들과 이야기하는 점술 가게가 있고 머글 세계의 아브릴과 오티스가 있다. 모르는 척 여전히 우호적으로 지내는 관계가 많고, 번민을 털어놓을 상대도, 아직까지 작은 기적처럼 존재한다. 그러나 레아 윈필드는 여전히 허기의 지옥에서 끝없이 타인의 비명과 고통을 쓸어담으며 불가능한 해갈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이제 나는 당신을 돕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열 아홉 해 동안 우리가 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기는 했고, 또 어쩌다 보니 오래 같이 있기도 했다. 그대로 서류 작업에 몰두하다가, 한참 후에야 말을 꺼낸다.) 이거 마치고 나면 식사나 같이 하지. 내가 살게.

LSW

2024년 09월 03일 22:30

@Furud_ens 아하... 이거 호텔의 코스 요리를 요구해야 할 것 같은데. (마른 웃음을 짓는다. 미소는 금세 사라진다. 당신의 추측이 옳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울타리가 필요하다. 주위에 빙 둘러 세워 밖과 안을 구분하고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지키는 편이 사람으로서는 합당하다. 그는 지킬 의무를 내던져버리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경계를 없애 허락받지도 않고 남의 울타리 안으로 발을 들이는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것'은 영영 없어져버리므로...) 전시에 공직자의 사치 관련 법이 있던가요? 어쨌든 검소하게 먹죠.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23:07

@LSW 글쎄. 공직자의 사치를 원활하게 하는 법이라면 많아. (아마 둘 다 실제로 이득을 보고 있다....) 정말 아무거나? 아니면 가고 싶은 가게라도 있나.

LSW

2024년 09월 04일 01:03

@Furud_ens ...생각해보니 근사한 비프 웰링턴을 먹고 싶어요. 당신이 그걸 얼마나 좋아할지 궁금해서. (하나도 검소하지 않은 메뉴 선정.)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01:45

@LSW 아...... 그래. 그런데 참고로 나 이제는 그렇게까지 편식 안 해. (전혀 안 한다고는? 여전히 말 안 함.) (;;) (도로 펜을 들었다가,) 야경이 괜찮은 곳이랑 지상 정원이 괜찮은 곳 중에 어디로 갈래?

LSW

2024년 09월 04일 03:23

@Furud_ens 야경 쪽으로 하죠. ...이젠 골라 갈 수도 있고 돈이 참 좋긴 좋아요. (편식 안 하는 줄 안 모양. 프러드 허니컷도 세월을 정통으로 맞는군. 흠.)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1:23

@LSW 그러지. 메이페어 파빌리온(*가상의 호텔)도 기회 되면 한 번 가봐. 밤에 불 켜진 정원이 상당히 멋지더군. (도로 책상으로 눈을 돌린다. 막바지 서류 작업 중.......)

LSW

2024년 09월 04일 13:47

@Furud_ens (일을 얼추 마무리하고는 깃펜을 놓는다. 벽시계를 확인한다.) 누구와 갔어요?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4:30

@LSW (조금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우리 *무슨*(여기에 악센트.) 사이야?

LSW

2024년 09월 04일 15:34

@Furud_ens 그냥 친구죠? 제가 놓쳐버린. 그래서 누구와 갔어요? (집요하다...... 그냥 답이 없음.)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5:43

@LSW 숨겨둔 애인이랑....... (답 없는 레아 윈필드와 맞먹으면서 지내는 중....)

LSW

2024년 09월 04일 15:45

@Furud_ens ...(진짠가? 반신반의하며 -사실 거짓말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레질리먼시를 썼다. 목표는 *숨겨둔 애인*과 메이페어 파빌리온에 간 프러드의 기억...)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5:46

@LSW (겠냐고....................) (없다. 한번쯤 구경해 보라는 메이페어 파빌리온의 멋진 정원만 파노라마 뷰로 보여준다.)

LSW

2024년 09월 04일 15:54

@Furud_ens (오... 어렸을 때의 어느 날처럼... 영화관의 스크린을 보는 것 같아서 몰입한다.) 제법 괜찮네요. 진작에 가볼걸. (여기서 잠깐. 애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고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에 대한 집착이니까... 아무튼 할수록 구차해지는 설명은 그만두자.) 언제 끝나요?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16:11

@LSW (솔직히 말해서 애인이건 뭐건 역할에 대한 집착이라면 사람 사이에서 한번쯤 그럴 수 있다 싶은데(?) 나한테 아무것도 숨기는 게 없어야 한다는 집착 쪽이 진짜 집착을 위한 집착이자 통제광 같아서 더 무섭게 느껴진다.... 정신을 닫는다.) 네가 이상한 질문에 정신 교란까지 일삼지 않으면 오 분 안에.

LSW

2024년 09월 04일 20:40

@Furud_ens 그래요. 빨리 끝내요. (하고는 이상한 질문과 정신 교란을 그만두었다. 대신 남은 오 분간 프러드의 사무실 안을 돌아다녔다.)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23:13

@LSW (삼 분쯤 지나서 고개 들었다.) 혹시 좀 애같이 굴면 외형적 젊음의 유지에 도움이 되나?

LSW

2024년 09월 05일 02:37

@Furud_ens 허니컷 차관님께서 이 사무실 안에 애인을 숨겨놓지는 않았는지 감시하는 거거든요. (애인보다는 숨겨둔 서류... 증거물... 뭐 그런 걸 찾아보던 거지만.) 그러는 당신은 어른이어서 그런 유치한 질문을 하나요?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16:30

@LSW 진짜로 숨겨놨다고 해도 네가 그걸 찾아서 뭘 할 건데....... (절레절레 고개 젓고 그냥 일 마저 한다. 여기서부터 오 분이 더 걸렸다.) 됐어. 가자.

LSW

2024년 09월 05일 21:35

@Furud_ens 인사라도 해야죠. 그동안 프러드 허니컷이 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도 물어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물어보고. 당신이 말했잖아요. 전부 알 수는 없는 거라고. (어쨌든 되었다는 말에 일어난다. 차관실을 빠져나가 마법 정부 청사를 벗어난다.) 안내해줄래요?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22:06

@LSW 나랑 무슨 사인데....... (다소 진저리치며 일어난다. 어두워진 저녁 바람을 맞으며 느릿하게 손을 내민다.) 내일쯤 아예 호그와트로 진입할 모양이더군. 최후의 만찬이 되겠어.

LSW

2024년 09월 05일 22:48

@Furud_ens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오늘도 그랬듯이 손을 올린다.) 우리 중 그분에게서 등 돌릴 배신자가 없길 바라야겠어요. (땅거미가 진 세상은 낮보다 고요하다. 전쟁 중이어도 길거리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다. 바닥에 널린 신문이 간혹 보인다. 제법 일상적인 풍경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23:52

@LSW (정중한 태도로 손을 이끈다.) 그럼 실례....... (호텔 근처 골목까지 순간이동하고, 전쟁과 더욱 무관히 바쁜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를 조금 더 걷는다. 최근 번쩍이는 황동색 프레임의 커다란 회전문을 설치한 메인 출입구 앞 계단을 오른다.) 레아. 내가 남들 보기 묘하게 행동한, ...열 일곱쯤부터겠군. 그때부터 내 속내를 물어보는 사람들한테 항상 돌려줬던 답이 있어. '속이 어찌되었건 당신이 보는 것이야말로 진실'이니, 그냥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대하면 된다고 말했지.

지금의 내가 네게 드러내지 않은 속내가 무엇이 있건, 어딘가 보이지 않는 데서 배신자라 할 만한 짓을 하고 다니건, 지난 스물 세 해간 나는 명백히 '이쪽'으로서 네 곁에 있었어. 몸에는 표식을 받았고, 너와 수많은 죄를 함께했지.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23:53

@LSW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도모하건 그 죄는 사라지지 않아. 그건 이미 확정된 사안이야. 세상이 바뀌어도 나는 너와 함께 그 죄만큼 파멸할 것이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는 더더욱 많은 죄를 눈에 보이는 영역에 쌓아 갈 터야.

나의 영혼이 어디에 있든 나의 육신은 지금 너와 함께, 피 묻은 황금으로 식사하기 위해 너의 손을 잡고 있어. 이 또한, 세상이 겉으로 보고 판단할 우리의 행적이니, 최후까지 나는 너를 구하지 못하겠지만 결코 외롭게 하지도 않아.

(부드러운 미소가 이어진다. 휘황한 로비로 들어서자는 듯 살며시 허리를 숙이며 권한다. 도톰하고 가벼운 모직 케이프가 소매 위로 늘어진다. 속삭인다.) 눈에 보이는 걸 믿어, 레아.

LSW

2024년 09월 06일 01:35

@Furud_ens (회전문이 실외 조명의 빛을 받아 번쩍인다. 그것은 두 사람이 걸을 때마다 시시각각 다른 빛을 발한다.

프러드는 오래 전에도 그 말을 한 바 있었다. 레아는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거짓이다. 우리가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모습을 바꾸기에 외견은 결코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질이란 무엇인가. 본질이란 것은 애초부터 없는 걸지도 모른다. 광물을 갖가지 각도에서 볼 때마다 제각각의 색으로 빛나는 것처럼 제아무리 속을 가르고 안에 든 것을 끄집어내어 살펴도 우리는 각각의 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거짓은 또 하나의 진실이 된다. 친구를 구하기를 그만둔 다정하고 온화한 프러드가, 세상의 힘에 짓눌리기보다는 흐름을 따르기로 선택한 허니컷 차관이, 포도주가 익는 시간이 다가와 조용히 수확되었으며 영혼의 일부가 영원히 죽어버렸다 하더라도, 그가 내내 곁에 있었으며 앞으로도 함께 무게를 짊어지고 가게 될 것이라는 깨달음은.

LSW

2024년 09월 06일 01:41

@Furud_ens 어쩌면 레아는 이 때가 와서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걸지도 모른다. 프러드 허니컷은 있는 그대로의 프러드 허니컷이라고.

금빛이 시야 가장자리에 어룽진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건 단지 금을 흉내낸 놋쇠 합금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그것은 반짝인다. 어떤 색으로든. 그것이 금인지 황동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테다. 어찌되었건 그건 붉은 카펫이 혓바닥처럼 깔린 내부로 이어지니까, 이제까지 그랬듯 우리는 검은 낙인을 팔에 새긴 채 그 안으로 걸어들어가게 될 테다. 공범인 채로. 심장석이 더는 반짝이지 않게 된다 하여 더 이상 심장석이라 부를 수 없느냐 한다면, 그것이 아닌 것처럼...)

당신은 말이죠. 말 하나만큼은 번지르르하게 잘 해요.

(격식을 갖추어 마주 인사한다. 어두운 자줏빛 벨벳 수트의 옷자락이 케이프에 스친다.) 제가 그걸 견디기 어려워할지언정... 그게 싫었던 적은 없었어요.

LSW

2024년 09월 06일 01:45

@Furud_ens 그냥 약간의 미련이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미련. 어쩌면... 뭐, 떠나보낸 애인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비유니까 너무 신경쓰지는 말고. (그리고 미련의 또다른 이름은 기대이다. 레아는 방금 그 황동의 거짓된 반짝임 속에서 진실로 맑은 금빛의 무언가를 본 것만 같았다. 프러드를 돌아본다.)

Furud_ens

2024년 09월 06일 11:33

@LSW (언젠가 그가 쥘 린드버그에게 했던 말이 있다. 이것도 열 일곱 때쯤, 쥘이 아직 빛나는 후플푸프의 소년이었을 때의 일이다. "비겁한 이가 생의 마지막까지 꺼내지 않을, 존재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양심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작가는 되지 말라"고 했던가. 쥘은 답했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외면하겠다고. 최후에라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금으로 지어졌는지 황철로 지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실로 그렇다. 행동하지 않는데 누가 뭘 알아주겠는가? 하지만 동시에, 프러드는 그 해의 마지막에 행동하지 않고 존재하기만 하는 양심의 역할도 발견했다. 그는 우디—웬디 말고, 우리가 아는 그 '우디'—가 주는 체스 말을 망설임 없이 받을 수 있었다. 침묵하는 양심이 없었다면 그는 그들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에 돌아온 그리핀도르인 우디가 내민 손 앞에서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니까 금인지 황철인지가 뭐가 중요한가? 빛나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한가?

Furud_ens

2024년 09월 06일 11:34

@LSW 말장난 같은 비유지만 황동은 황동으로서의 역할이 있다. 그가 황금에서 황철이 되었다고 한다면 황철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게, 핀갈 모레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명으로서의 긍지다. 그리고 지금 이 황동의 진실은 당신에게 고한다.) 겉으로 들리는 말도 보이는 진실 중 하나지. "듣기 좋은 말은 달콤한 껍데기일 뿐이라지만 달콤한 걸 내치는 사람은 드물다", ...... 이것도 언젠가 내가 말했었나. (그들은 우윳빛 대리석이 깔린 로비를 가로지른다. 부드러운 음악과 좋은 향기가 귓가에 또 코 근처에 머문다.) 살아 보니까 그 말에서 '껍데기'가 중요한 게 아니더군. 중요한 건 '달콤한'이었고, 사람한테 겉으로 하는 다정하고 따뜻한 말은 필수재라는 것도 이해했어. "미안하다", "사랑한다", "사실은 네가 걱정돼서 그랬다", "그래도 너를 더 배려했어야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 같은 말들을 못 해서 세상에 일어나는 문제가 너무 많아.

Furud_ens

2024년 09월 06일 11:34

@LSW 말은 차라리 윤활유고,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고, 결국 말하는 순간 어느 정도 진짜가 되기도 하는 거야. 너도 이쯤에서는 문득 느낀 적 없나? (엘리베이터가 올라간다. 식당이 있는 층으로 진입하자마자 맞은편 통창 너머로 야경이 반짝이는 것이 보인다.) 레아. 난 지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야. 의심에도 불구하고 달콤함에 이끌려...... 겉으로 보이는 말을 주워먹고 일시적인 허기를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군. 나는 너랑 식사를 함께하게 된 게 제법 기쁘고, 네가 이 시간 동안 나랑 편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LSW

2024년 09월 06일 21:37

@Furud_ens 때때로 하는 생각인데. 당신은 참 우리 동기들 중에서도 드물게 제대로 어른이 된 것 같단 말이죠. 난 아직도 스무 살의 그 봄에 머물고 있는데. 그래서... 당신의 그런 달콤한 말을 줄곧 먹으며 살아왔는데 배울 수가 없었어요. 흉내낼 수는 있는데 다들 알더라고요. 내가 진정 그때 필요한 걸 내주지는 못한다는 것. 그래서 가짜를 진짜로 꾸며내지도 못했어요. (제법 체감했다는 뜻이다. 무르면서도 단단한 황철 껍질을 두른 거북에게는 이를 박아넣을 수가 없다. 몇 번이고 입질을 해도 그건 황철의 빛을 가진 채 살아간다. 자신의 발톱과 이빨로 가르고 흩어놓을 수가 없어서, 한때는 그것을 비극으로 생각했다. 이제 당신은 레아 윈필드의 살아있는 비극이다. 살아있는 비극이자 죽지 않은 추억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고맙다며 인사해야 할까?)

LSW

2024년 09월 06일 21:41

@Furud_ens (그 날 그 때 죽어 영영 아름다울 광물로 박제되지 않고 살아남아 이 자리에 있어주어 고맙다고. 전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다. 왜 그렇게 나를 내버려두었느냐고 왜 내 손에 죽지 않고 그런 따뜻한 꿈을 보여준 것이냐고 왜 나를 죽이지도 못하면서 잔인하게 구느냐고 왜 내 세계가 피를 흘리게 하려는 것이느냐고...

대신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도시의 불빛은 여러 가지로 푸른색 붉은색과 흰색으로 다양하나 노란빛이 대다수다. 그것들은 먼 곳의 별빛처럼 빛나고 있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거리의 불빛이다. 마치 벌레를 이끄는 달콤한 향과 같다. 안내받은 자리에 마주 앉는다.)

...여기도 야경이 괜찮네요. 할 수만 있다면 또 와보고 싶을 정도로. (편하다거나 행복하다는 대답 대신 중얼거린다.) 비밀 애인도 데려오세요. 누군지는 묻지 않을게요. 셋이서 식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Furud_ens

2024년 09월 06일 23:05

@LSW 그래도 네 곁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있잖아. (코스를 주문한다. 비프 웰링턴, 그리고 이번에도 와인 페어링 코스다. 둘 다 자기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이성'에 대한 관심을 연기하며 사랑에 대해 논했던 그 시절의 산뜻한 술과 달리 메인 요리에 어울리는 묵직하고 붉은 술이 될 것이다. 피 묻은 황금으로 구매하기에 제법 어울린다.) 나는 내가 이 길을 택했을 때 내 곁에 남아 있어 줄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어.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 둘 다 틀렸더군. 곁에 남은 사람들도 있고, 그게 없었다면 난 (이 대목에서 오랜만에, 혹은 거의 처음으로, 낯빛에 미약하게 부끄러운 기색이 드러난다.) 제대로 된 어른으로 자라지 못했을 거야. 세상의 큰 비극은 지금처럼 악이 무리짓는 데서 기인하지만, ...... (밖을 바라본다. 불빛이 개개의 생처럼 명멸한다. 마치 바로 지금 현재처럼, 깜박이거나 없어지는 것은 드물고, 대부분은 켜진 채 빛 번짐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Furud_ens

2024년 09월 06일 23:07

@LSW 악인들조차 무리를 지어 그 안에서 서로 좋은 것을 주고받으니 그들 또한 세계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겠지. 우리들 또한 세계를 나쁘게 만드는 무기질적인 비극이 아니라 세세한 인간의 이야기이며, 그래서 내가 언젠가 주장했듯, 간단히 단죄해서는 안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여전히 인간이기에 다시 다른 인간의 손으로 평가하고 처벌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 (첫 번째 술이 나온다. 얇고 긴 플루트 잔을 들면 코끝에 시트러스 향기가 스친다. 짧은 침묵 후 평서조가 이어진다.) 내가 네게 반짝이는 준보석이었던 마지막 한 해쯤에 내가 선대 로즈웰 경을 포함해서 사람들을 좀 많이 죽였어.

LSW

2024년 09월 06일 23:44

@Furud_ens 전 당신이 있었는데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는데. 구하길 그만두었다고 해도요... ...역시 그때 죽이지 않길 잘했나. (짧게 웃는다. 살인 고백에도 표정에 큰 변화가 없다. 조금은 혼란스러운 듯 눈을 내리깔지만. 당신이 지금 말하듯이 우리가 어떻게 악이 되었는지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으므로... 지금은 그 경위를 들어보고자 했다.) 그래서 로즈웰 경 말고도 누굴 죽였죠? 당신 혼자서? 당신에게 그 정도의 광인에 가까운 결단력이 있을 리가 없는데. 쥘도 그 중 하나가 될 뻔했던가. (감귤류 향을 지닌 술은 입맛을 끌어내는 데 탁월하다. 식전주 이후에는 에피타이저다. 베이컨으로 돌돌 말고 꼬치로 고정한 구운 대추야자가 몇 조각 나온다. 고르곤졸라를 곁들여 나왔다. 상앗빛 치즈가 푸른곰팡이로 얼룩덜룩한 것이 마치 곰보자국 같다. 언뜻 보기에 깨끗해 보였던 사람이 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고해는, 어쩌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기도 하다...)

Furud_ens

2024년 09월 07일 01:29

@LSW 성장이 인생 목표는 아니잖아. (아무렇지 않게 받는다. 대추야자를 한 입 먹으면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퍼진다. 이것은 당신의 과거와도 실로 깊이 얽혀 있는 이야기였다.) 누르가 죽고 나서 (이 한 마디에 실로 수많은 것들이.) 넉 달 후에 에스마일이 갑자기 나를 찾아와서 펑펑 울었어. 그리고 사람을 죽여야겠다고 하더라고. 너한테도, (이 대목에서 목을 축인다.) ......모질게 못 구는 에스마일 시프가 사람을 죽이겠다잖아. 여덞 명에서 멈췄지만 숫자는 별로 상관없었어. 전부 죽음을 먹는 자였고 로즈웰 경이 꽤 묵직하긴 했지만 그 외에도 간부가 많았지. (치즈까지 곁들여 마저 다 먹는다.) 평온한 인생을 추구한다고 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때쯤에 내 평온한 삶은 이미 끝장나 있었던 거야. 에스마일 시프가 이긴 거지.

Furud_ens

2024년 09월 07일 01:29

@LSW (*"저는 필연적으로 소란이고, 폭력이고, 기사단이고, 당신이 애써 만든 평온한 일상을 끊임없이 침범할 텐데,"* 그들이 아직 코미디 클럽의 스프링 꺼진 소파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던 시절, 교류가 계속되면 일상과 자신 중 선택해야 할 날이 올 거라고 에스마일 시프는 말했다. 프러드는 그렇다면 그런 선택이 오기 전에 헤어지자고 말했다. 실제로 그들은 헤어졌다. 그리고 에스마일 시프가 그동안 달아 두었던 몇 년어치의 소란과 폭력과 위험 부담을 한 번에 몰고 프러드 허니컷의 삶에 들이닥쳤을 때, 프러드는 마치 그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에스마일 시프와 그 삶의 부작용(side effect)들을 통째로 받아들였다. 고민도 없이. 치즈를 집었던 포크의 끄트머리가 접시 위에서 쟁기처럼 느릿하게 끌린다.) 암살 돕던 가락이 있어서 쥘 린드버그도 확실히 죽이려고 했어. 사유는 전에 말했던 대로 '기분 나쁘게 하잖아'가 맞아. (마주보고 웃는다.) 나 꽤 성격 나쁘지?

LSW

2024년 09월 07일 13:46

@Furud_ens (포크의 금속 끝이 도자기 표면에 부딪치며 미세한 불협화음을 낸다. 분명히 귀에 거슬렸다. 제아무리 겉보기로 매끄러우며 아름다운 장식이라 해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작고 불규칙한 흠집들로 가득하다. 사람의 손을 타는 순간부터 그렇게 되고, 당신은 에스마일과 그리고 숱한 사람들과 서로 좋은 것을 주고받아왔을 테다.) 그러게요. 어떻게 이날 이때까지 잘 버텼나 싶었는데...

(이윽고 웨이터가 접시를 날라 온다. 먹음직스럽게 그을린 퍼프 페이스트리다. 다른 말로는 그걸 비프 웰링턴이라 한다. 우리 모두 그 노르스름한 금빛 껍질 안에 한때 다른 생물의 육체였던 살덩이가 들어있다는 걸 알고 있다. 테이블에 접시를 내려놓은 웨이터가 나이프로 음식을 가른다. 약간의 부스러기와 함께 깨끗하게 잘린다. 고기의 단면이 불그스름한 핏기를 머금고 있다.) 에스마일이 당신을 침범했군요. 당신은 그걸 순순히 받아들였고요.

LSW

2024년 09월 07일 13:55

@Furud_ens 아까는 사실 조금 놀랐는데, 이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해가요. 제가 당신의 다른 면을 모르고 있었던 거겠죠. (프러드 허니컷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배고프다. 여전히 배고프고, 사실, 이때까지의 앎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기분도 들었다. 은색 그레이비 보트에 한가득 담긴 레드와인 소스를 붓는다. 레드와인도 잔에 잘 담겨 있다. 포크와 나이프를 든다. 우리는 때가 되면 또다시 배를 곯게 되어 있지만, 지금은 잠깐이라도 요리로 허기를 채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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