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증폭된 소리가 안쪽에서 들린다. 소리의 주인공을 그는 안다. 아마도... '그 일'은 아닐 것이다. 방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며 문을 연다. 당신이 보인다.) ...라이네케.
@eugenerosewell (그는 짧게 잘린 머리에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다. 한쪽 눈에 난 흉터만 제외한다면, 신은 단화만 제외한다면, 어김없는 21살 줄리아 라이네케의 모습이다. 단지 그 표정은 이전과 같지 않았고.) ...... 미안, 이 꼴로 아무 데나 돌아다닐 수는 없어서. (코트 곳곳이 베이고 찢겼다. 검붉은 얼룩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그는 가만히 당신을 보았다.) ...... 약 있어?
@Julia_Reinecke (그가 처음 본 것은 당신의 얼굴이었지만, 곧 찢어진 옷이 보인다. 당황한다. 조용히 살고 있던 게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걸 물어볼 때는 아니어서) 약? 물론 있지. 어서 들어와. 약 바르고 쉬고 가. 후피, 후피! (당신을 저택으로 들인 그는 서둘러 집요정을 부른다. 약을 가져오라고, 침대와 목욕물을 준비하라고 명령한 뒤...) ...전투야? (전투를 치르고 왔느냐는 뜻이다.)
@eugenerosewell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의 안내에 따라 저택에 들어와서는, 소파에 털썩 앉는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칠 이유가 없지...... (사실 많았지만. 그는 굳이 그 이야기들은 꺼내지 않는다.) 나도 참여하게 되었어. 이번 전투. (그대로 고개를 들고 피곤한듯 눈을 감았다가 뜬다.) 너는, 그 모든 일 뒤에도 표식은 받지 않았나보네. 여기 있는 걸 보면.
@Julia_Reinecke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아니었나? 그런 사람까지 부를 정도로 급박한 건가..... (불안한 기색. 그러나 완전히 불안한 것도 아닌, 어딘지 어정쩡한 모양.) 나는- ...(침묵 후에) 그럴 수 있는 위치였으니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받는 게 더 유리하기는 했지만 받지 않았어. 그게... 더 '안전할' 것 같았거든. 비겁하지. 그래.....
@eugenerosewell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의 얼굴을 살폈을 뿐이다. 어딘지 어쩡쩡한 표정. 그는 잠시 동안 그것을 관찰하듯 지켜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 영리한 거지. 나도 너 같았다면 나았을까. (작게 헛웃음을 짓는다. 아마 불가능했으리라. 그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과 같은 결말에 도달했을 것이다. 그의 업은 그만큼 방대하고 질척였으므로......) 그래서, 지금은 '우리'를 보조하는 중이야? 여기 찾은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Julia_Reinecke 린드버그와 모레이, 허니컷이 방문했어. 오랜만에 '친구들'로 북적이니 기분이 좋은걸. (어깨 으쓱) ...그래. 총리 각하를 지원하는 중이지. 주로 금전적인 면에서 말이야. 다른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건 별로 없거든.
@eugenerosewell 태평하네. 너는, 정말이지 한결같구나.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것 같아. (힐끗 당신을 보고는, 또다시 헛웃음을 터뜨린다.) ...... 어쩐지 안심이 된단 말이지...... 그거. 너답다고 해야하나......
@Julia_Reinecke ...그렇지, 나는 나니까.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더라고. 변하지 않을 수 있었던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이야. (빙긋 웃고) 거꾸로 나로서는, 모두들 너무나도 변해 버려서... 옛날이 그리워지기도 해. 나만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eugenerosewell ...... (시선이 먼 곳으로 향한다.) 네가 그리워하는 옛날은, 언제야 로즈웰? 모두가 변하기 전이란, 도대체 언제지? (집요정 후피가 약을 가져온다. 후피의 호들갑 아래 약을 바르고 지팡이를 휘둘러 몇 가지 치료 마법을 쓴다. 상처가 아물고 이어서 찢어진 코트가 흔적도 안 보이도록 수선된다.) ...... 우리가 돌아가야 한다면, 언제로 돌아가야 할까?
@Julia_Reinecke ...내가 그리워하는 옛날은... (아차. 1학년 때라고 말하려 했지만, 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생각해낸다. 입학 당시 당신의 모습과, 그 이후의 호그와트에서의 당신의 행보를. 특별히 친하지도 않았지만, 당신이 1학년 때의 모습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그의 눈에도 보여서. 그는 하려던 말을 고친다.) ...글쎄, 그 말을 듣고 보니... 모르겠네. 막연히 어릴 때라고만 생각했는데... 돌아가야 한다면, 그래, 언제로 돌아가야 할까..... 나는, 사실. ...돌아간다고 해도 이 길을 그대로 밟을 것 같기는 해.
@eugenerosewell ...... (눈을 감는다. 내가 돌아가고 싶은 때는 언제일까?) ...... 나는, 모르겠다.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토록 미워했던 사람마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뭐, 의미 없는 가정이지. 나도 그래. 어떻게든 이렇게 될 운명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오랜 침묵. 그리고.) 너랑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네.
@Julia_Reinecke ...(당신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좋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정말 그랬을까, 과연 그랬을까.) ...그러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처음이지. 대부분 실없거나 피상적인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으니까....
@eugenerosewell 죽을 때가 되기라도 한건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린다.) 농담이야. 뭐, 꼭 농담만은 아니지만.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니까......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Julia_Reinecke 죽는다니 무슨 소리야. (쓴웃음 짓고) 나는... 네가 예상하는 것과 같을걸. 총리 각하를 후원하면서 집안의 일을 보며 지냈어. 몇 년 전에 퇴직했고. 위즌가모트 의원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곳 사람들 일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리는 아닌 것 같더라..... (잠시 눈치를 보다가.) ...너는?
@eugenerosewell 농담만은 아니야. 정말로. 나는 언제나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지나치게 생각하지는 않으려 했으나. 어쩌면 그 또한 죽을 자리를 찾아 돌아다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지금 와서 생각한다.) 잘 지냈네. 나는...... (옅게 미소짓는다.) 그냥, 결혼하고 아이가 생겼어. 그 애랑 지냈지. 정말로, 그게 다야. (사실 그렇게 요약될 수 없는 삶이었으나...... 그렇다고 그 외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당신을 본다.) 너라면 위즌가모트에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전에 꿈꿔왔던 것 같아서......
@Julia_Reinecke ....아이가 있다고? 하기야 그럴 나이지.... ....위즌가모트, 물론 가고 싶었지. 하지만 살아보니까 내 한계라는 걸 알게 되더라고. 내 성격은 너도 알다시피 무른 편이고... 위즌가모트 의원 자리는 이런 성정으로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어깨 으쓱) 난... 타인을 아즈카반에 보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eugenerosewell ...... (작게 웃는다.) 그동안 나에게 내렸던 명령을 생각하면, 무르다고 하기 조금 웃겨지지 않나...... (쓰디쓴 웃음이다.) 하지만,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지...... (제 가족에게는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남에게도 일정 이상 잔혹하지 못하는. 그러나 그 태도가 때로, 그 누구보다도 더 잔인하게 느껴지고,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은...... 모르겠다. 우리는 닮았을까?) 지금 삶은 만족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