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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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1일 21:42

(...... 그 다음으로 그가 등장한 곳은 다이애건 앨리였다. 호그와트에 가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그는 변신술로 흉터를 가리고, 얼굴의 몇 가지 정보를 바꾼 채 다이애건 앨리를 걷는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2:43

@Julia_Reinecke (그리고 거리 한 켠에서 그가 가게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공간 확장 주문이 걸린 가방이요. 경량화 마법까지 걸린 건 없다고요? 뭐 이래? 한 일주일은 족히 집을 떠나있을 것 같은데, 텐트 하나 없이 나갈 순 없잖아요. 없다면 물건을 공수라도 해오세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1일 22:46

@jules_diluti (그는 그대로 당신을 스쳐지나가려다, 걸음을 멈춘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마치 물건을 사러 온 손님처럼 위장하고는.) ...... 안녕하세요, 가방을 보러 왔는데요. (그러고는 곁눈질로 당신을 힐끔거린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1일 23:40

@Julia_Reinecke 아뇨,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오늘 중으로 출발해야 하거든요... (당신의 얼굴을 자세히 본다면 못 알아볼 것도 없겠으나, 아직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에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초조하게 선 채로 회중시계를 꺼내서 봤다가... 문득 문신이 따끔거리는지 얼굴을 찡그린다. '성질도 급하시긴,' 주어가 생략된 말을 뱉더니 가게 한 켠의 소파에 가서 앉는다. 손톱을 잘근거리는 것이 답지 않게 초조한 낯이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1일 23:43

@jules_diluti (은퇴를 했으나 문신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당신이 느끼는 고통을 그 또한 느낀다는 뜻이다. 주먹을 꾹 쥐고 고통을 참는다. "괜찮으십니까, 손님?") 아, 네. 괜찮아요...... 잠시 실례할게요. (그러고는 당신 앞에 가서 선다.) 쥘 린드버그.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0:22

@Julia_Reinecke (...그런 점에서 마왕에게 부역하는 것은 육체와 정신에 영구한 손상을 남기는지도 몰랐다. 한 번 내려진 문신은 지울 수 없다.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뜬다.) ...줄리아?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설마 '당신'까지 소집했을 리는 없는데.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0:36

@jules_diluti ...... 그래. 나까지 소집되지는 않았지. (담담한 얼굴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먹을 쥐고 있다. 미간에는 미세한 주름이 새겨졌고.) 입학식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래서 온 거야. ...... 전투가 있다고 들었어. 맞지?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1:03

@Julia_Reinecke (입학식이라. 그러니까, 이것은 '학부모'의 입장이기도 한 것이다. 학부모! 그 단어가 새삼스레 낯설고 우스워 클클대는 웃음을 흘린다.) 아하, 브리짓이 입학식을 못 갔겠군요. 그래서 상황을 살피러 나온 거고요. 그렇죠? 아... 미안해서 어쩐담. (잠시 말이 없다. 당신의 문신이 새겨져 있을 팔뚝 방향으로 시선을 보낸다.) 저희도 어쩔 수 없어요. 마왕님께서 직접 지시하셨거든요. 오늘 밤 중으로 가봐야 해요. ...전투가 격화되면... 올해 중으로 학교가 다시 문을 열긴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1:28

@jules_diluti (가만히 당신을 쳐다본다. 당신의 클클대는 웃음과 침묵, 제 팔을 향한 시선까지. 습관적으로 왼팔의 표식을 가리려는 듯 감쌌다가, 손을 놓는다.) ...... 그렇구나. (잠깐 동안, 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나도, 가도 될까? 그곳에. (반쯤 충동적인 말이었다. 그는 제가 내뱉은 말에 놀란 듯 살짝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가타부타 더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1:47

@Julia_Reinecke 당신이요? (눈을 크게 뜬다. 이번 말은 정말로 의외였다는 듯이.) 왜요? 이제 "이쪽" 일은 모조리 손 턴 것 아니었어요? 보호 하에 아이나 열심히 키우고 싶다면서. 이쪽 인간들은 약한 구석을 보이기만 하면 물어뜯기 십상이라, 당신이 돌아오더라도 두 팔 벌려 맞이해줄 사람들도 없어요. 표식이 있는 이상, 아니, 청산하지 않은 원한이 남아있는 이상 "저쪽"도 당신을 죽이려 들 거고요. (짧게 뜸. 그러더니 환히 웃는다.) 음, 그렇겠네요! 가면 틀림없이 죽어요, 당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1:55

@jules_diluti (마지막으로, 무를 기회다. 당신은 그를 봐 주고 있다. 여기서 뒤로 물러서면 된다. 농담이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그냥 해 본 말이었다 해도 당신은 넘어가겠지. 그런데......) ...... 알고 있어. (왜 그 쉬운 말이 나오지 않을까. 도대체 어째서.) 그래도,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가지 못할 건 없잖아.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2:06

@Julia_Reinecke 하... (순간 모든 게 지겨워진다. 고개를 젖히고 헛웃음을 흘린다. 그래도 당신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온을 바라고, 모든 죄업을 등진 채 평화로운 여생을 보내고 싶단 그 마음을 이해 못 할 건 아니라고 여겼는데...) 다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봐요.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아이도 있는 사람이.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게 주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져온 가방을 손에 쥐고 갈레온 꾸머리를 대충 내민다. "거스름돈은 필요 없어요." 뱉고는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뭐해요? 따라오세요. 가면서 얘기하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2:08

@jules_diluti (시선을 피한다. 그러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내 딸, 브리짓보다 중요한 것이 뭐가 있다고. 도대체 왜, 나는...... 그러나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선언한 것은 무를 수 없다. 당신이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당신을 따라 걷는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2:23

@Julia_Reinecke 호그와트에 있으면서 "우리"가 아닌 사람들은 전부 적으로 간주할 거예요. 어린애나 노인 가릴 것 없이. 정의감에 취한 애송이들까지 지켜줄 여유 없어요. 목표는 호크룩스에 피해가 가기 전에 저들을 무력화하는 것. 1차 마법사 전쟁 때야 다들 호크룩스 하나 파괴할 방법을 몰라서 허둥지둥 했지만, 이제 저들에겐 경험이 있어요. (낮고 빠른 속도로 말을 늘어놓는다.)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전투에 사용해 본 적이 언젠가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2:27

@jules_diluti (잠시 생각한다.) ...... 작년. (온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공격은 공격이었으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가, 다시 내린다. 표정은 차가워져 있었다. 십수년 전,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죽음을 먹는 자가 그러했듯이.) 그래도 사용에 문제는 없어. (거짓말이다. 그의 마법 실력은 퇴보했다. 어쩌면 스큅의 수준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태연하게 말한다.)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2:34

@Julia_Reinecke (루드비크나 레아와 당신 간에 벌어졌던 '사적인' 만남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그래서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당신을 돌아보았다가, 내심 깔보던 이의 얼굴에서 낯선— 한편으로 익숙한— 낯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발걸음을 늦추지 않은 채로 말을 잇고.) 비교적 안전한 임무만 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전투할 일이 있었어요? 유감이네요. (그러나 어조는 미안한 기색 없이 평이하다.) 딸이랑 인사하고 오고 싶으면 지금이 기회예요. (다시 못 볼 지도 모르니까.)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2:37

@jules_diluti (그때의 얼굴을 끌어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글쎄. 결국 그에게 나름 연기자의 자질이 있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필요 없어.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일말의 그리움과 별개로, 어투는 냉정하다. 이 모습만 본다면 딸아이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이런 모습 따위.)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2:50

@Julia_Reinecke ...잡을까봐 무서운 게 아니라요? 가지 말라고 간청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간 뿌리치고 나올 자신이 없는 거잖아요. (당신을 흘겨본다. 저 냉랭한 기세는 언제 봐도 등골이 서늘하지만, 최소한 당신이 딸아이를 목숨보다 아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한숨을 쉬며 손을 내민다.) 호그와트와 가능한 가까운 곳까지 순간이동할 거예요. 동료들에겐 '줄리아 라이네케'가 지원 왔다고 하면 되고요. 당신은 잊혀지기 어려운 사람이니까,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02:56

@jules_diluti ......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심호흡을 한다. 이것은 전쟁이다. 그는 지금 자신이 왜 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 피비린내 속으로 다시 들어가려 하고 있다. 잠시 주먹을 쥐었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의 손을 잡는다. 그 뒤에 남겨둔 질문은......

그래서, 나는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09:46

@Julia_Reinecke (당신은 무엇을 "대표"하는가? 오래 전의 그 악마같은 마녀는 아닐 것이고, 한낱 슬픔에 잠긴 아이 엄마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 전쟁에서 당신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어찌 되었든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그는 단지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해줄 뿐이다... 제자리에서 빙글 돌며 어둠이 일그러진다. 몸이 꽉 끼는 곳을 통과하는 듯한 압박감,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면-)

(우리의 오랜 학교의 전경이 저만치에 보인다. 너다섯 명씩 모여 논의를 주고받던 죽음을 먹는 자 무리가 이쪽을 쳐다본다. 좀 늦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인삿말, 물건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는 가게 주인에 대한 불만이 일상적인 대화처럼 오간다. "...뒤에 있는 사람은?" 그리고 당신을 향해 쏠리는 시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16:53

@jules_diluti (지팡이를 든다. 다른 이들이 뭐라 외치기 전에, *디핀도*. 제 머리카락을 자른다.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어지면, 십수 년 전 마녀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대답한다.) 줄리아 라이네케다. 확실히 오랜만에 오니, 다들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네. (단화가 풀을 짓밟는다. 그는 몇 걸음 앞으로 가다가 쥘을 돌아보며 묻는다.) 검은색 트렌치코트, 혹시 있어?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17:52

@Julia_Reinecke '줄리아 라이네케'라. 늘 당신을 그 이름으로 부르긴 했지만 스스로 그 이름을 취하는 걸 보니, 뭐랄까... 생경하네요. (이름은 존재를 정의한다. 이제 '줄리아 캠벨'을 잊고 지냈던 죄업과 원한이 당신의 발뒤꿈치를 바싹 쫓아올 것이다. 나는 어쩌면 영원히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어깨를 으쓱하고- 코트를 벗어서 건넬 정도로 친근한 사이는 아니니- 가방 깊은 곳에서 여벌의 코트를 한 벌 꺼내어 건넨다.) 편하게 쓰세요. 돌려받지 못할 거란 생각으로 빌려주는 거니까.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18:20

@jules_diluti (코트가 풍성한 곡선을 그리며 펼쳐진다. 한 쪽 팔을 넣고, 다시 다른 쪽 팔을 넣는다. 당신의 몸에 맞추어진 것이라 다소 길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거울을 본다면 어딘지 익숙한 모습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악몽 속에서나 봤던.) ...... 도망은 끝났어. 이번에야말로, 모든 것을 끝내야지. (그는 마지막으로 브리짓을 떠올린다. 내 딸. 나의 모든 선택은 아마, 너를 위해......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뜬다. 보이는 것은 브리짓이 아닌 당신이다.) 돌입 시점은 언제지?

jules_diluti

2024년 09월 02일 22:08

@Julia_Reinecke 사흘 뒤, 마왕님께서 추가 병력을 이끌고 오실 거예요. 전면전은 그때 이루어질 거로 예상됩니다. 물론 봉쇄선을 돌파해서 저희끼리 해결하는 게 이론적으론 제일 좋겠지만... (손으로 고성을 가리키며 차분히 말한다.) 마법부 때에도 결국 호크룩스가 해를 입을까봐 지지부진한 대치가 이어졌었죠. 며칠은 갈 거예요. 그 전까지 소규모 전투로 봉쇄선을 최대한 뚫어놔야 해요. 가급적이면 불사조 기사단도 많이 무력화해두고. (무감정한 노란 눈이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 스스로 불길에 뛰어드는 것까지 책임지진 않아도 아이를 보호한다는 거래는 아직 유효해요. 만약 당신이 잘못된다면, 브리짓은 누구에게 인솔하면 되죠?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2일 22:17

@jules_diluti ...... (오래도록 침묵하다가.) 그래. 네 말이 맞아. 필요한 일이겠네. (다시는 그 얼굴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아릿하다. 그러나 이미 내려진 선택은 무를 수 없다. 그는 최대한 태연하게 말한다.) 편지지와 깃펜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전해줄 말 정도는 필요할 테니까. 아직 돌입까지 시간이 있다면, 편지 정도는 두고 와도 괜찮겠지.

jules_diluti

2024년 09월 03일 00:55

@Julia_Reinecke 편지지와 깃펜이라니, 그런 건 당연히... 가져왔죠. 가진 게 글재주니 언제 쓰게 될지 몰라서. (휴전 협상이라도 날려보낼 수 있을지 모르잖아. 속으로 중얼거리며 지팡이를 가볍게 까딱인다. 가방 속에서 양피지와 깃펜이 꾸물거리며 튀어나온다.) 직접 두고 오시려고요? 있잖아요, 가셔서 그냥... 돌아오지 않으셔도 돼요. 당신은 어차피 전력에 큰 도움도 안 될 것 같고, 생목숨 갈아넣으려니 기분이 찝찝하거든요. 머리야 다시 기르시면 되고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3일 01:39

@jules_diluti ...... (입을 다문다. 그저 당신과 시선을 마주한다. 주변의 죽음을 먹는 자들은 제각기 흩어져 사라졌고, 남은 것은 오직 우리 둘뿐이다.) ...... 네가 말하기엔 너무 새삼스러운 말 아니야, 린드버그? (그는 대답을 회피하기를 택한다. 오랜 버릇이었다.) 결국 나를 다시 이 길에 끌어들인 건 너였잖아.

jules_diluti

2024년 09월 03일 20:02

@Julia_Reinecke 정보 수집에 있어선 유용한 인사였으니까요. 그때 당신은 비숍 정돈 됐어요. 하지만 전투에 있어선... 나보다 싸움 못할 사람이 이 진영에 또 있네. (가볍게 한숨을 쉬고 두 손을 허공에 들어보인다.) 이것 보세요, 나도 대단히 양심적인 인사는 아니에요. 하지만 거래를 할 땐 피차 지속 가능하게 윈-윈인 상황을 바란다고요. 체스판의 끝까지 가지도 못할 폰을 앞으로 돌격시켜서 죽게 만드는 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11:23

@jules_diluti 너에게는 그렇겠지. (작게 웃음을 흘린다. 뭐, 당신에게 그 이상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결국 우리 관계란 전략적 동맹일뿐, 그 외의 무엇도 아니니까.) 그 빌어먹을 윈-윈 따위는 집어치워. 어쨌거나 네게도 엄청난 손해는 아닐 거고, 나에게는...... 필요한 일이니까. 세상 일은 그렇게 단순한 수식대로 돌아가지는 않는 법이야.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었어.

jules_diluti

2024년 09월 04일 15:51

@Julia_Reinecke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두 손을 들고 항복하는 시늉을 한다.) 어딜 가서 내가 당신을 전장으로 데려왔다고 하지만 말아요? 난 말릴 만큼 말렸고, 이제 당신이 사지로 걸어 들어가든 말든 크게 상관은 없는데...... 당신이 타인의 손을 빌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에 일조했다는 비난은 듣고 싶지 않거든요. (잠시 뜸을 들이곤.) 대체 이러는 *목적이* 뭐예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4일 16:31

@jules_diluti (침묵한다. 당신을 마주보는 시선은 차분하다. 조금 전 연기하던 광기는 온데간데없다. 단지 엿보이는 것은 어떠한 결의. 침착함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 이야기했잖아. 도망은 끝났다고. 마주할 필요를 느꼈을 뿐이야.

jules_diluti

2024년 09월 05일 18:20

@Julia_Reinecke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질 땐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아요. 목격한 사람이 없으면 그건 없는 일이라고요. 그런데 당신은 구태여 오래 전 나무가 쓰러진 자리를 찾아내서 목격자까지 물색할 예정이시군요. (아, 그는 그제서야 이토록 못마땅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다.)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5일 18:43

@jules_diluti ......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는 오랜만에 당신의 이름을 불러본다.) 쥘. 나는 그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서 오래도록 그 나무의 울음소리를 들었어. (일평생 입이 막힌 자의 울음소리를.) 그것이 숲 밖으로 끝내 전해지지 않더라도, 그 울음소리는 실재해. 결국 곁의 나무가 목격했고, 지나가던 다람쥐가 목격했고, 뛰어다니던 벌레 한 마리가 목격했는걸. ...... 어떻게든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야. 소리나지 않는 것은 없어. (시선을 내리깔고.) 너야, 너의 선택이지. 나는 오직 내 선택만을 말할 뿐이야. 그저 그뿐.

jules_diluti

2024년 09월 06일 00:16

@Julia_Reinecke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내 앞에 놓인 작은 책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다정한 한 뼘의 공간이 전부라고. 온 세상의 비명을 들을 수 있는 짐승이 있다면 금세 미쳐버릴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에 희생당한 개구리의 마릿수를 세는 인간도 마찬가지고. (그러나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는다.) 나무는 귀가 없고, 다람쥐와 벌레는 어리석어서 금방 잊어버려요. 당신의 브리짓과 달리. 그 애는 어머니가 떠난 이유를 오래도록 궁금해하겠죠. (모자를 벗어 손에 든다.) 안녕히 가세요, 줄리아. 즐거웠어요.

Julia_Reinecke

2024년 09월 06일 00:44

@jules_diluti ...... 이해해줄 거라 믿는다고 말하면 우스운 말이겠지. 평생 나를 미워해도 좋아. 어차피 처음부터, 좋은 엄마는 아니었는걸. (그러고는 고개를 돌린다. 걸어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당신에게서 등 돌린 채 말한다.) 안녕, 쥘 린드버그. 즐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신세 많이 졌어. 마지막까지. (그러고는 천천히 걸어나간다. 어둠이 그를 잡아먹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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