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9월 01일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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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0:27

(숲 너머로 호그와트가 보이는 부지 외곽, 성내로 통하는 비밀 통로들 중 하나의 입구에서 검은 그림자가 당신을 향해 몸을 돌린다.)

이런.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그냥 얘기 좀 하자는 겁니다. (이쪽을 향해 곧게 팔이 뻗어져 있다. 먼저 지팡이를 겨눈 주제에 뻔뻔하게 말한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38

@Furud_ens (...막 다른 이의 얼굴을 한 채 통로에서 기어 나오던 그가 눈썹을 치켜올린다. 정체를 밝히는 것이 나은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계속 말해보시지"에 가까운 표정을 한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0:42

@callme_esmail 과연 통로가 다 봉쇄된 건 아니로군요. 기사단입니까? (얼굴 위로 느릿하게 시선이 머문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0:54

@Furud_ens (고개를 사선으로 기울인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마침 얼굴이 그늘져 있으니 입모양이 움직이지 않는 게 잘 보이지 않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고, 깃펜을 주머니 속에서 작동시키는 모험을 감행한다.) "이 시간에 여기서 누가 또 나오겠어?" (소리가 약간 먹먹하지만, 이 상황에서 눈치챈다면 당신은 에스마일의 생각보다도 기민한 것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1:06

@callme_esmail 모습을 바꾼 아군일 수도 있죠. 제가 꽤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서요. (내용과 달리 지팡이를 겨눈 자세가 흔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는 눈치채지는 못한 듯하다. 놀랍도록 평온한 투로 한담이나 나누는 것처럼 말을 잇는다.) 그런데 통로 끝에 탐지 마법 같은 것도 없는 겁니까?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1:25

@Furud_ens "하. 안타깝게도 죽음을 먹는 자인 척할 수 있을 만큼의 비위는 없어서." (그러니까 설정상으로 대강 과거-루드비크류의 기사단이다. 당신의 평온한 태도에는 무슨 심보냐는 듯, 인상을 한껏 찌푸리고,) "막 걸려고 오고 있었지만, 그쪽이 조금 빨랐던 게 문제지, 프러드- ...허니컷."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1:33

@callme_esmail (미묘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저를 아시는군요. 하긴 기사단이라면 모르기도 어렵겠다 싶긴 한데....... 그럼 왜 공격하지 않는 겁니까?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2:01

@Furud_ens ("생각"을 읽는 깃펜은 이게 문제다. 원래는 집중해서 전송하는 생각만을 적는 거지만, 집중이 흐트러지면 다른 것도 섞여서...) "...그쪽이 나를 공격하지 않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탐색 중인 것 아닌가? 누가 이길지."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2:18

@callme_esmail 기사단과 일대일로 붙으면 보통 제가 집니다. (지팡이를 내린다.) ......그러니까 속이고 싶으면 주문을 쏴, 에스마일.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1일 22:51

@Furud_ens "... ...이런, 젠장." (마주 지팡이를 내리고, 집어넣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저도 죽음을 먹는 자와 일대일로 붙으면 보통 진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어서. (돌아본다.) 들어가시려는 중이었습니까?"

Furud_ens

2024년 09월 01일 23:07

@callme_esmail 막혔는지, 걸린 주문이 있는지 확인만 하려고 했어. 난 기사단들이 많은 장소에 좀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보통은 내가 장소 선택도 할 수가 없었는데, 여기로 들어가면 장소만은 고를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은 있겠군. ......그런데 계속 그렇게(모습과 말소리 둘 다) 얘기할 거야?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0:06

@Furud_ens "...어떤 안 좋은..." (이제 제가 당신을 여기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런 말보다도 반사적으로 먼저 물었다가, 눈을 굴리면 모습이 변하며 눈높이가 반 뼘쯤 내려간다. 쿠피예를 쓰지 않아 검은 머리칼이 그냥 어깨에 흘러내려 있다. 이제 대답해 달라는 듯 본다.) 어떤 안 좋은 기억이요?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0:10

@callme_esmail (그 후로도 스무 해간 교류가 계속되었다 한들 언제나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얼굴을 마주하자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반가움이 먼저 표정에 스쳤다.) 조금만 이동해서 얘기하면 안 돼? 저기서 또 누가 더 나올까봐 무서워. (괜히 약한 소리....)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0:54

@Furud_ens (...아무튼 문제가 있다. 약한 소리 조금에 이렇게 휘둘려서는 안 되는데. 가끔 그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바꾸는 능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그가 읽지 못하고 모르는 얼굴로... 한 손으로 마른세수하고,) ...하지만, 프러드. 저희가 간 사이 누군가 이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요? 제 뒤엔 아무도 없습니다. 전 지금 불사조 단원도 아닌 거 아시잖아요.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1:23

@callme_esmail 은폐 주문이나 접근 금지 주문을 쓸 수는 있는데, 어차피 통로를 알고 찾아오는 사람한테라면 그게 먹힐 것 같지는 않은걸....... (이야기하다 말고 손을 멈춘다.) 그런데 그럼 뭐 때문에 혼자서 나온 건데?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02:43

@Furud_ens ...그냥... 답답해서? (방어적으로 팔짱 끼고 싶은 표정 된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몇 년 전까지는 이럴 때 끼다 말고 머쓱하게 다시 손을 풀었다.) 아무튼 전 당신을 마주친 이상, 당신을 밖에 놓고 제가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통로 끝을 무너뜨리는 것 외에 용납할 수 있는 다른 결말이 없어요. 문제는 그걸 지금 당장 하느냐, 15분쯤 뒤에 하느냐이지... (참고로 전 후자가 좋아요. 덧붙인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03:07

@callme_esmail ......알겠어. 무너뜨리기만 하는 건 마법으로 간단히 복구할 수 있으니까 꼭 다른 조치까지 취하고. (근처에 대충 앉는다.) 구름이 좀 있네....... (수어는 음성과 다를 바 없이 풍부하고, 대화 상대에게도 잘 집중하게 하지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중얼거리기'에는 아무래도 적합하지 않았다. 하늘을 잠깐 보고 이야기한 후 도로 위를 올려다보았다. 달무리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1:37

@Furud_ens (당신을 빤히 보다가, 눈을 좀 흘긴다.) 도둑이 문단속 조언을 하는 건 별로 듣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마법을 쓰면 당신은 이따가 그걸 파훼하려고 노력할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앉아 버리는 "도둑"을 좀 복잡한 얼굴로 마주 보며 반쯤 열중 쉬어 자세로 선다. 이쪽의 지면이 좀더 낮아 눈높이는 크게 차이나지 앉는다. 당신이 고개를 들면 잠시 눈가며 뺨에 드리운 그늘이 옅어졌고, 그 모습에서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가. 그러게요. 내일은 비가 올 지도 모르겠어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 그는 당신을 어느 시점에 기습한다면 기절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시선을 끌듯 동작을 크게,) 그래서, 프러드. 어떤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요? 이건 제가 아는 이야기인가요?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3:12

@callme_esmail (그들을 둘러싼 자연에서 다시 시선은 당신에게로 옮겨간다.) 이런. 설마 이것도 다 잊어버릴 ...... 것 같지는 않은데. 기사단 정규 일과 중에 프러드 허니컷 습격 시도가 있잖아. 나는 보통 기사단이랑 일대일로 싸우면 지는데도 한 명만 오지는 않더군. ......이 사실이 네게 고통스러운 기억은 아니잖아?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6:30

@Furud_ens ...습격을 가끔 당하시는 것 정도는 알죠. (10년 전 일어난 당신의 무릎에 관한 사건은 잊어버렸지만. 밤나무 지팡이를 보다 고개 젓는다.) 저는 그냥...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제 메모를 보면, "많은 죽음을 먹는 자와 한 공간에 있던 것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라고 하면 그게 꼭 "전투"는 아니라서. 혹시 제가 모르는 새 당신한테도 그런 일이 있었나 했어요. 아니라면 다행이고요. (...) 그런데 그럼 여기 왜 오신 거에요? (조금 전의 당신과 유사한 의문이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6:59

@callme_esmail 아, 그건 많은 불사조 기사단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 더 개인적인- (손이 뚝 멈춘다. 수어 코스를 레벨 6*까지 수료하고, 당신과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대답하다 나오는 말실수'까지 등장하고 만다.) ....... -경우겠지만, 아무튼...... 정찰하려고 나왔지. 지금 우리가 거기 들어가려고 하고 있잖아. (다른 기사단을 조우했을 때 에둘러 말하던 것과 달리 직설적인 언어를 택한다.) 경계가 어떤지, 아는 통로들은 막혔는지 어떤지 둘러보고 있었어.

(*CEFR 기준 C1이상)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18:07

@Furud_ens ...("더 개인적인?" 멈춘 당신의 손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곱씹는다. 20년 전 세실과의 일에 대해서도 당신이 말해줬나? 하지만 오래 생각하기에는 당신이 곧 말을 재개한다. 그렇군... 혹시나, 아주 만약에 그냥 개인적인 사유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것이 버려진다. 그렇게 당신은 여기로 왔고, ...그리고 운 나쁘게 그와 딱 마주친 것이다. 하긴 단원들은 대체로 굳이 학교를 들락날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안에 있을 테니까... 어느 레질리먼시 사용자에 따르면 "언어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마음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 당신이 "지금 우리가"라고 말할 때 지은 평온한 표정은 그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는 그 즈음에 몰래 소매에서 반쯤 꺼낸 지팡이를 손에 쥐고, 당신이 "막혔는지 어떤지"를 말할 때 조준한다. 문장이 끝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붉은 기절 주문이 당신에게 쏘아져 날아간다.)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18:16

@callme_esmail (당신과 있을 때 경계한 적이 없기에 대응이 늦다. 양 손을 사용해서 말하고 있던 것도 한몫한다. 순간 눈빛에 당황이 스치고, 주문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앞으로 넘어지듯 굴러 피한다. 경사 지대의 관목들이 옷과 피부를 찔러 상처를 만든다.) 에- (소리치려다가 입을 다문다. 아주 멀지 않은 거리에 '아군'이 있을 수 있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낮은 지대의 어둠에 잠겨 저 위의 당신을 올려다본다. 목소리를 너무 크지 않게 조절하고 묻는다.) 그냥 못본 척 가라고 하면 갈 수 있어. ......왜?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2일 20:47

@Furud_ens (...당신의 몸이 넘어가는 것을 볼 때와, 맞았나? 생각하며 몸을 빠르게 돌리지만 외마디 소리가 났을 때 중 어느 쪽이 더 심장이 크게 내려앉았는지 모르겠다. 한 손으로 지팡이를 사선으로 겨눈 채, 나머지 한 손으로만 크고 단순하게 답한다- 비유하자면 입에 음식이 가득 찬 채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알아듣기 다소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닌.) ...당신은 왜 피한 겁니까?

Furud_ens

2024년 09월 02일 21:11

@callme_esmail (마주 수어로 답하려다가 주변 시야가 얼마나 확보되는지—이쪽이 잘 보이는지— 모르겠어서 계속 목소리를 낸다.) 그럼 나도 물을 수 있지. 왜 바로 이어서 계속 공격하지 않는데?

......이런 상황에서 웃기는 질문인 거 알아. 사실 대답 안 해도 돼. 네가 나를 떠나지 않는 것에 언제나 기뻐하고, 미안해하고, ... 불안해하고, 동시에 계속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십 오 분도 슬슬 지나는 것 같으니까 하나만 물을게. 난 지금 가, 말아?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00:55

@Furud_ens ...(잠시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게, 왜 계속 공격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당신의 말을 듣고 알아차린다. 아. 당신이 질문을 해서. 아무래도 대답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정작 말의 내용은 답이라기에도 웃긴 반문이었지만.) "... ..." (침묵, 그리고 음성으로 답이 돌아온다. 이번에도 물음에 물음으로,) "만약에 가지 않으시면, 이번에는 제가 공격할 수 있을까요?" (진심으로 당신의 의견을 묻는 투다.)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01:30

@callme_esmail 공격 마법보다는 특기인 기절 주문으로 추천해. 무력화한 다음에 기사단에게 넘기면 깔끔하게 처리되겠지. 그런데, ...... (자기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다.) ...... 넌 옛날에 날 기사단에게 넘기지 않으려고 아군한테 주문을 쏘던데. (당신이 이것을 고통스러워서 잊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니 부탁이나 애원 중에서는 가장 비열한 형태일 것이다. 그리고 비열한 자가 그렇듯, 오직 하나의 말에 의존해서. 이제는 당신이 기억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오직 한 마디 말에 의존해서. *"-저는 당신을 비열하다고 비난할 거예요. 저는 당신을 놓지 않을 거니까, 믿기를 멈추지 않을 거니까, -"* , *내가 바란다면......* )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3일 15:35

@Furud_ens (깔끔하게 처리, 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는 살면서 피와 시신을 본 기억이 없으니까. 그저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말로 멋대로 해석한다. 그리하여 과거에 친구이며 지금은 적이지만 어느 때에도 원수는 되지 못하는 당신의 조언에 이번에는 끄덕이고, 스투페파이, 를 준비하려 왼손을 한번 쥐었다 펴는 찰나.) "... ...제가요?" (공백은 길지 않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도망치거나, 또다른 주문을 준비하기에 충분하다. 한 박자 늦게 눈이 가늘어질 것이다. 아, 비열한 작자 같으니라고.)

Furud_ens

2024년 09월 03일 16:18

@callme_esmail (그 사이, 자신의 주변에 방어 주문을 둘러친다.) 그런데 그게 튀어서 나한테 맞았어. 덕분에 그때부터 바닥을 짚으면서 걷는 신세가 됐지....... (평온을 가장하며 말하지만 사실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숨 막힐 듯한 죄책감을 동반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알고 싶다. 다음에 만났을 때도 당신이 이 사실을 잊고 있는지. 그리하여, *나를 상처입힌 기억이 여전히 당신에게 고통인지.* ...... 지금까지는 기적적으로 당신의 호의와 믿음에 의지해 이어져 온 관계이지만 다시금 전쟁이, 그것도 당신이 있는 호그와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기만과 미온적 다정으로 얼기설기 엮어 온 이 사이도 어쩌면 끝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말했다. ......)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01:11

@Furud_ens (상황에 비해 상당히 뾰로통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다가, 숨을 한번 들이쉰다.) "...그 이야기는 알아요. 제가 당신한테 주문을 쏴서... ...지팡이를 짚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냥 그 사실까지만 적혀 있어서,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확실해요? 그보다 조심... 조심해요. 프러드. 굳이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물론 당신의 시험이 유의해지는 단계에 도달하려면 이것보다야 훨씬 구체적인 묘사와 회고가 필요하지만, 당신이야말로 잊었을 리 없는 사실인데 굳이 건드리는 것이 위화감이 든다. ...눈을 깜빡이고. 서툴게 짐작해 본다.) "가자마자 이 대화를 적어 놓을 거에요. 기사단원들한테도 당신을 봤다고 보고할 거고요... 알죠?"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01:58

@callme_esmail (뾰로통해져도 어쩔 수 없다. 당신이 의도를 눈치채는 바람에 인성 점수—그런 게 아직도 남아 있다면?—가 잔뜩 떨어져도 어쩔 수 없고. 비열한 의도로 시작했다면 이미 대가는 소모되었으니 끝까지 행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부상을 제때 치료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던 것이며 그래서 실제로 죽을 뻔 했다느니 하는 얘기까지 늘어놓으려고 했는데.......) ......알아. 그런데 기절 주문은 없는 거야?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17:58

@Furud_ens "기절 주문이요, 이미 방어할 준비까지 다 마치셔 놓고요? (한 손으로 얼굴을 쓴다.) 됐어요. 해봤자 또 제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셔서 당황시키시거나, 뭔가 숨겨 두신 수가 있으시겠죠... ...전 이제 단원이 아니에요, 프러드. 피를 보자마자 뒤로 넘어가는 건 웬만한 처음 전투 나온 애송이보다 심할 거고, 정신적으로 하도 불안정해서 아무도 저한테 싸울 걸 기대하지도 않고... 제가 확실하게 제안받은 것도 경계하고 있다가 후방 지원하는 거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건 당신을 봤다고 보고하는 것까지에요. (그래서 답답했고 혼자 산책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절을 성공해 봤자 어쩌겠어요. 당신을 기사단에 넘기면 분명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거고, 어딘가 숨겨 둬도 깨어나기만 하면 기어이 탈출할 텐데. 제가 당신을 그렇게 잔인하게 구속해 둘 수 있을 리 없으니까. 그러니까... ...(침묵.) 어차피 당신도 이걸 다 알잖아요. 왜 저한테 묻고 계신 거에요?"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20:02

@callme_esmail (굴러 내려오면서 놓친 밤나무 지팡이를 소환 마법으로 불러온다. 묵묵히 경사진 땅을 짚어 당신의 옆까지 올라왔다. 관자놀이에 땀이 흐른다. 수어로 되돌아간다.) 미안해. (이 한 마디가 서로 동일한 형태의 언어로 가장 하고 싶었고, 그 다음은 이왕 마주본 것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으니 그대로 이어진다.) 네가 날 떠날까봐 불안해서 그랬어. 이런 상황이잖아. 하지만 나를 믿는다고 한 너를 내가 먼저 의심해서는 안 됐는데, 조급해져서 그랬어. 네가 많은 걸 잊어버린 이상 정보의 차이가 있으니까 더 조심해서 대했어야 했는데 그걸 이용하려고 한 것도 미안해. 에스마일. 나는, ...... 최대한 너를 기만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그게 잘 안 돼. (아마 사실 자주, 그리고 혹은 언제나.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느새 구름이 더 많이 흘러와 달을 거의 가려 버렸다. 다시 빠른 말이 이어진다.)

Furud_ens

2024년 09월 04일 20:03

@callme_esmail 네가 권한 적 있어서일까. 나는 너를 마주하면 꼭 이 세계에서, 내 몸에서, 영혼이 한 발 붕 떠서 네 쪽으로 움직이는 것만 같아. 이런 끔찍하고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두자고, 지금이라도 네가 나를 부르는 곳으로 가자고 마음이 속삭이지. 약자를 말려죽이는 세계에 손을 보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리고 의미가 있다 해도 그 어떤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영혼이 말하고 있어. 네가 울지 않고 고통받지 않게 할 수는 없어도 *그런 세계를 위해* 노력할 수는 있을 거라고 희망의 말이 폭풍처럼 소용돌이쳐. 나는 너를 만날 때마다 그래. 그런데도, ....... 그런데도 지난 스무 해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건, 대체 어째서일까? 내 마음은, 이 세상에서, 사실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일까? (목이 메어도 유려할 수 있는 언어가 막힘 없이 이어져 당신을 향한다. 눈물과 부끄러움을 목 안으로 짓씹고 눈을 커다랗게 떠서 당신을 본다.)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23:13

@Furud_ens (얼굴에 땀과 흙이 묻은 걸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손수건을 꺼내 톡톡 두드려 준다. 6학년 정도 때 이런 걸 많이 겪은 것 같은데. 미안하다는 말에는 무엇에요? 하는 얼굴이 되었다가. 당신이 울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 애매한 표정으로 손을 올린다.) ...저는 당신들의 무엇이었을까, 가끔 궁금해져요. (첫문장은 그것이다.) 원래 이 나이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남아있는 기억은 꽤 어린 시절까지 생생한데, 초등학생 정도 때를 떠올려 보면 저는 당신들의-그러니까, 사람들의 웃음이 되고 싶었어요. 아마 아시다시피, 머글 세계에도 불행은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조금 유별나게 불행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그런 당신들이 웃는 걸 보면 제가 조금 덜 아픈 것 같다고 생각해서...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23:25

@Furud_ens ...당신이 "스큅"이 뭔지 처음 알려줬을 때 저는 그러면 아주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생각보다 괜찮다고 답해서. 핀갈은 사는 게 벌써 자기의 생명을 걸고 세상과 벌이는 고지전인 것 같고, 줄리아는 불만 갑자기 꺼져도 숨을 못 쉬고, 레아는 그때 제가 웃지 않는 공주님이라고 불렀던 거 아세요? ...저는, 아주 가벼워지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서 멀리 날아갈 수 있게, 누구도 울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 시점에... ...그게 잘 안 됐나 봐요. 힐데가 저 때문에 기사단에 들어왔다고 하고. 헨은 메브가... (손이 처음으로 멈춘다.) ...그렇게 됐을 때 보이는 아무한테나 주문을 쐈는데 저를 봤을 땐 멈춰섰다고 그러고. 루드비크는 아는 기사단원한테 주라면서 상상도 못할 갈레온을 줬고. 저희 동기들 중에서 한 번이라도, 아주 사소하게라도 제 목숨을 구해주지 않은 사람이 몇 명 있기는 할까요? 그리고 당신은...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23:27

@Furud_ens ...당신은. 아주 오랫동안 제가 살게 한 이유였는데. 당신은 저한테 자꾸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왜인지는 알아요. 머리로는 아는데... ...만약에 저도 최선을 다해 당신을 불렀고 당신도 대답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게 결과가 지금 이 순간이라면... 따지자면 당신이 저한테 이 말을 굳이 하시는 것 자체가 의미겠죠. 저를 보고 자꾸 미안하다고 하시는 게 의미겠고. 사람은 결국 마음 가는 대로 살게 마련이라고 생각해서. 만약에 제가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그게 언젠가는 당신의 나머지를 조금 끌어내릴 수도 있겠죠. 당신들이 말하는 높고 빛나고 아름다운 곳에 제가 있을 수 없다면, 언젠가 그게 무너지면 저희가 같이 있을 수 있겠죠... 전 그렇게 믿고 살아온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울지 말아요, 프러드. 전 당신들을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callme_esmail

2024년 09월 04일 23:28

@Furud_ens 그러니까 포기하지도 않을 거고, 어디론가 가버리지도 않을 거고. ...그냥, (고개를 떨어트린다.) "그걸 좀더 잘 기억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

Furud_ens

2024년 09월 05일 02:57

@callme_esmail

“나는 그게 네가 살기 위해 네 무의식이 택한 방향이라면 정말로 경이로운(such a wonder) 일이라고 생각해. 도리언은 사랑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택하려 했지만 너는 고통을 잊으면서까지 살아가려고 한 거니까.

그게 고통뿐이라면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지 않겠지. 고통스러운 기억이 사라진다는 건 기억에 연결된 관계들이, 너를 둘러싼 사람들이, 네 세상이 한 움큼씩 사라지는 것과 같잖아. 얼마나 불안하고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을까. 그런데 그러면서까지도 너는 살기를 택한 거잖아. 죽음을 거부하고 우리와 함께 있기를 원한 거잖아…….”

docs.google.com/document/d/1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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