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9일 21:21

→ View in Timeline

eugenerosewell

2024년 08월 29일 21:21

가족 및 친척들께.

저는 먼 곳으로 떠납니다. 영원히 찾지 말아주세요. 이유를 말한들 무엇을 말한들 듣지 않으실 테니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이 집안과 저는 여기서 관계를 끊습니다. 없는 사람이라고 여겨주세요.

'모르간' 로즈웰

짧은 편지 한 장을 가족실의 테이블에 올려두고 동생은 떠났다. 어머니는 실신하셨고 늙은 집요정은 주저앉았다. 황망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 집이 어디보다 편안했는데, 안타깝게도 동생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봄, 나의 침실에 부엉이가 날아들었다. 거기에는 모르는 주소와 어떤 가게(아마 식당 같았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eugenerosewell

2024년 08월 29일 21:29

런던의 한 가게에서 만난 동생은 몰라보게 달라져있었다. 빛나는 눈동자, 자유로운 표정과 동작, 그러나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비쩍 마른(본래도 그리 큰 체격이 아니었지만) 그 애의 몸이었다.

“집에 들어올 생각, 없는 거지?”
“...없어. 난 지금이 좋아.”
“아무리 힘들어도?”
“.......”

떠본다. 동생이 침묵한다. 가볍게 한숨을 쉬고, 가져온 것을 꺼낸다. 머글 파운드로 바꾼 마법사 갈레온이다.

“들어오라고 안 할 테니까, 생활비 정도는 보태게 해 줘.”
“...그래도 돼?”
“응, 물론이지.”

eugenerosewell

2024년 08월 29일 21:36

동생과의 교류는 일 년에 두 번꼴로 이어졌다. 보통 내가 반 년치 생활비를 주고(머글 대학에 다닌다 하니 학비도 대 주었다), 그 대신 동생이 그간 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이야기했다.

"오빠. 나 할 이야기가 있어."
"뭔데? 남자친구라도 생겼니?"
"나, 고모랑 샬롯 언니하고 만나."

눈이 휘둥그렇게 떠진다.

"고모가 그러는데, 오빠는 그다지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기회는 언제든지 있대."

나는, 침묵하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다.

←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