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창백한 어둠을 바라보며 작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게 머글 음악이라는 걸 그들이 알면 나는 어떻게 되지? 아니, 전쟁은 끝났다. 아니, 어쩌면 끝나지 않은 것도 같다. *돌아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았다고. 내 부름을 들을 수 없니? 아무리 시절이 사이에 있다고 해도 내가 널 부르는 게 들리지 않니? Never looked back, never feared, never cried / Don't you hear my call though you're many years away? / Don't you hear me calling you? -Queen, '39* 소리는 희미하여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은 채 바람에 흩어진다. 그 뒤로도 여러 노래가 이어진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날이 새도록 걷는다.)
@isaac_nadir (담배를 들고 나왔다가 마주쳤다. 멀리서 보았기에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점차 가까워지며 가로등 아래 모습이 드러나며 그 실루엣이 아이작 나디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 듣는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LSW (노래는 점차 끝나가고...) *내 삶은, 아직 남아있으니, 날 동정해줘요* (다음 곡이 시작된다.) *그래, 그래서 넌 네가 지옥에서 천국을, 고통에서 푸른 하늘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So, so you think you can tell / Heaven from hell, blue skies from pain? -Pink Floyd, Wish You Were Here* (그는 당신과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데 하늘을 보다가 땅바닥을 보다가 하느라 알아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그대로 다음 가로등에 부딪힌다. 쾅. 얼얼한 머리를 붙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 (대단히 당황한 얼굴.) 못봤다고 해줄래? (제발.)
@isaac_nadir 이미 봐 버렸는데 이를 어쩌죠. (팔짱을 낀다. 어처구니 없다는 투다.) 입막음 비용으로 노래나 한 곡 더 뽑아봐요. 심야의 주크박스가 되는 거죠.
@LSW ... 그래, 증인이 있는 이상 사건은 사라질 수 없지... (라고 불평하는 투로 말하면서도 그는 순순히 당신 옆에 가서 선다. 그리고 첫 소절에 이어 마저 부른다. 음정은 언제나 약간 비틀거린다. 실상 그는 이제 입막음엔 별 관심이 없고(부끄럽긴 하지만) 당신이 노래에 관심을 갖는단 사실이 반갑다. 그 노래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언제나 같은 두려움에, 당신이 여기 있었으면 해. The same old fears, wish you were here* (부르면서 그는 당신을 이따금 쳐다본다. 무슨 노래인지 아는 건가?) 어때? 들어본 적 있니? 비슷한 거라도.
@isaac_nadir (고개를 내젓곤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당신은 옛적부터 가이 버트랜드 그 녀석과 함께 로큰롤에 관심이 많았죠. 그... 원래 그런 노랜가요. (불안정한 음정을 지적하는 듯 하다. 하여튼.) 좋은 노래예요. 천국과 지옥, 고통과 파란 하늘을 구분할 수 없다라... ...'네가' 여기 있어도 아픈 게 사라지지는 않는데, 하하.
@LSW ... 원래는 이것보다 훨씬 훌륭한데... 지금 원곡을 들려줄 수 없어서 아쉽다. 나중에 꼭 들려줄게. (그는 머쓱한지 뒷머리를 괜히 손으로 정리한다.) 그러고 보니 가이는 도통 잠적했는지 소식이 없네. (사이.) 뭐... 어떤 고통은 함께 우는 것으로 좀 달래지기도 하잖아. 그런 것 아닐까? 여기 있는 것만이 아니라... '너'라면 같은 것을 느낄 거라고 믿는 거겠지. (사이.) 다들 그래서 지금 잠들지 않고 있는 것 아니니? (도로 한 가운데에서 노래를 부를 땐 아니어도 여기에선 몇 군데 보인다. 꺼지지 않고 창문을 넘어 오는 빛이. 그는 도전하듯이 묻는다. 그러니까, 너는? 너도? 이 세상에 대해서?) 우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