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nghal 이거 참. (발치까지 굴러온 복숭아 몇 개를 주워 먼지를 털고 가게 주인에게 건넨다. 어두운 골목을 잠시 응시하다가, 가면을 쓴 무리가 사라진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그쪽으로 가면 위험해요!" 걱정스러운 목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Edith (골목 안에서는 죽음을 먹는 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애걸하는 도주자를 둘러싸고 있다. 눈에 익은 장신의 뒷모습이 그 한켠에 우뚝하게 서있다.)
@Finnghal 죽일 건가? 민간인 앞인데. (평이한 말투. 목소리는 골목 구석에서 들려온다. 모퉁이 쪽, 얼굴이 보이지 않을 만한 각도로 서 있다.)
@Edith (죽음을 먹는 자들이 뒤를 돌아본다. "뭐야, 저 여자는?" "저것도 처리해." "아니, 저건 루시어스의..." "뭐!? 그런데 왜 여기 있어?" 자기들끼리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혀를 차며 한 명이 희생자를 끌고 순간이동으로 사라진다. 대장격으로 보이는 죽음을 먹는 자가 당신에게 말한다. "입장이 곤란해질 일은 하지 않겠지. 현명한 판단 해라." 이 모든 일이 벌어질 동안 그들의 괴물은 놓아둔 기물처럼 미동 없이 서 있다.)
@Finnghal (혹시나 놓아줄까 싶었는데. 저만 들릴 정도로 작게 혀를 찼다. 하지만 이것으로 살인 현장은 그의 눈 밖으로 벗어났고, 그의 도덕심도 딱 거기까지다. 그는 마음속으로, 며칠이 지나면 잊어버릴 이름 모를 희생자의 죽음을 짧게 애도한다—그리고 그의 시선은 여즉 그곳에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거구의 뒷모습으로 향한다.) 내가 방해했어?
@Edith ("그걸 몰라서 물어? 제길, 루시어스는 뭘 이딴 걸..."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죽음을 먹는 자 대장이다. 인면어는 침묵한다. 그는 당신이 있는 쪽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Finnghal 너무 열내지 마시죠. 귀찮은 문제라도 생기면 수습하는 건 이쪽인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바로 걸음을 돌리는 대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서서 ‘핀갈’을 가만히 주시한다.)
@Edith ("지금 네가 귀찮은 문제라고." "야, 됐어. 가자." 죽음을 먹는 자는 성을 내려다 동료의 부름에 작게 쳇, 소리를 내며 돌아선다. 이내 순간이동으로 모두가 사라지고, 골목길에는 적막만이 감돈다.
당신이 받은 통보가 정확하다면 그는 오늘밤에 에버모어 가문의 별장으로 처소를 옮길 것이다. 오러국에서 크라테스 저택에 대한 수색 영장을 기어이 얻어내고 말았다는 모양이다. 에버모어 별장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Finnghal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고,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 이윽고 숨을 뱉어내면 골목에 감돌던 희미한 피 냄새는 담배 냄새에 덮여 사라진다. 이디스는 적막 속에 한동안 서 있었다.
잉글랜드 남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별장은 그 명칭이 무색하게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곳으로, 입이 무거운 사용인 몇 명에 의해 관리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곳으로 통하는 포트키를 소유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포트키를 통해 건물의 현관 앞에 다다르자 한 노파가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었다. 그는 노파에게 짧은 인사만을 건넨 후 주저없이 계단을 올랐다. 오러국이 크라테스 저택에 대한 수색 영장을 결국 받아냈다는 정보가 정확하다면 그가 찾는 인물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Edith (그는 2층 복도 안쪽의 쓰지 않는 방 안에서 기억 마법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복도 입구에서부터 고약한 냄새가 난다.)
@Finnghal (그는 그 냄새를 맡고도 콧살을 미세하게 찡그릴 뿐이었다. 물리적 거북함은 불쾌함 축에도 끼지 못한다. –복도 안쪽 방 문을 열고 핀갈에게 다가갔다.) 뭐 해?
@Edith (발소리가 들리면 지팡이를 뽑아들며 튕겨지듯 일어났다가 이디스를 보고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며 다시 집어넣는다.) ... 특별히 아무것도. ... 그보다 아까 같은 상황에 끼어들면 위험하다. 이런 국면이 되니 앞에 있는 게 누군지도 따지지 않고 폭력과 살육에 취해 아무나 공격하고 다니는 녀석들도 많아.
@Finnghal 놀라긴. 나 말고 여기 올 사람이 어디 있다고. (태연하게 방 안을 거닐었다. 핀갈이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을 슬쩍 훑어볼 뿐, 그의 충고에는 대답하지 않고 다소 뜬금없는 제안을 한다.) —산책이라도 갈까?
@Edith 글쎄. 오러국과 불사조 기사단? (떨어뜨린 책을 주워 먼지를 털고 짐가방에 집어넣는다. 《기억 마법 이론》. 마법 세계에서 나왔다기에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분하고 직설적인 제목이다) 넌 퇴근이란 걸 아예 안 하냐.
@Finnghal 기억 마법이라. 그런 쪽에도 관심 있었던가? (창가에 걸터앉았다. 창문을 반쯤 열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인다. 매캐한 냄새가 난다.) 퇴근했어. 이건 개인적인 방문이지.
@Edith 최근에, 조금. (벗어 던져둔 망토를 꿰어입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좀더 유쾌한 소일거리도 있었을 텐데.
@Finnghal 잊고 싶은 기억이라도 있어? (거의 줄어들지 않은 궐련의 불을 끈다.) 뭐... 난 밤에 걷는 게 좋더라고. (으쓱.)
@Edith 글쎄... (16세 이전까지의 인생에 대한 기억 전체 다? 입 밖에 내지 않고 속으로만 자조하며, 당신보다 앞서 방문을 당겨 연다.) 그건 어릴 때부터 늘 그랬잖아. ... 지금은 피곤할 일이 더 많으니 밤산책도 더 많이 하려나.
@Finnghal 나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호그와트 안뜰 이상의 장소를 아직 못 찾아서. (우스갯소리나 하며 느릿느릿 걷는다. 별장에는 그들 이외의 자취가 없다.)
@Edith 그건 아무래도 세상에 없지 않을까. (농담으로 장단을 맞추며 보폭을 맞추어 따라간다. 수풀에서 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지금의 너는 어디에서 숨통을 트지.
@Finnghal (고르게 정돈된 잔디를 밟았다. 발자국 소리는 나직하다.) 음. (머글 세계에 간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는다.) 술과... 더 많은 술? (이쪽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Edith ? 그거 괜찮은 거냐. 이제 술고래가 되어도 지장 없는 위치야? (흥청망청 독주를 퍼마시는 이디스 머레이의 모습을 상상하곤 몹시 의아한 얼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