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24일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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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VERGREEN_

2024년 08월 24일 23:34

(세상이 바뀌었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 오르치데우스. (최후의 격전지가 보이는 어느 건물의 꼭대기에 올라 —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호그와트의 탑 위에 서 있던 시절을 잠시 떠올렸다. — 피어난 갖가지 색채의 꽃들이 제 손을 떠나 낙하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여름의 바람이 제 얼굴을 스친다. 꽃과 함께 눈물이 방울져 아래로 떨어진다. ⋯ 이것은 과거를 향한 길고 긴 그만의 애도가 될 것이다.)

isaac_nadir

2024년 08월 25일 01:11

추락과 자살에 대한 암시

@2VERGREEN_ (낙화는 그의 머리에 맞는다. 참으로 낭만적인 풍경이군. 예뻐라. 그는 고개를 젖혀 당신이 있는 건물 꼭대기를 본다.) 꽃과 함께 뛰어내리진 않을 거지?

2VERGREEN_

2024년 08월 25일 01:58

추락과 자살에 대한 암시

@isaac_nadir 뛰어내릴까? (눈물을 흘리면서도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그럴 생각이 없으면서도⋯. 이내 낙화의 종류가 변한다. 데이지. 당신을 보면 항상 이 작고 하얀 꽃이 떠올랐다.) 농담이야. 이대로, 이런 꼴로 죽고 싶은 생각은 없어⋯.

isaac_nadir

2024년 08월 26일 01:42

추락과 죽음에 대한 언급

@2VERGREEN_ ... 이런 꼴로? 무슨? (그는 몸을 돌려 당신의 눈물을 마주한다.) ... 죽음은 죽음일 뿐이야. 그러니까... 농담이라니 다행이네. 뛰어내리지 않겠다면 올라갈게. (계단을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 그는 당신이 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올라가며, 공중에서 잡아낸 데이지 한 송이를 물끄러미 본다. 옥상에 다다르면 조금 숨이 찬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얘기한 적 있니? 가끔 넌 포도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야.

2VERGREEN_

2024년 08월 26일 04:56

@isaac_nadir ('죽음은 죽음일 뿐이야.' 웃음이 멈춘다. 제 안의 무언가가 부정당한 것 같은 기분이라, 당신이 숨이 차도록 계단을 달려오는 동안 못박힌 듯이 그곳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난간도 없는 건물의 가장자리에 서 있던 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고.) ⋯ 아니. 날 발효시켜서 술이라도 만들 셈이야?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당신을 맞이한다.)

isaac_nadir

2024년 08월 27일 03:59

@2VERGREEN_ 왜 그래... 조세핀 재뉴어리. (그는 이내 고르게 잦아든 호흡과 약하게 장난기 어린 미소를 가지고 작게 당신의 다른 이름을 부른다. 그는 자신이 당신 안의 무엇을 부정했는지 모른다. 당신의 장난기에 안도할 뿐이다. 그리고 말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죽음은 종료라고. 이것은 그의 직업의식이다. 끝난 것에 대해서만 우리는 그것이 있었음을 말할 수 있다. 종료 그 후가 어떨지를 동작 과정에서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그는 당신이 당신의 현재 삶이 어떤지를 더 신경 쓰길 바란다. 그러니 '이런 꼴'이 울음이라면, 그래서 당신은 당신의 상태가 싫다면, 그저 현재에 슬픈 채로 있지 않기를 바란다. 친구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동작하기를 멈추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발화되지 않는다.) 포도는 여름철에 나잖아. 그리고 덩굴식물이고. (그러니 포도는 당신을, 여름을 닮고 다른 이와 함께 살아가는 당신을 닮았다. 그의 세상에선 그렇다.)

isaac_nadir

2024년 08월 27일 04:00

@2VERGREEN_ ... 왜 우니? (사이. 짧지 않게.) 네가 생각하는, '이런 꼴'이 뭐야? 힐데.

2VERGREEN_

2024년 08월 27일 19:50

수단으로서의 자기파괴

@isaac_nadir (제 다른 이름이 호명되자 작게 웃는다. ... 당신과 달리 힐데가르트는 죽음에 천착하면서도 그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던지라 (거짓이다. 그는 무無로서의 회귀를 끔찍히도 두려워했다.) 스스로 하나의 이론을 정립했다. *죽음은 수단이다.* 내놓을 것이 없는 이가 협상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대가. *죽음은 종료가 아니었다.* 결국 투신으로 세상은 바뀌곤 한다. 비록 그가 변화한 세상을 볼 수 없게 될 지라도. 불어오는 늦여름의 바람에 손목에 단단히 묶여있던 밝은 색채의 리본이 흔들린다. 당신과 나누어가진 것, 우리가 가진 동일한 것.) 이제는 정말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서. 여름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고, 지금껏 덩굴을 타고 올랐던 친구들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는 걸 알아버려서 그래. (간극. 길지 않았다.)

... 그건. 전쟁이 끝난다고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아버린, 비참한 사람의 모습을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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