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ud_ens (그런 프러드의 곁에 유유히 앉아 있는 마녀가 있다. 길고 붉은 햇빛이 마녀에게도 붉은 빛을 드리운다.) 아가…, 아까부터 같은 곳만 닦고 있구나.
@Furud_ens 고맙구나. 오… 그건 안 될 일이지. (웬디는 느릿이 걸음을 옮겨, 프러드가 내어주는 자리에 앉는다. 적당히 선선하게 기분 좋은 그늘이 드리웠다.) 두 시간 동안 창문을 닦거나 험담을 듣는 것보단, 아름다운 손님을 응대하는 게 네게도 즐겁겠지? (가벼운 농담을 하며 후후, 미소 지었다.) 차가 한 잔 있으면 좋겠는데...
@Furud_ens (마녀는 슬그머니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문다. 솔직한 프러드가 귀여워,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한 것을 너무 크게 웃지 않으려 꾹 참는 모양새였다.)
밀크티로 부탁한단다. 아… '로열 밀크티'도 있으려나? (언제부턴가 둘 사이에 존재하던 암호. 평소와 다른 부탁은 도리언의 차도에 생긴 이변을 암시했다.)
@Furud_ens 새벽에 갑자기 생각이 나지 뭐니… 밤새 잠도 못 이룰 정도였지. (지난 새벽 갑자기 차도가 나빠져, 밤새 옆에서 지켜 본 모양이다.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고, 피곤한 기색은 아니었다. 프러드 앞이라 내색하지 않으려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Furud_ens 쉿…… 아가, 내가 너를 보러 온 이유가 있지 않겠니. (마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자신을 붙잡은 프러드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잡는다. 미소 짓는 낯은 차분하고 상냥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내가 너를 볼 낯이 없지… 그렇지? 한 잔 하며 얘기하자꾸나…….
@Furud_ens (진정 물약이라거나, 하다못해 임페리우스 따위를 쓰지 않아도, 하얀 마녀는 어떻게 불안을 달래는지 안다. 어떤 것이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이며 상냥하고 다정하게 들릴 지 안다. 그리고 친애하는 프러드에게 아낌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옳지. (잡았던 손을 부드럽게 놓아주며, 차를 기다린다. 석양을 곁들인 티타임. 음, 나쁘지 않다.)
@WWW (그는 가게로 들어갔다가, "아, 클라라. 네. 손님이 와서요. 차를 끓이려고요." 방금의 암호에서 '로열 밀크 티'가 신호에만 해당하는지 진짜 웬디의 주문에도 해당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다소 황망하게 2층 부엌으로 올라가서, 냄비에 물과 찻잎을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초조하게 끓기를 기다리다가, 등 뒤로 흐른 식은땀을 눈치채지 못한 채, 우유를 넣고 다시 맛을 보고, 설탕을 잊었다는 것을 깨닫고 찬장을 뒤적거리면서—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갑자기 웬디가 차를 너무 오래 기다리다가 그냥 떠나면 어떡하지 싶어서 뻑뻑한 창문을 힘주어 열고 바깥을 내다본다. 차양에 가려 그 아래 앉아 있었을 웬디를 확인할 수 없고, 그는 좀 더 초조해진다. 웬디가 단 것을 좋아한다고 했던가? 잔에는 카라멜 잼을 한 스푼 넣는 게 좋을까? 어째서 자꾸 심장이 두방망이질치는 걸까? 그는 냄비에서 끓는 우유 냄새를 맡았다. 속이 안 좋았다.)
@Furud_ens (한편, 마녀, 그러니까 '웬디'는 프러드가 밀크티를 내어 오든 로얄 밀크티를 내어오든 상관 없었다. 스트레이트만 아니면 된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제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그에 맞추려 노력하는 그 갸륵한 마음이니까. 평소보다 시간이 조금 길어짐에도 웬디는 태평하게 기다린다. 인적은 드물었지만, 때때로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면서. 이내 밀크티.
눈동자를 한번 굴려 본 것만으로, 웬디는 프러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마치 훤히 들여다 보기나 한 것처럼 가만히 말한다.) 조금 오래 걸렸구나……. (눈매가 가늘어지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그만큼 좋은 찻잎을 고른 거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가, 프러드. 너잖니.
(말투는 다정하지만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다. 인자하며 상냥하되 서늘하다. 마녀가 프러드를 옭아매는 방식이다. 떨리는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얹는다.)
@Furud_ens 손이 많이 찬 걸…, 우리 프러드가, (감히) 내 실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면, 그러지 않아도 될 텐데. (은근하게, 그 사고의 기저에서부터 파고든다.) 따뜻한 차가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구나… 후후, 먼저 한 잔 마셔 보렴?
@Furud_ens 그럴 만도 했지. 다른 누구도 아닌 도리언이잖니……. (프러드가 차를 마시는 것을 보고, 그제야 자신의 잔에 차를 따른다. 한 모금, 향긋한 밀크티가 기분 좋게 입안에 감도는 것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웬디는 프러드의 차를 좋아했다. 마녀도 그렇다.) 걱정 말려무나. 아마 지금의 나보다도 혈색이 돌 테니까. 그래도 네게 말은 해야지 싶어 왔단다… 괜히 걱정 살 얘기를 했나? (이건 그냥 하는 말이다.) 그래, 아가…. 너는 별 일 없고?
@Furud_ens (들릴 리 없는 심장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기분이다. 마녀는 소리 없이 차를 홀짝이며 향과 맛을 음미한다. 우유가 섞여 부드러웠다.) 스트레이트인 편이 나았으려나……, 마침 석양이 예쁘잖니. (간극.) 그러고보니 점술 수업에서는 종종 찻잎으로 점을 치기도 했었지…….
아가, 네가 보기엔 어떨 것 같니? (주어는 없다. 그것은 전쟁일 수도 있고, 도리언일 수도 있고, 마녀일 수도 있다.)
@Furud_ens oO(육아난이도가생각보다높구나……)
우후후, 점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지. 그래, 그럼 질문을 바꿔 보자꾸나… 너를 둘러싼 일들이 어떻게 흘러갈 것 같니? 어떻게 흘러가길 바라니, 아가? 전쟁이든, 도리언의 일이든…….
@Furud_ens (마녀가 프러드를 고요히 응시한다. 계산하고, 결론내린다: 프러드 허니컷은 도리언이 그대로 영영 깨어나지 못한들 생각보다 빠르게 수긍할 것이다. 그래선 안 된다. 그래서는 손 안에 둘 수 없다. 당신은 나를 필요로 한다. 그래야만 한다.
모든 끝이 가까워 온 지금, 때가 너무 늦어버려서는 안 되었다. 마녀는 무엇인가를 가늠하고 계산하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 ...아가, 오늘은 이만 가 봐야겠구나. *내가 있으니* 지난 고비는 넘겼지만,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잖니. *너를 위해서라도*, 조금 수고하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떠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좋지 않구나…….
아가. (마녀가 가늘게 눈을 내려 뜬다. 가지런한 음성으로 당신을 부른다.) ……프러드 허니컷.
너를 많이 아끼고 애정한단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수고하는 것들이 헛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게 하지 말렴……. 알지?
@Furud_ens ……. (마녀는 손을 뻗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부드러운 손길로 앉아 있는 프러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로즈쿼츠 눈동자에 시선을 두다가, 걸음을 옮긴다.)
(……)
(그 후로 며칠이 지났을까, 세상이 빠르게 바뀌었다. 온갖 신문이 종전을 알리고 마왕, 모르가나 가민은 불멸이라 불린다. 프러드와 그웬돌린에게 도리언에 관한 소식이 전해졌다. 마녀는 먼저 그곳에 있었다.)